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함무라비

미스 함무라비

$13.50
저자

문유석

소년시절,좋아하는책과음반을쌓아놓고홀로섬에서살고싶다고바랐을정도로책읽기와음악을좋아했다.1997년부터판사로일했으며2020년법복을벗고사임했다.책벌레기질탓인지글쓰기도좋아해법관으로서,한시민으로서,느끼고생각한것들을틈나는대로기록해왔다.칼럼「전국의부장님들께감히드리는글」로전국민적공감을불러일으킨바있으며,자신의원작을바탕으로한JTBC드라마...

목차

차례

1부

첫재판
정상과비정상
아프냐?나도아프다
판사의일_그런데좌배석판사가뭔가요?

2부
초등학생도아는정의
내손톱밑의가시
판사의일_골무

3부
가슴털사진보낸가장의밥줄을끊는건심할까
우리가돈이없지가오가없냐
성공의길
타협의길
판사의일_기록

4부
흐트러진단하나의실오라기
잊힐권리,잊을의무
아이들은아빠를기다려주지않습니다
상처입은치유자
판사의일_보따리에서캐리어까지

5부
헬조선항공의풍경
재산이가족에미치는영향
신화가불멸이되는과정
판사의일_전관예우는네스호의괴물인가?

6부
강자에게강하고약자에게약한법원
메멘토모리
개가된것은너의자유의지였노라
나약함이라는죄
판사의일_나쁘고추한사람은없다.나쁘고추한상황이있을뿐

7부
신뢰를받지못하는판단자
튀는판사와막말판사
정당방위인가천벌받을패륜인가
처음부터다시토론합시다
마지막재판
박차오름비긴스
판사의일_이제는신전에서내려와광장으로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권리위에잠자는시민이되지말라고요!”
정의의법정을꿈꾸는당돌한초임판사박차오름
그녀로인해서울중앙지법44부는오늘도바람잘날없다!

현직부장판사문유석이써내려간법정활극

한국사회의적나라한풍경에대한경쾌하면서도진솔한글쓰기로독자들의호응을얻어온판사문유석.이책은그가쓴법정소설로,복잡다단한사건들을판결하는법정에서는어떤일이벌어지는지,판사들은실제로어떤고민을하는지,재판은어떻게진행되는지사실적이고흡입력있는스토리텔링을통해알기쉽게들려준다.제자를성추행한교수,불륜을저지른아내를폭행하다아내에게흉기로찔려숨진남편,재산상속을둘러싸고피튀기는싸움을벌이는형제자매,인턴사원을성희롱한직장상사,주폭노인……에피소드마다이어지는사건들은일견혐의가분명해보일지라도그판결과단죄의과정이인과응보의원칙에따라단순하게이뤄지는것만은아님을흥미진진하게보여준다.에피소드사이사이들어있는짤막한법조이야기에는한국사회법치의다양한변화상과함께,법원이앞으로나아가야할방향에대한진지한고민이담겼다.

법정영화나드라마는많지만법정을넘어판사실에서판사들끼리어떤대화가오가는지,판사들이어떤고민을하는지,그들이어떤사람들인지를그리는경우는찾아보기어렵다.판사들이란그저법대위에무표정하게앉아‘망치’를두드리는무표정한존재로만그려진다.이사회에서벌어지는다양한분쟁의모습을그리되,그것을재판하는판사라는‘사람’들의이야기도솔직하게그려보고싶었다.신비의베일이불신과오해만낳고있다는반성때문이기도하다._「에필로그」에서

