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느 지구에 사니? (제4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 양장본 Hardcover)

넌 어느 지구에 사니? (제4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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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넌 그 많은 지구 중에 어느 지구에 살아?
제4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넌 어느 지구에 사니?』. 관행적인 동시쓰기에서 벗어난 새로운 지향을 보여 주며 우리 동시의 문학성과 대중성을 높여준 문학동네동시문학상은 시인의 작품을 역동적이고 개성적이라고 평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고,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 듯 쏙쏙 귀에 들어온다는 것. 거기다 동작과 소리가 매우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드러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닭대가리” “눈깔” “똥구멍” 같은 속된 말이 아무렇지 않게 튀어나오기도 하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어쩌면 좋아”와 같은 즉흥적 구어가 자연스럽게 현장감을 더한다.

도시화, 산업화, 물질적 욕망에 대한 풍자 등의 사회현상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사회현상을 동시 내부로 끌어들여 읽히는 힘과 읽는 맛, 사회적 호소력까지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양동마을'에 사는 소녀의 모습도 주위 깊게 살펴보자. 소녀는 전통적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한 편, 도시적 삶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자기 방식이 옳다고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자신과 다른 삶의 형태를 껴안는 포용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수상내역
- 제4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
저자

박해정

저자박해정은경북경주에서태어났다.오랜이야기를간직하고있는양동마을이웃들과정을나누면서동시를만났다.2015년『동시마중』5·6월호를통해등단하였고2016년제4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솔라솔라,여기를봐!
블루베리아껴먹는방법012|솔라솔라,여기를봐!014|사서가금붕어된날016|빼딱구두신은날018|은단020|굼벵이를위한노래021|내가덮는이불자랑022|할머니의탑024|호미와할머니026|엄마랑호랑이랑떡이랑028|백년점방030|즐거운집032|신기동아줌마033

제2부|달토끼를보았다면묵인개도보았을테지
신어벤저스036|달팽이038|공룡이나타났다040|공평한하루042|아직조선은사라지지않았어043|안테나044|넌어느지구에사니?046|지금내앞으로온것048|감나무의마침표050|달토끼를보았다면묶인개도보았을테지052|어떤동전054

제3부|달리기시합
갸우뚱한집058|네꼬리로는어림없어060|여름061|동맹062|나의생일을아무에게도알리지마라063|달리기시합064|뱀066|또지각이네068|암호를풀어봐070|유에프오072|굴뚝꽃074|꽃양산076

제4부|우리동네약도
기쁜소식080|제비꽃082|줄다리기084|우리동네약도086|이엉올리는날088|우리동네시계090|시골버스092|옥수수담093|쏴094|김막돌할아버지096|굴렁쇠인사097|나무는솜사탕처럼부풀어지고098

해설|이안100

출판사 서평

사회현실을동시내부로이렇듯깊숙이,재미있게끌어들인경우는일찍이없었다.
예외적개성의탄생이라부를만하다._심사평


제4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수상작인『넌어느지구에사니?』가출간되었다.“동시황금기이후60년만에‘동시의시대’가돌아왔다”(이안,연합뉴스,2015년10월12일)고할만큼새롭고풍성한창작이시도되는2010년대동시단에문학동네동시문학상은작품집출간으로이어지는유일한출판사공모전으로큰주목을받아왔다.아이들의지친마음에유머러스한언어를돌게한『어이없는놈』(김개미),시대의구성원과공감하는참신한상상력을보인『엄마의법칙』(김륭),동심파고들기를성공적으로보여준『나쌀벌레야』(주미경)에이르기까지,3년이라는짧은시간동안문학동네동시문학상수상작품들은관행적인동시쓰기에서벗어난새로운지향을보여주며우리동시의문학성과대중성의유쾌한만남,그가능성에대해매년제출되는한권의두툼한응답서로자리잡았다.
제4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의심사는권영상,안도현,이안시인이맡았다.그들은심사평에서최근10년간우리동시전개의양상과문제점에대해다음과같이개괄했다.“시와동시의동거기였던정지용,윤동주,박목월의시대이후60년동안이렇게많은시인들이동시쓰기에집단적관심을기울인적은일찍이없었다.문제는,이러한시사적(詩史的)사건이시단내부를뛰쳐나가대중적접면을형성하는데까지는아직그힘이미치지못하고있다는점이다.”어떻게하면시단내부만의수직적압력을폭발시켜이를수평적확산의길로전환할수있을까를염두에두고,심사위원세사람은101편의응모작을나누어살펴보았다.
그중에서박해정시인의작품은역동적인개성으로주목받았다.그의작품을읽고,권영상시인은“튼튼하고건강하다.마치들판의흙으로집을짓듯시의집을지어나가는문학적역량이돋보인다.”고평했고,안도현시인은“기발하고파격적인상상력이단연압권이다.시의어조는거침없고맹랑할정도로발랄하다.묘한역동성,비판의식과해학성이독자를즐겁게만든다.”며호평했다.이안시인은“사회현실을동시내부로이렇듯깊숙이,재미있게끌어들인경우는일찍이없었다.풍자와해학,알레고리를핵심으로하는창작방법은일대도약후안정기에접어든우리동시에신선한자극을줄것이다.”라평했다.심사위원세사람은그의작품이2010년대우리동시의일정한경향을뛰어넘어,새롭게모험적으로돌파해나갈가능성이있다고보고박해정시인에게제4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을수여했다.

