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김개미 시집)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김개미 시집)

$12.00
Description
김개미 시인의 시집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이 시집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본격적으로 시를 읽기 전에 각 부의 머리말이 되어준 소제목부터 먼저 읽어보십사 당부를 드리고 싶은 까닭은 ‘울면서도 웃었어’, ‘우선 좀 혼탁해져야겠다’, ‘소리에도 베인다는 말’에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가 그득 배어 있는 탓이다. 사실 이 시집은 손에 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술술 읽어 넘길 수 있는 그런 유의 시집은 아니다. 한 편 한 편 한 연 한 연 한 문장 한 문장이 아프기 때문이다. 짙기 때문이다. 질기기 때문이다. 상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진행형의 ‘나’이며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

김개미

저자김개미는2005년『시와반시』에시를,2010년『창비어린이』에동시를발표하며등단했다.시집『앵무새재우기』,동시집『커다란빵생각』『어이없는놈』,그림책『사자책』『나의숲』,시그림집『나와친구들과우리들의비밀이야기』를냈다.제1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을받았다.

목차

목차
시인의말005
1부울면서도웃었어
한여름동물원012
재(災)의자장가013
그밤014
검은집의아이016
초인의죽음018
덤불속의목소리020
편두통021
네개의심장022
사촌023
얼음신부024
가랑잎,은혜로운장난감025
봉인된,곳026
실족027
야행성028
너보다조금먼저일어나앉아030
복숭아뼈에고인노을032
검은결혼033
어둠속의매장034
평생036
즐거운청소038
2부우선좀혼탁해져야겠다
고요한봄040
바위틈의언니042
높은옥수수밭044
파란명찰을가슴에단날들046
해맑은웅덩이049
무서워서우리는050
녹슨방051
절개지에누워052
비커054
우울한토르소056
목격자058
1人의방059
정오의축복060
하얀밀림의시간062
천변에버려진노을064
은밀한장난065
소행성JK-326호066
자정의산책068
화장070
봄날은평온하고072
3부소리에도베인다는말
달074
베갯속에파묻은말075
나무위의아이076
무료한아이들078
지옥에서온겨울080
잔인한동거082
사구(砂丘)083
우리는눈꽃과같이084
열아홉086
반인반수의시간088
공이떨어진정원089
감자꽃은수줍음많은별090
나는로봇092
노을을바치는제단094
개미귀신096
아사(餓死)097
노란전구,끄지않은098
땅속의방100
즐거운수감101
자장가102
해설|어떤어둠을이해하고자하는안간힘103
|황예인(평론가)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문학동네시인선091김개미시인의시집『자면서도다듣는애인아』가출간되었다.어디선가들어본이름이라면머릿속에떠오른그사람이아마맞을것이다.동시장르에서도맹렬히활동하고있는그김개미시인말이다.
2005년『시와반시』로등단한이후2008년첫시집『앵무새재우기』를출간할때까지만해도시인은‘김산옥’이라는본명으로활동했다.간호장교출신의‘감각적인이미지스트’라는평가를받기도했다.이후시인은‘김개미’라는필명으로살게됐다.2010년『창비어린이』에동시를발표하면서부터달기시작한...
문학동네시인선091김개미시인의시집『자면서도다듣는애인아』가출간되었다.어디선가들어본이름이라면머릿속에떠오른그사람이아마맞을것이다.동시장르에서도맹렬히활동하고있는그김개미시인말이다.
2005년『시와반시』로등단한이후2008년첫시집『앵무새재우기』를출간할때까지만해도시인은‘김산옥’이라는본명으로활동했다.간호장교출신의‘감각적인이미지스트’라는평가를받기도했다.이후시인은‘김개미’라는필명으로살게됐다.2010년『창비어린이』에동시를발표하면서부터달기시작한이이름표는2013년『어이없는놈』으로제1회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을받으면서알록달록한컬러감으로그입체성을더하게됐다.그런데왜하필개미일까.시인의이름으로‘김개미’는시인인생에어떤그림자를드리울까.
