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와 무지 사이 (장경렬 평론집)

예지와 무지 사이 (장경렬 평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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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장경렬의 새로운 평론집 『예지와 무지 사이』. 늘 꾸준히 학문에 매진하며 의미 있는 비평과 번역작업을 해온 그는 동시대의 한국문학 역시 성실하게 읽어왔다. 함윤수, 함혜련, 김종철, 나태주, 이정주, 김기택의 시와 현길언, 유익서, 김석희, 김동민의 소설, 그리고 황선미의 동화까지 중견 문인들을 중심으로 쓰인 이 평론들은, 언뜻 지나치기 쉬운 한국문학의 독특한 면모를 조명하여 독자들이 새로운 독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

장경렬

저자장경렬은인천출생으로,서울대학교영문과를졸업했다.미국오스틴소재텍사스대학교영문과에서박사학위를받고,현재서울대학교영문과교수로재직중이다.비평집으로『미로에서길찾기』(1997),『신비의거울을찾아서』(2004),『응시와성찰』(2007),『시간성의시학』(2013),『즐거운시읽기』(2014),『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2016)이있고,문학이론연구서로TheLimitsofEssentialistCriticalThinking(『본질주의비평적사유의한계』,1990),『코울리지』(2006),『매혹과저항』(2007)이있다.한편,최근번역서로『선과모터사이클관리술』(RobertPirsig,2010),『노인과바다』(ErnestHemingway,2012),『백내장』(JohnBerger,2012),『젊은예술가의초상』(JamesJoyce,2012),『라일라』(RobertPirsig,2014),『학제적학문연구』(JoeMoran,2014)등이있다.

목차

머리말:예지와무지사이

제1부컴퓨터시대의글쓰기,그가능성을찾아서

컴퓨터로글쓰기,무엇이문제인가
컴퓨터,인터넷,그리고문학
사이버공간과문학의미래
환상문학,또는환상과현실의경계영역에서
현실과환상사이―두유형의새로운환상문학을찾아서

제2부우리시대의시텍스트를찾아서

상징의언어이면의현실이해를찾아서―함윤수의시적상징이의미하는것
‘순수의노래’에서‘경험의노래’로―함혜련의시세계와‘드러냄’의깊이와아름다움
모기에서시인으로,시인에서모기로―김종철의「모기순례」와시적깨달음의순간
‘심장의황홀경’한가운데서―나태주의『황홀극치』와시의존재이유
시선의이쪽과저쪽사이에서―이정주의「홍등」과김기택의「껌」에서읽히는시선의차이

제3부우리시대의소설텍스트를찾아서

“숲”과“사막”으로난길을따라서―현길언의성장소설『낯선숲으로난길』과『사막으로난길』읽기
미완의비극에서희화로―피츠제럴드의『위대한개츠비』에서유익서의「목련나무편지」까지
숨은칼을찾아서―김석희의『하루나기』와실험적창작정신
‘장애물경기를하듯’삶을사는이들과의공감을위하여―김동민의『무슨말로노래하라하십니까』와장애인의삶
사랑의힘과삶의현실사이에서―황선미의『마당을나온암탉』과어린이문학의깊이

제4부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논의,그궤적을따라

환유적단순화와은유적신비화―포스트모더니즘의이해와수용에따른문제
포스트모더니즘,그정체를찾아서―성민엽의포스트모더니즘논의에덧붙이는하나의보론
지형의변화와시각의차이―모더니즘과포스트모더니즘사이의비교이해를위한하나의시론
모더니티와한국의현대문학―모더니티에관한하나의단상

출판사 서평

예지와무지사이,그미려한문학의길을찾아서

영문학자이자문학평론가인장경렬의새로운평론집『예지와무지사이』가문학동네에서출간되었다.늘꾸준히학문에매진하며의미있는비평과번역작업을해온그는동시대의한국문학역시성실하게읽어왔다.다채로운모습으로웅숭깊은작품세계를펼치고있는중견문인들을중심으로쓰인이평론들은,언뜻지나치기쉬운한국문학의독특한면모를조명하여독자들이새로운독서를경험할수있도록돕는다.또한이책은그가써온문학론들을최근의흐름과이해에알맞도록대폭수정하고보완하여수록했다는점에서의미가남다르다.급격하게변해가는정보통신환경에발맞춰컴퓨터와인터넷이일반화되어있는우리시대의글쓰기를논했으며,1990년대에활발히진행되었던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논의를세세히종합하여정리한글들도주목해볼만하다.

제1부는‘컴퓨터시대의글쓰기,그가능성을찾아서’라는제하에구전문학에서부터붓과펜,타자기를거쳐마침내컴퓨터로까지발전한인류의글쓰기도구에대해서우선집중적으로조명한다.그리고인터넷을이용하여널리퍼져나가고있는문학작품들의양상과앞으로의모습또한짚어본다.또한기술의발전,온라인게임의부흥과더불어함께번성한환상문학들에대해서도이야기한다.

