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무라트

하지 무라트

$14.00
Description
톨스토이가 죽는 날까지 써내려간 마지막 소설
. 대문호의 예술적 유서와도 같은 강렬한 역작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소개되는 레프 톨스토이의 『하지 무라트』는 러시아의 캅카스 전쟁 시기 북캅카스의 체첸 일대에서 용맹을 떨친 아바르인 전사 하지 무라트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톨스토이가 칠십대에 시작해 팔 년간 집필하고 사망 후 유작으로 출간된 이 소설은 톨스토이 연구가들에게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 “소우주의 『전쟁과 평화』”로, 문학비평가 해럴드 블룸은“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이야기이자, 산문소설의 시금석 같은 작품”이라 상찬했다. 이십대의 톨스토이에게 캅카스는 작가의 소명을 일깨우고, 노년에 다시금 열정을 바쳐 몰두할 창작의 모티프를 선물해준 곳이었으며, 순박하고 억척같은 산민들의 삶과 저항은 일생의 풍부한 글감이 되어주었다. 다양한 계급과 민족들 사이의 몰이해라는 비극적 아이러니가 짙은 작품이지만,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사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강한 생의 의지는, 도덕적 양심에 따라 정직하고 순수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톨스토이의 인생철학을 다시금 각인시킨다. 노년의 톨스토이가 사상적인 도정에서 잠시 벗어나 천명인 소설가로서 모든 열정을 아낌없이 바친 강렬한 역작이다.
저자

레프니콜라예비치톨스토이

저자레프톨스토이(ЛевТолстой)
1828년남러시아툴라지방의야스나야폴랴나에서톨스토이백작가의넷째아들로태어났다.어려서부모를잃고고모밑에서성장했다.1844년카잔대학교에입학했으나대학교육에실망하여삼년만에자퇴하고귀향했다.고향에서새로운농업경영과농민생활개선을위해노력했지만실패하고,1851년큰형이있는캅카스로가군대에들어갔다.1852년「유년시절」을발표하고,네크라소프의추천으로잡지『동시대인』에익명으로연재를시작하면서왕성한창작활동을하는한편,농업경영과교육활동에도매진해학교를세우고교육잡지를간행했다.1862년결혼한후『전쟁과평화』『안나카레니나』등의대작을집필하며세계적인작가로서명성을얻지만,『안나카레니나』의뒷부분을집필하던1870년대후반에죽음에대한공포와삶에대한회의에시달리며심한정신적갈등을겪는다.이후원시기독교에복귀하여러시아정교회와사유재산제도에비판을가하며종교적인도주의,이른바‘톨스토이즘’을일으켰다.직접농사를짓고금주와금연등금욕적인생활을하며빈민구제활동을펼치기도했다.1899년에발표한『부활』에서러시아정교회를비판했다는이유로1901년종무원으로부터파문당했다.1910년사유재산과저작권포기문제로부인과불화가심해지자집을나와방랑길에나섰으나폐렴에걸려아스타포보역(현재톨스토이역)에서82세를일기로숨을거두었다.

목차

하지무라트…7
해설톨스토이의예술적유서『하지무라트』…187
레프톨스토이연보…197

출판사 서평

죽음을예감한톨스토이가온마음으로써내려간
진실하고용감했던한전사에게바친진혼의글
『하지무라트』는톨스토이가1896~1904년까지팔년간집필하고총2152매의원고에서250매로완성했지만사망후이년이지난1912년에출간된대문호의“예술적유서”와도같은작품이다.칠십대의톨스토이가몇번이나중단하면서도퇴고를거듭하며심혈을기울인이마지막소설은러시아문학의요람이라불릴만큼많은러시아작가들에게창작의영감을준깊고웅장한캅카스로우리를데려간다.
러시아는18세기후반예카테리나2세때부터흑해연안으로남하정책을펼쳤고,그물결은18세기후반부터19세기전반에걸쳐흑해와카스피해중간에위치한캅카스에까지미쳤다.1830년대러시아는현재의독립된공화국인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을편입했고,1840년대중반에는티플리스(트빌리시)에총사령부를설치해조국전쟁에서공을세운보론초프장군을총사령관으로임명한다.당시북캅카스의이슬람교도들은‘성전聖戰’을외치며러시아에격렬히저항한다.이들은러시아의지배를거부하는동시에마을공동체기반의봉건적삶에서탈피해이슬람교에기초한신정국가를수립하려했다.1834년체첸,다게스탄일대의이맘(통치자)이된샤밀은1845년의다르고전투를비롯해러시아군에게때때로큰타격을주었다.
산에사는사람들은모두하지무라트를알았고,그가러시아돼지놈들을어떻게쳐부쉈는지도알았다……(15쪽)
주인공하지무라트는샤밀휘하나이브(부족장)의한사람으로,한때러시아군에소속된아바르사령관이었으나이후샤밀에게돌아와십년동안러시아와의전투에서거듭전과를올린군사적천재였다.그러나1851년11월하지무라트는샤밀의전횡과견제에반발과회의를느껴러시아군에투항했고,다음해4월샤밀에게인질로잡혀있는가족을구출하기위해탈주하다추격한러시아병사들과길고장렬한전투를벌인다.『하지무라트』는바로그경위를담은소설이다.소설의처음제목이었던‘엉겅퀴’는짓밟아도꺾이지않는불굴의주인공하지무라트를상징하는동시에캅카스의산민을상징한다.1851년캅카스에서복무한톨스토이는러시아군과이지역민족들의전투현장에서하지무라트를직접보았고,그의지나온삶과비극적최후에깊은인상을받는다.그리고오십년후,산책길에서엉겅퀴(타타르풀)를발견하고오래전자신을사로잡았던그전사를떠올린다.
“어제나는흑토의휴경지를걷고있었다.언덕꼭대기까지흑토외에는아무것도,풀한포기보이지않았다.검은길끝에타타르풀덤불이보이고,부러진줄기세개가보였다.부러진줄기하나는매달린꽃이더러워진채축늘어지고다른것들도검은흙이묻어더러웠지만아직살아있는듯줄기가운데가붉었다.이것을보자나는하지무라트가떠올랐고.그의이야기가쓰고싶어졌다.”_톨스토이

