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소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소설)

$14.01
Description
성석제 특유의 재기발랄한 문체가 빛을 발하는 작품을 만나다!
이야기꾼 성석제의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 두고두고 회자되는 짧은소설의 백미가 모여 있는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1997년 출간된 《재미나는 인생》과 2003년 출간된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의 짧은소설들을 저자가 직접 고르고 다듬어 엮어냈다. 농촌마을에서 벌어진 유쾌한 소동을 그린 《경운기 주정차 금지 위반》부터 사교육 문제를 다룬 《선행학습》, 학교 폭력에 대해 이야기한 《재미나는 인생 3-폭력에 관하여》등 사회문제는 물론이거니와 인생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잠언 같은 소설들에 이르기까지 가장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를 가장 발랄하고 재치 있게, 또한 가장 가벼운 주제를 세상에서 제일 진지한 태도로 다루는 성석제의 입담을 만나볼 수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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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성석제

저자성석제는1995년『문학동네』에단편소설「내인생의마지막4.5초」를발표하며등단했다.소설집『그곳에는어처구니들이산다』『첫사랑』『호랑이를봤다』『홀림』『황만근은이렇게말했다』『번쩍하는황홀한순간』『어머님이들려주시던노래』『참말로좋은날』『지금행복해』『이인간이정말』『?리도괴리도업시』『사랑하는,너무도사랑하는』,장편소설『왕을찾아서』『아름다운날들』『인간의힘』『도망자이치도』『위풍당당』『단한번의연애』『투명인간』,산문집『즐겁게춤을추다가』『소풍』『농담하는카메라』『칼과황홀』『꾸들꾸들물고기씨,어딜가시나』등이있다.

목차

9번호
13몰두
14수영
21당부말씀
27파이팅
30낮이나밤이나
35시베리아에서곰잡던시절
41누가염소의목에방울을달았는가
52재미나는인생1-거짓말에관하여
59속도광
65도선생네개
73약방할매
80샥족발견
85재미나는인생2-뇌물에관하여
96경운기주정차금지위반
103짖는개는물지않는다
108선행학습
114말을말하는말
121우리동네가수
125아르카디아의게
128완전주의자를위하여
135세비리의이발사
141고수
147가짜
151재미나는인생3-폭력에관하여
156성탄목
162변기
164외로운사냥꾼
169누구를믿을까
176휴가
182말과말귀
186군대라면
193X
195재미나는인생4-운동에관하여
199시간과의연애
206딸기
212장수
218어떤소리를찾아서
223자두가붉은뜻은
231보이지않는손
237미안하다고했다
243그렇다
247소신을지키다
255'어이'를위하여
260우렁각시에게
264한마디말씀의마지막의미
268세상에서가장슬픈눈사람

271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내가쓰고내가읽고내가웃는다.”
전세계거짓말쟁이협회
서기장성석제의
이황홀한입담을보라!


소설가성석제에대한일화가운데사실인지소문인지분간할수없는전설적인이야기가하나있다.어느날그가너무나재밌는이야기를발견해서웃음을터뜨리며읽고있었다.‘거참,그사람소설한번재미지게쓰네!’생각하던차에작자가누구인지찾아보니다름아닌자기이름이적혀있더라는것.
‘내가쓰고내가읽고내가웃는’흡사득도한도인과도같은경지에이른이야기꾼이자,등단이후본인도헤아리기힘들만큼의많은이야기들을지치지않고수확한부지런한농부같은소설가성석제.이야기꾼성석제의수많은작품들가운데두고두고회자되는짧은소설의백미가모여있는『번쩍하는황홀한순간』의개정판이출간되었다.
2017년개정판『번쩍하는황홀한순간』은1997년출간된『재미나는인생』과2003년출간된『번쩍하는황홀한순간』의짧은소설들을저자가직접고르고다듬어엮은것이다.성석제특유의재기발랄한문체가빛을발하는가운데,농촌마을에서벌어진유쾌한소동(「경운기주정차금지위반」)부터사교육문제(「선행학습」),나이에따른갑질(「미안하다고했다」),학교폭력(「재미나는인생3-폭력에관하여」),뇌물(「보이지않는손」)등의사회문제는물론이거니와,인생그자체에대해생각해보게만드는잠언같은소설들에이르기까지세계를이루는다양한인간군상들,그리고그인간들이펼쳐내는‘번쩍하는황홀한순간’들을포착했다.
가장어렵고무거운이야기를가장발랄하고재치있게,또한가장가벼운주제를세상에서제일진지한태도로다루는성석제의입담은이번에도여지없이독자들을매혹한다.

