바다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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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존하는 최고의 언어 마법사’ 존 밴빌이 그려낸 유한하기에 찬란하고도 처연한 생의 빛과 그림자!
「세계문학전집」 제144권은 제임스 조이스와 사뮈엘 베케트를 잇는 아일랜드 최고의 작가인 존 밴빌의 대표작이자 맨부커상 수상작 『바다』다. 유명 작가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 대거 발표되어 ‘황금의 해’라는 별칭까지 붙은 2005년의 맨부커상은 존 밴빌의 열네번째 소설인 『바다』를 수상작으로 선정하며, “아련하게 떠오르는 사랑, 추억 그리고 비애에 대한 거장다운 통찰”이라 평했다. 아내와 사별하고 슬픔을 달래기 위해 어린 시절 한때를 보낸 바닷가 마을로 돌아와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게 된 미술사학자 맥스를 화자로 한 『바다』는, 자전적 경험과 함께 밴빌 특유의 섬세하고도 냉철한 아름다움을 지닌 문체로 슬프고도 아름다운 생의 궤적을 그려낸 소설로, ‘현존하는 최고의 언어 마법사’로 불리는 밴빌의 명성을 입증한다.
저자

존밴빌

저자:존밴빌JohnBanville
1945년아일랜드웩스퍼드에서태어났다.열두살때『더블린사람들』을읽고영향을받아처음으로소설을쓰기시작했고,십대시절에는특히미술에관심을보였다.세인트피터스?칼리지를졸업한뒤대학에진학하는대신아일랜드항공에취직해그리스,이탈리아등을여행하고,1969년〈아이리시프레스〉에입사해1999년까지기자생활과작품활동을병행했다.1970년작품집『롱랭킨』을발표하며작가로서첫발을내디뎠다.이후발표한두편의장편소설에‘아일랜드소설’이라는평가가따르자새로운작풍과주제에몰두하며‘과학4부작’『닥터코페르니쿠스』『케플러』『뉴턴레터』『메피스토』와‘예술3부작’『증거의책』『고스트』『아테나』를잇달아출간하며평단과독자의지지를얻게된다.2005년발표한열네번째장편소설『바다』로맨부커상을수상하며,제임스조이스와사뮈엘베케트의뒤를잇는현존하는아일랜드최고의작가로자리매김하게된다.2006년부터는‘벤저민블랙’이라는필명으로일곱편의범죄소설을발표하기도했다.벤저민블랙과존밴빌로전혀다른방식의글쓰기를이어오며,2012년『오래된빛』으로다시금평단의찬사와함께오스트리아정부가수여하는유럽문학상을수상한다.유례없이치열한경합으로‘황금의해’라불린제37회맨부커상을비롯해가디언소설상,래넌문학상,휫브레드문학상,프란츠카프카상,프린시페데아스투리아스상등을수상한밴빌은‘현존하는최고의언어마법사’로불리며매년노벨문학상후보로거론되고있다.

역자:정영목
서울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을졸업했다.전문번역가로활동하며현재이화여대통역번역대학원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1부
2부

해설|스타일리스트밴빌
존밴빌연보

출판사 서평

“일꾼들이일을한다,위대한일꾼들이”
현존하는아일랜드최고의작가,존밴빌

제임스조이스와사뮈엘베케트의뒤를잇는아일랜드작가로손꼽히며,정교한스타일로블라디미르나보코프와헨리제임스에비견되는‘현존하는최고의언어마법사’존밴빌은1945년아일랜드웩스퍼드에서자동차정비공의막내아들로태어났다.중등학교를졸업하고대학에진학하는대신일찌감치직장생활을선택한그는,대개성공을확신하고전업작가로전향한작가들과는달리1969년신문사에입사해30여년간교열기자,문학편집자로근무하면서작품활동을병행했다.1970년첫작품집인『롱랭킨』을발표한이래대략2~3년의간격을두고꾸준히작품을출간했고,1990년부터는활동을넓혀문예지『뉴욕리뷰오브북스』의고정필진으로도참여해왔다.신문사가어려워지자퇴직을선택한후2006년부터는‘벤저민블랙’이라는필명으로첫작품『크리스틴폴스』를비롯해범죄소설을쓰기시작했는데,존밴빌로작품을쓸때와는비교도할수없을정도의빠른속도로흥미진진한플롯을집필해나가며지금까지일곱편의작품을출간했다.

