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성석제 소설)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성석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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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긋지긋하게 사랑스러운 인간이라는 종족에 대한 성석제식 해부도!
짧은소설계의 거장 성석제의 55편의 압도적인 짧은소설들을 담은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2007년 발표한 《성석제의 이야기 박물지 유쾌한 발견》과 2010년 발표한《인간적이다》의 일부 원고와 그 후 2017년 까지 써온 최근작을 엮은 것이다. 다 읽고 나면 장편소설이 주는 감정에 부럽지 않은 인생에 대한 통찰과 감동을 선사하는 성석제의 손바닥소설을 만나볼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펼쳐지는 낙타들의 경주와, 그 경주를 따라 차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낙타 경주》, 아무도 모르게 노래를 연습해 같은 반 학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문제아의 이야기를 그린 《아무도 모르라고》, 너무 열심히 살다가 너무 고단해져버린 우리들의 자화상 《쉬어야만 하는 이유》, 《길 위에 잠들다》 등에서 오직 성석제의 소설들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그 ‘우연’과 ‘찰나’의 서사를 엿볼 수 있다.
언제나 무언가에 미치고 무언가에 깊이 빠져들어 열중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 자체가 되는 사람들에 집중해온 저자의 이번 소설집에는 ‘적당히’, ‘얼추’ 살아가지 않고 ‘끝까지 가는’ 인간들의 다양한 풍경이 담겨 있다. 각자 인생의 무게를 지고 있지만 인생의 고뇌를 운운하며 엄살 부리지 않는 인물들, 누구는 귀엽게, 또 누군가는 괴팍하게, 혹은 무모하거나 묵묵하게 그저 각자의 압도적이고 경이로운 방식으로 견뎌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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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성석제

저자성석제는1995년『문학동네』에단편소설「내인생의마지막4.5초」를발표하며등단했다.소설집『그곳에는어처구니들이산다』『첫사랑』『호랑이를봤다』『홀림』『황만근은이렇게말했다』『번쩍하는황홀한순간』『어머님이들려주시던노래』『참말로좋은날』『지금행복해』『이인간이정말』『?리도괴리도업시』『사랑하는,너무도사랑하는』,장편소설『왕을찾아서』『아름다운날들』『인간의힘』『도망자이치도』『위풍당당』『단한번의연애』『투명인간』,산문집『즐겁게춤을추다가』『소풍』『농담하는카메라』『칼과황홀』『꾸들꾸들물고기씨,어딜가시나』등이있다.

목차

9나는너를언제어디서나지켜볼것이다
13특별히멋을내다
19집전화통화방식의짧은희곡
22영험한약
26바보들의비밀결사
34뉴트리아의전설
40아버지의사업
48바람에날리는남자의마음
54마을발전사업
59인간의예의
64미안해할줄알다
70도를아십니까
76우리도저들처럼
82탐닉의이유
88일찍일어나는새
93진짜알짜부자
99쉬어야만하는이유
104절반의부자
110어른의말씀
116멸치교향곡
122홀린사람
125삼각관계
130우리들의신부님
139따개비,그리고동남동녀이야기
144전문가들
149처삼촌묘벌초하기
154돌았다
158르누아르,흐누아흐
163곰의재주
169기우
173직업윤리
178면회가는길
183난아직어리잖아요
191잘하지는말고못하지도말고
199게를먹는게맞는게아닌게요?
207내생애단한번만의일
213무서운사람
218부자유친
221전염
224와줘서가상하구나
229세상에서제일재미없는책
233이또한흘러가리라
237압도적이다
240욕잘하는사람들
244정류장
247경양식집에서생긴일
249불행중다행
252전문분야
255낙타경주
259뒤집어쓰고도남을물
262업은아기3년찾기
268간단하고기막힌장사
271아무도모르라고
275돈의값
278자전거무덤

282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성석제의손바닥소설이움켜쥔
압도적인사랑과인생의풍경

책장이채넘어가기전에
당신은웃거나울게될것이다!