‘보이지않는손’이스쳐지나가는번쩍하는황홀한순간
대한민국의생활형악당들에게바치는유쾌한찬가


한번들으면좀처럼잊히지않는이책의제목‘번쩍하는황홀한순간’은「보이지않는손」이라는작품에서연유한것이다.

예전에대통령까지지낸뇌물계의거장,위인偉人의솜씨에대해들어본적이있다.그는한번도뇌물을요구한적이없다는것이평생의자랑이다.처음그에게돈을가지고간사람들은그가뇌물이야기를하지않아서몹시갑갑해한다.(…)그래도세월은흐르는것,언젠가는뇌물을건네지않으면안될마지막순간이온다.그때가되면돈을가지고간사람은바짝긴장하여땀에젖은손으로양복안주머니에서봉투따위를꺼내손에쥐게된다.혹은뒤에감춰두었던가방손잡이를엉거주춤쥐게된다.그때뭔가가번쩍,하고벼락혹은고압전류처럼자신의몸을휘감고지나간것을감지하면그는목적을이룬게된다.상대는여전히국사의막중함과민족이나아갈바를이야기하고있을뿐,전혀달라진것이없다.그래도미심쩍어하는사람은한번더그에게가서번쩍,하는그황홀한순간을경험함으로써우리나라에도이분야에서는타의추종을불허하는세계최고의슈퍼스타가있다는것을실감하게된다고한다._「보이지않는손」중에서

성석제는정치인의뇌물수수문제를다루면서도그것을진지하고근엄하게고발하기보다는보이지않는손이스쳐지나가는‘번쩍하는황홀한순간’을잡아내며독자들의웃음을자아낸다.한껏힘을준엄숙한태도나뜨거운분노는쉬이지치거나질릴수있지만,산뜻한웃음과유머로사회에만연한부패와타락,그로인해발생하는모순들을풍자하는성석제의방식에는특별한재미가있고,그재미는단연오래간다.대
폭력문제를다루는「재미나는인생3-폭력에관하여」에서도그의주특기는여지없이발휘된다.

나는행운아다.이제까지누구에게도맞지않았다.나는행운아다.이폭력이난무하는나라에서한대도맞지않고살아왔다니.아니,한번은맞은적이있다.그러니까행운아다.한번밖에맞지않았다._「재미나는인생3-폭력에관하여」중에서

‘나’는행운아다.“가정폭력,교내폭력,학교주변폭력,언어폭력,조직폭력,동네폭력,주취폭력,집단폭력,제도적폭력등등갖가지폭력이”난무하는나라에서단한번밖에맞지않았기때문에.이렇게시작되는이소설은‘나’가어떻게대한민국에난무하는선배들의,교사의,깡패들의폭력을피해살아남았는지를단한문장으로요약한다.“토끼는것이다.”

다리가부러지면어떠냐,창문이깨지면어떠냐.치료비가,창문값이,가방값이들면또어떠냐.폭력에당하는것보다는백배낫다.훨씬싸다.폭력은그것을휘두르는사람은쉽게잊을수있을지모르지만당하는사람은평생두고두고그순간의끔찍함에몸서리치게된다.무엇보다도폭력은폭력을낳기때문에나쁘다.토끼면된다.서로에게이익이다.
_「재미나는인생3-폭력에관하여」중에서

폭력을피해토끼고,토끼고,토꼈던‘나’는점점달리는속도가빨라져서끝내국가대표달리기선수가된다.
일상에서음주운전을서슴지않고이따금걸리면뇌물로슬쩍넘어가던친구는면허가박탈되자음주운전대신무면허운전을취미로삼게되고,무면허운전마저걸린뒤친구가부패경찰에게뇌물로건넨수표는부도수표다(「재미나는인생2-뇌물에관하여」).비닐하우스에대규모로딸기농사를지으며농약을잔뜩분사해덜익은딸기를빨갛게만든뒤판매하던젊은영농인은농약중독인지교통사고인지때문에농사를지을수없게된다(「딸기」).이렇듯성석제가대한민국이라는현실을살아가는생활형악당들의치열한일상과그들이저지른소소한죄악들을묘파한대목은기묘한동일시의감정을불러일으키며공감과웃음을자아낸다.


시시각각변하는스쳐지나가는순간과표정들을붙들어놓다
선하지만이기적인,어수룩하면서도약삭빠른우리들의자화상


이책에는농촌마을과그속에서살아가는인물들의생생한표정을포착해세밀하게그려낸소설들도있다.성석제가그려내는농촌공동체는때로는이기적이고약삭빠르다가도(「소신을지키다」)또조금은어수룩하거나순박한사람들이모자라면모자란대로,빈틈이있으면빈틈이있는대로한공동체의일원으로더불어살아가는모습(「당부말씀」「경운기주정차금지위반」「우리동네가수」)으로그려진다.
이제는사라져가는,시시각각변해가는시골마을의정경과삶을종이위에붙들어놓고생생히재현해내는데는입말을최대한살린인물들의개성적인대사도한몫한다.귓가에쟁쟁하게울리는정교한경상도방언은인물들에게생명력을부여하고독자들을작품속시공간으로강하게끌어당긴다.

