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의 학교 (박민정 소설)

아내들의 학교 (박민정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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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시대 여성 소설이 어떻게 다시 쓰일 수 있는가에 대한 치열하고 설득력 있는 응답!
2017 문지문학상 수상작가 박민정의 두 번째 소설집 『아내들의 학교』. 문지문학상 수상작인 《행복의 과학》을 포함해 2014년 가을부터 2017년 봄까지 써내려간 일곱 편의 중단편소설이 담겨있다.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에서부터 몰래카메라와 같은 은밀한 폭력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여성혐오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소설 속으로 가져와 그간 덜 시급한 것으로 취급되어온 여성 문제를 전면으로 등장시킨다.

동성 간의 결혼이 합법화된 가상의 사회를 배경으로 동성애를 향한 사회의 배타적인 시선을 넘어선 더 깊은 문제를 다루고 있는 표제작 《아내들의 학교》, 여성혐오와 민족 문제가 결탁하는 양상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일종의 연작 《행복의 과학》과 《A코에게 보낸 유서》 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 문제를 둘러싼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우리의 서사가 새롭게 쓰이는 순간을 목도하게 된다.
저자

박민정

저자박민정은1985년서울에서태어났다.중앙대문예창작과와동대학원문화연구학과를졸업했다.2009년『작가세계』신인상에단편소설「생시몽백작의사생활」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유령이신체를얻을때』가있다.제22회김준성문학상,제7회문지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행복의과학_007
A코에게보낸유서_045
당신의나라에서_121
청순한마음_153
버드아이즈뷰_183
아내들의학교_211
천사는마리아를떠나갔다_243

해설|강지희(문학평론가)
키클롭스의외눈과불협화음의형식_277

작가의말_304

출판사 서평

“지금한국의극우주의와여성혐오를탐구하는소설의
최전선에박민정이있다.”_강지희(문학평론가)

새로운여성소설을향한치열하고야심찬발걸음
2017문지문학상수상작가박민정신작소설집


박민정의두번째소설집『아내들의학교』가출간되었다.“IMF이후청년세대의여성들에게가해지는폭력을특화해그려냈다”라는평을받으며김준성문학상을수상한『유령이신체를얻을때』(민음사,2014)이후삼년만이다.문지문학상수상작인「행복의과학」을포함해,2014년가을부터2017년봄까지써내려간일곱편의중단편소설은그전보다강력해진목소리로우리의귀를당긴다.
그목소리는특히바로지금,국가와시대를초월하여벌어지고있는여성혐오문제와도긴밀히연결되어있다.‘살인’과같은극단적인사건에서부터‘몰래카메라’와같은은밀한폭력에이르기까지,박민정은여성혐오와관련된다양한사례를소설속으로가져와그간‘덜시급한’것으로취급되어온여성문제를전면으로들고나온다.이런문제의식속에서써내려간『아내들의학교』는이시대여성소설이어떻게다시쓰일수있는가에대한가장치열하고설득력있는응답이다.

나를믿어주지않는사람들은어디에나있고,
그들은나를망칠수없다.

박제된페이지를찢고나오는여성들의목소리
시대와국경을초월해목소리들이연결되는순간
우리의서사는새롭게쓰이기시작한다

“한국사회와문화는전반적으로정말이지피해자를두려워하는분위기라고생각합니다.연약하고징징대고예민하고과하다고들하면서요.특히여성의목소리를그렇게치부하는데,남성이이룩해온이런저런역사와전통아래감수성의일대변혁이일어나지않고서는피해자의말을온전히들을귀는없을겁니다.”_박민정인터뷰중(『제7회문지문학상수상작품집』)

