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후의 선택 제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제후의 선택

$12.50
Description
어른들이 다투고 싸우느라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담다
『제후의 선택』은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이 열일곱 번째 수상작이다. 도시의 좁은 길에서 차에 치여 쓰러진 고양이와 고양이를 발견한 아이들, 산책 중 운명의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진 강아지, 철없는 아빠 때문에 엉망이 된 하루에 울고 싶은 아이 등 여러 화자를 통해서 세상의 소중한 것들을 찾아내 보여준다.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을 것 같은 가장 나약해 보이는 존재들의 선택이 위축되고 상처받은 또 다른 존재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그림을 그린 노인경의 상상력은 작가의 글과 더해져 이야기 속 아이들의 심리를 몇 배로 생생하게 구현해 주었다. 판소리나 민담을 비틀어 오늘의 일상 위에 올려놓는 재미, 차가운 아이러니와 정교한 은유, 반전과 유머,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톤까지 낙차가 큰 작품의 결을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부드럽게 이어 준 노인경의 그림은 과연 그다운 경지를 보여 준다.

표제작 「제후의 선택」은 ‘손톱 먹은 쥐’에 관한 민담을 모티프로 한다. 손톱을 먹고 복제된 쥐인간과 진짜 인간을 구별하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차례 다른 동화에서도 쓰인 바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부모와 어른 앞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어린이의 안쓰러움을 다루지 않고 쥐인간들 속에서 진짜 아이를 찾아내야 하는 부모의 절박함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책에서 동물들은 인간의 생각을 수동적으로 대행하는 유순한 대리자가 아니다. 동물들이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형제와 가족을 챙기고, 연인을 구하는 적극적인 행위자로서 등장한다는 점 역시 매우 인상 깊다. 더불어 가냘프고, 약하다고만 생각되는 '꽃' 역시 스스로 인간에게 사과를 요구한다. "꽃들에게 사과하세요."하고 말이다. 한 송이, 두 송이가 아니라 천지를 뒤덮을 정도로 만개한 나리꽃들의 외침은 어린이 역시 자기 힘으로 선택하고, 삶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수상내역
제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저자

김태호

1972년충남대천에서태어났다.세종대학교에서서양화를공부하고,한겨레SI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그림책을공부했다.동화「기다려!」로제5회『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그림책『아빠놀이터』를쓰고그렸으며,단편동화집『네모돼지』,『제후의선택』중편동화『신호등특공대』,『파리신부』그림책『아빠놀이터』,『삐딱이를찾아라』,『엉덩이학교』,청소년소설『별을지키는아이들』,『일퍼센트』등을썼다.단편동화집『제후의선택』으로2016년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동화『산을엎는비틀거인』으로2017년열린아동문학상을받았다.현재작품활동을하면서초중고등학교강연을통해많은독자들을만나책이야기를나누고있다.

