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날 (전혜정 장편소설)

첫번째 날 (전혜정 장편소설)

$13.50
Description
인간임을 포기한 순간 역설적으로 드러나는 인간다움의 의미
금기를 넘어서는 상상력의 작가 전혜정이 던지는 야심찬 질문. 2007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전혜정의 첫 장편소설 『첫번째 날』. 첫 소설집 《해협의 빛》을 출간한 이후 장편 집필 작업에 매진하며 수없이 원고를 다듬어낸 결과물이다. “알레고리 판타지에서 정통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향 모두에 있어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야말로 올 라운드 플레이어다”라는 등단 당시의 심사평이 말해주듯, 전혜정은 소설이라는 영토 어느 한 부분에 안주하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영역을 향해 거침없이 발걸음을 내딛는 작가다.

‘첫 장편’이라는 타이틀에서 오는 부담감이 있을 법한데도, 작가는 자신에게도 낯설 소재를 과감하게 택했다. 지구를 모행성으로 삼고 있는 ‘네이처’와 무인 행성 ‘루시아’가 바로 그것이다. 현실과 다른 새로운 가상의 시공간은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킬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인간다움’의 의미를 탐색하는 데 걸맞은 장소가 마련된다.
저자

전혜정

저자전혜정
1975년서울에서태어나명지대문예창작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을수료했다.2007년문학동네신인상에단편소설「해협의빛」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해협의빛』이있다.

목차

1부_007
2부_117
3부_217

출판사 서평

일급살인을저지르고무인행성루시아로추방된‘DH-194’,
완벽한추위와어둠속에서운명을결정지을첫번째날이밝아온다

800년의역사동안큰전쟁도사건도없이평화롭던네이처행성에서모두를경악하게한살인사건이발생한다.한청년이고아인자신을보살펴주었던보호자를살해한것.이사건은병원에입원해있는,아버지나다름없는인물을잔인하게죽였다는점에서도모두를분노하게하지만,다른한편으로는네이처의신분제하위에위치한5계급출신이상위계급인정부관리자를살해했다는점에서도사람들을충격으로몰아넣는다.때문에일급범죄를저지른그에게가장무서운형벌이내려진다.생명체와의공감과교류를최우선시하는네이처인들에게가장두려운처벌인유배형이내려진것.그렇게‘DH(DifferentHuman)-194’라는이름이붙여진채일급범죄자‘나’는무인행성루시아로쫓겨난다.
이후로빈슨크루소의모험담을방불케하는‘나’의생존기가펼쳐진다.다른점이라면섬생활을즐긴로빈슨크루소와달리‘나’를기다리는건괴생명체의습격과완벽한고독일뿐이지만.숲과바다를헤치며끈질기게목숨을이어나가던‘나’는어느날새끼동물과마주하게된다.추위에파들파들몸을떠는이연약한생명체는네이처시절불우했던자신의모습을떠올리게하고,‘나’는그에게‘렘’이라는이름을붙인뒤함께지내게된다.마치‘나’와정부관리자의관계가역전된듯한렘과‘나’의관계.네이처에서그둘의결말이비극이었듯,렘과‘나’를기다리고있는것또한잔인한미래일까.

여기까지읽고나면우리는전혜정이현실과다른우주를가정해‘네이처’와‘루시아’를만들어낸이유에대해짐작하게된다.생존은가능하지만다른인간은살지않는무인행성.그곳은자신이어떤존재인지에대해밑바닥까지샅샅이살펴볼수있는최적의공간이기도한것이다.타인의존재가부재한다는것은,매순간다른사람의눈치를보지않고오로지자신의의지대로무언가를선택한다는뜻이기도할테니말이다.그러한조건을고려하면“살아남기어려운환경에서살아남을수있었다는것은,바꿔말하면자신이인간임을어느정도포기했다는뜻이다”라는소설속인물의독백이조금은다르게다가온다.인간임을포기하고되는대로살고있을때자신에게손을내민정부관리자처럼,루시아에서도인간임을포기하고생존만을목표로구질구질하게나마삶을이어가고있을때‘나’가어떤존재인지실험하려는것처럼‘나’앞에렘이등장하니말이다.그러니이순간‘첫번째날’이라는제목은루시아에서처음으로눈을뜬그순간뿐만아니라인간이아닌존재들과뒤엉키며되레‘인간다움’의의미에눈을뜬그때를지칭하는의미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