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북어 (양장본 Hardcover)

수상한 북어 (양장본 Hardcover)

$10.50
Description
새 집으로 이사 온 날. 북어 한 마리 현관문 위에 매달고 가신 할머니. 두 다리 뻗고 주무신대요. 귀신 걱정 도둑 걱정 안 하신대요.
부릅뜬 북어의 눈이 감시 카메라라도 되는 걸까요? 귀신이나 도둑이 들어오면 뾰족한 머리로 박치기라도 하는 걸까요? 그것도 아님 둘둘 감고 있는 저 실타래 속에 무전기라도 숨기고 있는 걸까요.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아무래도 수상쩍은 북어 한 마리. 내 눈치 살피느라 감지도 못하는 저 눈. 시치미 떼느라 먼 산만 바라보는 저 눈 좀 보세요.
_「수상한 북어」 전문

어린이의 시선으로 맑고 따뜻한 세상을 그려 온 강지인 시인의 새 동시집. 시인의 전작 『할머니 무릎 펴지는 날』은 ‘따뜻함을 재발견한 동시집’이었다. 아이를 둘러싼 세상은 넉넉하고, 이해하고, 도와주고, 나누는 따뜻함으로 가득했으며 그 중심에는 할머니에서 엄마로, 엄마에서 ‘나’에게로 이어지는 모성이 있었다.
교과서에 수록된 동시 「꼬물락꼬물락」에 그려진 세상 또한, 한없이 따뜻하여 아이가 안심하고 “꼬물락”거릴 수 있는 세상이었다. 그런 시인이 『수상한 북어』에서는 조금 다른 세상을 펼쳐 보인다.
강지인 동시 특유의 따스함은 여전히 배여 있지만, 이번 동시집에서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때때로 매우 “수상쩍은” 곳으로 드러난다. 아이는 일상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거푸 던지기 시작한다.
“생각이 몸을 움직이는지 몸이 생각을 움직이는지” 궁금하고(「뱀」), “땅 위 세상”을 궁금해하며(「지렁이」), “우리 삼 형제 말썽 피우면/ 맏이인 나만 꿀밤 맞는 이유”를 찾고 싶어 하는 것이다(「그런 거였구나!」).
“아무래도 수상쩍은 북어 한 마리”는 “감시 카메라”, “무전기” 등 다양한 존재로 탈바꿈하며(「수상한 북어」), 의심하고 질문을 던지도록 아이를 유혹한다.
차이를 인식하고 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 세상에 내포된 수많은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은 아이가 자신 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힘을 기르는, 건강한 성장의 시작이다.
그리고 아이가 발견할 가능성 가운데 너무 위험하고 어두운 가능성은 조심스레 미리 걷어 내어 주는 따뜻함, 이것이야말로 강지인 시인이 이번 동시집에서 새롭게 닦아 놓은 길이라 할 것이다.
저자

강지인

2004년『아동문예』동시부문신인상을받으며등단했습니다.제4회황금펜아동문학상을받았으며,경기문화재단과대산문화재단에서창작지원금을받기도했습니다.
지은책으로동시집『할머니무릎펴지는날』『잠꼬대하는축구장』『상상도못했을거야!』가있고,지은동시중「꼬물락꼬물락」은초등학교국어교과서에실렸습니다.

목차

제1부:익었나안익었나
그런거였구나!/마술/정반대/미운오리새끼/수박씨/
복숭아씨/꽈배기말고/엄마표주먹밥/뚝배기/꼬깔콘/수상한북어

제2부:저게진짜내똥인가
나뭇잎/구름간다/오리와연못/개구리/할미꽃/우산/
침이고인다/새순/거미가짓는밥/눈사람도똥을눌까?

