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에세이)

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에세이)

$16.50
Description
작가 허지웅이 품고 있는 가장 뜨겁고 강렬한 이야기.
2년 전 《버티는 삶에 관하여》에서 이 엄혹한 시대를, 각자의 묵직한 인생을 버텨낸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던 ’글쓰는 허지웅‘이 이번에는 자신의 엄마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 등 내밀한 가족사부터 청소와 스타워즈, 영화, 선인장, 친구 등 그의 일생과 기억을 이루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부분에 대해 털어놓은 책 『나의 친애하는 적』을 출간했다. ‘허지웅’이라는 사람의 일상과 생각을 가장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에세이는 허지웅이 매일 쓰고 때로 신문과 잡지에 연재해온 글에 새 글들을 더하여 엮은 것이다.

그가 이번 책에서 들고 나온 화두는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 사이의 거리다. 나와 나 자신, 나와 당신, 그리고 나와 공동체, 대한민국이라는 이 애증 어린 나라 사이의 최적의 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 이 책의 1부에서는 그는 일상에서 벌어진 실패의 연대기가, 2부에서는 그가 사랑받고 싶었고, 열렬히 사랑했던 ‘얼굴’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3부 ‘끓는점’에 이르러 지금, 우리들에 초점을 맞추어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아픔과 분노를 담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허지웅의 글은 읽는 이를 무장해제 시키는 매력을 품고 있다. 단단하고 때론 차갑다 못해 오만해 보이기까지 했던 겉모습 뒤로 갑자기 가장 여리고 아픈 상처가 드러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고백한다. 이토록 약하고 불완전하고 때론 한심하기까지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계속 해서 살아가고 버티고 싸우고 있노라고.
저자

허지웅

저자허지웅은영화주간지『필름2.0』과『프리미어』,월간지『GQ』에서기자로일했다.에세이『버티는삶에관하여』,소설『개포동김갑수씨의사정』,60~80년대한국공포영화를다룬『망령의기억』을썼다.신문과잡지에시사,영화에관련한칼럼을연재해왔다.방송에종종불려나가고있지만글을쓰지않으면건달에불과하다.

▶허지웅,'바꿀수없는걸바꾸려고노력하지마!'#살고싶다는농담[Full버전]
교보문고XtvN인사이트2020명강의Big10
https://youtu.be/DLYyXTi7H3Y

목차

작가의말_5

1부그럼에도불구하고
천장이슬프다_15
좋은어른_20
살다보면별일이다있다_27
선인장_35
그럼에도불구하고_40
청소_48
Alongtimeagoinagalaxyfar,faraway_55
구애_64
모두가언젠가는배운다_68
친구를보내는방법_73
단추가모두채워져있었다_80
내가더옳다는사람들이싸울때_86
두영화의차이_92
우리는슬플시간도없다_98
시간여행_99
책_104
지금모래를퍼내고계십니까_108
공간을이해하는법_114

2부잊을수없는얼굴이있다
AllbyMyself_121
평생을흔들어놓는영화가있다_128
엄마,나의가장친애하는적_134
치명적인얼굴_139
공포의빨간우비_147
불온하다_154
형에게미처하지못한말_161
두손으로얼굴을가리고우는사람들_166
신해철에관하여_167
질병같은남자_174
결혼을해부하는남자_180
내려놓기위해필요한것들_187
위대한무표정의사내_194
악취미의제왕_203
멜깁슨에관하여_210

3부끓는점
도움을청할자격이없는사람들_219
세월호_226
“한국은나쁜나라입니다”_228
소년은부엌칼을가방안에집어넣었다_234
내부고발자_241
4등_242
노블레스오블리주_250
실패하기에는너무거대한_251
악의평범성_257
정치적이다_264
드센사람_265
동성애_266
탈주하는여자들_267
여기서는그래도되니까_274
천하제일제목무도회_280
역사를지배하는자_281
국정교과서는결국모두를망하게할것이다_287
부끄러운역사_289
정체되고병든사회_290
괴담의시대_297
중립_298
좀비_300
이시민들을담기에는나라가너무옹졸하다_306
풍파를견딜수있는나이_314
끓는점_320
우리가싸워야하는이유_322

출판사 서평

“이것은내가사랑한,친애하는적들에관한기록입니다.”

