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떠나는 아내의 밥상을 차리는 남편의 부엌 일기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 떠나는 아내의 밥상을 차리는 남편의 부엌 일기

$13.80
Description
고통과 아픔 대신, 음식으로 만들어낸 짧은 기쁨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할 줄 아는 요리라고는 라면이 전부였던 인문학자 강창래가 암 투병중인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하며 써내려간 메모들을 엮은 책이다. 처음에는 콩나물국이나 볶음밥 같은 간단한 요리를 해내고 뿌듯해하는 게 보이지만 어느덧 칼질에 자신이 붙어 아귀찜, 해삼탕 같은 고난도 요리까지 해낸다. 그렇게 탄생한 요리가 60여 가지.

책에 등장하는 메뉴는 대부분 집에서 늘 먹는 밥과 반찬이지만, 만들고 먹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드라마는 특별하다. 병이 깊어 어떤 음식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자신이 마음을 다해 만든 음식만 겨우 입에 댈 수 있었던 아내를 위해 요리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를 읽다보면 수시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내를 간호하면서 힘든 하루하루, 낯선 부엌일을 시작하면서 배운 것들, 암 투병이라는 끝이 없어 보이는 고통의 가시밭길을 헤쳐가면서 드물게 찾아오는 짧은 기쁨을 길게 늘이고 싶었던 저자가 써내려간 이야기는 언뜻 보면 조리 과정만을 담담히 기록한 레시피 모음 같고, 다음에 하지 말아야 할 실수의 비망록 같기도 하다. 조리 방법과 과정을 자상히 그리고 있어 조리 참고서로 삼아도 무방할 정도지만, 요리 설명도 문학적으로 읽게 만드는 우아한 문장에 실린 요리하는 마음이 언제나 더 크게 와 닿는다.
저자

강창래

20년넘는출판편집기획자생활을거쳐지금은다방면의글을쓰며강연활동을하고있다.영화제작중인요리에세이《오늘은좀매울지도몰라》,한국출판평론상대상을수상한《책의정신》,인문분야스테디셀러《인문학으로광고하다》등을썼다.그의책은어려운주제라해도쉽고재미있게잘읽히는것으로정평이나있다.출판편집자시절에는고스트라이터,윤문전문가로활약하기도했다.이러한경험...

목차

추천의말
머리말|나는왜이런글을쓰는걸까?

■오늘은같은걸로먹어
무치는마음을닮는나물
집에서만드는‘중국집볶음밥’
오이나물이외로워보여서
웃기는짜장
위로의동태전,그리고감자전
잡채의눈물
쥐똥으로무친냉이나물
그러면됐지,채소수프
바나나는타임머신을타고
웨지감자,민어찜,감자라면,아니식빵에잼
나가사키짬뽕의서론과본론
시간으로만든채소수프
맛난음식의슬픔과기쁨
굴비하세요!
그리운설날떡국
통밀빵과얼그레이밀크잼의위로
콩밥또는콩밥으로끓인잣죽
요리하는걸좋아하세요?
눈처럼하얀밥물과보리차
영양많고약도되는과카몰리
공간이동의기적,돔베국수
오믈렛의비밀

■누구나달달한위로는필요해
매킨토시주스
어느반나절레시피
요리의기원,바질페스토
띄엄띄엄탕수육
아끼다똥된망고주스
두개의도시락
볶음밥이나짬뽕,그리고오믈렛
과욕주스
어제보지못한것
무항생제대패삼겹살의기찬효능
초간단비빔밥
아무래도보리차
휴식을위한세리머니,콩나물국과볶음밥
입맛이없다면,쥐똥고추카레
일회용장갑의기쁨
소고기뭇국,맛있긴하지만
라면vs가쓰오우동
아내가잠깐잠든사이,볶음우동
카르페디엠,해삼탕
멜론사러가는길

■요리하는사람도먹어야지
나를위한잡채밥
대패삼겹살덮밥,서서먹어도제대로
간신히브로콜리크림수프
해물누룽지탕
향기로운된장국과목이해삼볶음
계란탕두그릇
북엇국두그릇
실패한아귀찜,보험의효과
병원가는길
당신은당신이마시는주스

■이러라고그런거였어?
아주쉬운양푼이비빔밥
갈비탕과달걀지단
행복한혼밥
아점식단을조금바꾸며
취나물국수,이러라고그렇게
향기좋은참나물국수
닭다릿살백숙
밤늦게라도좀먹을래?숙주볶음인데
좋아하는아침
오글거리게청승맞은생각
사소한절벽의폭포
처음떠나는혼자여행
스릴과서스펜스의출발
수천만년의기억
산방산계단에서만난석양
몸의기억

출판사 서평

“이토록아름답고눈부시게슬프며놀랍도록담담한요리책이라니,침샘과눈물샘이동시에젖는다.”
―서효인|시인

어떤사람은레시피를읽고어떤사람은마음을읽는책
암투병중인아내를위해남편이요리를시작한다.아내는병이깊어어떤음식도제대로소화시키지못한다.서툰솜씨라도남편이마음을다해만든음식만겨우입에댈뿐이다.남편은독서와글쓰기가직업인인문학자,요리라고는라면을끓여본것이거의전부인남자다.그에게부엌은커다란도전이다.조리대앞에설때마다머릿속이하얘지고,한번해본요리도다시하려면헛갈리고,미리준비해야할것들을빠뜨리기일쑤이다.그래서시작한메모,그메모가자라서독특한요리에세이가되었다.언뜻조리과정만을담담히기록한레시피모음같지만숨어있는슬픈사연때문에읽는이는수시로가슴이먹먹해진다.

처음에는콩나물국이나볶음밥같은간단한요리를해내고뿌듯해하지만어느덧아귀찜,해삼탕같은고난도요리를해내기까지한다.물론아귀찜의콩나물은아삭하지않고해삼탕은류산슬을더닮은것같지만.이책에등장하는메뉴자체가특별한것은아니다.대부분집에서늘먹는밥과반찬이지만만들고먹는과정에서작은드라마가만들어진다.그런요리가60여가지가된다.조리방법과과정이소상히묘사되어있어‘오늘뭐먹지?’하는힌트를얻거나조리참고서로삼을사람도있을테지만,요리설명도문학적인에세이처럼읽히는우아한문장에담긴‘요리하는마음’에공감을느끼는사람이더많을것이다.

저자가조리과정을설명하면서가장자주쓰는단어는‘간단하다’이다.실제로는간단하지않은경우가대부분이다.가령,스무가지가넘는채소를일일이손질해세시간이상곤채소수프를주자아내가뭘로만들었느냐고묻는데그때도그는“간단해”라고대답한다.아마도버거운일을가볍게만들고싶어자신에게거는주문,허풍이나농담이리라.우스개도자주등장하고음식을만들고맛있게먹는순간의기쁨이주로그려진다.저자가머리말에서말하듯이“암투병이라는끝이없어보이는고통의가시밭길을헤쳐가면서드물게찾아오는짧은기쁨의순간을길게늘이고싶어서”쓴글이기때문이다.독자는고통보다는따뜻한위로와힘을전해받는느낌이든다.

저자는전혀내색하지않으려애쓰지만아픔과슬픔이배어나오는것까지어쩌지는못한다.아내에게남겨진시간은길지않다.아내가먹고싶어하는것이면뭐든만들어주고싶지만늘뜻대로되지는않는다.통증이쓰나미처럼불시에몰려와응급실에실려가느라완성된음식을맛보지못하거나요리자체가중단되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