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교시

Z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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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로운 시도! 이 동시집엔 자연이 없다!
시인 이안은 신민규 시인의 『Z교시』를 “하드보일드. 신(新)문체 세대의 등장을 알리는 첫 동시집”이라고 평하였다. 우선 이 동시집에는 지금까지의 거의 모든 동시집에 단골로 등장하다시피 한 ‘자연’이 없다. 어쩌다 나오더라도 단어 차원을 넘어 중심 소재로 다루어진 경우는 하나도 없다. 그 자리를 차지하는 건 TV, PC방, 동물원이나 병원 같은 도시적 사물과 공간, 그리고 바이러스, 백신(vaccine), 리모컨, 터치패드, 검색창, 이어폰, 헤드폰, USB 같은 현대문명의 각종 기기들과 그에 관계된 이름들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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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민규

2011년『동시마중』제5호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Z교시』로2017년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에선정되었다.

목차

제1부)눈이핑핑숨은글씨찾기

숨은글씨찾기12
빛날리기14
토끼와옹달샘15
비빔말16
Z교시18
하나되기20
나쁜사람22
운명교향곡24
넘어선,안될선26
아빠나이대결28
바이러스30
타임머신31

제2부)그래나이름없어인기없어

리모컨에게쓰는편지34
저녁8시에TV보며하는생각36
맛있는소리38
건강재판40
초2병42
고기감각44
콜라45
코고는밤46
창48
이어폰식구들49
이런신발50
시련52

제3부)싱싱한복숭아뼈에먹구름

삠56
놀이지구58
전기60
새건반61
정전기62
먹이사슬63
울타리64
활자인간66
시읽는과정68
점70
:72
타고올라가고싶어지는시74

제4부)나를읽지마나를잊지마

하늘땅78
잠의가장자리80
봄난로81
읽지마시오82
어린이야84
얼음땡86
나팔부는나귀87
날조심해88
훌라후프별90
오줌마렵다92
안보고싶다94
꿈사용설명서96

해설|이안99

출판사 서평

단연코지금껏본적없는동시집,신민규의『Z교시』

식물은뿌리,줄기,잎,꽃,열매로이뤄져있다
뿌리는식물체를지지하고물과양분을꾸벅한다
줄기는꾸벅을지탱하고물과꾸벅이이동하는꾸벅
잎은꾸벅을이용하여꾸벅을꾸벅
꾸벅은꾸벅과꾸벅이꾸벅
꾸벅꾸벅꾸벅꾸벅신민규뒤로나가!번쩍
_「Z교시」전문

소리내어읽으면저절로그려진다.선생님은식물의구조에대해열심히설명하는데아무리기를쓰고눈을부릅떠보아도속절없이꾸벅에잠식되어가는정신.ZZZ...Z교시의풍경이다.제목부터범상치않은동시집신민규의『Z교시』는완전히새로운동시들로가득차있다.「숨은글씨찾기」속에숨어있는낱말퍼즐은도전욕구를자극하고,“허거거걱!/이럴수가!”로시작하는「운명교향곡」의시행은베토벤의선율에얹을때생생히살아난다.「넘어선,안될선」「초2병」「이런신발」을비롯한랩동시들은비교불가의완성도를보여준다.시인의재기는‘작가의말’에서제안하는독서에티켓에서부터폭발한다.“독서시작전에휴대폰은진동으로바꿔주세요./앞좌석을발로차지말아주세요./다리떨지말아주세요./책넘길때침은손가락두마디이상묻히지마세요./책에코딱지묻히지마세요./읽으면서상상을많이해주세요./이제곧동시가시작됩니다./종이오른쪽아래귀퉁이를잡고페이지를넘겨주세요.”

하드보일드,신(新)문체세대의첫등장

시인이안은신민규시인의『Z교시』를“하드보일드.신(新)문체세대의등장을알리는첫동시집”이라고평하였다.우선이동시집에는지금까지의거의모든동시집에단골로등장하다시피한‘자연’이없다.어쩌다나오더라도단어차원을넘어중심소재로다루어진경우는하나도없다.그자리를차지하는건TV,PC방,동물원이나병원같은도시적사물과공간,그리고바이러스,백신(vaccine),리모컨,터치패드,검색창,이어폰,헤드폰,USB같은현대문명의각종기기들과그에관계된이름들이다.