『버티는삶에관하여』이후
허지웅신작에세이
“안녕하세요,글쓰는허지웅입니다.”

자기자신을소개하는단하나의확고하고도변치않는수사를가진사람,또그것을언제어디서나당당하게말할수있는사람은,세상에얼마나될까.
허지웅,그에겐있다.그는언제나‘글쓰는허지웅입니다’라는말로자기자신을소개한다.영화기자시절에도,누구의눈치도보지않고종횡무진글을써내려가던악동블로거시절에도,방송일을겸하며밤이면돌아와연재글을쓰는지금도그의자기소개첫마디는언제나같다.“글쓰는허지웅입니다.”

2년전『버티는삶에관하여』에서이엄혹한시대를,각자의묵직한인생을버텨낸다는것에대해이야기했던‘글쓰는허지웅’이신작에세이를들고돌아왔다.이번신작의제목은‘나의친애하는적’.이는그가사랑한다큐멘터리의제목이자그가이세계와주변사람들을대하는태도를함축한말이다.
그는이책에서엄마와아버지에대한기억등내밀한가족사부터청소와스타워즈,영화,선인장,친구등그의일상과기억을이루는사소하지만소중한부분에대해털어놓는다.그가영화를사랑하는이유,영화라는프리즘을통해바라본세상이야기,그리고천장이눈앞에허물어져내리는듯했던독한이별에이르기까지,그가사랑한것들,놓쳐버린것들,후회하는것들,그럼에도잊을수없는것들에대한이야기가그득들어차있다.

세상은다양한잣대로허지웅이라는사람을기억한다.누구는그를좋아하고누군가는그를싫어하며누군가는TV에비친모습만을담아둔다.그러나그는계속살아가고쓰고있으며,자신이사랑하고미워하고경외하는모든것들을,거리를두고바라보고탐구하며스스로를완성해가고있다.글을쓰지않으면그저건달에불과할뿐이라말하는남자,허지웅이매일쓰고때로신문과잡지에연재해온글에새글들을더하여이책을엮는다.
이책은‘허지웅’이라는사람의일상과생각을가장가까이서들여다볼수있는에세이가될것이다.

어른이되면사람과사람사이의적절한거리를자연스레알수있게되리라생각했던것같습니다.그러나지금도나는그거리에대해잘알지못합니다.너무다가가면아픈일이생겼고너무떨어지면외롭기짝이없었습니다.
가장적절한거리를찾기위해겨우떠올린건상대를존경할만한적장처럼대하는것이었습니다.처음에는쉽지않았습니다.가까워지면속을모조리내보여버리는버릇이쉽게고쳐지지않았습니다.그러나아주조금씩달라질수있었습니다.나는내가사랑하는모든것들을친애하는적으로바라보기시작했습니다.
이것은내가사랑한,친애하는적들에관한기록입니다.
_작가의말에서

“우리는특별하지않다.우리는한심하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가이번책에서들고나온화두는나와나를둘러싼세계사이의거리다.나와나자신,나와당신,그리고나와공동체,대한민국이라는이애증어린나라사이의최적의거리에대한치열한고민.
그는생을살아오며이거리두기에자주실패했다는사실을토로하며1부에서는그의일상에서벌어진실패의연대기를털어놓는다.인간관계에서,사회생활속에서,또연애관계에서너무가까이다가가피흘리고,그래서다시멀찍이떨어졌더니외로웠던날들.

좋은빛들이있다.그리고거기,내게특별히좋은빛이있다.다른누군가에게는별다를거없는볕이다.그런데내게만특별할것만같은빛이다.(…)
그런데별일없이그저그런어느날알게된다.느닷없이알게된다.그빛은내것이아니라는것을말이다.나또한그빛을그저나를밝히기위해이용했다는걸말이다.그러고나면그빛이슬퍼보인다.슬프게,보인다.

나와상관없이어느누구에게나따뜻하게빛났을

그런볕아래있는나마저슬프게느껴진다.

