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16.54
저자

이진순

1982년서울대사회학과에입학,1985년직선에의한첫총여학생회장으로선출되었다.학생운동과노동운동으로20대를보내고30대이후방송작가로<이제는말할수있다>등의프로그램을썼다.마흔살에미국유학을떠나럿거스대학에서「인터넷기반의시민운동연구」로박사학위를받고올드도미니언대학조교수로시민저널리즘을가르쳤다.2013년귀국해서희망제작소부소장으로일했...

목차

프롤로그|누구에게나반짝이는순간이있다

1부―마음이이끄는길을따라
김혜연거길왜갔느냐고요?세아이의아빠라서요
이국종기대도희망도없지만,원칙버리진않겠다
노태강나는더용감했어야했다
임순례덤덤하게살기위한단호함

2부―상처의자리를끌어안다
최현숙대한민국꼰대의삶속에서나를읽는다
구수정아픈이야기를아프게들어주는사람
이은재나는레즈비언의엄마,뽀미입니다
손아람원시적감각의힘

3부―회의하고거부하며선택한삶
장혜영무사히할머니가될수있을까
윤석남핑크소파를박차고나온‘우아한미친년’
황석영영웅도호구도아닌민초들의이야기꾼
채현국정답은없다,무수한해답이있을뿐

에필로그를대신하며

출판사 서평

‘사람’에천착하면서사회를읽어내는인터뷰들은그리많지않다.
매번긴호흡의인터뷰를하면서도관성의늪에빠지지않고
‘사람’에대한애정을보여준그의인터뷰에감사하고감탄해왔다.
그에게서이런결과물이나올것을미리알순없었지만,
그에대한믿음은있었다는것을전한다.
_손석희(〈JTBC뉴스룸〉앵커)

“누구의인생도완벽하게아름답지만은않다.
그러나누구에게나한방은있다.”

세상을밝히는건,잠깐씩켜지고꺼지기를반복하는
평범한사람들의반짝임이다


2013년6월,첫번째인터뷰는이렇게시작한다.

“희망을찾고싶었다.개인적경험의틀속에갇히지않고낯선것,새로운것,나와다른것에자신을열어그신선한소통으로스스로진화하는열린사람들을만나고싶었다.‘혁명’이나‘진보’조차낡고진부한용어가되어버린시대,열린사람들의심장소리만이우리를꿈꾸게한다.그들심장의고동소리를찾아떠나는모험의이름은‘열림’이다.‘열린사람들의어울림’이되면더할나위없겠고,스스로를‘열기위한몸부림’에그치더라도,나는이탐험에많은이들이동참하기를소망한다.세상을바꾸는건,오래된진보의화석이아니라,그치지않고자라나는열린성장판이므로.”

그리고6년후,마지막인터뷰에대한이진순의소회는이러했다.

“열림의마지막인터뷰,예멘난민살와의기사가온라인에떴다.살와와그아버지자말에게이메일과문자를보내며마음을졸였다.그들이혐오와적대로가득한댓글이달리기전에이기사를보길원했다.구글번역기로기사를읽으면서살와가그린사랑스런그림과그들이한말이제대로실렸는지만볼수있기를.
(…)열림의내마지막취재여행은이렇게끝났다.수천개의악플이달리는걸보면서도나는고래가멀리있지않을거라고믿는다.살와가가진기대와꿈이헛되지않을거라고,차라리그와한편이되어매를맞겠다.”_이진순페이스북글중에서(2018.7.24.)


『당신이반짝이던순간』은2013년부터2018년8월까지,6년간한겨레신문토요판에‘이진순의열림’이라는제목으로인기리에연재된122개의인터뷰가운데가장화제가되었던12편의인터뷰를묶은책이다.평범한“삶의어느길목에선가자신의가장선량하고아름다운열망을끄집어내한순간반짝빛을더하는사람들”에대한이진순의인터뷰는기사가될때마다큰반향을일으켰으며,인터뷰대상이된인물들도세간의큰주목을받았다.
대중의뜨거운관심이라는너울이지나간후,그들의삶에는어떤변화가생겼을까.그들의‘반짝이던순간’은계속되고있을까.저자는‘이진순의열림’을통해주목받았던인물중세심하게12명을고르고추가인터뷰를진행하여,지면에미처다싣지못했던기나긴뒷이야기를더했다.

