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무르팍이 되기까지 (이문숙 시집)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까지 (이문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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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문숙 시인 시집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까지』. 짐작해보건대 시인은 꽤 아팠던 듯싶다. 심히 오래 앓아본 자가 이를 앙다물고 통증을 삼켜낸 이후의 말들 속에 시가 박혀 있다고도 보는데, 바로 이문숙 시인의 이번 시집이 그 한 예로 섬겨진다. 엄살을 허용하지 않는 말, 약에 의존하지 않는 말, 떼쓰기를 용인하지 않는 말, 그렇게 “쫄쫄거리다가 피어나는 어떤 게” “어렵사리 있”는 말. 그래서인지 다 읽고 났을 때 마음이 파여서 아프기보다 내 마음의 허허처럼 당신 마음의 허허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 안도라는 말을 다시금 섬기게 된다.
저자

이문숙

저자이문숙은1991년『현대시학』을통해등단했다.시집으로『한발짝을옮기는동안』『천둥을쪼개고씨앗을심다』가있다.

목차

시인의말005

1부하얀윤곽의사람
톱상고래의시간012
기화되는여자015
볼펜자국018
호른이라는악기020
벨을누른다022
투어버스024
삼각김밥속소녀026
썸머드림028
나연(然)을찾아서030
달팽이관032
산후안의날034

2부무릎이무릇무르팍이되기까지

밤의수공예점038
잠만자실분040
사려니숲042
눈의쇼윈도044
발은날렵하고쌩하게046
발원지를되돌릴수없이048
깰‘파’자는너무강해요050
무릎이무르팍이되기위해서052
맨드라미가054
어느날발치사는소설가가된다056

3부투숙객은언제나뒷모습만보여준다

응시라는어두운동물을사랑해060
블루라이트062
치매학교064
얼음을이어붙이는불꽃이라니066
처음투숙한물고기가터뜨린첫숨068
백색왜성071
냉동된악기072
살금살금전속력으로074
침낭을줄게076
하얀부표078
팥빙수기계가드르륵빙산을무너뜨리기전080

4부언제나빙글빙글

선인장연구소084
베어물다086
손톱이길어진다089
흰눈새매올빼미094
추억은방울방울096
말라가위098
더큰잉크병102
보리해피쫑의엄마들104
후팡나무뜨락106
제발108
약냉방칸110
잉어가텀벙112
해설|소진하는주체,각성의파편들115
ㅣ조재룡(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책소개
2017년1월문학동네시인선089이문숙시인의시집『무릎이무르팍이되기까지』를펴낸다.1991년『현대시학』을통해등단한이후2005년에첫시집『한발짝을옮기는동안』,2009년에두번째시집『천둥을쪼개고씨앗을심다』를펴냈으니햇수로8년만에내는새시집이자세번째시집이다.
처음에서두번째로건너갈때가4년,두번째에서세번째로걸어갈때가8년……시집을두고시간의가늠으로계산법을논하는게무의미할수도있겠으나,그증폭된시간에호기심이인건그사이시인에게무슨일이있었을까싶은궁금증때문이었다.물론이는그간시인이써왔던두툼한시묶음을다읽고난뒤에드는마음의일렁임이연유한탓도되렷다.무게가주는묵직이아니라,시를향해머리숙인그마음으로인한그늘의묵직함이너무깊게드리워져있었으니말이다.
총4부로나뉘어담긴이번시집의소제목을보자면이렇다.하얀윤곽의사람,무릎이무릇무르팍이되기까지,투숙객은언제나뒷모습만보여준다,언제나빙글빙글.‘하얀윤곽의사람’은산사람이거나혹은삶을건넌어떤사람이아닐까싶다.‘무릎이무릇무르팍이되기까지’는무수히걷고또걸어본자만이입에서툭뱉어낼수있는진리에가까운말일것이다.‘투숙객은언제나뒷모습만보여준다’에서의투숙객과뒷모습,이는안주가아니라언제든떠날준비속에사는우리들의초상일것이며그맥락속의‘뒤’가어쩌면우리들모두의‘앞’이자‘얼굴’임을의미하는것일테다.그리고‘언제나빙글빙글’,그럼에도우리는돈다.돌고돌아다시여기다.이를절망과동시에희망으로본다면너무나단순한풀이일수있겠지만그럼에도우리는산자이면서동시에준비된죽은자이니다시처음얘기한‘하얀윤곽의사람’으로자연스럽게돌아갈수가있다.이한권의시집을한편의장시로이해하며읽어도되겠다,라는생각이그리무리는아니겠다,라는생각은그러니까이돌고돎의회귀에서또한비롯된바라는거!

“이문숙의이번시집은구체적인사연에서착수해서기이한사태를우리로하여금겪게하고,겪게된만큼미지의틈을열어,생생한죽음의그림자를날것으로삶의장면과장면의틈바구니에붙잡아두고,일상의결핍과파열을특이한방식으로끌어모아,주관성의세계하나를거뜬히개척해낸다.(……)이문숙의시는자주병원에서삶의비애를엿보고,망자가된자들,저물위에제젖줄을제공하려부표하나를꽂아놓고,차가운얼음같은세계에잠시웅크리고기다리며,하나의정체성으로포괄되지않는세계를지금-여기에포개놓는일에서삶의비극,저비극의기원을순식간에폭로하는각성의목소리로일상에서꿋꿋이삶의윤리,시의가치를찾아나선다.”
-조재룡해설「소진하는주체,각성의파편들」중에서

짐작해보건대시인은꽤아팠던듯싶다.심히오래앓아본자가이를앙다물고통증을삼켜낸이후의말들속에시가박혀있다고도보는데,바로이문숙시인의이번시집이그한예로섬겨진다.엄살을허용하지않는말,약에의존하지않는말,떼쓰기를용인하지않는말,그렇게“쫄쫄거리다가피어나는어떤게”“어렵사리있”는말.그래서인지다읽고났을때마음이파여서아프기보다내마음의허허처럼당신마음의허허도함께확인할수있어안도라는말을다시금섬기게된다.우리가무릎을일컬어‘무르팍’이라부를때의그소진,그쓰임,그닳음,그러나몸이나서서말해주는그지극함이라는증거……왜시를써야하냐면일단좀걸어보시라고이문숙시인이말하지않을까싶다.이시집은그런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