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절 (J. M. 쿳시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청년 시절 (J. M. 쿳시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3.80
Description
예술가의 소명에 대한 동경과 젊은 예술가의 내면을 휘젓는 모든 감정과 딜레마를 그리다!
노벨문학상 수상, 부커상 2회 수상에 빛나는 남아프리카의 대가이자 존재의 중추신경을 건드리는 작가 J. M. 쿳시의 자전소설 『청년 시절』. 저자의 자전소설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자신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잔인할 만큼 솔직한 서술과 절제되면서도 폭발적인 문장으로 쏟아낸 회고록이자 소설이다.

혁명의 소용돌이로 혼란에 빠진 남아프리카를 떠난 저자가 런던에서 진정한 예술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이십대 시절을 다루고 있다. 독재와 폭력으로 얼룩진 남아프리카에 염증을 느끼고 조국도, 가족도 버린 채 런던으로 떠나온 그였지만, 남아프리카는 계속 그의 마음속에 상처로 남아 있었다. 런던 사람들은 그에게 남아프리카의 상황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며, 어딜 가도 그에게 붙은 이방인 딱지는 떨어지지 않았다.

이 작품에 나오는 존의 삶과 저자의 실제 삶은 비슷하지만 완전히 부합하지는 않는다. 작품 속에서 존은 결혼하지 않고 영혼의 불꽃을 알아봐줄 여자를 찾아, 시의 영감을 찾아 런던에서 방황하다가 또 다른 시인의 나라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저자는 런던 IBM 지사에서 근무하다가 다시 케이프타운으로 돌아가 결혼을 한 뒤 다시 아내와 함께 런던으로 떠났다. 이처럼 실제 삶과 소설적 허구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실을 향해 치밀하면서도 거침없이 나아가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저자

존쿳시

1940년남아프리카공화국케이프타운에서태어났다.케이프타운대학을졸업하고1965년미국으로건너가텍사스주립대학에서언어학박사학위를받았다.1968년부터약3년동안뉴욕주립대학에서영문학을강의하며소설을쓰기시작했다.존스홉킨스,하버드,스탠퍼드,시카고대학에서도강의했다.1972년고국으로돌아가케이프타운대학영문과교수로재직했으며2001년정년퇴임했다.이후오스트레일리아로이주해애들레이드대학에서문학을강의하고있다.1974년『어둠의땅』을발표하며소설가로데뷔한쿳시는두번째소설『나라의심장부에서』로남아프리카최고의문학상인CNA상을받았고,『야만인을기다리며』로세계적명성을얻었다.『마이클K』와『추락』으로한작가에게두번주지않는다는전례를깨고부커상을두차례수상했으며,에트랑제페미나상,예루살렘상,아이리스타임스국제소설상등많은상을받았다.그리고2003년“정교한구성과풍부
한대화,날카로운통찰력으로서구문명의도덕적위선을날카롭게비판했다”는평과함께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그밖의주요작품으로『포』『철의시대』『페테르부르크의대가』『슬로우맨』『어느운나쁜해의일기』,자전소설3부작『소년시절』『청년시절』『서머타임』등이있고,다수의에세이와연구서를집필했다.

목차

청년시절009

옮긴이의말269
J.M.쿳시연보281

출판사 서평

우리시대가장솔직하고잔인한젊은예술가의초상

진실은인위적인충만함에있는게아니라현실적인결핍과부족과억압에있는것인지모른다.그가모든것이껍질을벗고알맹이와알몸만남은듯한사뮈엘베케트의문학에서일말의동질감을느끼고베케트에게서심오한영향을받게된것은어쩌면그래서였는지모른다.
실패와좌절과실의의미학이라고나할까.그럼에도불구하고나는『청년시절』에서미래의위대한소설가가절망과고뇌속에서태어나고있다는느낌을받는다.나만이그런느낌을받는걸까?_옮긴이의말중에서

