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신철규 시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신철규 시집)

$12.00
Description
신철규의 시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이 시집은신철규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크게 4부로 나뉘어 있으며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

신철규

저자신철규는1980년경남거창에서태어났다.2011년조선일보신춘문예를통해등단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우리가고개를숙일때
소행성
권총과장미
식탁의기도
프롬프터
벌거벗은모자
생각의위로
눈물의중력
모래의집
샌드위치맨
다리위에서
단종
다족의천사
불청객
연기로가득한방
커튼콜
개기일식

2부우리는혼혈이되어야합니까
플랫폼
구급차가구급차를
연인
백지
한밤의핀볼
밤의드라큘라
당신의벼랑
저녁뉴스
해변의진혼곡
데칼코마니
밤은부드러워
유빙
외곽으로가는택시
비밀
성난얼굴로돌아보라
술래는등을돌리고

3부그때부터우리는모두벽이되었다
바벨
어둠의진화

검은방
부서진사월
가상현실
슬픔의자전
마비
Nosurprises
동심원
등과등사이
동상
기념사진
무지개가뜨는동안
꽃의내전
검은숲

4부이무기는잠들지않는다
꽃과뼈
꽃피네,꽃이피네
파브르의여름
복수에빠진아버지
빙글빙글
손톱이자란다
공회전
뫼비우스의띠
기생
울엄마시집간다
의자는생각한다
눈속의사냥꾼
할아버지는들에가서
눈보라
거기,누구?
이무기는잠들지않는다

해설|6년동안의울음
|신형철(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문학동네시인선096신철규시집『지구만큼슬펐다고한다』가출간되었다.1980년경남거창에서태어나2011년조선일보신춘문예를통해등단한시인의첫시집이기도하다.푸른빛시집컬러후면으로크게원을그리고있는‘눈물’의형상이‘지구’와‘슬픔’의뉘앙스를풍기는듯도하는바,데뷔6년만에펴내는시인의시를일컬어‘6년동안의울음’이라칭한신형철평론가의말에기댄채일단페이지를넘겨본다.총64편의시가4부로나뉜가운데16편씩사이좋게담겨있다.이때의사이좋음이라함은시의주제와시의리듬의걸맞음이라할것이다.호흡을가다듬고한부씩크게잘라읽다보면각부가각권의시집만같아서총4권의시집같은느낌마저들게한다.그만큼각부안에서시의짜임새가탄탄하다는얘기일것이다.그래서일까.가능하면보다천천히읽고,보다느리게음미하며,보다여유를가지고시를해석했으면하는바람을앞서얹게된다.‘눈’을가로질러‘물’의방속으로차곡차곡쌓이는이야기들이죄다우리들의아픈속내인까닭이다.참묘하지,왜우리들은우리들의‘오늘’을말하려할때이렇듯마음의채비를서둘러야하는걸까.왜우리들은우리들의‘오늘’을마주보는데이렇듯저나름의준비를보태야만하는걸까.
어쩌면이물음에대한해답을지뢰처럼깔고있는게신철규시인의시집같다.신철규시인은특히나신중하게말을내뱉는이다.그는과장을멀리하고모자람에여지를주지않으며있는사실그대로에기인하고픈‘자(ruler)’의잣대를믿는이다.그래서매시마다매시의구절마다호들갑스러운제감정을표출하기를삼가고제감정의기복을그대로노출하기를금하며제가늠에서가장제로에가깝다할,다시말해어떤‘정도’에가장접근한수치의말부림에집중할뿐이다.이토록‘결벽’에가깝게제자신을통제하고제어하는데는매일같이“구급차가구급차를부르”는죽음이도처에깔린이세상에아직살아있고살아남은자라는,특유의선함과선량함에서보는원죄같은‘죄책감’때문일지도모르겠다.“지구의둘레만큼긴칼로사람을찌른다고해서죄책감이사라질까.죄책감은칼의길이에비례하는것일까.”(「소행성」)라고말하는시인이아닌가.
그런고로신철규시인에게‘눈물’은반드시있어줘야하는제살아감의자취다.흔적이다.증거다.“입김으로뜨거운음식을식힐수도있고누군가의언손을녹일수도있”(「유빙」)는눈물.그“눈물속에한사람을수몰시킬수도있고눈물한방울이그를얼어붙게할수도있다”(앞의시)는눈물에대한강한믿음으로시인은이런시도남길수있었으리라.

