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13.50
Description
우리 시대 청춘의 희비극적 모험담!
2016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해 특유의 리드미컬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사회적인 문제와 소재들을 두려움 없이 작품들에 녹여내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오고 있는 작가 박상영의 첫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주류 세계에서 밀려나 있거나 그곳을 거부했기에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을 열심히 사랑하는 일이 최선의 삶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 청춘의 현실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2018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이자 표제작인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는 게이들의 현실을 그린 영화를 만들고자 하지만 혹평을 듣고 영화판에서 밀려난 ‘나’와 현대무용에 매진하지만 결국 자신이 연기한 작품의 제목처럼 세상의 작은 점조차 되지 못하는 왕샤의 이야기를 통해 끝내 사라지지 않는 청춘의 생기를 경쾌하게 그려낸다. 이처럼 주류 세계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삶과 사랑과 꿈과 욕망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다.
동상이몽의 형태로 인스타그램에 빠져 사는 삼십대 커플, 끝내 데뷔하지 못하는 아이돌 연습생, 엄마의 폭력에 억눌려 지내는 십대 소년 등 다양한 인물들의 현실을, 저자는 쓸쓸하고 아프게만 그리지 않는다. 농담을 에둘러 흘리기보다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직접 농담을 던지며 유머러스하고 리듬감 있게 읽어 나가는 동안 웃음을 넘어 우리를 눈물짓게 만든다.
저자

박상영

지은이:박상영
1988년대구에서태어났다.성균관대프랑스어문학과와신문방송학과를졸업하고,동국대문예창작과석사과정을수료했다.2016년문학동네신인상에단편소설「패리스힐튼을찾습니다」가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제9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중국산모조비아그라와제제,어디에도고이지못하는소변에대한짧은농담_7
패리스힐튼을찾습니다_55
부산국제영화제_83
알려지지않은예술가의눈물과자이툰파스타_137
조의방_217
햄릿어떠세요?_249
세라믹_279

해설|윤재민(문학평론가)
캡사이신폭탄에치즈를곁들인‘빨간맛’을음미할줄아는고독한미식가들을위한알려지지않은케이팝모음집_325

작가의말_347

출판사 서평

2018년젊은작가상수상작가박상영첫소설집

2016년단편「패리스힐튼을찾습니다」로문학동네신인상을수상하며그야말로(진부한표현이지만)혜성처럼등장해뛰어난소설적재능을마음껏펼쳐보이고있는‘젊은작가’박상영의첫소설집이출간되었다.그는등단작부터“1990년대에초기김영하가한국문학에했던역할을21세기에이예비작가에게기대해도좋겠다”(문학평론가김형중),“다수의사람들에게공통적인공감과매력을불러일으킬것같다”(소설가정용준),“어쩐지세번째작품도,네번째작품도이미자신만의스타일대로쓸준비가되어있는것같다”(소설가윤고은)라는평을들으며엄청난작가적역량을지니고있음을짐작게했다.이후특유의리드미컬하고유머러스한문장으로사회적인문제와소재들을두려움없이작품들에녹여내며,표제작「알려지지않은예술가의눈물과자이툰파스타」로2018년젊은작가상을수상하는등그짐작이사실이었음을스스로증명해내고있다.한국문학의경계를넓히고깊이를더해갈재능있는젊은작가들의목록가장앞쪽에박상영의이름과그의첫소설집을놓는데망설일이유가없을것이다.

“그때는몰랐었어
누굴사랑하는법.“


박상영소설의인물들은끊임없이‘사랑’을하고,그러다그것에‘실패’하고,결국‘망한다’.그들이사랑하는대상에는일정한공통점이없다.사랑이라는감정에어떤준칙을들이댈근거도없거니와이들의사랑은특히나더스펙터클하다.무일푼인제처지에아랑곳없이근사한호텔에서매일새로운남자와하룻밤을보내는자신의일을사랑하는게이남창‘제제’,그리고그런제제를이해하지못하면서도그에게곁을내주는‘나’(「중국산모조비아그라와제제,어디에도고이지못하는소변에대한짧은농담」),끊임없이서로의사랑을의심하고확인받고싶어하면서도온라인과오프라인이라는이중생활을마다하지않는연인(「패리스힐튼을찾습니다」「부산국제영화제」),‘자이툰부대’라는제한된공간에서“포인트가묘하게게이스럽”다고느끼지만“우리쪽사람”인지확신하지못하거나“남자와그러는사람이아니”라고부정하는‘나’와‘왕샤’(「알려지지않은예술가의눈물과자이툰파스타」)의감정도사랑이아니라고하기는어려워보인다.
이들이이토록사랑에집착하는이유는모두‘주류세계’에서밀려나있거나그곳을거부했기때문이다.이들에게는자신이사랑하는대상을좀더‘열심히’사랑하는일이‘최선의삶’이다.경제활동과거리가멀거나남들에게환영받고인정받지못하더라도이들은개의치않는다.박상영소설의가장빛나는지점도여기에있다.박상영은주류세계에서벗어난사람들의삶과사랑과꿈과욕망을생생하게그려냄으로써한국사회의‘주류지향’‘타인지향’세태를날카롭게꼬집는다.작금의현실이압도적이라도거기에발묶이지않고나름의방식으로사랑하며살아가는이들을통해“물질적으로구성된‘한국적인것’의한측면을어떤사회과학적통찰보다정확하게형상화”(윤재민,작품해설)해낸다.

