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 토니오 (정용준 장편소설)

프롬 토니오 (정용준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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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하늘과 땅과 바다, 죽음과 사랑의 기억의 그다음을 이야기하다!
우리 문단의 새롭고도 뜨거운 피로 자리매김한 정용준의 두 번째 장편소설 『프롬 토니오』.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오십 년의 시차를 온몸으로 견뎌내 삶의 세계로 돌아온 인물 토니오와 그런 토니오를 나름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미국인 화산학자 시몬, 일본인 지진학자 데쓰로를 통해 소중한 사람을 잃은 깊은 슬픔에 빠져 있던 인물들이 죽음보다는 삶의 손을, 고통보다는 함께했던 기억의 손을, 절망보다는 숭고함의 손을 드는 과정을 담아냈다.

포르투갈의 화산섬 마데이라 해변에 파일럿고래 스물여섯 마리가 몸을 뉘인 채 죽어간다. 미국인 화산학자 시몬은 그곳에서 기이한 생명체와 조우한다. 동물도 인간도 아닌 무엇, 흰수염고래의 입에서 튀어나온 ‘그것’ 앞에서 시몬은 설명할 수 없는 연민과 호감을 느껴 자신의 거처로 그것을 옮겨온다.

‘그것’에서 ‘토니오’로, ‘괴생물체’에서 ‘사람’으로 점점 변해가는 과정 가운데, 하우스메이트이자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일본인 지진학자 데쓰로는 기현상을 지켜보며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시몬에게 이 사태에 대해 조언하지만, 시몬은 데쓰로의 말을 듣지 않는다. 토니오가 바닷속으로 들어가 시몬의 실종된 연인인 앨런을 만나고 온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토니오가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으러 프랑스로 돌아가야 한다고, 자신을 도와달라고 말한다. 오십 년 전 우편 비행사였으며 하늘을 날다가 적기에 격추되어 바다로 추락했고 그뒤로 실종 처리되었다는 토니오의 이력이 어딘가 낯익은 것은 우연일까. 시몬과 데쓰로는 나날이 쇠약해져가는 토니오를 무사히 프랑스로 데려갈 수 있을까. 그곳에서 토니오는, 죽음을 뛰어넘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으며 그리워한 연인을 만날 수 있을까.
저자

정용준

저자정용준
소설가.소설집『가나』『우리는혈육이아니냐』,장편소설『바벨』이있다.

목차

1부
스트랜딩
여기가어딘가요
밤의해변
물속으로
앨런
'신비'라는병
노스탤지어

2부
토니오
마지막비행
고래의길
부탁

3부
유토
믿는것과믿기로한것
토니오의이름
기록되는기억
우토
오십대오십
비행

4부
야간열차
별자리없는하늘
만나길원한다고요?
편지
프롬토니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어떤환함.밝음.더나은것.미래.절정.변화.이런단어들을부정하고혐오하는힘으로써내려간낙서가희미한믿음과작은소망으로바뀌는낯선기분이들땐간밤의꿈조차마음에들었습니다.정확한문장처럼.선명한색채처럼.깨끗하게써내려간뒤찍는마침표처럼.―‘작가의말’에서

눈에보이지않는것의엄연한있음을사유하게하는것,
그것이소설이다
-황순원문학상,젊은작가상수상작가정용준신작장편소설

2009년『현대문학』으로등단해소설집『가나』와『우리는혈육이아니냐』,장편소설『바벨』을펴내며‘우리문단의새롭고도뜨거운피’로자리매김한작가정용준.두권의소설집에서섬뜩한이미지와탄탄하고현실적인서사로삶의폭력성에노출된인물들을가감없이그려낸한편,장편『바벨』은말의무게를재는한편의실험극과같은작품으로,단편과는또다른세계를담고있었다.

두번째장편『프롬토니오』에서작가는시공간을초월해,삶과죽음까지도넘어사랑에도달하고자하는인물을등장시킨다.바닷속의바다,우리가아직아는바없고경험한적없으나그렇기에존재하지않는다고말할수없는불가시(不可視)의세계.오십년의시차를온몸으로견뎌내삶의세계로돌아온인물토니오와,그런토니오를나름의방식으로받아들이는미국인화산학자시몬,일본인지진학자데쓰로를통해소중한사람을잃은깊은슬픔에빠져있던인물들이죽음보다는삶의손을,고통보다는함께했던기억의손을,절망보다는숭고함의손을드는과정을담아낸다.문학동네네이버카페에서연재를시작하며,“숨겨진풍경들,눈과귀로느낄수없는감각들을문장으로써보고싶었”다고밝힌정용준작가.작가가마련한비밀스럽고아름다운여정을따라가다보면우리는마침내“눈에보이도록잘그려냄으로써눈에보이지않는것의엄연한있음을사유하게하는것임을,그것이소설임을알게된다.”(소설가이승우,추천사에서)

