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신 (김숨 소설 | 양장본 Hardcover)

당신의 신 (김숨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2.00
Description
이혼이라는 통과의례를 앞두거나 겪고 난 김숨의 그녀들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수상작가 김숨의 소설집 『당신의 신』. 김유정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후보작에 오르며 평단의 주목을 받은 작품 《이혼》을 비롯해 《읍산요금소》, 《새의 장례식》까지 사회의 인정이자 굴레인 결혼과 이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여성 삶의 근본 원리를 담아낸 세 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한 양태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혼》 속 이혼을 앞둔 그녀, 이혼 후 친권도 포기한 채 부스 안, 폐쇄된 공간인 요금소에서 가족도 연인도 없이 혼자 지내며 자신의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잘 알 수도 없는 채 도로에 석양이 깔리는 것을 지켜보는 《읍산요금소》의 그녀, 아버지의 폭력 성향을 물려받아 그녀를 폭행했던 나, 나와 이혼한 뒤 그녀가 재혼한 그. 그런 나와 그의 만남을 담은 《새의 장례식》에서도 우리는 그녀를 만나게 된다.
책에서 우리는 낯설지 않은,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이슈화되면서 수면 위로 더 많이 드러난 얼굴들과 마주하게 된다. 구원의 가능성은 희미하지만, 그녀들이 '우리'라는 폭력적 명명이 아닌 '나'와 '너'로 온전히 존재하길 바라며 쓰고 또 쓰는 저자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

김숨

저자김숨은1974년울산에서태어났다.1997년대전일보신춘문예에「느림에대하여」가,1998년문학동네신인상에「중세의시간」이각각당선되어등단했다.장편소설『백치들』『철』『나의아름다운죄인들』『물』『노란개를버리러』『여인들과진화하는적들』『바느질하는여자』『L의운동화』『한명』,소설집『투견』『침대』『간과쓸개』『국수』『나는염소가처음이야』『당신의신』등이있다.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허균문학작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이혼
읍산요금소
새의장례식

해설│양윤의(문학평론가)
불완전한사랑의그림자_김숨,『당신의신』에부치는마흔아홉개의주석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당신의신이되기위해당신과결혼한게아니야."
"우리"라는폭력적명명이아닌"나"와"너"로온전히존재하기위해,
그녀는쓴다.

김유정문학상,황순원문학상후보작에오르며평단의주목을받은작품「이혼」을비롯해「읍산요금소」「새의장례식」까지,사회의인정이자굴레인결혼/이혼이라는제도를통해여성삶의근본원리를담아낸작품세편이묶였다.이혼이라는통과의례를앞두거나겪고난김숨의그녀들.낯설지않은,최근여성을대상으로한폭력이"이슈화"되면서수면위로더많이드러난얼굴들이다.사회/제도적굴레에서완벽히자유로울수없고구원의가능성은희미하지만,그녀들이"우리"라는폭력적명명이아닌"나"와"너"로온전히존재하길바라며작가김숨은쓰고또쓴다.

김숨이보여주는숨막히는강박성은우리를압도한다.건조한문장속에감춰진충동과정념은폭발하기직전이다.이광물적삶속에서나가기,서로다른둘을하나로세지않고둘로세기,그것이「이혼」으로제시되었던셈이다.

_양윤의,해설「불완전한사랑의그림자-김숨,『당신의신』에부치는마흔아홉개의주석」에서

“당신의신이되기위해당신과결혼한게아니야.”
‘우리’라는폭력적명명이아닌‘나’와‘너’로온전히존재하기위해,
그녀는쓴다.

『당신의신』에는「이혼」「읍산요금소」「새의장례식」세편이묶였다.첫머리에놓인「이혼」은김유정문학상,황순원문학상후보작에오르며평단의주목을받은작품.이혼을앞둔‘그녀(민정)’와남편‘철식’을중심으로다양한결혼생활의양태가펼쳐진다.좀더정확히말하자면,그다양한양태속에서다양한방식으로고통받는여성의목소리가.

