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이야기 그리고 또다른 상상 (양장본 Hardcover)

발 이야기 그리고 또다른 상상 (양장본 Hardcover)

$15.50
Description
『발 이야기 그리고 또다른 상상』의 많은 수록작을 통해서도 약자의 목소리를, 주로 여성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의 소설 속 여성들은 어리석고 잔인한 세상 속으로 내던져지고, 가난 혹은 결핍 속에서 태어나 불행과 추방의 드라마를 겪는 등 불안하고 비극적인 환경에 놓이지만, 닥쳐온 역경에 불굴의 의지로 의연히 맞서나간다.
저자

J.M.G.르클레지오

2008년노벨문학상수상작가,‘현대프랑스문단의살아있는신화’장마리귀스타브르클레지오는1940년프랑스니스에서태어났다.모리셔스태생의부모와함께다양한문화가교차하는항구도시니스와나이지리아등에서유년기를보낸경험은그의삶과글쓰기에깊은흔적을남겨놓았다.이후니스,엑상프로방스,런던,브리스톨대학에서수학했다.1963년스물셋의나이에첫작품『조서』로르노도상을수상하며화려하게데뷔했고,『열병』『홍수』등의작품을통해대도시속에서현대인이느끼는고독감과물질문명에희생되는왜소한인간군상을그려냈다.초기작품에서현대문명속인간의불안을주로다루던르클레지오는1967년부터중남미를비롯해제3세계를여행하면서서양이아닌다른문명으로눈을돌린다.시원始原의자연속에서훼손되지않은인간본원의감성을발견하고,자연과어우러지는삶을추구하게되었다.이러한사상적변모는작품세계의변화로이어지며,아카데미프랑세즈폴모랑문학대상수상작『사막』을비롯해특유의시적서정성을바탕삼아『성스러운세도시』『황금물고기』『하늘빛사람들』등의작품을집필했다.문학으로서세계여러문명의소통과공존을모색하고자하는르클레지오의주요작품으로는『원무,그밖의다양한사건사고』『우연』『타오르는마음』『아프리카인』『허기의간주곡』『라가?보이지않는대륙에가까이다가가기』『발이야기그리고또다른상상』등이있다.2009년레지옹도뇌르훈장을수훈했다.

목차

발이야기
바르사,아니면죽음을
야마나무
L.E.L.,마지막날들
우리거미들의삶
비밀스러운사랑
행복

아무도아닌
조금은교훈적인이야기

옮긴이의말
열린세계를향한르클레지오의앎과삶과글쓰기

출판사 서평

‘현대프랑스문단의살아있는신화’,2008년노벨문학상수상작가J.M.G.르클레지오가수상이후3년간집필한작품들을모아소설집을발표했다.현실위에단단히발디딘상상과환상의아홉단편과,글쓰기에대한거장의성찰이녹아있는에세이한편이수록된『발이야기그리고또다른상상』은노벨문학상수상이후처음선보이는작품이자,『타오르는마음』(2000)이후11년만의소설집이다.“지배적인문명너머또그아래에서인간을탐사한작가”라는선정이유와함께노벨문학상을수상한르클레지오는억새처럼유연하지만강인한여성의삶부터땅속거미,뱃속태아의이야기까지,가장낮은곳에서고요하게울리는생을향한강렬한목소리들을작품속에담아냈다.이번신작은다양한세계에서문학적영감을퍼올리는르클레지오의다층적이고다문화적인작품의계보를충실히잇는작품으로서,파리교외,아프리카대륙,모리셔스,그리고서울과런던,파리를잇는지하철등을배경으로여성,난민,종족전쟁,환경파괴등오늘날의세계가겪는문제들을다양한인물들과언어,문화속에서그리고있다.작가가2008년초까지체류했던서울과그곳에서만난인간군상의모습을작품곳곳에서발견하는소소한재미도더해질것이다.

