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사이 (이현수 에세이)

마시는 사이 (이현수 에세이)

$14.50
Description
나를 살게 한 브루클린과 사람들
“이상하게 우리 사이엔 늘 술이 있다”
〈프리미어〉 〈필름 2.0〉, 이언 매큐언 『이런 사랑』, 피터 게더스의 노튼 3부작, 애니 프루 『브로크백 마운틴』, 닉 혼비 『하이 피델리티』, 이케이도 준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500여 권에 달하는 영화잡지와 책을 만들며 일밖에 모르던 저자 이현수, 어느 날 모든 걸 접고 뉴욕 브루클린으로 떠난다. 아무런 계획도, 기약도 없이 지인이 남겨둔 공간과 가구와 마음에 기대어 사람도 거의 만나지 않은 채 몇 달을 흘려보낸다.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 여행 갈 틈도 없이 일만 하면서 살다가 갑자기 시간이 너무 많아졌다. 친구 만나는 시간도 아껴가며 일에 매달렸던 작가는 오늘만 살기로,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하루하루 즐기면서 살기로 한다.
『마시는 사이』는 한 사람이 사람 때문에 무너지고, 사람 덕에 다시 살아가게 된 이야기다. 그리고 결국엔 좀 더 살아보길 잘했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된, “여전히 서툰 우리의 인생을 너그럽게 이해하게 만드는 노라 에프런의 영화 같은 에세이다.”(‘임경선 추천사’ 중에서)

우연히 뉴욕 브루클린에 머물게 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다. (…) 그들에게 딸 카하나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면, 내게는 브루클린이 카하나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을 때 운명처럼 이끌려 간 곳.
그게 브루클린이어서가 아니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게 한 사람들을 안겨준 곳이기 때문이다. 혼자 있고 싶다고 발버둥쳐도 헛소리라며 귓등으로도 안 듣고 날 내버려 두지 않는 사람들. 그냥 친구라고 하기에는 모자란, 더 애틋한 사람들. 친구와 가족 사이의 무엇.
_「프롤로그」에서
저자

이현수

방송작가,잡지기자,출판인,마케터,자유기고가,뭐이런저런일을해왔는데그건그만큼나이가많다는뜻일것이다.만든책으로따지자면잡지,단행본통틀어500여권이니아마이게제일잘했던일인가보다.힘든상황을겪으면서일이고친구고가족이고다버리고한국을떠날때는오늘같은날이오리라곤상상하지못했다.친구들은믿지않겠지만뉴욕으로건너가기전엔술을그다지마시지않았다.괴로워서술을찾기시작했는데,술이먼저인지사람이먼저인지여튼술을통해좋은사람들을정말많이만났다.마를린호리스감독의네덜란드영화〈안토니아스라인Antonia’sLine〉(1995)을봤을때부터혈연이나제도적결합이아닌가족을꿈꿨고,브루클린이이를실현해준게아닐까생각(혼자착각)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나잇값
해피뉴이어
모든것은갈비탕에서시작됐다
언니말고엄마
출동수스코
폭풍우치는밤에
베이비를샤워해
완벽한꽃놀이
머리를내주면빵을얻으리
세상에버릴것은없다

댄서의순정
돈나돈나마돈나
몬트리올에간사연
이스탄불의기적
싸움의기술1
싸움의기술2
백발마녀전1
백발마녀전2

언니달려!
화장실이부끄러운가부끄럽지않은가의문제
뉴욕에온손님1
뉴욕에온손님2
뉴욕에온손님3
외로운날에건배
꿈의비행
비정상적노을
동네아이

에필로그
등장인물

출판사 서평

일하고,버려지고,다시일어나
“사람에게상처받은사람을구원하는건결국사람이다”