천장이슬프다._「천장이슬프다」,15~16쪽

그렇게눈앞에서천장이허물어져내리는것을맨몸으로받다가일어나면,청소를한다.타조털먼지떨이와그만의‘걸레점’에대해짐짓눙치며길게늘어놓지만,그가청소에집착하는이유는따로있다.살아보니,인생에서처음으로되돌릴수있는것은컴퓨터백업파일과청소뿐이었다는것.되돌릴수없는관계들,돌이킬수없는순간들이무한대로펼쳐지는인생속에서그는자신이손댄만큼,움직인만큼정확하고정직하게깨끗해지고제자리로돌아오는청소에몰두하게됐다고말한다.

그의삶에는자주어찌해볼수없는‘별일’들이일어난다.
한남자가수백건에이르는악성루머글을온라인에유포한일도있었다.허지웅이사회에서격리되어야할수준의강력범죄를저질렀고,그것을은폐하고있다는것이다.저러다말겠지,했지만남자는끝없이글을올리고소문은번져나간다.그는결국송사를치른다.변호사의만류에도불구하고,허지웅은그남자를직접대질하기로한다.남자는왜그랬을까?남자의사과를받고싶다,되돌리고싶다.사과만받으면소송을취하하고싶다.그리고마침내,수년동안온라인상에자신에대한지독한글을집요하게퍼뜨린남자를직접만난다.
당연하게도,아름다운화해와이해의순간은펼쳐지지않는다.악몽같고공포만화같은대질의순간만이있을뿐이다.그는‘믿을수없다는심정’으로그자리를간신히빠져나온다.

이렇듯이해할수도없고,감당할수도없는일들이수시로우리의옆구리를푹찌르고들어온다.우리는그토록어이없는별일들속을막막하게헤맨다.

살다보면별일이다있어요.

나는이말을좋아한다.참좋은말이라고생각한다.어쩌면가장좋은말인지도모르겠다.다른그어떤말보다도이말은가장어른스럽게세상을포용하고자하는태도를담고있기때문이다.
‘살다보면별일이’까지는그것참내기준에서는도무지용납하거나이해할수있는일이아니라며고개를가로젓는듯하지만,이내‘다있어요’라며어찌됐든앞의말을껴안아어루만지며화해하려애쓰는것말이다.세상은이해할수없는것투성이다.그렇다고내가경험해보지않았거나이해할수없는것이곧비정상을의미하는건아니다.왜냐하면살다보면

별일이다있기때문이다._「살다보면별일이다있다」,27~28쪽

그는끊임없이자기자신을두려워하고경계한다.나는과연좋은어른이되었나(「좋은어른」),내가한행동과하지않은행동을확신할수있을까(「단추가채워져있었다」),내가더나은삶이라고확신했던바로그삶이과연더옳은선택이고,권할수있는삶일까(「지금모래를퍼내고계십니까」)하는것들.
허지웅은언제나같은결과에도달할것을알면서도그무한루프에다시금몸을맡길수밖에없는우리들을향해말한다.“우리는특별하지않다.우리는한심하다.”
그럼에도불구하고“모두가언젠가는배운다.되돌릴수없다는것을.”

“부모에게조차사랑받지못하는사람이라는게
나는반평생슬프고창피했다.”
그가그토록사랑받고싶었던,사랑했던,잊을수없는,얼굴,얼굴들……


허지웅의글은솔직하다.읽는이를무장해제시킨다.단단하고때론차갑다못해오만해보이기까지했던그의겉모습뒤로,갑자기가장여리고아픈상처가드러난다.
2부에서는그가사랑받고싶었고,열렬히사랑했던‘얼굴’들에대한이야기가나온다.가족이있고,보자마자너무빠르게마음이통해버린친구이자형이었던이가있었고,단한번도만나진못했지만그가‘형’이라고부르고싶었던외국배우도있다.영영만날수없게돼버린사람,죽어버린사람들도있지만,허지웅의‘사람이야기’는그래서더욱곡진하고절절하다.
이들중그가인생에서‘나의가장친애하는적’으로꼽은인물은바로‘엄마’다.
「엄마,나의가장친애하는적」에는그가처음으로글을써서책으로엮어낸이야기가담겨있다.작가허지웅의최초의독자는바로‘엄마’였다는것.엄마로부터재미있다는말을듣는게세상에서제일중요한일이었던어린날들에대한회고는곧이제는한없이작고약한존재가된엄마에대한이야기로넘어간다.촛불집회때느닷없이광장에나타나그의손을잡았던엄마의모습은잊을수없는기억으로다시환기된다.그에게한때세상에서제일거대했던존재가군중속가장작고연약한존재로거듭났던이날은아직도이해하지못할,그래서어찌해야할지모를경험으로남아있고,그래서그는끊임없이이날을복기한다.