누구의인생도완벽하게아름답지만은않다.그러나누구에게나한방은있다.삶의어느길목에선가자신의가장선량하고아름다운열망을끄집어내한순간반짝빛을더하는사람들이있어세상은망하지않고굴러간다.세상을밝히는건,위대한영웅들이높이치켜든불멸의횃불이아니라크리스마스트리의점멸등처럼잠깐씩켜지고꺼지기를반복하는평범한사람들의짧고단속적인반짝임이라고난믿는다.좌절과상처와굴욕이상존하는일상속에서최선을다해자신만의광채를발화하는,평범한사람들의비범한순간을담고싶었다.
_프롤로그에서

6년,122명,원고지8000매로기록한진심들

이진순이그간인터뷰를통해만난인물은총122명,녹취록분량만원고지8000매에이른다.일주일간의사전자료조사와질문지작성그리고이어지는인터뷰,그다음일주일동안원고구성을비롯해추가자료조사와추가인터뷰를진행하고기사를송고하는일.그일을이진순은6년간해왔다.6년이라는긴시간동안작업을꾸준히해올수있었던건,삶을긍정하고사랑하며살고자했던이들의이야기가많은이들에게용기와감동을줄것이라는믿음때문이었다.또한인터뷰가어렵게인터뷰에나선이들의진심에대한기록이자진심이전해지는작은통로라는믿음때문이었다.

이진순의인터뷰를통해관심을받았던이들은김민기,이국종,채현국그리고고김관홍잠수사의아내김혜연과노태강등헤아리기어렵다.인터뷰에응하지않았던인물들도이진순과의인터뷰를통해자신의진심을알렸다.‘이진순은자신의짧은글로는삶과죽음에대한표현이정밀하게나아가질못한다고답답해했지만,나는이진순이써내려간글행간의날카로운단면에서진정성있는그녀의목소리를느꼈다.나는진실로이진순이진정성을가지고보낸많은시간들에대해감사한다.’(외과의사이국종)‘세상에알려진작가로서의‘나’라는객관성이무엇인가를배웠다.그리고까맣게잊고있었던내숨겨진과오들이드러나는고통과자책도느낄수있었다.’(소설가황석영)‘발견당한기분을오래도록음미하고싶었다’(소설가손아람)는인터뷰이의소회는말한마디숨소리하나마저세심하게담아내고자했던이진순을드러내준다.

책에는그중12명의이야기가담겨있다.1부‘마음이이끄는길을따라’에서는세월호민간잠수사인고김관홍잠수사의아내김혜연,아주대학교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장이국종,전문체부체육국장이자현문체부제2차관노태강그리고영화감독임순례를담았다.이들은그투박한진심과업(業)에대한단호함하나로자신의길을뚜벅뚜벅걸어온이들이다.2부‘상처의자리를끌어안다’에서는대한민국꼰대의삶을,베트남전민간인피해자들의이야기를,성소수자들의상처를,그리고90년대운동권청년들의이야기를담았다.최현숙구술생애사작가와구수정베트남평화활동가,성소수자부모뽀미와손아람소설가의인터뷰를통해상처의자리를보듬고껴안아한발씩나아가는이들의목소리를실었다.인터뷰이들은살며활동하며받았던상처들을고백하는데주저하지않는다.그용기있는고백이누군가에게가닿아또다른희망을틔울것임을알기때문이다.3부‘저항하고거부하며선택한삶’에서는세상에몸으로직접맞선사람들의이야기를담았다.발달장애인동생을데리고시설밖으로나와일상을꾸려가는다큐멘터리감독장혜영,안정된중산층주부의삶을박차고일흔이넘은현재까지현역화가로활동중인윤석남,생이곧현대사의굴곡과일치했던소설가황석영,잘나가던탄광업을정리하고전재산을사회에환원한채현국선생이그들이다.

“사람들은‘옳다,그르다’를따지는게생각인줄알아요.
생각은저항하고거부하는거예요.”


인터뷰를통해‘노인들을봐주지말라’는채현국선생의쓴소리가전해졌을때,사람들은이를신선하고유쾌한충격으로받아들였다.그후4년이지났고책에는선생과의추가인터뷰가담겼다.인터뷰는촛불민심으로박근혜대통령이탄핵되고남북정상회담이성사된때이뤄졌다.채현국선생은지배세력이‘대가리’를자른것일뿐이며몸통은그대로남아있으니,세상이바뀌었다고착각하지말것을당부했다.진리라믿는모든것을의심하고거부하는진짜‘생각’을해야한다고했다.

사람들은‘옳다,그르다’를따지는게생각인줄알아요.그걸생각이라고훈련시키니까.생각은그런게아녜요.생각은저항하고거부하는거예요.‘그게아닐텐데……’하면서모든진리에대해회의하는것.그게진짜로생각하는거라고요._본문313쪽

저자이진순은말한다.대중이이인물들에게그토록환호했던건,이들이세상을빛내려는원대한목표를가졌기때문이아니라아무도보지않는세상을홀로묵묵히비추었기때문이라고.『당신이반짝이던순간』은입지전적성공을거둔사람이아닌,매순간망설이고갈등하지만결정적순간에자신만의이야기를만들어낸,보통사람들을조명함으로써많은독자들에게위안을줄것이다.누구에게나반짝빛나는순간이있다.어려움을딛고타인과함께하겠다는결심이빛나는순간이있다.그순간을믿으며희망의끈을놓지않도록하는것이이진순인터뷰의힘일것이다.누구도완벽하진않지만,누구에게나한방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