풍자와해학,즉흥적인이야기와익살을실어나르는
만화적소녀의등장


이안시인은박해정시인의등장을“만화적소녀의등장”이라표현하며박해정동시의특징에대해“만화의한장면을보는것처럼이미지가풍부하고,이이미지들은풍자와해학,즉흥적인이야기와익살을맛있고실감나게실어나른다.”라고짚었다.

귀걸이이모처럼/스카프이모처럼//길도빼딱빼딱/찍어나르고//소리도빼딱빼딱/실어나르고//엉덩이도빼딱빼딱/흔들고싶었지.//그런데하필이면/눈쌓인길을택했지뭐야.//그날부터내뼈들이/빼딱빼딱/돌아오지않았지.
ㅡ「빼딱구두신은날」전문

마을은안보이는데안내방송은신기동이라고말하지.버스가멈추자뚱뚱한짐보따리가말라깽이아줌마를끌고내리네.신기동은재너머에있나?괜히걱정이되어돌아보니아줌마엉덩이에여우꼬리가살랑대네.오호라,가시덤불을헤치면단박에신기동이나타나겠지.그곳에서어린오누이가엄마언제오나,하고눈이빠지게기다리고있을거야.그러니까흠흠,그집은마을에서가장반짝이는집일거야.//아줌마발걸음가벼워지겠네.
ㅡ「신기동아줌마」전문

박해정시인의동시는영화의한장면처럼생생하고,바로옆에서이야기를듣는듯쏙쏙귀에들어온다.시속의존재들이말풍선을하나씩달고다니는것같은착각이들기도한다.동작과소리가매우구체적이고생동감있게드러나고있을뿐만아니라“닭대가리”(「또지각이네」)“눈깔”(「블루베리아껴먹는방법」)“똥구멍”(「신어벤저스」)같은속된말이아무렇지않게튀어나오기도하며“여러분도알다시피”(「넌어느지구에사니?」)“어쩌면좋아”(「사서가금붕어된날」)와같은즉흥적구어가자연스럽게현장감을더한다.
풍부한식감이나는그의동시를가만히곱씹어보면도시화,산업화,물질적욕망에대한풍자등의사회현상이자주호출되는것을발견할수있다.자칫계몽적·선언적으로읽힐수있지만그렇게만읽히지않는이유는편마다맞춤하게들어간세부묘사와디테일,장난기와익살이감각적인즐거움을만들어내는덕분이다.권영상시인은사회현상을동시내부로끌어들여읽히는힘과읽는맛,사회적호소력을획득하는박해정시인의동시를두고“시적공감도가높다”(심사평)고평했다.

