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스 형제 (양장본 Hardcover)

버지스 형제 (양장본 Hardcover)

$19.37
Description
『버지스 형제』는 미국 사회에 뿌리박힌 계급 문제와 더불어, 2006년 메인 주 루이스턴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소말리족 난민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차별 의식과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온전히 마음을 줄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마음에서 내칠 수도 없는 결함 있는 인물들을 통해, 타자에게 저지르는 폭력이 악의적인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 자신을 포함해 평범한 ‘우리’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스트라우트 소설이 언제나 그랬듯, 『버지스 형제』가 던지는 비판의 밑바닥에는 각자의 한계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 대한 온기 어린 시선이, 삶을 긍정하는 희망의 목소리가 깔려 있다.
저자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저자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는1956년미국메인주포틀랜드에서태어나,메인주와뉴햄프셔주의작은마을에서자랐다.어린시절부터글쓰기에매료된스트라우트는일상의소소한일들을노트에적고,도서관의문학코너를좀처럼떠나지않는아이였다.작가가되겠다는열망으로유명한작가들의이야기나그들의자서전을탐독하기도했다.집밖에서도많은시간을보냈던이소녀는바닷가바위를뒤덮은해초와야생화를숨기고있는뉴햄프셔의숲을보며,자연에대한깊은애정을품게된다.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는베이츠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한뒤영국으로건너가일년동안바에서일하면서글을쓰고,그후다시미국으로돌아와끊임없이소설을썼지만원고는거절당하기일쑤였다.작가가되지못하리라는두려움에그녀는시러큐스대학교에서법학을전공하고잠시법률회사에서일했지만,얼마지나지않아일을그만두고뉴욕으로돌아와글쓰기에매진한다.문학잡지등에단편소설을발표하던스트라우트는1998년첫장편『에이미와이저벨』을발표하며작품성과대중성을동시에인정받는다.이작품은오렌지상,펜/포크너상등주요문학상후보에올랐고,‘로스앤젤레스타임스아트세덴바움상’과‘시카고트리뷴하트랜드상을수상했다.2008년세번째소설『올리브키터리지』를발표하고언론과독자들의호평을받은뒤,이작품으로2009년퓰리처상을수상했다.이후『버지스형제』『내이름은루시바턴』『무엇이든가능하다』등의소설을꾸준히발표하며많은사랑을받고있다.

목차

프롤로그...009

1부...021
2부...143
3부...295
4부...403

감사의말...565
옮긴이의말_모든것이가능해지는세상...567

출판사 서평

“혼란한미국사회의초상.
필립로스의『미국의목가』만큼야심만만하지만더친밀하다.”_타임

*아마존,[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워싱턴포스트][굿하우스키핑]NPR선정올해의책(2013)

퓰리처상수상작가라는화려한수식어보다사람을통해삶을말하는작가라는따뜻한수식어가더욱잘어울리는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첫장편소설인『에이미와이저벨』부터최근작『내이름은루시바턴』까지독자와평단이스트라우트의작품에꾸준한애정과신뢰를보내온이유역시그가삶의박동이느껴지는문장을통해사람으로산다는것이무엇인지를말하는따뜻하고믿음직한이야기꾼이기때문일것이다.이번에출간되는『버지스형제』는스트라우트가『올리브키터리지』로퓰리처상을수상한후2013년에발표한네번째장편소설로,어린시절의아픈기억을공유하고있지만이후서로다른삶을살아온중년의삼남매가고향마을에서일어난불행한사건을계기로다시모이게되면서벌어지는이야기를그린다.

이작품에서스트라우트는『올리브키터리지』를포함해전작들에서보여주었던인간내면의탐구에더해그인간들이발을딛고몸을부딪으며살아가는사회로,세상으로시야를넓힌다.『버지스형제』는미국사회에뿌리박힌계급문제와더불어,2006년메인주루이스턴에서일어난실제사건을모티브로하여소말리족난민문제를정면으로다루면서우리모두가가지고있는차별의식과편견에대해이야기한다.그리고온전히마음을줄수도,그렇다고완전히마음에서내칠수도없는결함있는인물들을통해,타자에게저지르는폭력이악의적인‘그들’의문제가아니라작가자신을포함해평범한‘우리’의문제임을강조한다.그러나스트라우트소설이언제나그랬듯,『버지스형제』가던지는비판의밑바닥에는각자의한계안에서고군분투하며살아가는우리인간에대한온기어린시선이,삶을긍정하는희망의목소리가깔려있다.

익숙한풍경위에도드라진낯선얼굴들과
익숙한얼굴위에드리워진낯선그림자.
그해겨울,우리는서로에게타인이었다.

