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따라 기초시 (양장본 Hardcover)

자연을 따라 기초시 (양장본 Hardcover)

$11.00
Description
W. G. 제발트. 그가 1988년에 발표한 최초의 문학작품인 산문시집 『자연을 따라. 기초시』가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배수아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작품 발표 후 30여 년, 작가 사후 16년 만의 한국어판 출간이다. 이 작품은 이후 탄생하게 될 그의 산문픽션 『현기증. 감정들』 『이민자들』 『토성의 고리. 영국 순례』 『아우스터리츠』 등을 예비하는 하나의 스케치이자, 저자 자신이 평생에 걸쳐 천착하게 될 주제인 파괴의 자연사, 즉 자연과 인간 사회의 오래된 불화, 자연의 끝 모르는 파괴 충동, 폭력과 무력에 쓰러져간 인간들을 시의 언어로 담아낸 첫 결실이다.
저자

W.G.제발트

저자W.G.제발트Sebald(1944~2001)는오늘날세계적으로가장깊은반향을불러일으키는독일작가중한사람이다.1944년5월18일독일남부알고이지역의베르타흐에서태어나,독일프라이부르크와스위스프리부르에서독일어권문학을공부했다.1966년영국맨체스터대학에서석사학위를받았고그곳에서어학을가르쳤다.1970년부터영국노리치지역에있는이스트앵글리아대학에서문예학을가르치는한편,1973년알프레트되블린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독일함부르크대학에서오스트리아문학에관한논문으로교수자격을취득한뒤,1988년이스트앵글리아대학독일어문학교수로임용되었고이듬해영국문학번역센터를창립했다.그해제발트는이후에이어질자신의작품들을예고하는듯한긴산문시집을발표하는데,그작품이바로『자연을따라.기초시』다.오랫동안미술사에서잊혀있던,<이젠하임제단화>를그린그뤼네발트와의사이자자연과학자로러시아시베리아탐험에동행했던G.W.슈텔러,그리고작가자신의부분적인전기로이루어져있는이작품에는이후작품들에나타날암시와이미지,숨겨진모티프들이은밀하게스케치되어있다.이후『현기증.감정들』(1990),『이민자들』(1992),『토성의고리』(1995)등을발표했고,‘오늘날에도위대한문학이가능하다는것을보여주는작가’라는수전손택의찬사와더불어영어권독자들에게먼저주목을받았다.1999년에는『공중전과문학』으로문학연구가이자비평가로서의면모를발휘하며독일사회의민감한반응과거센반론을불러일으키기도했다.2001년『아우스터리츠』를발표해다시한번열렬한지지를받았으나,그해12월노리치근처에서불의의교통사고로세상을떠났다.생전에노벨문학상후보로수차례거론된바있으며,베를린문학상,북독일문학상,하인리히뵐문학상,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서상,하인리히하이네문학상,요제프브라이트바흐문학상등수많은상을받았고,사후에브레멘문학상,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알프스의눈과같이
그리고내가바다끝에가서머물지라도
어두운밤이전진한다
옮긴이의말|황무지위로퍼지는광기의속삭임
W.G.제발트연보

출판사 서평

첫눈으로마지막을들여다본작가
죽음이후에도착한제발트의첫번째문학
작가제발트를사랑하는작가배수아의번역

모든생명의기초,본래의아름다움,그리고언젠가는
소리없이인간사회를파괴하고말자연이라는유토피아

문단에등장한이후작품을발표할때마다“사물의물성에통달한듯한섬세하고농밀한언어”(수전손택)로독자들에게경이로움을선사했던작가이자,평론가들과연구가들로부터“우리시대의가장중요한목소리”로손꼽혀온W.G.제발트.그가1988년에발표한최초의문학작품인산문시집『자연을따라.기초시』가소설가이자번역가로활동하고있는배수아의번역으로출간되었다.작품발표후30여년,작가사후16년만의한국어판출간이다.이작품은이후탄생하게될그의산문픽션『현기증.감정들』『이민자들』『토성의고리.영국순례』『아우스터리츠』등을예비하는하나의스케치이자,저자자신이평생에걸쳐천착하게될주제인파괴의자연사,즉자연과인간사회의오래된불화,자연의끝모르는파괴충동,폭력과무력에쓰러져간인간들을시의언어로담아낸첫결실이다.
형식상세편의긴이야기시로구성된이작품에는인간과자연사이에지속되어온갈등을자신들만의방식으로예민하면서도고통스럽게느꼈던(실제로존재했던)세인물이등장한다.저자는겉으로는서로무관하게존재하는듯보이는인물들과그생애를감싼‘동일한기운의영향’을암시하며신중한태도로독자를이끌어간다.다른한편제발트의고유한문장감각은이작품이의도한짧은호흡속에서유독정제된빛을발하여,이후산문픽션에서의긴호흡을미리조율하여선취한듯한인상을준다.더불어작품곳곳에숨겨진암시와이미지,조각같은일화들은제발트의다른작품들을기억하는독자들에게작가와비밀을공유하는듯한은밀한기쁨을전해줄것이다.문학동네‘인문서가에꽂힌작가들’,W.G.제발트선집02권.