여기서더나아가박상영의소설은실패하고망하는것역시그럴싸한삶의한방식이될수있음을보여준다.2018년젊은작가상수상작이자,언젠가한국‘퀴어소설’의계보에반드시언급될작품인「알려지지않은예술가의눈물과자이툰파스타」의‘나’와왕샤의모습이대표적이다.‘나’는칸영화제의총아가되겠다는꿈을가지고게이들의현실을그린영화,그러니까이성애자감독이그리는퀴어영화처럼“감정과잉의신파이거나정치적프로파간다에빠지지않은”“세상에없는퀴어영화”를만들고자하지만,‘나’의처음이자마지막장편영화는이성애자영화평론가로부터현실성이없다며혹평을듣는다.‘나’에게게이들의현실이란이성애자들의그것과마찬가지로“그냥젊은사람이술먹고섹스하는”“그냥연애하는”일과다르지않지만결국‘나’는‘짝퉁홍상수’취급을당하며영화판에서밀려날뿐이다.왕샤역시“동양의찰스와이드먼”을꿈꾸며현대무용에매진하지만결국자신이연기한작품의제목처럼“세상의작은점”조차되지못한다.그런데재미있는것은이들의실패가전혀낙담스럽거나비참하게느껴지지않는다는사실이다.문학평론가신형철의말처럼“누군가의실패를감히선언할수있는자격이있는사람은자기자신뿐인데,이소설은실패를선언할자격이있는바로그사람들의실패선언이기때문에유례없이당당”(젊은작가상심사평)하고오히려패기가넘친다.자신이망했다고큰목소리로외칠수있는사람이얼마나될까.우리는망한것이아니라“완성된것”이라말하며‘나’와왕샤가유채영의테크노넘버(“그때는몰랐었어누굴사랑하는법”)에맞춰함께춤을추는장면이짜릿하게느껴지는까닭이다.

동상이몽의형태로인스타그램에빠져사는삼십대커플,의외로순진하고“커야할것들이적당히큰”이십대군인,퀴어,“SNS활동으로얄팍한영향력”을유지하는‘가짜게이’영화감독,끝내데뷔하지못하는아이돌연습생,엄마의폭력에억눌려지내는십대소년등박상영소설에등장하는다양한인물들의“희비극적모험담”은“경쾌하면서도쓸쓸한청춘소설의면모”(소설가이장욱,젊은작가상심사평)를잘보여준다.특히이른나이에걸그룹데뷔조에발탁되어“시간을쪼개가며데뷔를준비”했으나끝내실패하는‘나’(「햄릿어떠세요?」)와학자금과생활비마련에쫓겨출장매춘에나서다급기야는연인에의해촬영된자신의은밀한동영상을스스로파일공유사이트에업로드하며환금의수단으로삼는지경에까지이르는‘수’(「조의방」)의모습은,각자의꿈을향해최선을다해살아가지만편견과사회적계급에의해좌절당하고마는우리시대청춘의현실을생생하게드러내보인다.그렇지만박상영은이러한현실을쓸쓸하고아프게만그리지않는다.한국문단의‘대표적유머리스트’라고할수있는소설가이기호가박상영을두고“‘생래적유머리스트’의출현”(추천사)이라며후배의등장을반긴것처럼박상영의소설은유머러스하고리듬감있게읽는재미가있다.
박상영은농담을에둘러흘리기보단부끄러워하지않고직접던지는편에가깝다.제제가‘나’에게보내온“오늘의웃긴얘기”를듣고우리는피식피식웃지않을수없고,‘나’와왕샤가‘샤넬노래방’과‘비욘세순대국밥’에서한바탕소동을벌이며나누는대화는급기야우리를파안대소하게만든다.그리고그소동과웃음을넘어끝내우리를눈물짓게만들고,동시대를살아가는이들의이야기에“속수무책으로공감”(정이현,추천사)하게만드는것이바로박상영의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