권력자의힘에휩쓸리는예측할수없는인간의삶,
그러나불행속에서도꺾이지않는무소불위의의지
『전쟁과평화』를쓰기위해도서관하나를이룰정도로무수한자료를모으고섭렵했던톨스토이는『하지무라트』를쓰기위해역시1840~1850년대캅카스지방의역사와풍속에관한문헌들을꼼꼼히조사하고,당시병사들의수기와총사령관의부관이었던로리스-멜리코프의회상록을읽었으며,하지무라트의투항에관한보론초프장군과체르니쇼프육군대신의왕복서한까지작품에활용했다.또한이지역에서사용하던타타르어를요소요소에활용해현대의러시아독자들에게까지도색다른러시아소설이라는감상을자아낸다.
톨스토이는샤밀과니콜라이1세라는두전제적통치자사이에서갈등하고도발하나비극적최후를맞이하는전사하지무라트를형상화했지만,그가그리고자한것은팽팽한두대극사이에놓인복잡하고예측할수없는인간의삶이었고,불행속에서다시꿈틀거리는인간의의지였다.그는다양한인물을통해강압적권력과변덕스럽고이기적인인간들의싸움에피폐해지는민중의삶을압축적으로그려냈고,순박한서민과영웅주의환상에빠진타락한귀족장교를대비시킴으로써진정한삶을반추시켰으며,권력자들의오만과허위가얼마나인간의삶을비극으로몰고가는지를그려냈다.스스로를위대한지배자라믿는니콜라이황제와,어제의형제를죽이고통치자의자리에올라선잔인한이맘사이에서하지무라트는누구보다치열하고독립적이고인간적인인물로묘사된다.그는러시아가자신을도와주지않고이용만하리라는사실을깨닫고직접가족을구출하기위해부하들을이끌고과감히산으로향한다.이영웅의마지막탈출과전투는그어떤전쟁장면보다더처절하고충격적이다.
톨스토이는1902년6월29일형세르게이에게보내는편지에서『하지무라트』를집필하는것에대해“바보같고어리석은짓”이라고자조적으로쓰며,그러나꼭완성하겠다는강한열망을드러냈다.회심이후톨스토이는「예술에대하여」등의논문을통해자신의작품을비롯한근대소설일반을부정하며교훈적글과종교적우화,혹은사회비판에가치를둔주장을전개하고그실천에전념했지만『하지무라트』만큼은예외였다.『하지무라트』는톨스토이가스스로자신에게부과했던종교적윤리적요청을잠시미뤄두고순수하게창조의기쁨을위해써내려간그의마지막보물같은수작이다.

[책속으로추가]
러시아개들을인간으로인정하지않는것,이비열한짐승들의터무니없는잔인성에대한혐오와회의였고,쥐나독거미나늑대를박멸하듯그들을박멸하고싶은욕망은생존의본능만큼이나자연스러운것이었다.(127~128쪽)

그는처음부터,그리고갈수록더강렬히한가지만을원했다.개같은러시아놈들을가능한한많이찔러죽이고산속으로도망치는것이었다.(164쪽)

나는죽음을두려워하지않았고,내아들도지기트가되어죽음을두려워하지않으리라.(166쪽)

“누구에게나일어날수있는일입니다.그런게전쟁입니다.”(174쪽)

“전쟁이라고요?살인마들일뿐이죠.시체는땅에묻어줘야하는데모두가조롱하고있어요.정말로살인마들이에요.”(174쪽)

모든기억은상상속에서튀어나와연민도,증오도,어떠한희망도일으키지않고흘러가버렸다.이모든것은이미시작되었던일,그리고지금시작된일에비하면중요하지않게느껴졌다.(1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