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이여,어떠한사건에휘말려도
동요하지말지어다.”
대학미스터리애호회의하무라유즈루와아케치교스케는겐자키히루코와함께영화연구회의여름합숙에참가한다.첫날밤,일행들과담력시험에나선이들은예상하지못한사태와조우하고숙소에갇혀긴장이가득한하룻밤을보낸다.하지만이튿날,부원중한명이밀실에서참혹한시체로발견되는데……!전대미문의클로즈드서클에서드디어연쇄살인의막이오른다!
2018이미스터리가대단하다!1위,2018본격미스터리베스트101위,2017《주간분슌》미스터리베스트101위,제18회본격미스터리대상수상,제27회아유카와데쓰야상수상,2018서점대상노미네이트.데뷔작이라고는믿을수없을정도로화려한수상이력을자랑하는신인작가이마무라마사히로의『시인장의살인』은대학동아리합숙에서예기치못한사태로펜션에갇히고만대학생들사이에서벌어지는연쇄살인을그린본격미스터리소설이다.
2017년일본에서가장주목받았던작품을꼽으라고한다면단연코『시인장의살인』일것이다.일본미스터리계의거장아유카와데쓰야의기획으로태어난미스터리신인상아유카와데쓰야상을수상한『시인장의살인』은10월출간된이후폭발적인판매고를기록하며,연말연초에미스터리소설을대상으로한미스터리랭킹1위를모조리휩쓸었다.미스터리계의평가와독자들의선택이라는두마리토끼를모두잡은『시인장의살인』은데뷔작으로서는최초로주요미스터리랭킹1위를차지했으며,본격미스터리대상을수상하여4관왕을달성했다.
●본격미스터리의매력
후더닛(whodunit),하우더닛(howdunit),와이더닛(whydunit)(누가,어떻게,왜사건을저질렀는지)으로대표되는본격미스터리는다양한미스터리장르중에서도그야말로미스터리의꽃이라할수있다.전세계가장많은사람들이알고있을코넌도일의‘셜록홈스’시리즈나『그리고아무도없었다』를쓴애거사크리스티의소설들,미스터리의황금시대라불렸던1920~30년대의영미미스터리소설들이바로본격미스터리소설이다.본격미스터리소설은90년대의일본에서신본격미스터리라는장르로다시태어났는데,일본미스터리팬들에게친숙한아야쓰지유키토나아리스가와아리스,우타노쇼고등이신본격을대표하는작가로꼽힌다.하지만본격미스터리는오로지트릭을위한이야기이며따라서작위적이고내용이없다는비난을종종받는다.이미많은작품들이세상에나왔기에참신한트릭을만나기쉽지않다는점역시비난의대상이되기도한다.본격미스터리소설에자주등장하는요소로클로즈드서클,밀실,연쇄살인을들수있는데,이런클리셰들을모아놓은듯한『시인장의살인』은본격미스터리를좋아하는사람이라면어디서본듯한전개와연출로가득한작품이다.대학동아리합숙에떠난대학생들이모종의이유로고립되고그안에서연쇄살인이벌어진다.물론사건현장은밀실.그중에는사건을해결하는홈스같은탐정이있고,왓슨같은조수도있다.막바지로접어들면탐정은사건을해결하고정해져있는하나의결말로이야기는종결된다.너무나전형적이고단순한플롯을작가는의도해서짜넣었다고밝힌다.“사실본격미스터리에심취한적은없”다고아유카와데쓰야상수상소감에서이야기한작가는순전히“읽어본적없는미스터리”를쓰고싶었다고한다.
●초현실적인존재와본격미스터리
이런클리셰덩어리인이작품이문단의호평과독자들의입소문을얻을수있었던것은분명다른작품에서찾아볼수없는점을지녔기때문일것이다.이작품과여타본격미스터리소설과의가장큰차이점은바로클로즈드서클이만들어지게된과정이라고할수있다.동아리합숙에서대학생들이고립될수밖에없었던이유가바로그것인데,초현실적인존재의등장이다.논리적으로사건을해결해야하는본격미스터리와는전혀어울리지않는비현실적인소재가등장하는것이다.이황당무계한등장에앞으로이작품이어떻게이야기를풀어나가려고하는건가머릿속에물음표를열개쯤떠올리고있을때쯤밀실살인이벌어진다.범인이인간인지그렇지않은지조차단정지을수없는밀실살인사건말이다.초현실적인존재와,한정된단서만으로‘사람을죽인’자와그방법,이유를찾아내는본격미스터리의만남은독자들에게위화감을안기지만,그만큼이작품이비현실적인상황속에서어떻게논리적으로해결해나갈지기대하게만드는요소이기도하다.
●미스터리팬과초심자독자를모두사로잡다!
쉽게읽을수있는책을선택하는것은현재전세계독서경향이라고할수있다.두꺼운책을피하고가볍게읽을수있는작품을선호하는경향.‘신코의홈스’로불리는대학생탐정아케치와조수이자화자인하무라,이들을합숙으로끌어들인미소녀탐정히루코등의캐릭터는이러한경향이적극적으로반영된결과물이다.미스터리마니아로사건을찾아다니며자신의추리실력을뽐내고자하는아케치는미스터리소설에자주등장하는전형적인탐정상이다.반면천재적인탐정이지만그탓에명문가인가문의흠이되어자신을드러내지않고사건해결에도움을주는미소녀히루코는의도된설정이만들어낸캐릭터다.특히하무라에게던지는“난널내걸로만들고싶어서이번합숙에같이참가하자고제안한거야”라는대사는그런작가의의도가잘맞아떨어지는장면이라할수있다.이처럼『시인장의살인』에등장하는캐릭터는조금과장되어있지만적당히현실적이고,작위적이지만작품안에서자연스럽게녹아든다.무거워지기쉬운소재들을중화시키고비현실로향하는의식에현실감을부여하는역할을톡톡히해낸다.본격미스터리소설로서정통본격미스터리를추구하지만독자들에게친절한점역시이런경향에부합한다.모두에등장하는자담장의평면도는아야쓰지유키토의‘관’시리즈를연상케해미스터리팬들의마음을설레게하고,카드키를이용해밀실을만드는법등,밀실에대한추리로서언급하는여러가능성은본격미스터리에익숙하지않은독자를붙잡고자세히설명해주는듯하다.완성도있는짜임에미스터리소설과좀비영화를거론하며때때로는오마주한듯한장면을선보여기존독자들에게즐거움을선사하면서도,간단하고전형적인플롯으로본격미스터리이론을작품안에서자세히설명하는등의친절함은마니아의전유물이라는본격미스터리에대한편견을보기좋게깨부순다.
“본격미스터리에심취한적은없다”는작가의말이뻔뻔하게느껴질정도로본격미스터리에대한이해도가높은『시인장의살인』은본격미스터리에대한인기가한풀꺾여좀처럼괜찮은신작이등장하지않는지금혜성과같이등장한작품이다.첫번째작품으로어마어마한명성을얻게된작가는현재『시인장의살인』의후속작을집필하고있다고하니벌써부터차기작이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