버지스집안의삼남매짐,밥,수전은어린시절의아픈기억을공유하고있다.바로불의의사고로아버지를잃은것.아버지는어린삼남매를태운차를언덕위에놓고잠시아래로내려갔다가밥이장난을치다페달을밟는바람에굴러내려간차에치여목숨을잃는다.이것이공식적인사건의전말이었고,짐이여덟살,쌍둥이인밥과수전이네살때의일이었다.기억도나지않는시절의일이지만그날이후가슴속에씻지못할죄책감을품게된밥은자존감낮고소심한사람으로자라고,짐의상습적인구박과모욕을당연한것으로받아들인다.반면잘생기고똑똑한데다화려한언변을자랑하는짐은맏이로서집안의가장이자해결사역할을도맡는다.그러나어머니가세상을떠나자고향인메인주의작은마을셜리폴스를벗어나고싶어하던버지스형제는도망치듯뉴욕으로떠나고수전만고향에남는다.

그리고현재중년이된삼남매는각자너무도다른삶을살고있다.짐은부유한집안출신의아내헬렌과함께뉴욕에살면서거대로펌의유명변호사로일하고있다.반면밥은변호사를그만두고법률구조협회항소부에서사건기록을검토하는일을하고있으며아내팸과도이혼한상태다.수전은남편과이혼한뒤에도고향을떠나지않고홀로열아홉살아들재커리를키우며살고있다.짐과밥은어느날수전의다급한전화를받는다.재커리가마을의소말리족난민공동체가신성시하는이슬람교사원에잘린돼지머리를던져넣었다는것이다.재커리의행동이증오범죄로규정되면서이사건은전국언론에대서특필되고재커리는연방검찰에게기소당할위기에처한다.짐과밥은조카를돕기위해수년만에고향셜리폴스로향하지만사태는예상과다르게계속악화되기만하고,오랜만에만난남매와주변가족들간에는크고작은갈등이일어난다.급기야심리적으로막다른길에몰린짐은밥의인생을뒤흔들어놓을이야기를털어놓는다.

삶과삶이충돌하는복잡하고미묘한순간들,
그저변에깔린계급과차별을이야기하다.

“저는이렇게생각합니다.개인적인것이정치적인것이라고.저는언제나계급에대해이야기해왔습니다.제모든작품을통해서요.”_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소설의중심에는크게두가지갈등이있다.소말리족난민들과메인주셜리폴스주민들간의갈등.그리고버지스가족내의갈등.전자는사회적이고문화적인충돌이고,후자는개인과개인의사적인충돌이라는점에서일견둘은아주다른종류의갈등처럼보인다.그러나소설은사적인갈등처럼보였던버지스가족의충돌뒤에숨겨진지극히사회적이고정치적이며계급적인분열을적나라하게보여준다.버지스가족간의충돌은단순히개인과개인의충돌이아니라서로다른삶의방식간의,삶과삶의충돌이다.

그러한사실을가장뚜렷하게보여주는것이평생을시골마을에서살아온수전과평생을도시에서살아온헬렌사이의갈등이다.수전은짐과밥이살고있는뉴욕이라는대도시에거부감을느끼고,수십년을그곳에서살면서도시의방식에익숙해진짐과밥에게낯설고두려운감정을갖는다(“아니,수전을무섭게만든것은도시가아니었다.그것은그녀의형제들이었다.그들은누구지?어떻게이런식으로살아갈수있지?그들은그녀가어린시절에알던밥과짐이아니었다.”_462쪽).반대로짐의아내팸은시골출신의버지스가족에게,특히수전에게은밀한혐오를느낀다(“헬렌은시누이의얼굴에서그런속마음을읽으며촌뜨기라는단어를떠올렸다.그러자가슴속저아래에서부터넌더리가났다.그런생각은하고싶지않았고,그런사람이되는것도싫었다.”_467쪽).

이렇듯『버지스형제』에서가족은결코서로를속속들이이해하는끈끈한울타리가아니라서로를이해하지못하고구속하는또다른종류의타자다.형제관계뿐아니라부부관계에서도,부모와자식관계에서도서로의의도는쉽게빗나가고소통은가로막힌다.버지스남매는수전의아들재커리가낯선이방인들에게저지른잘못을수습하기위해한자리에모이지만,시간이흐르면서점차깨닫게되는것은가족이라는이름으로묶인그들역시서로에게놀라울만큼낯선존재라는사실이다.결국소말리족난민들과의갈등과버지스가족의갈등은본질적으로다르지않다.그본질이란낯선것에대한,즉타자에대한두려움이다.