한사람이엎드려서울고있다

눈물이땅속으로스며드는것을막으려고
흐르는눈물을두손으로받고있다

문득뒤돌아보는자의얼굴이하얗게굳어갈때
바닥모를슬픔이눈부셔서온몸이허물어질때

어떤눈물은너무무거워서엎드려울수밖에없다
-「눈물의중력」부분

눈물한방울의무거움으로등이휘는사람,그렇게등뼈의통증을온몸으로느끼는사람,그가바로시인이라는사람일테다.신철규시인은그런‘사람’이지만때론세상곳곳에날개를감추고있는‘천사’들을알아보는눈으로일견천사의동족임을들키고만다.“날개잃은천사들이축축한몸을끌고거리로몰려나온다”(「다족의천사」)와같은구절을좇다“우비를뒤집어쓰고등을돌린채직사의물대포를맞고있는사람”(「연기로가득한방」)의날개없는등에서“높은곳에있다고해서다천사는아니”(「다족의천사」)라는읊조림도보태게되니어찌동족이아니라하겠는가.
그리고세월호……그이름만으로우리를휘청거리게하고기울게한그이름이할퀴고간자리마다시인은시를남겼다.재난의시기에시인이바로그들곁에섰다,라는신형철평론가의해설을보태자면신철규시인이손사래를칠수도있겠으나분명한건시인의눈이한치도그배로부터떠나지를않았다는사실이다.잊지않아야하기에,잊히지않기위해서는끊임없이불러줘야하는이름이기에시인은“컴컴한방에검은비닐봉지를쓰고앉아있는것처럼숨이막”히는가운데“바다가운데강철로된검은허파가떠”(「검은방」)있는현실을우리에게지칠때까지집요하게그러나억압적이지않은어조로발화해주기에이른다.
슬픔은살아있는자라면누구나내쉬는숨같은걸테다.“타워팰리스근처빈민촌에사는아이들의인터뷰반에서유일하게생일잔치에초대받은아이는지구만큼슬펐다고한다.”(「슬픔의자전」)라는구절에서제목을빌려올수밖에없는이유다.그때의가늠이우리사는‘지구’여서더슬픈걸그앞에다른이름들을넣어보면실감이난다.화성만큼슬프다는거,목성만큼슬프다는거,천왕성만큼슬프다는거,태양만큼슬프다는거,이먼거리가주는현실감없음과달리지구라는현실,지구라는오늘,지구라는한국,지구라는서울,지구라는진도앞바다는얼마나근거리이기에이렇듯내턱을간질일수있나.
신철규시인의시를읽다보면사뭇차분해지는스스로를발견하게될것이다.쓰는자의단단함이읽는자의옷깃또한여며주게만드는모양이다.“관을불속에넣고유족들은식당에간다두시간남짓,밥먹고차마시기적당한시간”(「꽃과뼈」)이란대목만봐도말이다.“우리는모두타는것과타지않는것으로분리된다”(앞의시)라고나지막하게말하는시인에게묘하게몸이기운다.그의깊은사유가빚은힘일것이다.여러모로이첫시집에대한할말은차고도넘친다.보다심도있는읽을거리를바란다면시집뒷면에실린신형철평론가의해설을꼼꼼하게읽어주시면좋을듯싶다.더불어“언제나아이처럼울겠다”던신철규시인의등단소감을제목과함께오래기억해주십사거듭간청드린다.‘아이’와‘울음’은언제나진실이며정의그자체이니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