원래사람들은지구에서농사를지었지.호미와삽을던진사람들이일자리를찾아나서면서이이야기는시작돼.여러분도알다시피공장은쉬지않고모락모락꽃을피웠거든.공장주변도이때부터바빠졌어.기차가생기고학교가생기고문구점이생기고시장이생기고은행이생기고경찰서가생기고병원이생기고구멍가게와미용실이생겨났어.그사이집을짓는사람,집을부수는사람,청소를하는사람도생겨났지.새로생긴아파트는더많은사람들을끌어모았어.산과강에서나무나돌멩이도끌어왔어.지구는점점비대해졌지.“지구가더필요해.”모두가외쳤어.지구가무거워져서뻥터지겠다며아우성을쳤어.그래서서울세곡지구,인천청라지구,대전판암지구,광주수완지구,부산정관지구,포항양덕지구,김해장유지구……지구위에수많은지구가생겨났던거야.넌그많은지구중에어느지구에살아?
ㅡ「넌어느지구에사니?」전문

저마다다른삶의세목을담은동시들

조금만세상을눈여겨본다면/어디서든신어벤저스가/촬영중이라는걸알수있지./쌀자루같은건거뜬히들어올리는헐크,/차똥구멍까지꼼꼼하게살피는/아이언맨정비소아저씨,/휭하고집과집사이를날아다니는/스파이더맨택배아저씨도있지.
ㅡ「신어벤저스」부분

조금만세상을눈여겨보면어디서든영화가촬영중인것을알수있다고이야기하는「신어벤저스」는시인이세상을바라보는시각을은유하는작품이다.새벽마다걱정한짐둘러메고읍내장에나타나는할머니들(「달팽이」),서로의안부와일상을시끌벅적나누는시골마을의이웃들(「시골버스」),지붕에올라서서안테나를조절해야만했던시절의남매들(「안테나」),가족들과소원해진도시인의삶(「지금내앞으로온것」)등시인의시속에는다양한존재들이저마다의시대와장소에서각기다른삶을모습을보여준다.시인은어떠한가치판단도내리지않고다만그들을눈여겨보며획득한구체성으로기록해담았다.그들의이야기는감동적인다큐멘터리가되고,익살이넘치는희극이되고,사회현상에대한풍자극이되기도하면서한권의동시집안에서이웃되어함께어울려있다.서로무관한듯보이지만실은긴밀히연결되어있는지구상의모든삶처럼말이다.

“동시를즐기게되면서비로소‘이건나만의목소리’라고느꼈다.”_박해정

2015년『동시마중』5·6월호를통해등단한시인에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은등단6개월만의쾌거다.시인은대학에서문예창작을공부하고오랜시간시를써왔다.신춘문예소설부문에도도전한경험이있었다.그러나시도소설도자신의목소리처럼느껴지질않더라고했다.아이들이태어나고부터자연스레동시에관심을갖게되었으나동시를쓰면서도기존동시와유사한목소리가아닌가,하는고민을쭉안고살았고그때문에거듭좌절하기도했다.아이들이커가면서서울살이를접기로결심한시인은경주의양동마을에머물게되었다.양동마을은2010년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등재된한국최대규모의조선시대동성취락이다.약520년전형성된이마을에는수많은조선시대의양반가옥과초가160호가집중되어있다.집집이오랜이야기를간직한양동마을이웃들과삶을함께하고정을나누며비로소동시를즐길수있었다는시인은그때부터야비로소동시가자신의목소리같았다고고백했다.

“아무리양동마을이라도부엌은대부분현대식으로꾸며져있어요.그런데도저는부엌에아궁이가있는집에살게되었어요.그앞에서니까저절로어릴때부르던동요가생각났어요.“엄마아,엄마아,엉덩이가뜨거워.”하는노랫소리가귓전에맴돌고,그래,조선시대라고생각하고한번살아보자,라고맘먹었을뿐인데신기하게옛이야기가하나둘떠오르기시작했어요.그래서「엄마랑호랑이랑떡이랑」「신기동아줌마」같은옛이야기에서시작한시도쓸수있었어요.”_박해정

“예외적개성의탄생”이라는심사위원의평을받은그의첫동시집『넌어느지구에사니?』의출간은끝끝내나타나지않던자신만의목소리를찾아헤매며달려온시인에게그리고새로운동시를기다려온독자들에게더없이기쁜소식이될것이다.

알록달록붙어있는지/나뭇잎을주워보았어./국화속에숨어있는지/향기도맡았지./새가지저귀면귀를기울였고/빵빵한배춧속을/홀로꿈틀거리진않나/열심히살폈고/먹다남긴깡통에서/삐죽삐죽흘러나오나/기울여도보았어./그러나기쁜소식은/끝끝내나타나지않아/난차가워지는바람을맞으며/어두워진거리를쏘다녔지.
ㅡ「기쁜소식」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