[책소개]

자연과인간사회의불화,자연의끝모르는충동,
그파괴의자연사를누구보다예민하면서도고통스럽게느꼈던인물들
『자연을따라.기초시』는세인물의흔적을따라가는세폭짜리그림형식을취하고있다.말하자면이작품은<이젠하임제단화>로알려진독일르네상스시대의화가마티아스그뤼네발트,18세기독일자연과학자이며의사로비투스베링의캄차카탐험에동행한게오르크빌헬름슈텔러,그리고빈프리트게오르크제발트자신으로엮어낸문학의세폭제단화다.이들은(이제는세상에없는제발트자신을포함하여)저마다다른시대와공간에서살다갔지만,작가는이들모두공통적으로자연과인간사회의불화,자연의끝모르는충동,그파괴의자연사를예민하면서도고통스럽게감각했다는사실에이끌렸다.그렇게자신을포함한세인물의공통점을은밀하게겹쳐내고그아득하고도희미한실마리들을직조하여조심스러운태도로아름다운시의언어를완성해냈다.

세상으로부터숨은화가그뤼네발트
제1부「알프스의눈과같이」에등장하는화가마티아스그뤼네발트(1455?~1528?)에대해서는생애는물론이고이름부터출생지까지,하나도명확하게알려진것이없다.그는사후150년가량거의잊힌예술가였다가,독일미술사가잔다르트에의해1675년미술사에최초로기록되었다.그전까지그뤼네발트의대표작<이젠하임제단화>는알브레히트뒤러의작품으로잘못알려져있었다.제발트는역사적으로거의아무것도알려지지않은화가그뤼네발트의흔적을,작품들과그안에숨겨진화가의자화상을하나하나따라가는방식으로추적한다.그러나이작품에는다른제발트작품에서와달리시각자료가등장하지않는다.시각자료의누락은독자들이회화작품자체가아니라그작품을해석하는제발트자신의시선을따라와주기를바라는,즉이차적감각행위를의도한장치라고할수있다.독자들은특히참혹하게리얼하여강렬하고격앙된정서를불러일으킨다고하는〈이젠하임제단화〉중〈십자가의예수〉의작업배경과작품자체를묘사한언어에주목하게된다.성서속한장면을그린이작품에서제발트가응시하고있는것은,당시의사회적상황들?한편으로는전염병때문에,또한편으로는농민전쟁과종교개혁이라는변혁의물결을겪느라사방에죽음의광란과공포의기운이감돌던지상의풍경과거기서살아가는인간의모습?이다.전염병의공포에서는간신히벗어났지만자신을방어하는법을익히지못한채혁명에뛰어든농민군들은,곡식이베어지듯이학살을당했고,살아남은자들은눈알이파이는형벌을받았다.이소식을들은그뤼네발트는검은천으로눈을가린다.화자는침묵하고독자들에게는암전이찾아온다.1525년5월18일의일이다.

인구과잉의도시를떠난의사슈텔러
「시편」139편의구절을제목으로삼은두번째이야기「그리고내가바다끝에가서머물지라도」에나오는인물은게오르크빌헬름슈텔러(1709~1746)로,덴마크출신의러시아탐험가비투스베링이1733년부터1743년까지이끈시베리아캄차카반도탐험에동행한독일인의사이자자연과학자다.늘먼곳으로의탐험을꿈꿔왔던성장기를지나우여곡절끝에캄차카반도에가게된슈텔러는현지의생태와환경조사에힘썼고,토착민인이텔멘인들과자주만나면서그들의풍습과민속,언어를연구한다.그곳에서다시길을떠난탐험대는유럽역사최초로알래스카만에닿게되고,슈텔러는그곳에서도식물과동물,기후와지형을관찰하는한편그곳토착민들과교류한다.이들은이후러시아로되돌아오던중훗날베링섬이라고불리게되는무인도에서좌초하고만다.대원들은섬에서스스로땅굴을파고들어가혹독한겨울을보내야했다.영양결핍과괴혈병,추위와습기,절망과질병으로선장베링을비롯하여다수의희생자가생긴다.그들을묻고돌아온슈텔러를기다리고있는것은동부시베리아소수민족들이러시아정부에반기를들도록선동했다는내용의고발장이었다.증거불충분으로풀려나기는했지만,이미수많은난관을겪으면서허약해져있던그의육신은곧열병에걸린다.마지막남은최후의안간힘으로여정을계속하던그는모스크바에서2000킬로미터떨어진시베리아의튜멘에서서른일곱의나이로숨을거둔다.사회로부터,문명으로부터멀리떨어져자신의소명을다했던슈텔러에게서제발트는스스로의또다른자아를발견한다.일생동안여행자이며연구자로살아온슈텔러와마찬가지로제발트또한자신의모든작품에서여행자이며연구자인화자이기때문이다.