노벨문학상수상,부커상2회수상에빛나는‘남아프리카의대가’이자‘존재의중추신경을건드리는작가’J.M.쿳시의자전소설이문학동네에서출간되었다.쿳시자전소설3부작은‘우리시대가장과묵한작가’로불릴만큼자신의이야기를거의하지않기로유명한쿳시가자신의삶과예술가로서의자기정체성을잔인할만큼솔직한서술과절제되면서도폭발적인문장으로쏟아낸회고록이자소설이다.3부작중두번째인『청년시절』은혁명의소용돌이로혼란에빠진남아프리카를떠난쿳시가런던에서진정한예술가로발돋움하기위해고군분투하던이십대시절을다뤘으며,국내초역이다.예술가의소명에대한동경과젊은예술가의내면을휘젓는모든감정과딜레마를그려냈다.쿳시의실제‘삶’과소설적‘허구’사이의경계를넘나들며‘진실’을향해치밀하면서도거침없이나아가는스토리텔링이돋보인다.

“시인을이해하고싶은사람은
누구든시인의나라에가야한다.”


1960년,남아프리카공화국은백인정권이시행한극단적인인종분리정책인‘아파르트헤이트’가절정에달해있었고,그로인한인종간의갈등과반목이극심해진상황이었다.그러던어느날,샤프빌의경찰서앞에서아파르트헤이트반대시위를하던유색인들에게경찰이무차별발포를가했고,이를규탄하는전국적인시위가일어났다.당시케이프타운대학교에서수학과영문학을공부하던쿳시는대학교내에까지경찰병력이동원되고“수학개별지도도평화롭게진행할수”없는상황에개탄하며,자신의오랜꿈이자소명을실현할때가되었음을깨닫는다.

처음부터끝까지모든게혐오스러워진다.법자체도그렇고,깡패경찰,살인자들은요란스럽게두둔하면서죽은사람들은비난하는정부,너무두려워서머리에눈이달린사람이라면누구나볼수있는것도나서서말하지못하는언론도그렇다._본문중에서

대학에다니는동안그는포드매독스포드,헨리제임스,에즈라파운드,T.S.엘리엇을흠모했고언젠가시인이되겠다는꿈을품고있었다.그러나시인으로서의미래를그려보기에남아프리카는너무나좁고편협했으며예술적이상보다는정치적투쟁이우선과제인곳이었다.그래서그는런던으로떠났다.시인의나라런던에서라면위대한시의영감을받아시인이될수있을거라고,혹은그영감을가져다줄뮤즈를만날수있을거라기대하면서.

“그가생각하기에자신을아낌없이내줄
가치가있는것은사랑과예술뿐이다.”


런던에서의생활은그의생각처럼흘러가지않았다.당장의생계를위해,추방당하지않기위해,그리고남아프리카에서그의안녕과성공을애타게바라고있을어머니를위해,그는IBM에입사해프로그래머로일해야했다.
그러나그는모든것이효율성에따라움직이는IBM생활에환멸을느꼈고또그런생활이자신의영혼을갉아먹고있다고생각했다.

그는삶이그를위해비축해놓은모든걸견딜준비를해야한다.설령그것이망명과천한노동과비방이라할지라도말이다.만약그가예술의지고한시험을통과하지못하고,축복받은재능을타고나지못했다는사실이마침내드러나면그것까지견딜준비를해야한다.현재와미래의모든고통에도불구하고역사의준엄한심판,이류라는운명을견딜준비를해야한다.많은사람들이부름을받지만선택받는건극소수다.사자주변에서앵앵거리는모기들처럼,일류시인은하나지만이류시인들은구름처럼많다._본문중에서
실제삶에서그가잘할수있는유일한것은불행해지는일뿐이다.불행으로말할것같으면그는아직도최고다.그가스스로에게끌어들여견딜수있는불행에는한계가없는듯하다.불행은그의천성이다.물속의물고기처럼그는불행속에서편안함을느낀다._본문중에서

그는시를위해자신을바칠준비가되어있었다.그러나시는,예술은,영감은그를전혀원하지않는듯했다.틀에박힌일과,무료한나날이이어졌고,그는외로이예술영화를보러다니거나서점을찾으며영혼의허기를달랬다.그는자신에게예술가의소명이있지않을지도모른다는두려움에떨었고,위대한시인이되기는커녕자신을기다리는것이라곤모욕과조롱뿐인건아닐까걱정했다.그러나동시에그모든고통과고뇌가진정한예술가가되기위한과정이라는것을,남아프리카의혼란을견뎌냈듯이또한견디고버텨야할통과의례라는믿음을버리지않았다.