한때일이너무도중요한사람이었다.‘백발마녀’라는별명이있을정도로후배들에게엄했고,일을떠나선살수없을것같아서일만하면서지낸시간이꽤길다.그러나이런모습은버려졌다.일,사람,돈모든것을잃고“인생에몇달쯤버려도그만아닌가?”생각하며미련없이브루클린으로떠났고돌아갈때가되었지만돌아가지않았다.“못해도되는일을한번은하고싶었”던그는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그림을배우다아트스쿨에들어가그래픽디자인까지배운다.지금은다시텍스트다루는일로돌아왔지만그때와다른점이있다면,어떤일이닥쳐도두려워하지않고결과만이아닌과정을즐기는사람이되었다는것이다.그는책전반에걸쳐나이에상관없이하고싶은일은언제든할수있고,나이에구애받지않으면친구들의스펙트럼이넓어진다말한다.
때로어떤만남은한사람의인생을송두리째바꿔놓는다.저자는웅크리고있던시간을지나우연한만남이거듭되면서좋은사람,‘내사람’이그의곁을차지한다.가장나이차이가많이나는친구인일곱살이뿜뿜,세대가다를만큼나이차이가나지만인생베프인마일로,딸이라해도어색하지않을견가,인생의중요한순간에늘함께해준신…친구들의나이를줄세우다잊어버릴만큼그는나이를따지지않고마음만통하면기꺼이친구가된다.덕분에인생의많은문을열어새로운길로나아갔고,속절없이무너졌을때삶을지탱할수있었고,뜻하지않게좋은사람이되기위해안간힘을쓰기도하면서,친구들에게위로와공감을얻어인생의갈림길에서조금이라도나은선택을할수있었다.그리고무엇보다혼자있고싶지않은날만큼은혼자있지않아도되었다.
누구에게도말하지않았던이야기를마일로에게털어놓는순간,이상하게도나를옭아맸던그일이정말아무것도아닌것처럼느껴졌다.뭘그리오래쌓아뒀어.별것도아니고만.어느날의당산철교가떠올랐다.우리에게는자유로울수있는여러방법이있지만,좋은사람에게서위로와공감을얻어보다나은선택을할수도있는것이다.
“좀더살아보길잘했다.재밌네.”
내말을마일로가잇는다.
“야시끄러워!앞으로더재밌을거야.”
_39쪽에서

작가의좋은친구조건중하나는‘술을좋아할것’.그렇다,이책『마시는사이』에는거의모든페이지에사람과술이등장한다.“왜술을마시는가.그날의정당한이유가늘있다.비가와서,날이좋아서,눈이와서,기뻐서,슬퍼서,하루가고돼서,하루가지루해서…”라말하는그는술을핑계로길거리에서무작정춤을추기도하고,괴로운하루를낄낄대며흘려보내기도한다.친구와술,그사이에서살아갈이유를발견하고하루를견뎌낼힘을얻는다.

이것은나의이야기인척하지만사실그들이주인공인책이다.그들덕분에나는일어섰고다른사람이될수있었다.별로착하지않은내가태어나처음으로좋은사람이되기위해안간힘을쓰는것은조금이라도친구들에게보답하고싶어서다.그고마움을책에다표현하지못한건내능력부족이다.쑥스럽고미안해오늘도괜히술을핑계삼는다.
_「에필로그」에서

열심밖에모르던그가하루를즐기게되기까지
“조언한마디없지만,어떤조언들보다도빛나는이야기”

그나이대에꼭해야하는일이라는게있다고믿었던시절이있다.어쩌면지금도그렇게남들처럼살아가는것이정답이라고믿는이들도있을테다.그러나이현수작가가말하듯“인생은지겹도록길고,그러다보니상상도못했던삶이또주어지”기도한다.삶이,사람이자신을저버린다해도.
그럼에도우리는알수없는미래에불안할수밖에없고,그럴땐앞서살고있는이의인생을엿볼수밖에없다.열심과용감한진심과흥으로가득한이현수라는사람의인생한토막,어디로튈지모르는이야기의마지막책장을덮고나면이런말이절로나올것이다.“아,정말최선을다해서이현수처럼살고싶다!”

이책에는오직이현수라는품이아주커다란사람만이만들어낼수있는특별한순간들이보석처럼박혀있다.닥친풍랑을이왕이면신나게타고어떻게든앞으로계속나아가는사람.모두가나간뒤늘뒤에남아빈자리를살피고마지막불을끄고나오는사람.인생을어떤태도로살아가면좋겠다는조언한마디없지만,그어떤조언들보다도빛나는이야기로가득한책.정말최선을다해서이현수처럼살고싶다.
_‘김혼비추천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