그녀는한때세상에서가장거대한사람이었다.그러나지금은내가아는이들가운데가장작고약한사람이다.이런변화를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지나는아직도잘모르겠다.엄마앞에서어떻게행동해야하는지,어떤표정을지어야하는지도잘모르겠다.엄마생각을하면나는늘조금울고싶어진다._「엄마,나의가장친애하는적」138쪽

자신만만하게타인과의적절한거리를찾아낸것같다고말하던저자는정작그의글속에서그거리에대해끊임없이고민하고있다.그모든것에대해‘어떻게행동해야하는지,어떤표정을지어야하는지도잘모르겠다’는것이그의솔직한심정이리라.

한편,‘우리형’신해철에대한회고가담긴글두편은,고인을향한그의마음이너무도친밀하고절절해서읽는사람마저도가슴을쓸어내리게한다.

친애하는친구이자놀려먹는게세상최고로재미있었던나의형신해철이세상을떠났다.음악을하는사람으로서,남편으로서부모로서,그리고무엇보다한사람의시민으로서누구보다충실했던우리형신해철이세상을떠났다.그또한다른사람들과같이모순적이었으나그모순과싸워이기려끝내분투하며스스로를소진했던예민한영혼의소유자신해철이세상을떠났다.

형에게미처말하지못했다.누구나쉽게입에올릴수있는말인데그걸하지못했다.형이라서말하지못했다.나라서말하지못했다.간지러워서하지못했다.어리석었다.해야할말을제때하지않고미루는일이란대체얼마나한심한가.

형사랑해.언제까지나사랑해.형사랑한다._「형에게미처하지못한말」163~164쪽

누군가에게신해철은투사였다.누군가에게신해철은광장의음악이었다.누군가에게신해철은이제다시오지않을젊은시절의섬광이었다.누군가에게신해철은논객이었으며누군가에게신해철은늦은밤이어폰을통해울려퍼지던굵고낮은목소리였다.신해철은어쩌면그모든것과무관한무엇이었다.그는그저마음약하고대책없이따뜻하며아이들을거짓말처럼사랑하는아버지였다.내게그는좋은친구였다.나도그에게좋은친구였기를바란다.형이보고싶다.우리형이너무보고싶다._「신해철에관하여」172쪽

“이시민들을담기에는나라가너무옹졸하다.”
지금이바로다시우리의‘끓는점’이다!


1부에서‘나’의이야기를,2부에서그에게가장가까웠던‘당신’들의이야기를풀어낸허지웅은3부‘끓는점’에이르러지금-우리들의공동체에초점을맞춘다.3부‘끓는점’은오늘의대한민국을살아가는우리모두의아픔과분노를담은이야기이다.
과거가청산되지않고가해자가승자로,피해자가패자로남겨졌을때사회가병들어가는모습(「정체되고병든사회」),세월호이야기(「세월호」),국정교과서이야기(「국정교과서는결국모두를망하게할것이다」),경제사범처벌의어려움(「실패하기에는너무거대한」),왕따문제(「소년은부엌칼을가방안에집어넣었다」)등한국사회의각종병폐들을영화나다큐멘터리,일화를통해날카롭게풀어나간다.

이시민들을담기에는나라가너무옹졸하다,라고나는생각했다.
_「이시민들을담기에는나라가너무옹졸하다」310쪽

분명히망해도여러번망했어야할만큼잘못된것들이거의청산되지않은후진현대사를‘그럼에도불구하고’극복해내고자랑할만한유산을만들어낸것은대통령이아니라우리공동체였다.이공동체는언뜻주위가산만하고쉽게좌절하거나침묵하는것처럼보이지만명백한끓는점을가지고있다.이끓는점에도달하면우리공동체는반드시일어나잘못된것을바로잡고자했다.

그리고지금이바로다시,그끓는점이다.
_「이시민들을담기에는나라가너무옹졸하다」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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