-아,아,이마이크가왜이카나.아,아,원투스리포오,아,뒤에잘들리십니까.(뒷줄:뭐기양도들리는구만마이크는뭐하러써싸.전기만닳구로.)안녕하십니까.제가바로옥산면파출소에서소장님을잘보필하고있다가소장님이안계실때는소장님을대신해서면민의안녕과치안을책임지는차석김옥출경장입니다.이화창한봄날에,만물이생동하는마당에,바쁘신중에도불구하고이자리에나와주신옥산면주민여러분께깊은감사말씀드리며인사올립니다.(앞줄:빨리할말만해여.돼지마구똥쳐낼기태산이구마는.중간줄:아,인사한다는기뭐가해로웨.기양점자이받아서보겟도에넣어두세.)_「당부말씀」중에서

작품의시작부터끝까지옥산면파출소김옥출차석이옥산면주민들에게드리는당부말씀으로이루어진이소설은희곡의형태를빌려,면단위의작은시골마을에서펼쳐지는새로부임한학교선생과경찰사이의신경전을그리고있다.경찰의음주운전단속에대한복수로파출소담벼락을들이받는선생과그걸알면서도걸리기만해보라고으름장만놓는경찰,제발음주운전단속을하지말아달라,그때문에논밭에일을못나간다고민원전화를넣는농민들의우스꽝스럽고정겨운모습이김옥출차석의연설과간간히곁들여지는면주민들의대사속에유머러스하게녹아있다.어찌보면한세대전에나볼수있었을법한풍경이성석제의마법같은필치를통해새로운색을덧입고생동감있게종이위에살아나는것이다.

따분하고지리멸렬한삶속에놓인이들에게선사하는
벼락같은황홀경


이책을읽노라면‘순간’이라는작은돌들을모아인생이라는거대한성벽을쌓고자하는작자의작은것들에대한애정이,인간에대한신뢰와의지가느껴진다.작품속화자는때로는‘성말구’‘성아무개’또는‘전세계거짓말협회서기장’이라는이름으로,또때로는‘우렁각시’로등장한다.

그런고로혹시내가내이름으로된걸쓴게아니고다른누군가내이름을빌려쓰고있는것은아닌가의심을해본다.우렁각시처럼,집이비어있는동안살며시물독에서나와서하루열장스무장의원고를입력해놓고사라진다……
_「序·跋·後記·解題·理論을대신하여-우렁각시에게」중에서

이다양한이름표를단작품속화자는인생을그리기위한,인생을이해하기위한‘순간’들을찾아모으고있다.

내인생은순간瞬間이라는돌로쌓은성벽이다.어느순간은노다지처럼귀하고어느벽돌은없는것으로하고싶고잊어버리고도싶지만엄연히내인생의한순간이다.
나는안다.내성벽의무수한돌중에몇개는황홀하게빛나는것임을.또안다.모든순간이번쩍거릴수는없다는것을.알겠다.인생의황홀한어느한순간은인생을여는열쇠구멍같은것이지만인생그자체는아님을._「작가의말」중에서

인생의몇몇순간들은황홀하게빛난다.그러나모든순간이번쩍거릴수는없다.이것은번쩍거리지않는순간들을갈고닦고,황홀하게빛나는순간들은영원처럼간직해서사의벽돌을빚어내는이야기장인의정수가담긴책이다.자신은성아무개가아니요,그저전세계거짓말협회서기장이라눙치는이이야기고수의입담앞에우리는기꺼이무장해제되어속아넘어간다.성석제의거짓말은따분하고지리멸렬한삶에던져진우리를‘스릴있고흥미로운’세계로이끈다.
이무표정한잿빛세상속에서웃거나울고싶은가?성석제의소설을펼쳐라.어느장에멈춰서든어느새당신의입가에번쩍,벼락같은감정과표정이수혈될것이다.

친애하는회원여러분.태어나면서부터죽을때까지생각과말,행동,계획,실행등모든분야에서백퍼센트거짓말로일관하던인물은아직까지없었다.가장가까이로근접한사람이있을뿐이다.
완전히진실하지도않고거짓으로가득찬것도아닌반쪽짜리얼뜨기같은세상에서멍청하게사느니진정한거짓말쟁이로서스릴있고흥미로운삶을살도록하자.
거짓말만세.전세계거짓말쟁이협회만세.거짓말이지배하는역사여,영원하라.
_「재미나는인생1-거짓말에관하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