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성석제 소설)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성석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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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성석제가 안내하는 상상너머의 세계와의 조우!
장르와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이야기꾼 성석제의 탄생을 알린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데뷔작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처음 나왔을 때 이것이 과연 시인의 산문시인지, 재기발랄한 수필이라 해야 할지, 상상력의 끝까지 뻗어나가는 픽션인지 종잡을 수 없었던 이 작품은 우리를 미지의 나라로, 첫사랑과 책을 좋아하는 벗과 어처구니들이 사는 서재로 데려간다. 다채로운 소설 속 어처구니없는 사람과 사건들,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펼쳐낸 풍성하고 기묘한 이야기들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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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성석제

저자성석제는1995년『문학동네』에단편소설「내인생의마지막4.5초」를발표하며등단했다.소설집『그곳에는어처구니들이산다』『첫사랑』『호랑이를봤다』『홀림』『황만근은이렇게말했다』『번쩍하는황홀한순간』『어머님이들려주시던노래』『참말로좋은날』『지금행복해』『이인간이정말』『?리도괴리도업시』『사랑하는,너무도사랑하는』,장편소설『왕을찾아서』『아름다운날들』『인간의힘』『도망자이치도』『위풍당당』『단한번의연애』『투명인간』,산문집『즐겁게춤을추다가』『소풍』『농담하는카메라』『칼과황홀』『꾸들꾸들물고기씨,어딜가시나』등이있다.

목차

9웃음소리
12비명
16먹는다
18또먹는다
21교통사고
26다이빙
32자전거나라1-방문
43자전거나라2-선거
47자전거나라3-축제
55꿈인가놀아보니
60꿈의술집
64무인도의토끼
68눈물흘리는사람
71놀이하는인간
76역사가
80수집가
84발명가
91무위론자
95낙천가
99소수파
103소설가
115직업
119웃지않고이야기할수가없다
124버릇
130그림자밟기
138절1-도통
145절2-수첩
149절3-노학
152절4-무숙자
163절5-송이
168노래로외우다
172왕복
177비밀결사
185예언자
190술
193목이좋은곳
197외길
202중국에서온편지1-거지
204중국에서온편지2-매
208눈속의달걀
210물이새다
216단계
219경강선
222논
225지방색1-모래밭
228지방색2-고원
231지방색3-물
235정체
238향기
240낮도깨비
242이야기꾼1-향수
246이야기꾼2-별구경
256이야기꾼3-구름처럼산돼지처럼
263휴가
265온다
268파이프
270자동판매기
272가계
275할머니의뜰
278여행자
282우주의끝
284이프로그램은유효하지않은명령을실행함으로써시스템의무결성無缺性을위반했으므로종결될것입니다.이제까지했던작업의정보는사라집니다.시스템을재시동하겠습니다.동의합니까?

286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것은시인가,소설인가,산문인가!
장르와상상의한계를뛰어넘는
이야기꾼성석제의탄생을알린전설적인데뷔작