졸려죽겠는데
오줌마렵다

일어나기싫은데
오줌마렵다

아랫배에주삿바늘꽂고
오줌을뽑아내고싶다

배꼽에USB꽂고
오줌을옮겨담고싶다

찬바닥에배를대고
오줌을얼려버리고싶다

졸려죽겠는데
일어나기싫은데

오줌은점점
또렷해진다
_「오줌마렵다」전문

이안시인은해설에서「오줌마렵다」의이러한표현에대해“이전세대로서는도저히불가능한인식이고말하기”라고짚었다.어머니의몸과연결되었던탯줄을자른곳,배꼽을USB를꽂는포트로인식하는것은“싱싱한복숭아뼈”(「삠」)라는표현보다도더낯설고이질적인접합이라는것이다.정서적인것보다물질적인측면에기반한인식,수식이거의없는문체,건조한종결어미,빠르고쉽게읽히는신민규의문체를그는“살과피의볼륨감을최대한덜어낸,불필요한수식을일체빼버린뼈의문체,굳이이름붙이자면하드보일드문체(hard-boiledstyle)”라칭한다.

동시대어린이독자의환호와작약을불러일으킬,비장의펀치라인

뛰다
발목을
삐다

싱싱한복숭아뼈에
쓰디쓴먹구름이끼고
천둥번개가치고
눈에서소나기가내린다

참을수없는
고통의60초를견뎌내면

햇볕이들고
쓴물이빠지고
눈의물이그친다

놀란발목을
절룩절룩
다독인다
_「삠」전문

신민규의동시속아이들은군더더기없이심플하다.“이따가끝나고떡볶이먹으러가자/어제TV봤어?/배고프다점심시간언제오나/나지우개좀빌려줘”선생님속이야어떻든이말저말한솥을와글와글끓이고(「비빔말」),성적표를받은날엔우연히주운타임머신을타고과거의엄마에게가서나중에자식낳으면성적으로혼내지말라는잔소리를해주고돌아온다(「타임머신」).이어폰속“악동뮤지션,걸스데이,엑소,나얼,마마무”와“트와이스”를좀더넓은헤드폰으로이사보내주고싶고(「이어폰식구들」)미용실에서머리카락이목이들어가고,콜라를마시다흘리고,콜라에또머리카락이들러붙고,화장실문지방에새끼발가락까지찧은하루를“9년살면서이런시련은처음이었어”하고정리한다(「시련」).뛰다발목을삔순간에도주저앉지않는다.싱싱한복숭아뼈에쓰디쓴먹구름이끼고눈에서소나기가쏟아지는고통의60초를견뎌내고놀란발목을다독일줄안다.경쾌하고아이답지만어른보다더어른스럽게,자기앞의시간을살아나가는아이들의모습인것이다.

나는초2나인아홉살이지
순진한척알건아는나이지
산타할아버지정체는우리아버지
어머니휴대폰비번은7537

아는것도알아갈것도많은나인데
아무것도할수없네나에게왜이래
뭘하든넌아직어려안돼노노
나도맛을알아아메리카노
_「초2병」부분

오래전에어린이시절을지나온어른인시인이,엄청난변화속에살아가는요즘아이들에걸맞은말과리듬으로시를쓰기란각고의노력없인불가능하며,어린이와어른사이에존재하는세대적현격이란근원적으로넘어서기어려운일이지만신민규시인은이상하리만치그것을잘해낸다.동시대아이들의감수성에밀착된그의동시에독자들은환호하지않을수없다.
“아이들이쉽고재미있게읽어주기를바라면서씁니다.책장을넘기다가쓱훑어봐도순식간에읽히고빠져드는그런시요.찾아가는동시가아닌찾아오게만드는동시를쓰고싶어요.”(신민규,『동시마중』2017년3.4월호)

고물고물조잘조잘글자사이를뛰노는윤정주의일러스트

『Z교시』의그림은화가윤정주의붓끝에서탄생했다.따뜻하고유머넘치는그의작은사람들,작은동물들,기호,글자,숫자,도형,사물들은종이위글자사이사이를통통다니며시를읽는아이들의마음과함께논다.작은그것들은어쩌면그린것이아니라그저화가의마음안에서밖으로스스로나온것같다.그만큼생기발랄하고자연스러우며의연한존재들,우리아이들의모습이그러함을전하는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