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쁜 쪽으로 (김사과 소설)

더 나쁜 쪽으로 (김사과 소설)

$12.00
Description
김사과가 구축해낸 또 하나의 완전한 작품세계!
2010년에 발표한 첫 소설집 《02》 이후 7년 만에 펴낸 김사과의 두 번째 소설집 『더 나쁜 쪽으로』. 극렬한 광기와 폭력성을 보여주며 한국문단에 낯선 충격을 던졌던 저자가 이번 소설집에서 그리는 세계는 여전히 암담하지만, 격정적으로 내달리던 호흡을 고르고 냉철하게 이 세계를 진단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절망이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더 나쁜 쪽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더 나빠질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이 세계가 완전히 끝장난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소설집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한국이라는 좁은 무대에서 벗어나 세계를 바라보고자 하는 저자의 최근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수록했다. 2부에서는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한국 사회를 좀 더 깊이 관찰하고 비판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3부에는 저자가 쓴 시들을 처음으로 담아냈는데, 지면에 한 번도 발표된 적 없기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들은 장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자 하는 저자다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김사과

저자김사과는1984년서울에서태어나한국예술종합학교서사창작과를졸업했다.2005년단편「영이」로제8회창비신인소설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장편소설『미나』『풀이눕는다』『나b책』『테러의시』『천국에서』,소설집『02』,산문집『설탕의맛』『0이하의날들』이있다.

목차

1부
더나쁜쪽으로_011
샌프란시스코_033
비,증기,그리고속도_053
지도와인간_079

2부
박승준씨의경우_099
카레가있는책상_123
이천칠십×년부르주아6대_147

3부
세계의개_177
apoetryvendingmachine_199

출판사 서평

관성을거스르며실패한세계를야유하는소설가,
김사과7년만의소설집

과감한형식실험을통해사회비판적인목소리를강렬하게표출해온김사과의두번째소설집『더나쁜쪽으로』가출간되었다.2010년첫소설집『02』를세상에내놓으며그녀가보여준극렬한광기와폭력성은한국문단에낯선충격을던진바있다.그후7년,김사과가그리는세계는여전히암담하지만,격정적으로내달리던김사과의서술은이제그호흡을고르고냉철하게이세계를진단하기시작했다.누구보다예민하게현대사회의흐름을읽는김사과의날카로운시선은그녀가그간발표해온다양한장르의글들에서이미그탁월함이입증된바,이러한냉정한전망끝에이세계를향한그녀의미약한애정마저차갑게식어버린것일까.
그렇지만‘더나쁜쪽으로’라는이소설집의제목이말해주듯,김사과의전망은단순한절망도희망도아니다.사뮈엘베케트의「가장나쁜쪽으로」를최상급대신비교급표현으로바꾼이제목은이세계가완전히끝장난것이아니라더나빠질여지를남겨두고있다는사실을말해주고있다.우리는아직더나쁜쪽을향해앞으로나아갈수있다는,그비교급의희망을김사과가이야기하기시작했다는것은이번소설집의값진발견이다.