성석제는1986년[문학사상]에서시부문신인상을받으며등단했다.그의첫번째책은1991년에출간된시집『낯선길에묻다』였다.그리고‘시인성석제’와‘소설가성석제’사이에한권의책이놓여있다.성석제에게‘이야기꾼’‘풍자와해학의장인’이라는수식어를안겨준파격적이고충격적인데뷔작『그곳에는어처구니들이산다』이다.
『그곳에는어처구니들이산다』가2017년문학동네에서새로운장정과구성의개정판으로출간되어독자들곁에돌아왔다.이책이처음나왔을때,이것이과연시인의산문시인지,재기발랄한수필이라해야할지,상상력의끝까지뻗어나가는픽션인지종잡을수없었다.문단과독자들이그어놓은장르의범주안에성석제의글들은쉽게들어오지않았다.성석제는이데뷔작이후로도이렇게짧은분량의글안에경계지을수없는상상과현실적인소재와캐릭터들이한데녹아있는글들을꾸준히써왔고,오늘날그의‘짧은소설’은독보적인장르가되었다.
“시를뼈라고하고산문을살이라고한다면‘뼈와살사이’에는무엇이있는가.최소한조사‘와’가있다.뼈이면서물렁한것(가령물렁뼈),살이면서때에따라딱딱해지는것이있다.뼈라고부를까,살이라고부를까”라는저자의말처럼,뼈이면서물렁하고살이면서때에따라단단해지는그의소설들은장르와상상의한계를뛰어넘으며우리를미지의나라로,첫사랑과책을좋아하는벗과어처구니들이사는서재로데려간다.
흔히어이없고황당하며일반적인상식을넘어서는일을맞닥뜨렸을때쓰는‘어처구니없다’라는어구의‘어처구니’는,본디‘상상보다큰물건,사람’을뜻하는말이라한다.성석제의이다채로운소설속어처구니없는사람과사건들을읽어나가다보면,어느순간우리는상상너머의세계와조우하게될것이다.

“그라믄머하노”가던지는전복적상상력
무위론자와소수파들의목소리로건축된놀라운세계


성석제의소설에는언제나지독하고지겨운현실가운데에서도전복과반전을꿈꾸는인물들이있다.만사가너무진지해지고무거워지려는찰나“그라믄머하노”라는말로묵직한돌직구를던지는친구가있고,“무조건반대는나쁘고무조건찬성은좋으냐”고묻는소수파가있다.화려한외양을중시하고성공적이고잘나가는것을과시하는사람에게삐딱한자세로발을거는과속방지턱같은이인물들은,현실에서는아웃사이더이고마이너일지모르나성석제월드에서는개성만점의주연들이다.
「무위론자」에는친구들끼리모여한잔하는가운데누군가가한창세속적인자기자랑을늘어놓기시작하면단두마디로그러한자랑을격파해주는사이다같은인물이등장한다.마술같고주문같은그말은“그라믄머하노”.

상대는놀라고당황해서허둥지둥그사업에관하여화려하고웅대한청사진을보여준다.물론그는이야기를다들어준다.그러고다시“그라믄머하노”하고싱겁게격파한다.상대는필사적으로사업이익이얼마나클것인가,결국그사업이성공하면이자리에있는모두가약간씩은덕을보게될것이라고과장까지한다.소용없다.그의마지막결정타가터진다.“그라믄머할낀데,날도더븐데.”
_「무위론자」중에서

자아도취형인간들의장광설을단박에제압해주는무위론자의이“그라믄머하노”의바통을넘겨받는것은「소수파」이다.이소설은땅부자인할아버지가평생토록지켜온소수파지지신념에대해그리고있다.소설의첫부분에서할아버지의특징은두가지로요약된다.할아버지에게는땅이많았다.그리고할아버지는소수파였다.

그런데할아버지는늘소수파였다.소수의편을들었다.땅이많은사람은적은사람보다소수다.할아버지는땅이많은사람의편이되기위해소수파가되었을까.그것만은아닌것이,선거할때여당과야당후보가있으면야당에표를찍었다.큰야당과작은야당이있으면작은쪽에표를찍었다.그당의성향이나정책이나인물은문제가되지않았다.
_「소수파」중에서

언제나소수파를지지하겠다는신념으로할아버지는‘골수야당분자’로찍히고서서히땅을잃어간다.군부대에게빼앗기고,지방도로에빼앗긴다.이런저런불이익에도소수인쪽을지지하겠다는신념을굳건하게지켜왔던할아버지는어느권력자의종신독재를가능케하는개헌안투표를두고손자와부딪친다.학교에서개헌안찬성을독려하도록아이들을부추겼기때문이다.