한인터뷰에서인상적으로언급한바,박민정은이시대의여성문제를전면화하는방법으로두가지과제를제기한다.하나는‘남성이이룩해온역사’를재점검하는것,또하나는‘삭제된여성의목소리’를되살리는일이다.일종의연작인「행복의과학」과「A코에게보낸유서」는이두가지문제를천착하며여성혐오와민족문제가결탁하는양상을날카롭게파헤친다.편집자‘하나’는일본의대형베스트셀러『류의이야기―행복의과학』의한국어판을편집하면서저자인‘기노시타류’의가계(家系)에대해알게된다.히키코모리처럼지내다신흥종교‘행복의과학’에입교한뒤거기에서도망쳐나온기노시타류는일본최고의CF감독‘기노시타히로무’의손자이기도하다.그리고소설은이집안에서배제되어온존재,‘기노시타미노루’의서사를인상적으로드러낸다.히로무의아들이자류의아버지인미노루는과거자신의아버지가한국에현지처를두었다는사실에분노해한국여성을살해한인물이었던것.“한국여성을특정증오한”이살인사건은한국인이자여성이라는민족적,성적정체성만으로누군가의증오와살해의대상이될수있음을서늘하게보여준다.
뿐만아니라박민정은단순히이사건을충격적으로제시하는데그치지않고미노루에게살해당한피해자‘박영희’의일기를소설에삽입하여,피해자의삶이흥미위주의‘소비’대상이되지않도록,그렇게죽은사람에게도“인생이있었다는사실을”피해자자신의목소리로우리에게들려준다.남성이이룩해온역사에서삭제되어버린여성의목소리를어떤왜곡도미화도없이우리에게전해주는것이다.
이두편의작품을통해자신의소설세계에대한인상적인인장을마련한박민정은「당신의나라에서」에서한번더이문제에대해치열하게탐구한다.“가상의역사를지어내는사관(史官)으로서박민정은탁월한능력을보여준다.은폐된범죄를통해이시대의윤리성을고발하는생생한목소리를이소설을통해만날수있었다”(이효석문학상최종심심사평)라는평을받은이작품은,레닌그라드에서어린시절을보낸‘나’와그시절‘나’의부모의러시아어과외선생이었던‘윤지나’의사연을교차시키며,그차곡차곡쌓인사연의끝에서피해자이면서방관자였던두여자가어떤식으로서로에게연결되는지를보여준다.

*

표제작「아내들의학교」는동성간의결혼이합법화된가상의사회를배경으로하고있다.그런만큼소설은동성애를향한사회의배타적인시선을넘어선더깊은문제를다룬다.‘선’과‘설혜’는결혼후아이를입양해키우며살고있는커플이다.문제는모델인선이[톱모델서바이벌코리아]라는오디션프로그램에출연하게되면서발생한다.선이‘성소수자’라는사실을방송소재로적극활용하려고하는티브이프로그램의행태는,대학시절여학생회활동을하던설혜가한선배에게“부끄러운일아니잖아.너는네가부끄럽니?”라는말을듣고아우팅을당해야했던경험과연결된다.동성애에대한사회적금기가사라진다는게곧동성커플이그토록바라던‘유토피아’가왔음을뜻하는것이아님을,이소설은동성애가사회에서소비되는다양한사례를통해보여준다.
또한「아내들의학교」는두여성인물을묘사하는방식에서도문제적이다.소설속여성들은‘온갖욕설을동원해모욕하고엎어놓은뒤발길질을하고목을조르거나’,“이마를마음놓고쓸어보고싶었고붉은빛깔을가진입술과손톱을매만져보고싶”은,때문에폭력적이기도한욕망을지닌인물로그려진다.이는『아내들의학교』에등장하는많은여성들중어떤여성도평면적이고수동적으로그려지지않는다는사실과도연결된다.여성이라는이유로혐오범죄의대상이되면서도,끝내고유한서사를통해자신의온전한목소리를내는여성들.가해자의육성이생생하게새어나오는중에도그에압도당하지않을수있는것은,그보다더날카롭게울려퍼지는여성들의목소리덕분일것이다.
여성문제를둘러싼관심이어느때보다뜨겁다.박민정은이뜨거움이양날의칼이라는것을잘알고있는듯하다.뜨겁기때문에읽는이로하여금쉽게반응을이끌어낼수있지만,그뜨거움에눌려냉철함을잃을수도있다는것을말이다.『아내들의학교』가우리에게강렬한감정을불러일으키는건,소재때문이아니라이를바라보는박민정의차갑고집요한시선덕분일것이다.뜨거운문제를손에쥐고동시대와긴밀히감응하는박민정덕분에우리는우리의서사가새롭게쓰이는순간을목도할수있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