제3부:돌돌말아둔그림자
감자/더듬이/왜그랬냐면/귤하나/
곰팡이나기전에/안돼!/그림자말기/단추/만세

제4부:생각이돌돌똬리를틀면
뱀/지렁이/그럴지도몰라/말의부화/
시골버스/빨갛다/받아쓰기/파도/뿌리의부탁

제5부:작은잎은톡,큰잎은툭
틀니/다행이다/바스락장난/오르락내리락/
묵찌빠/딱고만큼/감나무/조각보/눈사람의생일

해설유강희

출판사 서평

아이들의‘몸’과‘생각’이똘똘뭉쳐변화하는순간들

‘수상한일상’이라는공간을구축한시인은그곳에서아이들이매순간겪는변화와성장의순간또한포착했다.“그아이”를생각하며“품고있던말들이”마침내새한마리로부화하여날아가는순간은(「말의부화」)자신의세상에마침내다른사람을들여놓는경이로운변화의광경이며,"두두두/다다다"이리튀고저리튀다가좋아하는친구집에선"톡!/톡!"수줍게접시에떨어지는「수박씨」소리는시인의귀로감별해낸성장음(音)이라할수있다.작은잎이떨어지는소리와조금큰잎이떨어지는소리의차이마저분간하는예리한감각은(「바스락장난」)일상속에흩어져있는작은변화의단서들을그러모으기에충분하다.
그리하여시인은‘언제이렇게컸지?’라는우리질문에대한답을기꺼이내어준다.
티셔츠를벗느라“두팔을활짝/만세!”(「만세」)하는순간,실컷뛰어놀다가“길어진그림자”를“이불처럼돌돌말고”자는동안(「그림자말기」),그리고귤이“미더덕처럼//밍밍하게터”질때까지귤을만지작거리는동안에도아이들은온힘을다해자라나고있다.

이거나먹어이거먹고
요맨큼만더커
싫어싫다니까다컸다니까
꽈배기처럼비비꼬인길도
똑바로갈수있으니까
자전거사줘

자전거타고
꽈배기보다더맛있는거
먹으러갈거야

_「꽈배기말고」부분

자전거는좀더크면타라며자꾸만꽈배기를권하는할머니에게“자전거타고/꽈배기보다더맛있는”것을내가직접사먹겠다는아이의외침(「꽈배기말고」)은영민하고도통쾌하다.
“나는더이상엄마아빠에게/매달려있지않기로했”다며“빛나는달의눈동자”로의변화를다짐하는말(「단추」)은,언젠가는반드시거쳐야할관문을일찌감치통과하는아이의건강하고성숙한목소리이기도하다.이처럼강지인시인이펼쳐보이는아이들의성장은비단몸에만국한되지않는다.
“몸속에는생각이,생각속에는몸이똘똘뭉쳐”있기때문이다.때로는“생각이몸을움직이”고,때로는“몸이생각을움직”이는(「뱀」)광경이편편이펼쳐지는이동시집은동시밖어린이독자들의몸과생각도튼튼하게살찌워줄것이다.

“내꿈은내가지킬게”-주체적인아이들의통쾌한목소리

반짝,엄마에게매달려있었네

반짝,아빠에게매달려있었네

엄마는그런나를친구들에게
아빠는그런나를친척들에게

반짝반짝자랑했지만,

나는밤마다무서웠네

엄마아빠가잠든밤이면
내꿈이실밥터진단추처럼
툭,떨어질까떼구르르
달아날까봐

나는더이상엄마아빠에게
매달려있지않기로했네

단추보다빛나는
달의눈동자가되어
똘망똘망

내꿈을지키기로했네

_「단추」전문

아이들을응원해야할어른의‘보호’는때때로날선‘통제’가되어아이들이뛰어가야할길을가로막기도한다.“엄마의눈치를살피느라”머리에더듬이가돋아난아이(「더듬이」),“내꿈이실밥터진단추처럼”“떼구르르/달아날까봐”“밤마다무서웠”다고말하는아이(「단추」)의모습으로엿보이는현실이다.
그러나시인은위축된아이들을결코현실속에그대로남겨두지않는다.“화가나서/머리에싹이”나고“감자눈”처럼마음에“독을품”은(「감자」)아이들의당찬목소리까지대담하게옮겨담았다.
『할머니무릎펴지는날』에서할머니와엄마의목소리를빌려아이들을따뜻하게품었던시인은이제착하고순하기만해야한다는강압적시선에몰려있는아이들을마땅히주체적인존재로바라보고,진정으로지지와응원을보내고있는것이다.

“끝으로권태응시인의「땅감나무」시구인“키가너무높으면/아기들올라가다떨어질까봐”가연상되는,이번동시집에서가장아름다운시중의하나인「눈사람의생일」을옮긴다.“눈이다치면아이들이/울까봐”“하늘이/살짝키를낮추”었다고말하는시인의따스한눈빛에서와글와글동시가태어난다.”
_유강희(시인)

시와그림의여백위의뛰노는아이들

『수상한북어』의그림은,익살맞고다채로운표정을너무도사랑스럽게그려내는화가김재희가맡았다.매번글에꼭들어맞는장면을연출해내는김재희화가는이번에도개성이또렷한,살아있는표정을아이들의목소리위에입힘으로써강지인동시와결을같이하였다.
덕분에동시안팎의아이들이마음껏상상을펼치며뛰놀자리가넉넉한동시집이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