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 온다

말라 온다

$16.20
Description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새로운 도약을 이끈 푸겟의 대표작
현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알베르토 푸겟의 대표작 『말라 온다』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2번으로 출간되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칠레 작가인 알베르토 푸겟은 ‘마술적 사실주의’로 널리 알려진 기존 라틴아메리카 문학에 얽매이지 않고 서구화된 현실과 일상적인 경험, 인간의 본질적인 고민을 그대로 작품 속에 녹여냈다. 『말라 온다』는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끈 작품으로, 산티아고의 일상적인 공간에서 십대 소년이 겪는 방황과 아픔, 그리고 성장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저자

알베르토푸겟

저자:알베르토푸겟
저자알베르토푸켓(AlbertoFuguet)은1964년칠레산티아고에서태어났다.출생직후미국로스앤젤레스로이주해유년시절을보내고1975년칠레로영구귀국해그때에야비로소스페인어를배운다.대학에서저널리즘을공부한뒤사회부기자로일했고,영화및음악평론가,록칼럼니스트로도활동했다.

호세도노소와안토니오스카르메타문하에서창작을배우지만,기존세대가따르던라틴아메리카적인색채에서벗어나서구화된현실을그대로수용하는새로운문학을지향한다.1990년단편집『과다복용』을시작으로,이듬해장편소설『말라온다』를출간하며세계적인작가로부상한다.1996년세르히오고메스와함께스페인어권젊은작가들의단편을모은『맥콘도』를출간하며붐세대,그리고마술적사실주의와결별을선언함과동시에라틴아메리카문학의새로운패러다임을제시한다.이후단편집『여기선스페인어를써요』『짧은이야기』,장편소설『붉은잉크』『내생애의영화』『공항』『땀』등을발표했다.현재시나리오작가및감독,기고가로활동하며대학강의도하고있다.

역자:엄지영
역자엄지영은한국외국어대학교스페인어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과스페인콤플루텐세대학교에서라틴아메리카소설을전공했다.옮긴책으로리카르도피글리아의『인공호흡』,루이스세풀베다의『자신의이름을지킨개이야기』『느림의중요성을깨달은달팽이』,로베르토아를트의『7인의미치광이』,페데리코가르시아로르카의『인상과풍경』,마세도니오페르난데스의『계속되는무』등이있다.

목차

1980년9월3일,수요일
1980년9월4일,목요일
1980년9월5일,금요일
1980년9월6일,토요일
1980년9월7일,일요일
1980년9월8일,월요일
1980년9월9일,화요일
1980년9월10일,수요일
1980년9월14일,일요일