“남아프리카는그의안에있는상처다.
얼마나더있어야그상처에서피가흐르지않을까?”


독재와폭력으로얼룩진남아프리카에염증을느끼고조국도,가족도버린채런던으로떠나온그였지만,남아프리카는계속그의마음속에상처로남아있었다.그상처는시간이흘러도완전히아물지않았다.그는런던에서도계속해서남아프리카의뉴스를들을수있었고,런던사람들은그에게남아프리카의상황에대한질문을던졌으며,어딜가도그에게붙은‘이방인’딱지는떨어지지않았다.그리고그의어머니는일주일에한번씩그에게편지를보내남아프리카와가족들의근황을알렸고,어머니의편지는그가남아프리카를철저히외면할수없게만들었다.

내무성에서는누가당신을핍박하느냐고물을것이다.무엇으로부터달아나려하느냐고물을것이다.그는지루함으로부터,속물주의로부터,도덕적삶의퇴폐로부터,수치심으로부터달아난다고답변할것이다._본문중에서
애국심,이것이그를괴롭히기시작하는걸까?결국그도나라없이는살수없는걸까?추하고새로운남아프리카의먼지를발에서털어내고나니,여전히에덴이가능하던옛날의남아프리카가그리운걸까?_본문중에서

남아프리카는그에게지워버리고싶은오점이었지만그는결코그것으로부터벗어나지못했다.남아프리카에서와마찬가지로런던에서도그의피부색은그가완전히배제당하지않고외면받지않도록하는보호막이되어주었지만그는이사실역시괴로웠다.남아프리카의백인들이저지른악행,독재와식민주의와인종차별의역사가자신의새하얀피부에새겨진것만같았기때문이었다.그러나동시에그는도서관에서조국에관한책을찾아보는자신을발견하고놀란다.그는자신의조국에대해분노와애정을동시에품고있었고,언제나남아프리카를벗어나고싶어하면서도작품곳곳에남아프리카를심어두었다.조국에대한이런복잡한감정은그의작품세계를이루는근간이된다.

실제‘현실’과소설적‘허구’사이의‘진실’에대하여

『청년시절』에나오는존의삶과작가의실제삶은비슷하지만완전히부합하지는않는다.『청년시절』에서존은결혼하지않고‘영혼의불꽃’을알아봐줄여자를찾아,시의영감을찾아런던에서방황하다가또다른‘시인의나라’미국으로떠난것으로나온다.
그러나실제쿳시는런던IBM지사에서근무하다가다시케이프타운으로돌아가결혼을한뒤다시아내와함께런던으로떠났다.그리고다시프로그래머로일하다가1965년박사과정을위해미국으로건너갔다.

그는로맨스를할준비가되어있다.비극도마찬가지다.어떤것에든준비되어있다.그로인해소진되어다시만들어진다면,그럴준비도되어있다.결국그것이그가런던에있는이유다.옛자아를제거하고새롭고진실하고정열적인자아를갖기위해서말이다._본문중에서

『청년시절』에는작가의실제삶과소설적허구가뒤섞여있다.자신의사생활을드러내지않기로거의‘전설적인’쿳시가있는그대로의삶을드러냈을리가없다.이작품에서우리가주목해야할것은,작품속내용이‘작가의실제삶이냐아니냐’가아니라존이처한‘심리적현실’이다.그심리적현실이란젊은예술가의내면을휘젓는모든감정과딜레마이자정치적폭력에무자비하게노출된개인의고뇌이다.쿳시는‘진실’을위해자신의과거를드러내는것도,또한거기에허구적요소를가미하는것도마다하지않았다.소설적‘허구’때문에‘사실’을왜곡시킬수있는위험을감수하면서까지‘진실’만을추구했다.이를통해쿳시는과거의오점을벗어던지고,혹은승화함으로써진정한작가로자신을재창조해나가는고통스러운과정을그야말로‘진실’하게그려낼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