손자는무조건반대만하는것은무조건나쁜일이며반대에는확실한이유가있어야한다고선생님이말했다고이야기했다.만약자신에게투표권이주어진다면무조건찬성에표를찍겠다고도.
무조건반대는나쁘고무조건찬성은좋으냐?
할아버지는물었다.
무조건반대하는사람은나라가발전하는걸원하지않는사람이죠.그런사람은나라밖으로나가야해요.
무조건찬성하는사람은나라가발전하는걸원하는사람이냐?그런사람은나라안에서또어디안쪽으로더들어가느냐?_「소수파」중에서

“그런사람은나라안에서또어디안쪽으로더들어가느냐?”는할아버지의질문은지방색연작중첫번째작품인「지방색1-모래밭」이라는소설로이어진다.

그지방은산으로둘러싸여있다.출구가없고입구도없다.그지방에서태어난사람은모두그지방에서죽는다고알려져있다.사람들은변두리에서태어나차츰안쪽으로밀려들어가최후에는가장안쪽에서게된다고한다.그들은바깥세계에대해서알지못한다.바깥세상에대해말하는것도금기다._「지방색1-모래밭」중에서

변두리에서태어나안으로,안으로밀려들어간뒤최후에는가장안쪽에서게되는사람들.그런데바로이지점에서어느날뭔가좀이상하다고생각하기시작한문제적인물이등장한다.“그는안으로들어가는대신밖으로가기로했다.”그는자신이태어난고향을벗어나바다로가기로결심한다.

그는잠깐자신이태어난곳을돌아보았다.커다란주름이잡히듯이천천히안으로밀려가는사람들이보였다.그는다시는그곳을생각하지않기로했다.돌아가지도않겠다고결심했다._「지방색1-모래밭」중에서

이책의말미에는인상적인영원한‘여행자’가등장한다.이소설은사과벌레가자신이태어난고향나무를떠나다른사과나무를찾아나서고,새로운사과나무에자손을위한벌레집을짓는여정을그렸다.

왜그는떠나는가.그저누워있다가고향근처의다른잎사귀를찾으면되지않는가물을지도모르겠다.나는답을모른다.그저고향을떠나불확실하고어려운길을재촉하는작은존재들을땅위에서볼때마다자세히보려고고개를숙일뿐이다.
……누군가떠났기에한그루사과나무가다른사과나무에서오는새로운여행자를받아들이지않는가._「여행자」중에서

익숙하고친밀한장소를떠나새로운세상을만나고자하는사과벌레의,그리고이책을읽는독자의욕망에는한마디로똑떨어지는명백한이유같은것은없다.마땅히,당연히그렇다고여겨지는명제에반론과의문을제기하고자하는이야기꾼성석제의욕망에도이유와한계는없어보인다.
이책은“수석ㆍ양돈ㆍ분재와같은실용적인분야에서역사ㆍ전기의기록,백과사전에서자연과학ㆍ철학ㆍ문학ㆍ정치학ㆍ경영학각론분야,야담ㆍ박제ㆍ사냥ㆍ괴기물수집ㆍ분류학”등온갖장르와분야의이야기들이닥치는대로꽂혀있는수집가의서재그자체다.그무엇에도얽매이지말고당대의이야기꾼성석제가차려낸이풍성하고기묘한이야기들의향연을즐겨보자.이책의어딘가에는분명우리의상상과한계를뛰어넘는‘어처구니’들이살고있을테니까.

나는그곳에내첫사랑이살고있기를바란다.(…)나는그곳에나보다먼저세상을떠난친구들이와있기를바란다.(…)그들이오지못한다면그곳에어처구니라도살아주었으면좋겠다.어처구니는나와몇해전에어느책에서만났는데‘상상보다큰물건,사람’이라고풀이되어있었다.나는상상보다큰물건이나사람이무엇인지알지못하지만어처구니가그방에살아준다면적당할것같다.그방은이제나의상상보다충분히크고아름답고오래되었으리라.
나는거기서첫사랑을만나기를바란다.
나는거기서죽도록책을좋아하는벗을만나기를바란다.
그곳에서나는어처구니들을다시만날것이다._「수집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