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제자리에 (최정화 소설집)

모든 것을 제자리에 (최정화 소설집)

$12.00
Description
“최정화는 세계를 휙휙 가로지르며
우리를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_하성란(소설가)
단단한 서사 감각, 이야기를 통해 구현해낸 불안의 세계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불안의 연금술사 최정화 신작 소설집

‘불안’이라는 키워드로 자신만의 확실한 문학 세계를 공고히 쌓아나가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최정화가 신작 소설집을 선보인다. 최정화 작가는 2012년 『창작과비평』 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해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 장편소설 『없는 사람』을 출간했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에는 강렬한 결말로 신형철 평론가에게 “하마터면 박수를 칠 뻔했다”라는 평을 이끌어내며 2016 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인터뷰」, 페미니즘을 테마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에 실린 「모든 것을 제자리에」를 비롯해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그동안 예민한 시선으로 온전해 보이는 세계에 스민 균열을 포착해내는 데 초점을 맞췄던 그는 이번 소설집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세계’가 내포하고 있는 불안, 또는 불안한 ‘세계’ 그 자체를 구현해낸다. 최정화 소설의 특징은 주제의식을 흡인력 있고 단단한 서사를 통해 보여준다는 데 있는데, 그에게 서사, 즉 이야기는 단지 독자에게 쾌감을 전해주는 것만이 아닌 세계를 구체화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황현경 평론가가 해설에서 쓴 대로 ‘그 이야기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지금 그 세계를 바로 지금 그 세계로 받아들이고 거기서 살게 하는 것,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이렇게 덧붙인다. “돌아보자면 원래부터 최정화는 이야기꾼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를 입담 좋게 풀어놓는 그런 이야기꾼이 아니라,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하는지에 빠삭한 그런 이야기꾼.” 최정화가 펼쳐놓는 8편의 이야기를 정신없이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큰 폭으로 진동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

최정화

저자최정화
1979년인천에서태어났다.2012년『창작과비평』신인소설상에단편소설「팜비치」가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지극히내성적인』,장편소설『없는사람』이있다.2016년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인터뷰
푸른코트를입은남자
잘못찾아오다
내가그렇게늙어보입니까
전화

오년전이거리에서
모든것을제자리에
해설|황현경(문학평론가)이야기더하기이야기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다시심장이고동치기시작했다.무언가잘못되었다고,
제자리에있지않다고소리치고있었다.“

표제작인「모든것을제자리에」는붕괴된건물의내부를영상과이미지로남기기는일을하는‘율’이라는여성의이야기다.그녀는스스로의자의식을지웠다고생각하고엉망으로파괴된공간을기록하지만그것을재현하고이미지로재구성하는데있어자신의정체성을완전히지울수는없다는사실을깨닫는다.어느날자신이남겼다고‘생각한’영상과기록된영상이다르다는것을발견하는것이다.잘못촬영되었다고여겨다시찾아간그녀는그곳에서뜻밖의진실을만나게된다.

“네,과장님.3층말이지요?3층이좀이상하지요?저도그랬습니다.저역시도이상하다고생각을했어요.하지만제가그상황을연출한것도아니고요.저에게그걸설명하라는건,저는그저기록하는담당이니까요.저역시도이상하다는생각을했지만제업무가촬영이었으니까촬영을하는수밖에없었습니다.그냥하라는대로요,그곳을기록했을뿐입니다.”(「모든것을제자리에」)

파괴되고엉클어진어떤것을바라보거나기록할때자신이라는존재를잊는것은불가능하다는것을소설은보여주는듯하다.‘모든것이제자리에놓여있어야한다’는명제보다우선하는것은제자리가어디인지인식하는것이기때문이다.이러한지점은이제세계를이야기하기시작한작가최정화의창작론이드러나는부분이기도하며,이소설집의핵심을관통하고있는주제의식이기도할것이다.우리가이‘불안의세계’의진실을(그것이있다면)있는그대로받아들이는것은가능한가,혹은이세계를있는그대로받아들이지않는것은가능한가?이것은한편으로는양가적이고모순적인세계를인식하는주체의자의식에대한이야기로도읽힐수있다.
그래서「인터뷰」의화자는더욱흥미롭다.저명한학자로서성공가도를달리고있던한남자가내키지않는인터뷰에서일어난뜻밖의사고로인해나락으로추락한다.그는수년간의시간이지난후에다시예전의자리를찾은듯보이지만가족들이그를바라보는시선은예전과같지않다.그는실수로자신을인터뷰하러온기자를실명시킨그사고에대한기억과감정을조정한다.해변가에서우연히만나동석하게된커플에게그는사고당시의심경을털어놓지만그것은진실과다른모습을띠고있다.그러나그것은단순한거짓이아니다.그는자신과자신을둘러싼세계를끊임없이수정하는데,그것은그가불안의세계를살아가는방식이된다.
그녀가그의얼굴을천천히들여다봤다.아주오래,마음을담아서그렇게했다.그는상처받은짐승처럼고개를숙이고등을말았다.작년에있었던인터뷰사고가사실은일부러저지른짓이었다고생각해봤다.
“처음보는순간부터그기자가거슬렸어요.”
(……)
그는다시그날의기억이되살아난다는듯주먹으로테이블위를두드렸다.사실과허구를뒤섞으니감정이입을더잘할수있었다.그는상상한것을점점더자연스럽게설명할수있었다.그는불운의주인공이된것처럼눈을가늘게뜨고쓸쓸한미소를지어보였다.(「인터뷰」)

최정화의소설에는이렇듯자의적으로세계를재구성하는인물들이등장한다.그들은거짓이아니라자신이속해있는또하나의세계를직조함으로써자신의불안을해소하려노력한다.그모조(模造)세계에서그들(그리고우리들)은행복과안정을찾는다.그러나그러한세계는영원히지속될수없으며우리는그곳에서곧끄집어내질것이다.바로최정화의소설을통해서.우리는최정화가만들어내는불안의세계에서우리의진실을목도하게된다.여러각도로놓인거울을통해우리가평소보지못하던우리의측면을마주하듯이,최정화가펼쳐놓는‘이야기’들이우리가미처보지못하(않)던우리의모습을드러내는것이다.
우리는이책을읽으며,단지푸른코트를입었다는이유로남편이자신의친구와외도를하고있다고믿는인물(「푸른코트를입은남자」),자신을피하는친구에게끊임없이전화를걸어대는인물(「전화」),새로이사온집에누군가가계속잘못찾아오고,심지어그집이자신의집이아닐지도모른다는생각에빠지게되는인물(「잘못찾아오다」),사고를당한뒤에자신이너무늙어보인다고믿게된인물(「내가그렇게늙어보입니까」),자동반죽기를샀을뿐인데오년의시간이흘러버려길을잃어버린인물(「오년전이거리에서」)등을만나게된다.
마치히스테리에시달리고있는듯한최정화소설속의인물들은우리와멀어보이기도하고또한우리자신의모습같기도하다.그의소설은사람들이불안을어떻게받아들이는지에대해말하는듯하다가,어느새불안해하는우리가어떻게행동하는지,그리고어디로향하는지로나아간다.그의소설을읽은우리는우리가불안을잊기위해만들어내는우리만의이야기들이진실인지,아니면스스로를속이고있는것인지반문하게된다.그리고깨닫게된다.세계는‘우리’가아니라‘우리의이야기’로이루어져있다는사실을.우리의세계는‘이야기’없이는존재할수없다는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