최근독자들사이에서‘짧은소설’이각광받고있다.200자원고지10~30매정도의짧은분량안에인생과인간의번뜩이는순간을담아낸‘짧은소설’은SNS와모바일환경에익숙해진젊은독자들의눈을사로잡으며,우리문학의한장르로자리잡았다.
이짧은소설계의‘거장’이라할수있는소설가성석제가새책을들고돌아왔다.『성석제의이야기박물지유쾌한발견』(2007)과『인간적이다』(2010)의일부원고와그후2017년까지써온최근작을엮은『사랑하는,너무도사랑하는』에는55편의‘압도적인’짧은소설들이담겨있다.시인성석제가1994년『그곳에는어처구니들이산다』를발표했을때,사람들은어리둥절해하면서도신선한충격을받았다.산문의길이에,시의함축성을품고있으며,소설의재기발랄한서사와캐릭터까지담긴이책은,이야기꾼성석제의탄생을세상에알리는신호탄이었다.2017년의성석제는여전히장르를넘나들고,책장이서너장넘어가기도전에폭소와찡한감동을선사하며짧은소설의미학과현재성을입증해낸다.
흔히짧은소설은‘엽편소설(葉篇小說)’‘장편소설(掌篇小說)’로도불린다.그분량의단출함으로인해‘나뭇잎한장’과‘손바닥’에비유한것이지만,성석제의손바닥소설은다읽고나면‘장편소설(長篇小說)’이주는감정에부럽지않은인생에대한통찰과감동을선사한다.『사랑하는,너무도사랑하는』은지긋지긋하게사랑스러운인간이라는종족에대한성석제식의해부도이자,요즘‘문학’과‘책’이다소어렵고멀어보인다는이들에게도거침없이건넬수있는유쾌한프로포즈이다.
성석제는신작이담긴『사랑하는,너무도사랑하는』과함께데뷔작『그곳에는어처구니들이산다』와성석제짧은소설의백미로평가받는『번쩍하는황홀한순간』의개정판을함께펴냈다.

“사람이어째그래요?!”
해도,해도너무한인간들의유쾌한해부도


작가성석제는그간여러작품을통해‘몰두’라는주제에천착해왔다.그는언제나무언가에미치고무언가에깊이빠져들어열중하고머리끝부터발끝까지자신이사랑하는대상자체가되는사람들에집중해왔다.이번소설들에는‘적당히’‘얼추’살아가지않고‘끝까지가는’인간들의다양한풍경이담겨있다.
「낙타경주」는아랍에미리트에서펼쳐지는낙타들의경주와,그경주를따라차를타고달리는사람들의이야기를담았다.출발선에제대로서려고도하지않고신경질을내며생똥을싸대는,무표정하게앞만보고달리는낙타들의엉망진창경주와그옆에서차를타고달리는사람들의열정넘치는광란의질주가극명한대조를이루는가운데화자는웃음을터뜨린다.그러나그장면은그저피식웃고지나칠만한가벼운농담같은풍경만은아니다.그들의경주는“그저그러고싶어서,좋아서하는것”이며,그래서더욱“격정적이고진지”하다.화자는그‘웃기는’풍경에담긴‘인간성’을발견해독자들앞에펼쳐보인다.

낙타경주는시설이잘된상설경주장에서열리는경마,경륜,경정등에비해훨씬더인간적으로느껴졌다.매캐한먼지와귀청이따가운소음이인간적이었다.사람이사람답게보여서인간적이었다.쓸데없는짓,도로(徒勞)가아니냐고누군가묻는다면,그래서인간적이지않으냐고되물을참인데아직까지아무도그렇게물어오지않았다._「낙타경주」
쓸데없어보이는짓,돈이나명성과별관계없어보이는일을,거기에미쳐서,그것을너무도사랑해서자발적으로하는사람들은아름답다.쓸데없으므로인간적이다.같은일을무한반복하는것처럼보이지만,그들은결국다시출발선으로돌아온다.그리고언제나그전과는조금달라진채로돌아온다.
「아무도모르라고」는아무도모르게노래를연습해같은반학생들을깜짝놀라게만든문제아의이야기를그리고있다.화자는어느날학교주변폭력계의실력자로알려진,평소말수가적은친구의속마음을듣게된다.그는반드시대학에진학하고싶고,때문에예능쪽으로특기를기르고싶다고말한다.한번도그친구가노래부르는것을본적이없는화자는친구의이야기를무심하게들어넘긴다.그로부터1년뒤2학년봄소풍장기자랑에서그친구는음악선생님의권유로〈아무도모르라고〉를부르며반친구들앞에서뛰어난가창력을자랑하게된다.

나중에알고보니그는음악선생님을찾아가대학에가고싶고노래를잘부르고싶다는자신의바람을말했다고한다.선생님은한번마음먹은것을바꾸지않는다,시키는대로꾸준히실천한다는조건하에아무런대가없이음대에진학할수있는노래실력을갖출수있게도와주었다.
고등학교2학년,생애마지막음악시간이되어버린그시간에음악선생님은지금까지도가끔곱씹고있는,오래도록여운이남는말씀을해주었다.
“너희의미래는지금너희가되기를열렬히,간절하게바라는바로그것이다.”
_「아무도모르라고」중에서

무언가를열렬히사랑하는사람,간절하게무엇인가를바라는사람,우리는그런사람들에게서생에대한사랑을,아찔하고황홀한인생의단면을엿본다.

