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일기 (은둔과 변신)

파리일기 (은둔과 변신)

$16.50
Description
“일기는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글쓰기 형식이다. 매일 걷고 사색하고 쓰면서 나는 파리에서 내 삶의 증인이 되었다.” 파리의 골목들을 산책하며 도시공간과 예술에 대한 깊은 사유를 보여준 사회학자 정수복과 그의 아내 심리학자 장미란 부부가 파리의 생활과 여성에 관한 책을 각각 내놓았다. 일상과 관계의 폐허에 갇혀 한발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는 시기, 정수복은 서울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가 사는 자리를 옮긴 곳은 그에게 제2의 고향이자 정신적 망명지가 되어준 파리이다.

『파리일기』에는 그가 한국에서 사회학자이자 시민운동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느닷없이 파리로 ‘정신적 망명’을 떠나 생활과 창작을 지속하기 위해 분투한 날들의 일기가 소상히 기록되어 있다. 같은 시기 출간된 아내 장미란의 『파리의 여자들: 파리지엔느의 내면 읽기』가 자신이 아닌 프랑스 땅에 발 딛고 살아가는 파리지엔느들의 삶과 내면을 통해 여성의 정체성과 심리를 분석한 책이라면, 남편 정수복은 자신의 내면과 일상을 끝까지 좇으며, 한국인이 파리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속속들이 담아낸다.
저자

정수복

저자정수복은사회학자이자작가,산책자.서울과파리를오가며살아온그는두도시모두에서경계인이자이방인이다.이방인의시선으로붙박이들이당연하게보는것을낯설게바라보고새롭게느끼고다르게생각한다.연세대학교정치외교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사회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1982년프랑스파리로유학을떠나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사회학으로박사학위를받고1989년초귀국했다.1993년이후대학이라는제도적울타리를벗어나시
민운동과환경운동의현장에서크리스찬아카데미기획연구실장,시민환경연구소부소장,사회운동연구소소장으로일했다.1999~2001년KBSTV〈정수복의세상읽기〉와CBS라디오〈시사자키〉진행을맡았다.
2002년그동안의삶을정리하고변신을꿈꾸며서울을떠나파리로거처를옮겼다.2007년파리에서한국사회를비판적거리를두고바라보는『한국인의문화적문법』을출간하여그해출판문화대상을수상했다.오랜파리산책경험을바탕으로『파리를생각한다』와『파리의장소들』을펴내고,그에이어프로방스여행일기『프로방스에서의완전한휴식』을썼다.2009년에서2011년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객원교수로강의하다가2012년다시서울로삶의근거지를옮겼다.그후지은책으로『책인시공冊人時空』『책에대해던지는7가지질문』『삶을긍정하는허무주의』『응답하는사회학』등이있다.

목차

일기장을열며_4

1월25일파리의이방인_14
1월26일어두운마을에서_17
1월27일나는갈길모르니_21
4월5일낯선곳에서새로운삶을시작한다는것_23
4월8일적응과소명_27
5월16일나무가주는위안_34
5월17일유배와유보의시기_38
6월13일무위의예술_42
6월14일내방에햇빛이들어오는시간_46
6월20일자유를얻은대신잃어버린것들에대하여_53
6월22일파리에서민족주의를생각하다_56
8월18일깨진꿈의잔해속에서살아가기_60
8월19일노르망디노동자의딸과대인의향수병_69
8월31일전원생활에대한그리움_76
9월1일이름속에숨은뜻_85
9월2일정신병과창조성_96
9월5일은둔과망명_98
9월6일우연과인연_103
9월16일만성피로와악몽_107
9월17일“타인은지옥이다”_113
9월24일감정폭발의심리학_119
10월2일내면의요새_123
10월7일자유롭게부유하는지식인_127
10월10일인문사회과학의수준을어떻게높일것인가?_131
10월12일유목민으로살아가는영구혁명의삶_139
10월16일삶을변화시키는경청의시간_149
10월21일아버지의권위와새로운인본주의_155
10월24일망명객과유목민_160
10월25일지식인,세속의사제들이사는법_163
10월26일망명지식인과페미니스트지식인_172
10월28일자기안으로의망명_183
10월31일여성과계급_187
11월5일쓰레기통을뒤지는파리의철학자_194
11월13일파리속의아시아_200
11월16일살롱뒤리브르_205
11월22일아름다운외국인들의축제와인도문학의밤_209
11월24일파리를걸으며부분과전체를생각한다_211
11월27일잃어버린세대와대안적삶의모델_217
11월28일파리의작은토론회와한국영화제_219
12월16일발과버스로파리산책하기_222
12월23일파리에서한국문화알리기_227
12월24일파리생활의회의와짜증을넘어서_231
1월2일말하는사람은많고,경청하는사람은없다_235
1월3일감정은전염된다_239
1월7일파리의동네이발사_246
1월17일증오에대하여_253
1월18일테크노피아비판_261
1월20일여성의글쓰기와성해방_264
1월24일지금나는그목표를위해무엇을하고있는가_270
1월27일특이하고이상적인삶_277
1월28일패션과광고를바라보는사회학자의시선_282
1월30일침묵과단절_294
1월31일세상의소란을피해글쓰기에몰두하다_299