2005년밴빌은그의열네번째장편소설인『바다』로맨부커상을수상한다.그해가장잘팔린책을수상작으로선정해출판사와인기작가에게더많은이익을몰아주며신자유주의적시장운영에만기여할뿐이라는맨부커상에대한날선비판을검증해볼기회라도맞은듯2005년에는가즈오이시구로,줄리언반스,알리스미스등이그들의대표작으로꼽히는작품들을발표해일찍부터‘황금의해’라는별칭까지붙으며수상작에대한기대감이증폭된다.최종후보작들간의경합은치열했고,그중에서도가즈오이시구로의『나를보내지마』는가장강력한우승후보로점쳐졌다.당시그의작품은양장본만2만5천부가까이팔린반면,밴빌의『바다』는3천부가조금넘게팔린정도였다.밴빌을지지하지않는평론가진영에서는그가세심하게언어를조탁해나가며소설을완성하는과정을두고,소수의집단이자기들끼리즐기는비의적의식에불과하다는비판까지가하고있었다.맨부커상수상위원회는‘황금의해’의수상작으로밴빌의『바다』를선정했다.“아련하게떠오르는사랑,추억그리고비애에대한거장다운통찰”이라는찬사를바치며그의수상을축하했지만,『바다』의수상에대한반발여론은한동안거세게일었다.

그때로부터10년이조금더흐른지금,여론은노벨문학상을받을만한후보로당시밴빌과경합했던그어떤작가들보다도우선해그를꼽는데주저함이없다.밴빌은“출생과죽음이라는고정된양극사이에아른거리는뉘앙스”,즉‘삶’이지닌그지극한복잡성을최대한정밀하게구현해내기위한자신의노력을타협없이지속해나가기위해,많이팔리지도않는책을꾸준히쓰기위해낮에는직장에서돈을벌었고,은퇴후에는다른이름으로범죄소설을출간하는중이다.아일랜드의노동계급가정에서태어나대학에서문학을전공하지도않은채하루를지독하게쪼개쓰며자신의문학적스타일을꾸준히정련해온밴빌은그야말로진짜일을하는‘위대한일꾼’이다.