너무한세상사,너무지친사람들…이젠작작좀합시다!
쉬어야만하는이유


그러나언제나‘너무’열심히,‘너무’한참더하는것이언제나정답은아니다.이책에는성과주의사회속에서어떻게든살아남기위해자기착취를거듭하고있는,지칠대로지치고피곤할대로피곤한우리모두를향한이야기도있다.너무열심히살다가너무고단해져버린우리들의자화상,바로「쉬어야만하는이유」와「길위에잠들다」다.
「쉬어야만하는이유」의화자는등산을하고내려오는길에단골선술집맞은편에새로생긴일식집을발견한다.어떤가게인지살피려고해도정기휴일이월요일,화요일,이틀이나되니알길이없다.직장인들이좋아할만한메뉴를파는가게에서배짱도좋게평일에이틀이나쉬다니,하고생각한화자는꿀벌에대해떠올린다.

정상집단의평범한일벌이일생의3분의2를쉬는이유도수벌과비슷해.남은3분의1의수명동안성실하고꼼꼼하게다방면의일을하기위해서잠재능력을비축하는거라고보면된대.급격한환경의변화나포식자의공격같은예상치못한상황이발생했을경우에잠재능력을끌어와쓸수도있는거지.(…)어쩌면쉬는게일하는것보다더중요해.
_「쉬어야만하는이유」중에서

“급격한환경의변화나포식자의공격같은예상치못한상황”에서일찍부터일을시작한,즉일생의3분의2를놀지못하고3분의1만놀았던일벌은과로로수명이짧아져죽어라일만하다일찍죽는다.‘번아웃증후군’을연상케하는대목이다.이사회를살아가는젊은이들은다들너무이른나이에너무열심히일하다가너무빨리지쳐버렸는지도모른다.
한편「길위에잠들다」는2005년11월24일,낮12시41분창경궁동남쪽담장바깥작은공원의나무아래손수레안에서환경미화원들이입는주황색작업복을입은남자가고단하게잠든모습에대한묘사로시작해그남자가계속해서평화롭게자고있는것으로끝이난다.

2005년11월24일,낮12시49분,창경궁동남쪽담장밖작은공원에세워진손수레가있었다.그손수레안에잠든남자때문에그날세상날씨는따뜻했고시계는더디갔다.
프랑스의시인앙리미쇼는말했다.말의꿈은수레를먹어버리는것이라고.
_「길위에잠들다」중에서

주황색작업복과담에기대어져있는빗자루,손수레로보아주인공은새벽부터오전까지쓰레기를치우며고된노동을견뎌냈을것이다.그리고마침내한숨돌릴만한짬이생긴정오,그는미소까지지어가며길위에서,손수레를점령한채자고있다.이달콤한휴식을위해서는세상날씨마저따뜻하고시계조차더디게간다.
성석제의소설속인물들은각자자신의인생의무게를지고있지만,그에대해현학적으로떠들어대거나‘인생의고뇌’를운운하며엄살부리지않는다.그들은그저각자의방식으로견뎌낸다.누구는귀엽게,또누군가는괴팍하게,혹은무모하게,묵묵히,당연하다는듯이……그나름의방식들은모두압도적이고경이롭다.

도대체노인은석판을어디까지지고올라가야하는것일까.1700여계단가운데몇번째가잘못되었을까.지나치면서본노인의눈에는무구한미소가어려있다.그미소,낯선사람때문에생겨난수줍음때문일까.압도적이다.
교자꾼들이손님을기다리며벌인장기판,카드판은하루번돈을몽땅거는도박판은아니었을까.인생이그런걸까,아니면사람이?여하튼압도적이다.모두다압도적이다.
_「압도적이다」중에서

성석제의소설은이압도적인세계속에서소모되고닳아가는우리들의시간과인생을손안에꼭쥐었다가,인간적인것들을그리워하는이들의눈앞에슬며시펼쳐보인다.오직성석제의소설들에서만맛볼수있는그‘우연’과‘찰나’의서사는우리의마음에순식간에스며든다.
책한권읽을시간조차빠듯한이시대의속도를견디고있는이들에게,성석제의짧은소설을권한다.인간적인사람들,사랑스러운,너무도사랑스러운순간들은우리삶의찰나에불과하지만,때로그일부와찰나가모든것을견디게하므로.

소설의작은기미,펜촉처럼날카롭고단단한이야기앞에서나는특별히더긴장한다.사람과사람사이를잇는고압선에서튀는불꽃같은,서늘한한줄기바람처럼흘러가고벼락치듯다가오는우연과찰나의연쇄가나를흥분시킨다.이야기라는인간세의보석에나는언제나홀려있을것이다.소설쓰는인간이다,나는.
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