이필명은어린시절친구들로부터비롯되었는데그녀의설명에따르면지극히소박하고단순한의도가담긴이름이란다.수줍음이많아서말은거의안했지만친구들이놀리거나무시하지는않고다만‘개미’라는별명을붙여줬다고.조용하지만어딘지존재감이분명있었던것으로예상이되기도하거니와시인이이번시집안에서자주쓰곤하던‘그림자’라는키워드가일견덧씌워지기도하는대목이다.어쨌거나‘김개미’라는이름으로는처음내놓는시집이다.작고검고소리없는듯해도분주한뉘앙스의이름김개미로내놓은한권의동시집과한권의시집제목부터다시본다.일부러작정한것은아니지만뭔가궤가꿰인다.‘어이없는놈’과‘자면서도다듣는애인아’라.
『자면서도다듣는애인아』는총3부로나뉘어있다.본격적으로시를읽기전에각부의머리말이되어준소제목부터먼저읽어보십사당부를드리고싶은까닭은‘울면서도웃었어’,‘우선좀혼탁해져야겠다’,‘소리에도베인다는말’에시집전체를관통하는정서가그득배어있는탓이다.사실이시집은손에쥔그순간그자리에서술술읽어넘길수있는그런유의시집은아니다.한편한편한연한연한문장한문장이아프기때문이다.짙기때문이다.질기기때문이다.상처이기때문이다.무엇보다현재진행형의‘나’이며내이야기이기때문이다.
“죽기도살기도좋은날씨”(「한여름동물원」)는얼마나어려운감정인가.“울면서웃었어”(「그밤」)는그래서어쩌란마음인가.“죽어서도깨어있어야해”(「검은집의아이」)란얘기를수없이들어왔다.“나는짐승인가귀신인가”(「초인의죽음」)하는생각에매번고개를갸우뚱거려왔다.“왜나는병들지않았는데아플까.왜죄짓지않았는데도망칠까.”(「덤불속의목소리」)라는자기반성속매번뭔가를끼적거려왔다.매번메트로놈같이흔들리는나와내그림자와싸우는일.아침과밤과싸우는일.빛과어둠과싸우는일.삶과죽음과싸우는일.이겹겹의교집합속에“고래의뱃속과도같은허기를채울수가없어서”(「네개의심장」)시인은저홀로저자신을파먹으며여기까지왔다.
그래서감히나는이시집을김개미시인의도저한사춘기가오롯이기록된뜨거운일기장이라부르고싶은것이다.김개미시인에게시인만의사춘기는일정기간끓어올랐다가식은나날이아니고평생계속될물음표라는것이짐작이되고도남음이어서이다.어려서늙었고늙어서어릴거라는것.정답을찾지않고정답을향해갈뿐이라는것.어쨌거나마침표로단정짓는단아함보다는물음표로갈고리를거는호기심에더한재미를느낄거라는것.
“나는왜개미들의행진을쫓아가는”(「복숭아뼈에고인노을」)지명백히이해했다면쫓지않는것은어른이고그럼에도종종걸음으로쫓고있는것은어린이일것이다.동시와시모두를섭렵하고있는김개미시인에게서우리가기대할수있는영역도아마그꼬리에꼬리를물고늘어질,정의할수없는우리의나고감이라는이야기의똥줄일것이다.“무서운건쥐/쥐는안망해/할미꽃뿌리를던진항아리속에서/흰구더기들만죽어/고요하게풀을기르지”(「고요한봄」)라는시에서짐직유추할수있듯비유와사유의교차에서우리에게가르침은하나없고우리에게말해주고보여주기에급급한겸손함으로이시집은단단히채워져있다.그렇다고응석받이처럼제감정에푹젖어서시시한감정놀음에바쁜것도아니다.“씨발.우선좀혼탁해져야겠다”(「파란명찰을가슴에단날들-영수에게」)라는선언을보자.대들고맞아온세월,그날들에대해“어떻게일일이다말할수있겠”(「우울한토르소」)느냐고하지만그래서“아이들얘기나하는수밖에”(「우울한토르소」)없다고다시처음,그원형을향해일단가보겠다는의지의표명은‘사랑’이아닌가.
그러니까이시집은완벽하게새로운스타일의사랑시집으로읽혀도좋으리라.“흐린날에도눈이오는날에도우리의임무는/해를기다리는것이라는것/해가떠도해를기다리는것이라는것”(「하얀밀림의시간」)이바로사랑일지니나는궁금할따름이다.“왜아무때나한숨을푹푹쉬게되는지.왜돌멩이를걷어차게되는지.왜사타구니가손을끌어당기는지.”(「무료한아이들)」).사랑이라는알수없음,사랑이라는설명불가의덩어리와놀기위해이시집은태어났다.키보다빨리자라는궁금증을점점더증폭시키며이시집은놀고있다.이시집의건강함은“매일한가지씩시시한것들이생”(「무료한아이들」)겨나기에“공벌레처럼혼자서도똘똘똘뭉칠수밖에”(「무료한아이들」)없게된우리들의생명력이점점자생력을더욱갖추게된다는사실에입각한다.“나의역할은눈코입이없는구슬.차이고밟혀도명랑하게굴러다니는것.”(「잔인한동거」)이라지않은가.
김개미시인의『자면서도다듣는애인아』는시인안의어린이가없었다면쓰일수없는시집이다.우리안의어린이가있다면우리이야기로기꺼이다읽어낼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