해설|죽어있는자들의도시,혹은1980년9월일주일간의기록
알베르토푸겟연보

출판사 서평

『말라온다』는라틴아메리카문학전통을
뒤엎는혁명의시발점이되었다._안토니오스카르메타
현대라틴아메리카문학의새로운지평을연알베르토푸겟의대표작『말라온다』가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152번으로출간되었다.국내에처음소개되는칠레작가인알베르토푸겟은‘마술적사실주의’로널리알려진기존라틴아메리카문학에얽매이지않고서구화된현실과일상적인경험,인간의본질적인고민을그대로작품속에녹여냈다.『말라온다』는이러한새로운패러다임을이끈작품으로,산티아고의일상적인공간에서십대...
『말라온다』는라틴아메리카문학전통을
뒤엎는혁명의시발점이되었다._안토니오스카르메타
현대라틴아메리카문학의새로운지평을연알베르토푸겟의대표작『말라온다』가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152번으로출간되었다.국내에처음소개되는칠레작가인알베르토푸겟은‘마술적사실주의’로널리알려진기존라틴아메리카문학에얽매이지않고서구화된현실과일상적인경험,인간의본질적인고민을그대로작품속에녹여냈다.『말라온다』는이러한새로운패러다임을이끈작품으로,산티아고의일상적인공간에서십대소년이겪는방황과아픔,그리고성장을현실감있게그렸다.
마술적사실주의를넘어선
현대라틴아메리카문학의새로운패러다임
1959년쿠바혁명이후라틴아메리카문학은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후안룰포,알레호카르펜티에르등의작가로대표되는마술적사실주의로붐(boom)을이루며비스페인어권독자들을사로잡았다.이국적이고마술적으로느껴지는요소들은사람들을매료시켰고,초현실적인사건들과논리적으로설명할수없는신비한일들이일상적으로일어나는마술적사실주의는라틴아메리카를대표하는아이콘으로기능했다.1970년대,80년대로오면서는이러한문학경향이상투적으로변질되고전세계적으로진행된신자유주의영향하에서변화한현실을담아내지못하고있다는문제가제기되기시작한다.이에따라새로운방향성을지닌포스트붐이일기시작하나여전히마술적사실주의의그늘아래있던포스트붐세대는붐세대와크게차별화되지못한다.
1990년대이후라틴아메리카현대문학을대표하는알베르토푸겟은붐세대에가장적극적으로맞서고,또그성과를여실히보여준작가다.1996년그는동료작가세르히오고메스와함께스페인어권젊은작가들의단편을모은『맥콘도』를출간하는데,그단편집의서문‘맥콘도선언’에서자신들의문제의식을명확히밝힌다.라틴아메리카사람들이챙이넓은모자를쓰고다니고숲속에사는것으로묘사하는마술적사실주의가현실과대치됨을비판함과동시에,고속도로,지하철,케이블TV망이깔려있으며서구화?도시화된현재를강조한다.『백년동안의고독』에나오는가상의세계‘마콘도(Macondo)’가아닌,일상과일치하는문학공간,“맥도날드도있고,매킨토시도있고,콘도도있는”맥콘도(McOndo)라는나라를인식시키려는것이다.
알베르토푸겟의대표작인『말라온다』는붐소설의환상성을뛰어넘어‘지금이곳’의삶을섬세하게그렸다는점에서큰의미가있는작품이다.라틴아메리카가신자유주의의세계로편입되던1980년대,칠레는라틴아메리카에서신자유주의가가장빠르게진행되던나라였다.이런변화의물결에따라칠레의사회는급속도로도시화되었고,다국적기업의상품들과미국의대중문화가일상에깊숙이자리했다.정치적으로는아옌데민주정부를무너뜨린피노체트쿠데타이후군사독재정권이억압적인분위기를형성하며시민들의자유가제한되었다.이작품에는1980년9월칠레산티아고의생생한현실이,일상적인공간과경험이그대로드러난다.록음악을듣고패스트푸드점에서햄버거를먹는십대들,대형마트에서쇼핑을하고미국식브런치를먹는가족,당시인기를끌었던TV프로그램과연예인,구호를외치는시위대와통금시간을지켜야하는사람들……가상세계가아닌현재의경험이서사의중심으로떠오른것이다.
주인공이안고있는문제또한지극히구체적이고개인적이다.피노체트가만든헌법을둘러싼정치적갈등이바탕에깔려있긴하지만그런사회상은배경으로기능할뿐주인공의고민은철저하게‘나’를향한다.라틴아메리카대륙의정체성을묻고역사와정치적갈등을다루던전세대와는달리,푸겟은‘부르주아적인환경에서자란도시의십대소년’이라는구체적인대상을중심으로그대상의내면에서일어나는현실적이고본질적인고민에초점을둔다.“결론적으로나를이해해주는사람은이세상에아무도없다”는소외감,“시간이흐를수록점점더곤혹스럽고불안해진다”는불안감,“나를가만히내버려두지않고괴롭히던역겨움,피로,불신.”그리고“치즈버거엔왜치즈가그렇게조금밖에안들었을까?”하는사소한집착까지,일상의감정들이드디어문학의중심에서게되었다.
숨막히는사회,질식할듯한절망감
거센파도를가로지르는몸부림의궤적
스페인어‘말라온다(malaonda)’는불만스럽거나불쾌감이들때쓰는구어적표현이다.『말라온다』에서는‘답답하다’‘마음에안든다’‘기분나쁘다’‘시시하다’‘숨막힐것같다’등외부적세계를향한등장인물의감정을대변하면서발화되는표현으로쓰였다.
이소설은제목이시사하듯한소년이느끼는억압과소외에서부터출발한다.소설의첫장에서십대소년마티아스비쿠냐는리우데자네이루로수학여행을떠나자유를만끽한다.새로운환경에서활개를치며환상적인시간을보내던마티아스는산티아고로돌아와숨막힐것같은현실에직면한다.사회분위기는억압적이고,부르주아적인습성에젖어있는가족들,친구들과는소통이되지않는가운데내심동경했던문학선생님에게도실망하며점점고립되어간다.
군사독재가남긴음산한그림자,위선과허무가판치는분위기에질식할듯한절망감.Malaonda.“이놈의현실은삼류영화보다못한데,나는엑스트라축에도못끼다니.”마티아스는세상과자신을이렇게정의하며마약과알코올,섹스,록사운드에빠져든다.그러나그것이전부는아니다.『호밀밭의파수꾼』을통해자신이이상적으로생각하는인물홀든콜필드를만나고,아빠의여린모습에꽁꽁묶였던마음이풀리기시작한마티아스는숨막힐것같은현실이지만도망가지않고이겨내려는의지를보여준다.
도망가는것은버티는것보다훨씬더어려운일이다.그리고아직도망갈준비도되어있지않다.그럴만한힘도없다.계속이자리에서버티고싶다.(…)아무래도나는한시라도빨리집에가고싶어하는것같다.답답한심정이나의심은모두떨쳐버리고,저아래서나를기다리고있는세상에뛰어들고싶다.무사히,잘견뎌냈어.내힘으로이겨낸거야.적어도지금까지는.
마티아스는마약을하면서자기만의세계에고립되고,집을뛰쳐나가거리를전전하지만결국은자신이있던세계로돌아가씩씩하게살아보려한다.겉에서보기에는타락하는것같아도그의내면에는나름의삶의가치와그가치를지키려는힘이존재하는것이다.가출한후집으로돌아와서는,“신기한건,아직도우리를놀라게하는점이있다는점이다”라며주변사람들의변화를섬세하게느끼고그변화를담담히받아들이는성숙함도보여준다.
세상에대한실망과절망감에도불구하고세상의거센파도를가로질러가려는몸부림.그리고조금씩세상을이해하고마음을열어보려는시도.이것또한『말라온다』의중요한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