‘인간적’이라는말의두가지의미

“우리는일부의사람들이낯선것에유달리큰두려움을느낀다는것을알고있습니다.한편소수자를즉각적으로옹호하는사람들도있죠.하지만제생각에대부분의사람들은그중간에있습니다.두려움과예의바른사람이되고자하는욕망사이에서갈팡질팡하면서말이죠.그말은결국,변화에는시간이걸린다는겁니다.(...)우리의세계관이그저‘우리의’세계관이라는것,다른사람의것이아니라는사실을깨닫는데는시간이걸립니다.그리고우리의세계관은계속해서변화에열려있어야합니다.”_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우리가‘인간적’이라말할때,그것에내포된여러의미중하나는‘불완전함’이다.인간이기때문에저지르는실수와,인간이기때문에갖게되는결함.따라서타자에대한두려움은결국서로가서로에게타자일수밖에없는우리가,‘나’라는울타리안에서평생을살면서한정적인경험만을축적하는우리모두가필연적으로가질수밖에없는‘인간적인’한계다.그리고이소설의등장인물들은모두그러한‘인간적인’결함을가지고있다.스트라우트는특유의섬세하고예리한묘사를통해등장인물들이타인에게느끼는미묘한혐오의감정을냉정할만큼정확하게묘사해낸다.하지만그것은악한사람이저지르는무지막지한폭력이아니라나름대로선의를가지고포용력을발휘하려노력하는‘평범한’사람들이무의식적으로내뱉는말이나행동을통해표출된다.그것은우리가언젠가한번은겪어봤을,그리고행해봤을무의식적인폭력이다.

하지만우리가‘인간적’이라말할때,그것은또한타인을향해품는온기를,내가아닌‘나’들을이해하려는노력을의미하기도한다.스트라우트가작품속에서인물들의결함을드러내는이유는그들을비난하거나단죄하려는것이아니라우리인식의불완전함을이야기하고그럼에도우리는타인을이해하려고노력해야한다고이야기하기위해서다.특히작가는재커리의외로움과불안을이해하고포용하는압디카림이라는소말리족인물을통해사람과사람사이의거리를결정하는것은언어도민족도아닌서로에대한‘이해’임을이야기한다.『버지스형제』에서말하는‘가족되기’가서로에게존재하는결함을인정하고그위에유대를건설하는지난한과정이듯이,타인을이해하는일역시많은노력과시간을필요로한다.그것은‘나’라는틀을벗어나려는노력,다른삶과다른존재와다른목소리에열려있으려는노력을의미하기때문이다.

다른삶을상상하는일,
이해와공감의도구로서문학의힘

“작가로서제가관심을가지는것은‘선’이나‘악’이아니라인간경험의모호함과우리삶의한결같은불완전함입니다.이러한사실을소설이라는형식을통해제시함으로써독자들이인간다움(humanness)이란무엇인지를이해하는데도움을주는것,그것이제가하고싶은일입니다.”_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

스트라우트는소설이라는매체가타인을이해하고마음을여는데도움을줄수있다고이야기한다.소설읽기란본질적으로다른사람이되어보는것이고,낯선이의삶을상상하고그곳에발을들이는것이기때문이다.다시말해,독서란‘이해’를전제로하는활동이다.스트라우트는인물의복잡미묘한심리를놀랍도록생생하고탁월하게느려내는작가다.우리는그의소설을읽으며다양한인물들이품고있는비밀과욕망의문앞에,그들내면의문간에서서문이열리기를기다린다.그리고한동안그인물의내면에들어가있다보면책을덮어도우리의일부가어딘가에서그들과함께살아가고,살아내고있다는생각이든다.『버지스형제』에도역시서로다른입장에놓인다양한인물들이등장하는데,스트라우트는그들의입장과심리를끈질기면서도설득력있게그려낸다.소설이던지는메시지를생각하면이는마치소설에등장하는어느누구도독자에게타자로서남겨두지않겠다는선언처럼보이기도한다.실제로작가는주요인물중한명인소말리족남성을제대로그려내기위해몇년에걸쳐난민들을조사하고취재했다고이야기하면서그이유가“그렇게하지않으면그들은그저타자로남게될것같아서였다”고밝혔다.

외부적인사건보다인물의심리묘사에소설의대부분을할애하던이전작품들과비교했을때,『버지스형제』는분명스트라우트의다른작품들과는조금다른결을보여준다.그러나책장을덮고나서밀려드는감정은한결같다.그감정은역시나,여전히,스트라우트의작품은따뜻하다는것이다.결국이작품을통해스트라우트가하는일은현실의차갑고단단한땅에소설이라는따뜻한씨앗을심는것이다.그씨앗이독자의마음깊숙이뿌리를내리고멀리뻗어나가우리모두를조금더가까이묶어줄수있기를,더따뜻하게감싸안을수있기를바라면서.

[책속으로추가]

그리고이제는너무늦었다.무언가가너무늦었다고믿고싶은사람은없겠지만,언제나조금씩더늦어지고,그러다보면마침내너무늦어버린순간이온다._444쪽

하지만밥은젊지않았고,상실이무엇인지알았다.그에뒤따르는적막과극한의두려움도알았고,또한상실은늘묘하고감지하기어려운해방감을동반한다는것도알았다._507∼508쪽

“사람들은자기가상처를준사람들한테더차갑게대해.참을수가없거든.말그대로야.우리가누구한테그런짓을했다는생각만으로도참을수가없어져.내가그랬으니까.우리는우리가한행동을정당화하려고온갖이유를다끌어대.”_545쪽

사실이무엇인지는중요하지않았다.그들의이야기가중요했고,그들각자의이야기는오로지그들각자의것이었다._559∼5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