떠나온곳으로되돌아간작가제발트
삼부작의마지막「어두운밤이전진한다」는작가자신과생애가일치하는화자가등장하는데,제발트는이시편을두고일종의“전후(戰後)시대의자연사”라고말하기도했다.그에걸맞게이이야기는선사시대의화석층을관찰하면서자기자신이라는한인간의기원에대해생각하는것으로시작된다.이어진일화,자신이제2차세계대전뉘른베르크폭격즈음에잉태되어종전즈음에태어났다는화자의고백은잉태와전쟁,탄생과파괴의역사가긴밀하게연결되어있음을암시한다.그러나정작화자-저자는성인이될때까지태어나기직전에일어났던전쟁과학살에대해제대로배운바가없었다.전쟁에대해언급하는것이금기시되어있던전후독일,그것도외진골짜기에서자랐던탓이다.1966년영국맨체스터로이주하고나서야비로소전쟁이사람들에게실제의상흔을남겼음을,그뤼네발트의그림이보여주는질병의색채가그대로현실임을알게되었고,산업혁명과자본주의가남겨놓은“죽어버린신화의강”을처음으로목격할수있었다.그는이제전쟁과자본의흔적을따라걷고헤매면서,그황량한풍경속에서역사를되불러낸다.이시의마지막편에서화자는자신이태어난독일로떠나는꿈을꾼다.뮌헨알테피나코테크미술관에있는알브레히트알트도르퍼의〈알렉산드로스대전〉을보기위해서다.〈알렉산드로스대전〉은기원전334년마케도니아의알렉산드로스대왕이아나톨리아의이소스평원에서페르시아의다리우스삼세를무찌른대전투다.화폭에는‘무한히하찮은인물들’이필사적이고치열하게삶과죽음의난투를펼치는살육장위,‘웅장한자연의불가해한아름다움’이궁형으로펼쳐진다.화가는이전투장면의배경을그릴때특이하게도지도상의남쪽을위쪽으로배치했다.그래서그림의위로지중해와키프로스섬이보이고,그뒤로홍해가,오른편에는이집트와나일델타가있으며가장먼곳에서아프리카의설산봉우리가희게빛난다.

첫번째시는그뤼네발트의죽음으로끝나며,두번째시는슈텔러의죽음으로끝난다.그리고세번째시는벽에걸린알트도르퍼의그림을가리키면서“죽음이우리의눈앞에놓여있다”라고쓴카프카를인용하며막이내린다.그뤼네발트와슈텔러의죽음,그리고얼마후도래할작가자신의죽음은,승리와영광이라고믿지만사실은‘파괴의자연사’를쌓아가는인간역사를묘사한알트도르퍼의그림에투영되고있다.이러한죽음이라는내용과더불어,이세편의이야기시는모두흰눈의이미지로끝난다.초월과형이상학,그리고세계의‘정지상태’에대한상징으로서의흰눈.
이모든인물,일화,이미지를써내려가고죽음과흰빛으로마무리하면서작가가강조하고싶은바는어쩌면언젠가는불가피하게“소리없는재앙”을불러오게될맹목적인자연,그자연과인간의불가피한불화일지도모른다.모든생명의기초,본래의아름다움,언젠가는그본래의자유를위해인간문명을물리쳐버릴자연이라는유토피아.그러나동시에파괴의힘을감각하고고요속으로침잠했던은둔의인물들은자연의유토피아를경험할수있었다.그경험은문학을매개로하여다시인간의삶,우리의눈과마주친다.등장인물들의입을빌린최후의문장들:삶,사랑,죽음,물,불,선,악.다시생명과존재에대한물음.이것이우리앞에또다른언어의옷을입고도착한제발트최초의물음표다.

[추천사]

가장볕이잘드는순간에도지하무덤의서느런공기가스쳐지나가고,가장싸늘한순간에도어디선가빛이새어오는문장들,이야기들.이책덕분에우리는지금까지알지못했던또다른제발트를발견한다.
_디차이트

이작은책은얼마나강력한마약인가.그마약을흡입한다는건제발트가이끄는행렬을따른다는뜻이다.책을읽다보니그런충동에휩싸였다.그가쓴글을소유하고싶다는욕망.
_패티스미스

진지함속에서위대한힘을발휘하는작품.
_J.M.쿳시

첫번째이야기를다읽기도전에기이한소용돌이속으로빨려들게하는,유類가다른작품.
_노이에취리허차이퉁

섬세하고농밀할뿐만아니라사물의물성에통달한듯한제발트의언어는한마디로경이로움그자체다.
_수전손택

제발트는그어떤문학적계보로도섣불리분류할수없는독창적인작가다.우리는그를우리시대의가장중요한목소리로기억할것이다.
_더뉴욕타임스북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