평생남편의무시와폭력에서벗어나지못한채아이셋을낳고오십삼년을함께산민정의어머니.“스스로가이혼을원하는지원하지않는지조차판단할수없는지경까지어머니가가버렸다는걸.자신의기분과감정이어떤지조차모르는지경까지어머니가가버렸다는걸”알게된민정은절망하지만,결국지긋지긋한부모로부터도망치고,어머니는아버지가죽는날까지지속적인학대에서벗어나지못한다.“남편과의이혼이이천명이넘는신도들과의이혼이기도해서.모태에서부터믿은신과의이혼이기도해서”남편과헤어지지못한목사사모도있다.

겉으로보기에는무탈하나뒤틀린채곪아가는부부도있다.‘최’와‘최의아내’이다.아내가“맏며느리로서집안의대소사를챙기고,시아버지병시중까지마다하지않”는동안남편은여자문제로아내를고통스럽게했다는것을민정은안다.그러나‘최의아내’는“우리가이해해줘야지어쩌겠어요.(…)우리아내들말이에요.(…)남편이아니라아들이라고생각하면너그러워져요”라며애써태연한척민정에게이야기한다.‘우리’라묶어말해버리지않으면감당하기어려운‘최의아내’의속내를짐작하는것이그리어려운일은아니다.

이혼후추문에휩쓸려해고당한민정의선배영미.소문의당사자남녀둘중영미만해고되었고상대남성에게는그소문이“구두밑바닥에들러붙은껌이나양복바지에튄구정물에지나지않았”다는것을민정은뒤늦게깨닫는다.“이혼으로한차례,추문으로또한차례길바닥에내팽개쳐”진영미의이미지.학습지교사로일할때건,감자탕집에서음식을나를때건‘이혼녀’라는사실은낙인처럼따라와영미를절망시켰다.“자다가새벽에눈이저절로떠지면여자로서만이아니라한인간으로서끝났다는생각이가장먼저들더라”는영미의말,어쩌면민정이마주할미래일지모른다.

그러나민정은이혼의뜻을굽히지않는다.깊은밤철식에게만두를쪄주고그의이야기를들어줄수는있으나‘자신과가장가까운존재의고통에는무감각한’철식과함께할수없다.“한인간의영혼을버리는것이나마찬가지라는비난”을들을지라도,더는‘우리’라는말로그와묶일수없다.

“나는당신의신이아니야.당신의영혼을구원하기위해찾아온신이아니야.당신의신이되기위해당신과결혼한게아니야.”
_64쪽,「이혼」에서

민정은어째서이혼하지않으면안된다고생각하는가.민정에게이혼은“피할수없는통과의례”이다.삶의다음단계로넘어가기위해마주하지않으면안되는통과의례.민정은이혼이자신과철식에게불행이아니기를,‘우리에게’가아닌‘나’와‘당신’에게불행이아니기를바란다.

뒤이어만나게될「읍산요금소」의요금소도통과의례의상징이라볼수있다.이혼후친권도포기한‘그녀’가일하는곳.그녀는부스안,폐쇄된공간에서가족도연인도없이혼자지낸다.읍산요금소를지나면바로햇빛요양원이고이어서화장터와납골당이있다.“부스안에서태어나고,자라고,늙어가는것같은기분이들때까지”그곳에앉아있는그녀,자신의삶이어디로흘러가는지잘알수없는채그녀는도로에석양이깔리는것을지켜본다.

미발표작인「새의장례식」에서는남성화자의목소리를만날수있다.아버지의폭력성향을물려받아‘그녀’를폭행했던‘나’,결국‘나’와이혼한뒤‘그녀’가재혼한‘그’.소설은나와그,두사람의만남을담았다.이혼하고두사람의관계가끊어졌다해도삶은이어진다.현재의그녀를만드는데전남편의영향이없을수없고,현남편인그는,그녀와내가부부였을때무슨일이있었는지알고싶어한다.그래야그녀가겪는불안증세를이해할수있을테니까.과연그는그녀를좀더이해하게될까,나는그녀와의시절을이제라도/이제야온전히끝낼수있을까.

이혼이라는통과의례를앞두거나겪고난김숨의그녀들.낯설지않은,최근여성을대상으로한폭력이‘이슈화’되면서수면위로더많이드러난얼굴들이다.사회/제도적굴레에서완벽히자유로울수없고구원의가능성은희미하지만,그녀들이‘우리’라는폭력적명명이아닌‘나’와‘너’로온전히존재하길바라며작가김숨은쓰고또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