어리석고잔인한세상속으로내던져진보통의여성들
가장낮은곳에서고요하게울리는생을향한강렬한목소리

스스로목소리를낼수없는사람들을위해목소리를내야한다는작가로서의그의소명의식에기인하듯,『황금물고기』의라일라,『사막』의랄라,『허기의간주곡』의에텔등르클레지오의작품속에는그동안여성화자들이자주등장했다.지금까지권력이남성의것이었으며그권력이여성의삶을위협해왔음을인지하고,억압받는사회적약자인여성의모습을그려왔다.작가는신작소설집『발이야기그리고또다른상상』의많은수록작을통해서도약자의목소리를,주로여성의목소리를들려준다.그의소설속여성들은어리석고잔인한세상속으로내던져지고,가난혹은결핍속에서태어나불행과추방의드라마를겪는등불안하고비극적인환경에놓이지만,닥쳐온역경에불굴의의지로의연히맞서나간다.
르클레지오는2011년<르푸앵>지와의인터뷰에서여성인물들을작품의중심에설정하는이유에대해설명하며,자신의문학인생은할머니에게많은것을빚졌다고말했다.프랑스동부의부유한가문출신인그의할머니는사업에재주가없었던모리셔스출신할아버지를만나고,여성은재산권을가질수없는시절,전쟁중재산을모두잃는다.하지만르클레지오가족이프랑스남부에서전쟁을견뎌살아남을수있었던것또한할머니의기지덕이었다고작가는고백한다.할머니가들려준이야기들이어려운시기를평온하고침착하게견디는도구가되었으며,장차그에게는문학의모태가되었다.그의작품속에여성영웅주의와여성에대한찬미를자주엿볼수있는이유이기도하다.

“나의글쓰기는존재의이중성을인정하고나자신에게서불완전한여성성이남겨놓은흔적들을찾아보려는경향이있다.”_르클레지오

특히르클레지오는『발이야기그리고또다른상상』출간후인터뷰에서“저항이라는주제를가지고소설을쓰고자했다”고밝혔다(<르누벨옵세르바퇴르>,2011년11월2일).그리고다양한연령대의여성을등장시켜온그간의작품들의연장선에서,이번에는세상을갓마주하는젊은여성들의목소리에조금더귀기울였다.남성들의야망,노예화,교만이세를떨치는세상을마주하고폭력에희생당하지만,삶의조건을향상시키기위해위태로운모험을완수하는,연약함과결함을간직한보통의여성들의강인한힘과의지를보여준다.그리고국가나민족의한계를넘어서는여성들의섬세한우정과능동적연대의힘에대해이야기한다.또한작품은여성들의사회적,역사적위상을증언하는데머무르지않고,여성의내밀한감각과정서까지파고들고,자연과인간,특히자연과여성의관계를신성시하는아프리카의전통적시각을보여준다.

발과함께변모해가는여성의삶부터땅속거미,뱃속태아의목소리까지
현실위에단단히발디딘상상과환상의열개의단편

이단편집을통해르클레지오는‘저항’에대해말하고자한다.표제작「발이야기」에서주인공유진의발은단순히신체의일부가아니라,끊임없이현실을딛는인생의거죽이자,“실존의무게가고스란히실려있”는의인화된그녀자신이다.때로는중력을거슬러바닥을차고뛰어오르고춤추고날아오른다.삶에모욕당하고사랑했던모든것으로부터버림받았다고느끼는순간,그래서유진의몸이벼랑끝에선순간에도발은허공으로떨어지기를거부하고바닥에단단히붙어있다.그리고몸한가운데까지전율을퍼뜨리고두다리를쇠기둥처럼단단히지탱시키며냉혹한삶에저항한다.
르클레지오는오늘날세계곳곳에서일어나는일에귀기울이고,그곳에뿌리를두고상상의나무를피워올린다.「바르사,아니면죽음을」의배경고레섬은과거노예무역의중심지였다가현재관광지로개발된곳이다.이곳에서가이드로일하다더나은삶의조건을찾아유럽대륙으로밀항을결심하고찬란한여정을완성한왓슨과파투가오늘아침신문에실린사진속아프리카난민들가운데자리하고있을지도모른다.2010년에는유명모델나오미캠벨이라이베리아대통령찰스테일러로부터다이아몬드원석을받은사실이드러나세상이떠들썩했는데,바로그피의다이아몬드때문에벌어진내전의폭력과참화를피해「야마나무」의마리와에스메는신비한힘을지닌나무속에몸을숨기고야생의동물들의보호를받으며살아남는다.
또한「아무도아닌」에서르클레지오는이제전세계어디선가일상적으로벌어지고있는테러를배경으로,그테러에희생된여인의뱃속태아의눈으로황막한사막도시들을묘사하고,존재를향해나아가고자하는욕망에대해이야기하며,「우리거미들의삶」에서는보이지않는곳에거미가그물을치듯온세상에상상의거미줄을치고거미의눈으로바라보는세계,우리가간과하고있는연약하고소외된이들의다층적삶을섬세하게그려보여준다.서울의지하철2호선을떠올리게도하는「행복」「조금은교훈적인이야기」속지하철순환선안에서르클레지오는행복의존재를믿는비람이라는소년을찾는모험을상상해내거나,전동차에앉은승객들외피속에숨겨진기억을헤아리며인간의복잡한본질에대해성찰하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