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와 무늬 (최영미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최영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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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혼에 새겨져 끝내 불멸하는 유년에 바치는 최초이자 최후의 고백 『흉터와 무늬』.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 최영미의 첫 장편소설이다. 아름답고도 잔혹했던 유년의 시간, 그 서늘한 성장의 기록을 만나볼 수 있다. 한 소녀의 성장담이자 유년의 상처를 품고 자라난 한 인간의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삶의 기록이다. 이 소설은 한 인간이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상처를 감내해야 하는가, 그리고 유년의 상처는 우리를 어떤 인간으로 빚어내는가에 대해 보여준다.
저자

최영미

저자최영미는1992년『창작과비평』겨울호에시「속초에서」외7편을발표하며등단했다.저서로시집『서른,잔치는끝났다』『꿈의페달을밟고』『돼지들에게』『도착하지않은삶』『이미뜨거운것들』,장편소설『흉터와무늬』『청동정원』,산문집『시대의우울:최영미의유럽일기』『화가의우연한시선』『길을잃어야진짜여행이다』등이있다.이수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흉터와무늬9
작가의말402

출판사 서평

『서른,잔치는끝났다』시인최영미의첫장편소설
아름답고도잔혹한유년의시간,그서늘한성장의기록


시인이자소설가인최영미의첫장편소설이문학동네에서출간되었다.『흉터와무늬』는첫시집『서른,잔치는끝났다』로50만부가넘는판매를기록하며문학계에돌풍을일으킨최영미시인이,시로문단에나오기전부터써온소설이다.누구나통과해야하지만누구도쉽게통과하지못하는유년시절을시적이면서도진실한언어로다루고있다.2005년처음출간한이책은저자가내용을수정하고,삭제하고,추가하는과정을거쳐개정판으로출간되었다.
『흉터와무늬』는한소녀의성장담이자유년의상처를품고자라난한인간의처절하고도아름다운삶의기록이다.유년이라는시간안에존재하는기쁨과슬픔,수치심과죄의식은인간의영혼에흉터로남고,흉터는그사람을이루는무늬가된다.이소설은한인간이인간으로성장하기위해어떤상처를감내해야하는가,그리고유년의상처는우리를어떤인간으로빚어내는가에대한이야기이다.

“나의유년은지구가억만번을자전해도멸종되지않을것이다.”
우리안에서불멸하는유년에바치는최초이자최후의고백


남편과이혼하고폭식증에걸린여자,하경은거울을보다가자신의얼굴이흉터인지무늬인지알수없는것으로가득차있는것을발견한다.평소에는보이지않지만유심히바라보면서서히모습을드러내는그것.그것은유년시절이남긴흔적이다.그흔적은잊었던기억을불러일으키며그녀를유년의시간으로소환한다.그리고그녀는문득자신에게언니가있었다는사실을깨닫는다.태어날때부터불치병에시달리다결국열일곱나이에미국에서세상을떠난언니.하경은언니가죽은이후마치그녀가처음부터세상에존재하지않았던것처럼그녀를완전히잊고살아왔다는사실을불현듯깨닫는다.
하경은권위적인아버지와순종적인어머니아래에서세자매와함께자란다.아버지정일도는박정희정권에반대한쿠데타인‘반혁명사건’에가담한유일한민간인으로,감옥에서나온뒤일정한직장없이사회의변방을떠돈다.그는조금만심사가뒤틀려도밥상을뒤엎어가족모두를숨죽이게만든다.정일도의삶은현대사와맞물리며가파르게오르내린다.하경네가족의삶은그런아버지와함께,옥수수죽과깍두기로하루하루를지낼정도로가난한환경에서평창동의2층양옥으로,큰폭으로요동친다.그가족안에서하경역시감정의풍랑을겪으며성장해간다.
하지만그곳에서언니는늘숨죽이고있는존재다.언니는침묵속에살며,자신의존재를드러내지않는다.반면생명력이강한하경은누구에게도지고싶지않아놀이에서도늘앞장을서고,치열하게공부해서자신의존재감을쌓아올려간다.하경이가족의기대를한몸에받는동안언니는보이지않는다.언니는죽는그순간까지하경의의식속에자신의자리를만들지못한다.그렇게언니가열일곱이되던해,삼촌의권유로치료를위해그녀는미국으로보내진다.그녀를고아로만들어고아원에서지내게한뒤미국으로입양이되도록하는계획이었고,그것은현실이되어곧언니는미국으로향한다.그러나얼마후수술에실패한언니는화장되어한줌의재로가족에게돌아온다.
방송작가로살고있는현재의하경은언니에대한기억을되찾은후그녀의죽음에의문을품기시작하고,언니가어떤과정을거쳐죽음에이르게되었는지추적해나가기시작한다.

“나는미래를믿지않는다.내가믿는건차라리과거이다.”
유년의상처는흉터로남고,흉터는나를이루는무늬가된다


하경은언니의죽음의진실을추적해나가다뜻밖의사실을맞닥뜨린다.언니가처음부터미국에가지않았을지도모른다는의심이고개를들고,하경은혼란에빠진다.그리고그녀를더욱혼란스럽게하는것은동생들과엄마의증언이다.그녀는자신이언니를때린적이있다는사실,그리고그림자속에갇혀숨죽인채죽음을향해나아가기만한줄알았던언니에게도그녀의삶이있었다는사실을깨닫게된다.그리고자신의얼굴에새겨진상처들은언니의손톱자국이었고,그것은자신에대한언니의저항이기도했지만삶에대한투쟁이기도했다는사실을.
『흉터와무늬』는하경의고통스러운성장담을다루고있다.찾고싶은기억과삭제해버린기억,그리고돌이키고싶은진실들이있다.그녀의이야기는유년이라는시간의보편적이면서도특수한시간이필연적으로지니고있는모순을담아내고있다.유년의시기는자주아름답고찬란한시기로그려지지만또그만큼이나어둡고떠올리고싶지않은상처를품고있다.우리모두에게는유년의상처가있다.그것은보이든보이지않든흉터로,또무늬로우리에게남아있을것이다.그래서『흉터와무늬』는우리모두의이야기이고,나의이야기이다.아름답지만서늘하고,고통스럽지만진실한삶의이야기이다.

[추천사]

『흉터와무늬』는살아남은자의슬픔이고회한이면서지나간연대,우리들삶의아픈기록이다.속깊이감추어둔상실과고독의어두운공동(空洞)을파고드는작가의깊고내밀한시선에의해상처는정화되고,비로소빛을얻는다.
-오정희(소설가)

이소설속에빛나는모습으로생생하게살아있는사람은단연‘아버지’다.아버지가소설속에등장하면나는아연긴장했다.키가장대같은한사나이가글속에서성큼성큼걸어나오며내멱살을잡고우렁우렁한목소리로“야,이놈아지금뭔소리허냐”며나를내팽개칠것만같았다.한국문학에서이렇게강렬한성격의아버지를나는보지못했다.‘아버지’는다름아닌지금우리곁에펄펄살아있는역사여서일것이다.나는이아버지를주인공으로한,살아거친숨을쉬는강한남성영화를만들었으면하는생각이다.만약아버지정일도가이소설을본다면딸의정강이는온전하지못할것이다.아마어디로숨거나멀리도망을가야할것이다.
-김용택(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