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통과한 밤 (기준영 장편소설)

우리가 통과한 밤 (기준영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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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남은 삶에서 기대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 순간 찾아온 사랑과 우정!
젊은작가상,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가 기준영의 두 번째 장편소설 『우리가 통과한 밤』. 2017년 봄부터 2018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비밀의 꽃’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마흔 살을 앞두고 난생처음 화제의 연극무대에 출연하게 된 채선과 그 연극을 보고 단숨에 그녀의 팬이 된 이십대의 지연, 두 여자가 서로를 향한 이끌림을 강렬하게 느끼며, 혹은 그 마음을 애써 부인하는 사이 각자의 결핍이 서서히 메워지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냈다.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조명하는 연극에 출연하게 되었지만 그런 호들갑과는 달리 채선에게는 연극배우로서 무언가를 이루어야겠다는 욕망이 없다. 그저 마흔 살을 앞두고 일어난 작은 해프닝으로 넘겨버릴 뿐이다. 연극에 있어서도, 관계에 있어서도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지 않던 채선의 삶은 자신의 팬이라는 지연으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축으로 기울게 된다. 누군가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에 흥미가 없는 채선과는 달리, 지연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 아는 인물이다. 그 당당함으로 채선을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지연은 그녀에게 맹렬히 돌진하는데…….
저자

기준영

2009년문학동네신인상에단편소설「제니」가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연애소설』『이상한정열』,장편소설『와일드펀치』가있다.제5회창비장편소설상,제5회,제7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우리가통과한밤007
작가의말282

출판사 서평

“언니가나를왜끊어내지못하나생각해보세요.”

난생처음화제의연극무대에출연하게된채선과
그연극을보고단숨에그녀의팬이된지연
더이상누군가에게무엇도될수없을것같다는두려움을지나
내가더없이나인것같은열기에빠져들기까지통과한세번의계절

언론에서떠들썩하게조명하는연극에출연하게되었지만그런호들갑과는달리채선에게는연극배우로서무언가를이루어야겠다는욕망이없다.그저마흔살을앞두고일어난작은해프닝으로넘겨버릴뿐.연극에있어서도,관계에있어서도무언가를간절히원하지않던채선의삶은,그러나그녀를찾아와팬이라고자신을소개하는지연으로인해이전과는다른축으로기울게된다.누군가의욕망의대상이되는것에흥미가없는채선과달리,지연은자신이어떻게행동해야사람들의관심을받을수있는지아는인물이다.그당당함으로채선을향한마음을적극적으로드러내며지연은그녀에게맹렬히돌진한다.
이러한상황에서우리의눈길을끄는건채선과지연이스무살가까운나이차와동성연애라는이중의압박속에자리해있다는점이다.이경우에는대개두인물을둘러싼‘바깥’의압력이비중있게다루어지리라짐작하기쉽다.하지만『우리가통과한밤』은그에대해길게묘사하지않는다.다만소설은채선과지연두사람이서로를끌어당기고밀어내는가운데일어나는마음의작용그자체에집중한다.크리스마스쯤에만나이듬해가을에이르는짧지않은세번의계절동안채선과지연이주고받은그림엽서와편지,두사람이만들어먹은음식,둘만의놀이를차곡차곡그려나감과동시에그만큼이나쌓여나가는감정의무늬를세세히묘사하는것이다.
한편채선과지연이주고받는감정의무게가만만치않으므로자칫무거워질수있음에도이이야기가활기를잃지않는건,이묵직한감정사이를파고드는다른인물들덕분이다.고아인지연의후견인이자덕망있는중견배우인문주성은인생의고비를성실히넘겨온사람만이지닐수있는품위와노련함으로채선과지연이갈팡질팡할때마다든든히뒤를받쳐주고,채선의오래된친구인소민과연극을통해알게된새로운친구전노아는자신안으로깊숙이들어가려는채선을바깥으로불러내어햇볕을쏘이게한다.그리고지연을짝사랑하는동헌이작품에불어넣는생기역시인상적이다.채선과지연의관계를못마땅하게여기면서도얼결에사랑의증인이되어두사람과함께걸어나가는모습은『우리가통과한밤』의가장뭉클한장면중하나일것이다.
어두컴컴한밤의한가운데로갑작스레내몰린다해도,외부의캄캄한어둠이아닌서로를바라보는시선을믿기로한다면아무것도거리낄게없다는듯이기준영은채선과지연이,그리고그둘을둘러싼사람들이서로나눠가지는마음에대해차분하게그려나간다.비극과불행에대해넘겨짚기쉬운밤이라는시간에,기준영은남은삶에서기대할게아무것도없다고생각한순간찾아온사랑과우정,그리고그로인해삶의테두리가확장되는일의아름다움에대해이야기하기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