‘나보코프를거쳐온프루스트의적통’밴빌의스타일로구축된
삶과닮은상태라는충분히설득력있는환상

『바다』는생에서필연적으로겪게되는상실과소멸을다룬다.그리고그와동등한무게로뒤따르는비애와이를견디기위한무기력하지만유일한방책인‘과거’라는기억을다룬다.이소설의화자인미술사학자맥스는아내와사별하고슬픔을달래기위해어린시절한때를보낸바닷가마을을찾아온다.이곳에서그는삼나무들을뜻하는‘시더스(Cedars)’라는이름의여름별장에머물며프랑스화가피에르보나르에대한논문을쓰려고한다.시더스와피에르보나르는기억의본질에대한상징성을대변한다.삼나무는방충,항균효과가뛰어나서랍장등에널리쓰이는목재다.보나르는아내와함께은둔생활을하며목욕하는아내의모습을반복적으로그렸는데,현실에서의나이가아닌처음만났을적의그녀를반추해그렸다.즉“기억은움직임을싫어”하고“사물을정지된상태로유지하는쪽을더좋아”한다.기억이보존해둔과거속으로되돌아가자신의슬픔을달래려는맥스의심리는반복적으로기술된다.그는“손을비벼차가운현재와더차가운미래를털어내며열심히”은둔할수있는과거로돌아가려애쓴다.과거만이“견딜수없는현재로부터유일하게가능한시제”이고,가장생명력있게고동치는“두번째심장”이기때문이다.그리고무엇보다도“기억하려는노력만충분히기울이면사람은인생을거의다시살수도있을것같다”는믿음때문이다.
기억의출발점으로되돌아온맥스는50년전에목격했던죽음을다시반추하게된다.바닷가마을에서여름을보내던시절,맥스는가난한집의아이였다.자신의사회적계급을인지하고,무지한부모를부끄러워하고,상위계급에편입되기를열망하던아이.그랬기에‘신’처럼보이는그레이스가족에게매료되어그들곁을얼쩡대다마침내신들과함께여름바다를향유하는자신의모습에,어린맥스는신들이자신의특별함을알아보고‘은총’을베푼것이라느낀다.맥스는그레이스부인에게열정을품지만이내그녀의딸인클로이그레이스에게빠져들게된다.클로이를통해맥스는생애처음으로‘절대적타자성’을인지하게되고,이로써자아의새로운지표를획득한다.“그녀가현실이되자,갑자기나도현실이되었다.나는클로이가내자기의식의진정한기원이었다고믿는다.전에는오직하나가있었고,나는그일부였다.이제는내가있었고,내가아닌모든것이있었다.”맥스가획득한이러한인식은충격적인클로이의죽음으로더욱강력하게남게된다.
이후맥스는자신의예상대로자랐다.부유한애나를“발견”해결혼했고,아버지가되었다.하지만사별은예상에없던일.그는이제묻는다.“어쨌든이제나에게남겨진문제는바로아는것의문제다.우리가우리자신이아니라면우리는누구인가?좋다,애나는여기서빼자.내가나자신이아니라면나는누구인가?”맥스는상처한충격에위안을구하기위해바닷가마을로돌아왔지만,오히려삶과죽음사이의모호한시간을배회한다.자신의출신계급과신들의세계로보였던,편입되길열망했고결국성취해낸계급사이,원래의나와나자신이아닌나사이,또과거와현재사이를끊임없이오가며‘자기’의정체를묻는다.

우리삶은출생과죽음이라는고정된양극사이에아른거리는뉘앙스들이다.여기우리의존재라는그반짝임은,비록짧지만무한히복잡하여겉치레,자아기만,덧없는현현,그릇된출발과더그릇된마무리로이루어져있으며?삶에서는삶자체말고는아무것도끝나지않는다?이모든것이자신은자신이지단순한등장인물,자신들이모인덩어리가아니라는전제에서발생한다.문학예술은그런복잡성을표현하기를바랄수는없지만,스타일,즉작동하는상상력의힘으로그에대응하는복잡성을구축할수있으며,삶과닮은상태라는충분히설득력있는환상을제공할수있다.

밴빌이진절머리가날만큼정교하게글을쓰는까닭을표명한이글에서어쩌면맥스에게닥친질문에대한답을구해볼수도있을것같다.유한한인간밴빌이평생의노력을기울여문학이라는형태로구현해낸설득력있는답을.

관련서평

아일랜드인에게언어를준것은영국인이나그것을어떻게사용하는지가르쳐준것은아일랜드인이다.제임스조이스,사뮈엘베케트에이어이제는밴빌이이를증명한다._데일리텔레그래프

세심한위트와정교한스타일을지닌밴빌은나보코프의후계자다._선데이텔레그래프

『바다』는오늘날영어로글을쓰는작가들중가장아름다운문장을구사하는밴빌의명성을확인시켜주는작품이다.그것이성취한완전한아름다움은같은해출간된그어떤소설보다도압도적이다._인디펜던트

수년간출간된소설중가장읽을가치가있고인간을고양시키는소설._옵서버

『바다』가지닌기묘함,강인함과날카로운아름다움은경이롭다._워싱턴포스트

위험하면서도유려하게흐르는문장을쓰는밴빌에게는인간의영혼을들여다보는소름끼치는재능이있다._돈드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