두고온것들.지나온것들.되돌릴수없는모든것.나의사랑...
-이곳에있으면삶이지만,그곳을향해가면이야기가된다

포르투갈의화산섬마데이라해변에오미터크기의파일럿고래스물여섯마리가몸을뉘인채죽어간다.그가운데수치화할수없는거대한흰수염고래도한마리있다.해양동물의갑작스러운집단자살현상인‘스트랜딩’으로보이는현장에서,미국인화산학자시몬은기이한생명체와조우한다.동물도인간도아닌무엇,흰수염고래의입에서튀어나온‘그것’앞에서시몬은설명할수없는연민과호감을느껴자신의거처로‘그것’을옮겨온다.하우스메이트이자함께프로젝트를진행하고있는일본인지진학자데쓰로는‘그것’이점점사람의형상이되어가고말까지하는기현상을지켜보며이성적으로판단하고시몬에게이사태에대해조언하지만,시몬은데쓰로의말을듣지않는다.‘그것’에서‘토니오’로,‘괴생물체’에서‘사람’으로점점변해가는과정가운데,토니오가바닷속으로들어가시몬의실종된연인인앨런을만나고온일이있었기때문이다.토니오가전해준앨런의말은과학적으로도논리적으로도설득되지않지만,이성의영역바깥에서시몬을강하게이끄는‘진실’이토니오의손에분명히쥐여있었고,시몬은이제토니오를믿지않을도리가없다.

한편데쓰로에게도상실의경험이있으니,1995년고베대지진으로아버지와여동생,조카를잃은것이다.남은가족은어머니와일본어로‘바다’를뜻하는‘우미’라는이름의고양이뿐.지진으로가족을잃은지진학자,데쓰로는그괴로움을이겨내기위해연구에매진하며살아가기로결심한인물이다.불분명한신원,환상적인이야기로상심한이를현혹하는사이비교주를고베에서마주한적있는데쓰로에게토니오역시그교주와다를바없다.

그런토니오가자신은사랑하는사람을찾으러프랑스로돌아가야한다고,자신을도와달라고말한다.오십년전우편비행사였으며하늘을날다가적기에격추되어바다로추락했고그뒤로실종처리되었다는토니오의이력이어딘가낯익은것은우연일까.시몬과데쓰로는나날이쇠약해져가는토니오를무사히프랑스로데려갈수있을까.그곳에서토니오는,죽음을뛰어넘고시간과공간을뛰어넘으며그리워한연인을만날수있을까...

“영혼은바로그곳에머문다네.그리고절대로사라지지않아.”
-정용준이만들어낸세계,유토와우토

“내가누군지는설명할수없지만어디에서왔는지는말할수있네.유토피아는두가지의어원을갖고있어.유토포스(eu-topos),말그대로‘좋은곳’이라는뜻이지.그리고우토포스(ou-topos),‘어디에도없는곳’이라는뜻이네.이세계엔유토피아가없지만내가있었던세계엔있지.바다깊은곳에또다른바다가있네.바다의바다라고해야할까.거기에유토(euto)가있네.그곳의대기가이렇게황금빛이었네.머리위의하늘과흐르는물결속에금이녹아있었지.녹은철과금으로이루어진바다,유토.나는그곳에서건너왔네.”(96쪽)

작가는중력이없는지구의중심이자바다밑의바다,세계의안쪽을뜻하는‘유토’와더는존재하고싶지않은이들이모여있는무덤같은세계를뜻하는‘우토’를쌍생처럼만들어냈다.눈에보이지않는세계,다른생에대한호기심에작가의우주적상상력이더해진결과다.낮과밤이없고안과밖의개념도없으며,삶과죽음도현실세계와는다른방식으로이루어지는곳.토니오로하여금안락한‘유토’에서쓸쓸한‘우토’를거쳐다시현실세계로되돌아오게만든이유와더불어,현실세계에서의관조적인토니오의목소리와,‘유토’와‘우토’에서의시적인표현들이묘한울림이되어읽는이로하여금우리가‘끝’이라생각하는하늘과땅과바다,죽음과사랑과기억의‘그다음있다면’하고가만히그려보게한다.그것이독자가토니오로부터(fromTonnio)얻는,잡힐듯잡히지않고가만히손바닥을덥히는한줄기햇살같은따스함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