인터넷을문학의통로로사용한다고해서문학자체가달라지는것은아니다.여전히종이책을통해발표되었던것과다를바없는,또한이미종이책을통해발표되었던,문학작품이나문학관련글들이인터넷공간을채우고있으며,커다란이변이없는한이같은상황은앞으로도당분간계속될것이다.하지만구비문학에서활자문학으로바뀌면서문학이근본적변화를겪었듯인터넷이라는새로운전달매체로인해언제일지는모르지만문학은무언가근본적변화를겪을것이다.그러한변화의양상과정도가어느정도일지,또한어느방향으로문학이변화해나아갈지를모를뿐,변화는필연적인귀결일수있다.(53쪽)

제2부에서는‘우리시대의시텍스트를찾아서’라는제하에함윤수,함혜련,김종철,나태주,이정주,김기택의시작품들에대해이야기한다.

정녕코,비록헛되고어리석은몸짓이라고해도,예술가는영원을붙잡으려는몸짓을포기할수없다.이를포기함은곧‘끝이없는오랜즐거움’에대한탐구자체를포기하는것이되고,따라서예술가자신의존재이유를상실하는것이되기때문이다.그런의미에서예술행위란어리석은몸짓일수도있지만이와동시에비극적영웅의몸짓일수도있다.문학사와철학이말해주고있듯,죽음과파멸을예견하면서도매혹적인탐구의대상앞에서뒷걸음치지않는자가바로비극적영웅으로서의시인이다.그런의미에서볼때시인은죽음을향해다가가는불나방과도같은존재,파멸을감지하면서도여전히매혹된불을향해다가가는존재인지도모른다.(189~190쪽)

제3부에서는‘우리시대의소설텍스트를찾아서’라는제하에현길언,유익서,김석희,김동민의소설작품,그리고황선미의동화에대해이야기한다.

우리는끊임없이타자화와추상화에경계의눈길을늦추지않는다.그렇다면그런경계의눈길을가능케하는것은무엇인가.그것은바로문학이고인문학교육이아닐까.문학또는인문학교육은대상의타자화를뛰어넘어대상을적극적으로사랑하게만드는그무엇,내가곧남일수있게만드는그무엇이다.다친새끼참새를정성스럽게돌봐주도록하고그새끼참새에대한어미의안타까움을이해할수있도록하는것이바로문학또는인문학교육인것이다.(278쪽)

제4부는한국문학계에서벌어진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논의에대한저자의의견을드러낸글들을모았다.포스트모더니즘의이해와수용부터모더니티의의미에관한정리까지깊이있는통찰을보여준다.

포스트모더니즘의정체를밝히기위한다양한노력이나포스트모더니즘담론이나름의미를갖는다면,바로이처럼오늘날우리세계의변화를검토하고이해하는데도움을줄수있는한에서그러하다.그렇다고해서,포스트모더니즘에대한모든논의가다그런역할을할수있다는뜻은아니다.세계어디에서도마찬가지겠지만우리주변에서쉽게확인되는불성실한포스트모더니즘담론?은유적신비화나환유적단순화를통해실체화하려는조급성을보이는포스트모더니즘담론?이라면이는마땅히재고(再考)되어야한다.(332쪽)

장경렬은인간이예지와무지사이를늘넘나들고있으며,이를삶과현실의숨결이감지되는구체적인사례를통해환기시키는것이문학이라고말한다.그에따르면문학은깨우침을강요하지않으며,그러면서도사람들을부드럽게인도한다.이러한‘무지와예지사이’에서는광인과시인이다르지않다.이들은자유로운정신을바탕으로,참을수없이반듯한사회에순응하기를거부한다.숨막힐정도로답답한현실에균열을내어우리가숨쉴수있도록해주는것.어쩌면장경렬의바람처럼,시인이든광인이든현실에저항하고새로운삶의길을찾아헤매는이들모두가자유롭고평화롭게거주할수있는곳이이세상이기를바라는염원이야말로문학일지도모른다.

*

문학의일깨움은적지않은종교적담론이그러하듯신비주의적이지도않고,수많은철학적담론이그러하듯관념적이지도않다.문학은인간의구체적이고현실적인세계와삶에뿌리를내리고있기에,그어떤담론보다도편안하고쉽게접근할수있다.말하자면,별도의‘준비된시선’이나‘무장된시선’을요구하지않는것이문학이다.그렇다고해서,문학의일깨움이사소한것이라는말은아니다.문학의일깨움은때로우리의평온한의식을흔들어뒤엎기도하고,때로기존의도덕관과가치관과세계관을뛰어넘어새로운미래로우리의정신을안내하기도하지않는가.
―‘머리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