일기장을닫으며_310

출판사 서평

일상이숨막힐때숨어들기좋은도시,파리
파리의산책자정수복이기록한,
영감을갈망하는이에게찾아온은밀한기적

나는지금이곳에혼자있다.파리의한구석에서은둔생활을하고있다.은둔은지금까지살아왔던세속의땅과지금까지관계맺고살아왔던사람들을떠나는의도적이고주체적인행위이다.은둔은자신이몸담고살았던곳에대한혐오일뿐만아니라,자신이지금까지살아온삶에대한절대적부정이다.부정에서출발한은둔은또다른긍정을추구한다.은둔은단지세상을피해다른곳에숨는행위가아니라지금까지세상에서추구했던것과는분명하게구별되는다른차원과다른단계의삶을지향하기때문이다.
수많은사상가와작가들이자기가살던사회를떠나익명성과자유가보장된도시로자발적망명의길을떠났다.그가운데서도특히파리는이방인작가와지식인들이새로운삶과새로운작품을위해즐겨찾는도시이다.파리의공기는작가들의정신을자유롭게하고,파리의거리는작가들에게영감을제공하고,파리의카페들은작가들에게무언가쓰고싶다는열망을불러일으킨다._본문에서

모든익숙한것들과결별하고새로움을찾아나선자의
1년간의변신일기

그의일기에는그가창작자로서느끼는고뇌와열망,새로운정착지에서살아내야하는생활인이자가장으로서의고통이교차한다.지금까지그가산책자로서파리골목마다숨은아름다움과역사를발굴해냈다면,이번책에서는파리에서가족들과함께생활하면서적응하고책임져야하는이의무게와그럼에도불구하고반드시새로운것을이루어내고야말겠다는투지가느껴진다.걷고사색하고매일쓰면서그는때로오해받고때로불화했던한국에서의삶을넘어이곳에서‘변신’하고자한다.

2011년말파리생활을접고귀국한지얼마안되었을때의일이다.어떤사람이나를‘서울에서취직도안되고집안에돈은있어서,파리에가서널널하게지내다온사람’이라고써놓은것을우연한기회에읽게되었다.그때나는내가생각하는나와타인이바라보는나사이에큰간극이있음을알았다.나스스로는파리에서나름대로‘치열하게’살려고노력했지만타인의관점에서는그렇지않았던것이다.나의파리생활을자세하게묘사한이일기가내가나를보는시선과바깥에서나를보는시선사이의간극을조금이나마줄여줄수있기를기대한다.
_프롤로그에서
이책은영감을얻기위한파리예술여행을꿈꾸는이들에게도훌륭한가이드가된다.파리에서프랑스퀼튀르라디오방송을통해프랑스지식인들의대담을듣고더명료한프랑스어를단련하기위해공부하고파리를넘어아를과오베르쉬르우아즈등예술가들의흔적을찾아다니는정수복의여정과활동은,파리에서장기간체류하며새로운모색을해본사람만이알수있는보석같은힌트들로가득차있다.
붙박이나토박이가아닌파리와서울두도시를걸쳐살아가는사람이기에더많은것으로부터자극받고끊임없이새로운것을발견하는정신적망명객의삶.서울에지쳐파리로넘어갔던정수복은그렇게파리에서자기자신이주인공이되는글쓰기형식인일기를매일써나가며파리의순간들을세밀하게기록했다.그리고마침내파리에서나자신의삶의증인이되었노라고고백하고있다.

낯선나라에서의망명생활은변혁운동이아니라‘자기안으로의망명’으로이어지기도한다.지금나는파리에서‘정신적’망명생활을하고있다.나의망명생활은정치적박해를받아강제적으로이루어진망명이아니라한국사회와의불화때문에스스로택한어떻게보면사치스러운망명생활이다.지금나는‘방법론적단절’이라는이름으로한국과의관계를의식적으로끊고모든사회적관계를단순화시킨상태에서나자신을깊이성찰하고있다.
나의자발적망명생활은지금까지내가해온활동과는구별되는새로운삶의방식을만들어가는과정이라고할수있다.과거의참여하는시민적지식인모델을포함하면서도그것을넘어서새로운지식인모델을모색하고있다.나는망명중이다.나는수련중이고모색중이다.과거를다시해석하면서지금과는다른미래를꿈꾸고있다.결코편안하지않은경계선위에서서나의존재방식을변화시키는것이지금이곳생활의목표다.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변신그것이나의자발적망명생활의화두다.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