시대를앞선소설가의필연적인절망과격렬한저항
더나쁜쪽으로갈수있다면,우리는아직끝나지않았다

『더나쁜쪽으로』는모두3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실린소설들은한국이라는좁은무대에서벗어나세계를바라보고자하는김사과소설의최근경향을보여준다.공간적배경이외국으로설정된작품뿐만아니라구사되는언어의경계마저허물어진전위적인작품들도눈길을끈다.
1부의첫머리에놓인「더나쁜쪽으로」는세상을향한분노를폭력적으로그려온김사과소설이긍정적으로변화하고있다는평가를받은계기가된작품이다.꿈과현실이교차하는몽환적인서사속에서,소설가‘나’는자본주의에잠식된도시를향한환멸을내면으로침잠시키면서연인,나아가세계의시스템에서벗어나자신만의길을걸을수있는지자문한다.기성사회의무대인‘거리’를맨발로빠져나오며더나쁜쪽을향해걷는마지막장면은김사과소설세계가앞으로나아갈방향을지시하는듯하다.
파편화된장면들로이루어진단편「샌프란시스코」는자신을둘러싼세계를있는그대로응시하며소설속으로옮겨오고자하는시도로읽을수있다.세계를인과적으로이해하고언어화하려할수록그본질과멀어지고야마는예술의필연적인실패에맞서,김사과는현대예술이반성적으로사유하는주제들을소설속으로끌어들여고민함으로써그녀나름의해답을찾아간다.
「비,증기,그리고속도」는아무런계획없이뉴욕으로건너온‘나’가월스트리트에서일하다실업자가된‘P’와만나며시작된다.안정된생활기반을마련하지못한두사람은체류기간이만료된후에도실체없는귀신처럼뉴욕을방황한다.이미짜여진사회구조안에서는제대로살아갈능력이없는이젊은인물들은윌리엄터너의그림처럼현재에영원히멈춰있기를선택한다.미래없는이들세대가감추고있는불안감이서서히읽는이를물들여간다.
「지도와인간」은이번소설집을통틀어김사과의형식실험이가장과감하게드러난소설로,작품의상당부분이영문으로쓰였다.‘엄마’로대표되는기성세대와대립하여가출한‘나’는이미완성되어있는지도같은세상속을고정된좌표없이떠돌다가결국저항을포기하고집으로회귀한다.그날이‘나’의생일,즉세상밖으로나왔던날이라는점은의미심장하다.지도위에서아무런위치값도갖지못하는‘나’가모국어와외국어를혼용하며이야기를서술해나가는것은이세계에존재하지않는것이나다름없는불안한정체감을드러내는장치로도읽힌다.

이어지는2부에서김사과는특유의냉철한시각으로한국사회를좀더깊이관찰하고비판하는작품들을선보인다.
「박승준씨의경우」는고시원에살며고급아파트단지의분리수거함에서옷을주워입던비루한대학생‘박승준씨’가우연히디오르슈트를손에넣으며힙스터로서의화려한하룻밤을보내는이야기이다.소비자본주의에포획된젊은이들의눈에명품슈트와함께낡은티셔츠와신발을매치한‘박승준씨’는자신만의감각으로유행을비틀줄아는‘진짜힙스터’로비친다.그러나주운슈트가‘박승준씨’에게선사한새로운경험은그리오래지속되지못하고,이내허망한끝을향해나아간다.
「카레가있는책상」은고시원에서인스턴트카레를먹으며생활하는인간혐오자‘나’가혐오범죄를계획하고실행하는과정을그린작품이다.‘나’는이해할수없는이유로고시원사람들에게집단린치를당한뒤타인에대해강한혐오감을갖게된다.그혐오감은‘나’에게친절했지만사실은남자친구가있었던한알바생여성에게로모아지고,‘나’는그여성을해치기위해스토킹하기에이른다.잠재적범죄자의심리에대한극사실주의적인묘사와,혐오의대상이혐오감정에전염되어혐오의주체로전환되는메커니즘을해부하는날카로운사유가두드러진다.
「이천칠십×년부르주아6대」는2070년대미래사회를배경으로한국재벌이6대째에이르렀을때벌어질혼란을상상하며자본주의체제를풍자한다.‘부자는3대를못간다’는속담에서구상을시작하여,김사과스스로쓰는재미를만끽하며단숨에써내려간듯한유머러스한작품이지만,부의편중과계층간격차등심각한사회문제가다뤄지고있어마냥가볍지만은않게읽힌다.

3부에는김사과가쓴시들이처음묶였다.각각8편의시로구성된「세계의개」와「apoetryvendingmachine」이라는두작품이그것이다.지면에한번도발표된적이없기에더욱호기심을자극하는이작품들은장르에대한고정관념을깨뜨리고자하는김사과다운시도라하겠다.
장르가바뀌어도현대사회를향한김사과의신랄한비판과뚜렷한저항의식은여전하다.1부와2부에서접한소설속인물의육성이3부의시속에서문득들려오는경험으로독서를완결함으로써,우리는『더나쁜쪽으로』를김사과가구축해낸또하나의완전한작품세계로서한눈에조망할수있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