불의를보면못참는다!열혈판사박차오름
서울중앙지법44부로발령받은초임판사박차오름은첫출근길부터한바탕소동을겪는다.출근길만원지하철에서젊은여성을성추행하는남자를목격하고바로그자리에서남자를거침없이힐난한뒤,지하철경찰대에현행범으로남자를넘긴것.불의를보면참지못하는다혈질정의파인그녀의이런저돌적인면은함께일하는선배판사임바른을늘당혹스럽게한다.그러나한편,법원앞에서일인시위하는할머니의억울한사연을옆에서훌쩍이며들어줄정도로따뜻한마음을지닌박차오름을미워하기는어려운일이다.‘강자에게강하고약자에게약한법정’이라는신념을실현하고자고군분투하는초임박차오름판사앞엔어떤사건들이기다리고있을까.임바른판사는걱정스러운눈길로박차오름을지켜본다.사람들의일이란복잡하고간혹아름답기도하지만자주추악하다.그런사람들의일을샅샅이살펴보고온전히판결해내기란초임판사에게여간힘든일이아니다.판사박차오름의젊은혈기는부정부패와집단주의,권위주의,무사안일주의가가득한속물들의세상에신선한공기를가져올수있을까.젊은여성판사가맞선세상은그리만만치가않다.

#튀는_판사#남혐_판사#초미니를_입은판사
지하철에서성추행하는남자를현행범으로붙잡아신고하고,회색빛근엄한법원에초미니에스틸레토힐을신고출근하는젊은여자판사,박차오름.그녀를주시하는눈들은그녀의일상을몰래촬영해SNS에동영상과사진을올리기에이른다.거기에따라붙는해시태그는‘#튀는_판사’,‘#남혐_판사’등각종‘여혐’언어들.급기야그녀는SNS상에서‘미스함무라비’로불리기시작한다.

“어디보자.잊힐권리의침해?재미있는사건이네요.에휴,저야말로요즘제발좀잊히고싶다고요.이상한별명까지붙어서제온갖동영상과사진이떠돌고있는거아세요?미스함무라비라니,하필내가싫어하는성차별적호칭‘미스’까지.근데원고가누군데이런최신트렌드의사건을제기한거죠?”_본문에서

젊은여성판사의거침없는정의로움은,세간의입방아에오르내리며그녀가속한재판부를궁지로몰아넣는원인이되기도한다.법조계는그녀를“지나치게공격적이고감정적”이라고평가하며예의주시한다.과연박차오름은이런세간의평가와편견들을뚫고진실을향해굳건하게나아가는판사로서우뚝설수있을까.

법원엔법봉이없다?
실제재판은어떻게진행될까.법조영화나드라마와는얼마나같고다를까.판사들은어떤고민을거쳐판결문을작성할까.전관예우란실제로존재할까.우리나라사법부에대한국민의불신은왜이다지도깊고깊은것일까.우리는사법부에궁금한것도묻고싶은것도많지만사법부는그모습을좀체드러내지않는다.그이유는무엇일까.법조영화에상징적으로등장하는판사의법봉은현재대한민국법정에서사라지고없다.그럼에도여전히법봉이전형적인상징으로사용되는이유는사법부에관한일반의상상이빈곤함을반증하는것은아닐까.베일에가려져일반시민에게별로알려진바가없기에그렇다.법전은두껍고,알아먹기힘든법률용어로가득차있는데다법원은사회가부여한막강한권위를가지고있다.민주주의를지향하는사회의법원이라면,이제법원은신전에서내려와광장으로걸어나와야하지않을까.시민들과함께좀더정의로운사회를만들고자한다면,책속주인공들과함께저자가이야기하는바에따른다면말이다.

신비의베일은이제더이상사람들을승복시킬만큼강력하지못하다.벌거벗은임금님의행진처럼비웃음을살뿐이다.오히려그베일안에뭔가악의로가득한일들이자행되고있다는또다른신화만만들고있는것은아닐까.그일을하는사람들이베일뒤에숨어침묵하니신전과광장사이에잘못된신호가오고가기도한다.(...)계속높아져만가는오해와불신의장벽을부수려면이제는저높은곳에있는신전에서내려와시민들이오가는광장에서함께같은언어로이야기하기시작해야하지않을까.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