목차

목차
남주부전×006
제후의선택×028
창안의아이들×050
게임중×064
우리!사랑하게해주세요×084
나목이×102
구멍난손×116
나리꽃은지지않는다×136
꽃지뢰×152
심사평×168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따뜻한,살아있는,하나하나의우주인아이들의목소리
무거운눈을비비게하는아홉편의단편_김태호『제후의선택』
우리시대아이들의삶을단단히딛고서서어린이문학이가야할길을앞장서다져온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이열일곱번째수상작을내놓았다.“단편이라는장르의특징이무엇인지알고쓴작품과그렇지않은작품의차이를명확하게보여주는수작이다.인식적충격을통해세상을새롭게보게하는힘,삶의한조각을통해총체적인인간의삶과세계의진실을숙고하게하는힘에있어서는그간응모된모든단편들...
따뜻한,살아있는,하나하나의우주인아이들의목소리
무거운눈을비비게하는아홉편의단편_김태호『제후의선택』
우리시대아이들의삶을단단히딛고서서어린이문학이가야할길을앞장서다져온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이열일곱번째수상작을내놓았다.“단편이라는장르의특징이무엇인지알고쓴작품과그렇지않은작품의차이를명확하게보여주는수작이다.인식적충격을통해세상을새롭게보게하는힘,삶의한조각을통해총체적인인간의삶과세계의진실을숙고하게하는힘에있어서는그간응모된모든단편들중에감히최고라고할만하다.”는평을받으며대상을거머쥔김태호의『제후의선택』이다.심사위원김리리,김지은,유영진,임정자,장주식은신화가사라진시대,타인에대한책임이사라지고오로지‘나’만남아있는시대에,문학이채워야하는빈곳을묵직하게채우는이작품을반가운마음으로수상작으로선정했다.드넓은우주를마음대로유영하듯구사하는다양한작법과막힘없는진행은읽는이를순식간에사로잡는다.독특한필력으로구축해놓은롤러코스터에올라탄독자들은책을덮고나서,안개가걷힌듯시원해진시야를경험하게된다.
“저는가짜고얘가진짜예요.”
“거짓말이에요.저한테매일손톱을먹인건바로저녀석이라고요.”
표제작「제후의선택」은‘손톱먹은쥐’에관한민담을모티프로한다.이혼을앞두고‘나누는일’을척척진행해가던제후의부모는제후앞에서그만입을다물고만다.이것도저것도서로자기것이라며목소리를높이던부모는무거운침묵끝에마침내말한다.“네가결정해,너의선택을존중할게.”
결정,선택,존중,그어떤단어도제의미를품지못하는맥락위에놓인제후는어떤선택을할수있었을까.제후는잘라낸손톱을먹여키운흰쥐에게‘제후’를통째로맡기고집을떠난다.숲에서우연히만난아저씨는강아지를쓰다듬던제후의손을본다.“너,손톱은왜그러냐?”
모두부어올라빨갛게멍울이진손을뒤로감추고벌떡일어난제후는말한다.
“한번자른손톱인데이상하게아물지않아요.”
심사평을쓴아동문학평론가김지은은제후의‘선택’을있게한작가의시선에대해이렇게말한다.
손톱을먹고복제된쥐인간과진짜인간을구별하는이야기는이미여러차례다른동화에서도쓰인바있다.그러나이작품은구별의방향이다르다.부모와어른앞에서자신을증명해야하는어린이의안쓰러움을다루지않고쥐인간들속에서진짜아이를찾아내야하는부모의절박함을다루었다.작가의시선이어린이의주체적인선택에닿아있음을보여주는신선한전개다.
이작품의문학적성취는아이의손을들여다보게만드는마지막장면에있다.아무도들여다보지않았던아이의손,그손안에우리가다투고싸우느라잃어버린모든것이담겨있다.
바람에쓸리는낙엽처럼이리저리뛰어어둠속으로사라져간제후의발길이어디에닿을지는알수없다.다만이곳,눈먼어른들이멋대로만들어놓은세상은아닐것이다.

세상의벌어진틈,그사이에서찾은소중한것들
「제후의선택」을비롯한단편들속에담겨있는것은작은것들의고른숨소리이다.살아있다고,여기에이렇게있다고소리치는들숨과날숨이다.도시의좁은길에서차에치여쓰러진고양이와고양이를발견한아이들(「창안의아이들」),산책중운명의상대를만나사랑에빠진강아지(「우리!사랑하게해주세요」),추운날현관문밖으로쫓겨난형제(「나목이」),전쟁의포화를견디고살아난나리꽃(「나리꽃은지지않는다」),철없는아빠때문에엉망이된하루에울고싶은아이(「게임중」)까지작품속화자는동물이거나식물이거나어린아이다.작가는이들의눈으로번갈아가며세상의벌어진틈을읽고그틈사이에떨어져있는소중한것을찾아낸다.독자가목격하게되는것은아무것도선택할수없을것같은가장나약해보이는존재들의선택이위축되고상처받은또다른존재들의마음을구해내는장면이다.
그림을그린노인경의상상력은작가의그것과곱해져서이야기속아이들의심리를몇배로생생하게구현해주었다.판소리나민담을비틀어오늘의일상위에올려놓는재미,차가운아이러니와정교한은유,반전과유머,따뜻하고아기자기한톤까지낙차가큰작품의결을다양한재료와기법으로부드럽게이어준노인경의그림은과연그다운경지를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