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사슬 (최제훈 장편소설)

천사의 사슬 (최제훈 장편소설)

$13.50
Description
이야기 너머, 꿈틀거리는 또다른 이야기!
의문의 화재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앞에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년, 사건의 열쇠를 쥔 그가 털어놓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천사의 사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속도감 넘치는 미스터리, 현실과 환상이 엇갈리는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이 긴장감을 자아내며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최제훈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불, 고통에 몸부림친 흔적이 전혀 없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는 사체. 아무런 단서도 없어 보이던 사건 수사는 또 다른 화재 현장에서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된 혼혈 소년 ‘마롤리’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전개를 맞이한다. 스리랑카 출신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이 소년의 이름은 타밀어로 ‘메아리’라는 뜻. 그와 함께 다른 두 명의 희생자의 존재가 드러나고,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마롤리는 취조실에 앉아 담당 형사 ‘이석’에게 순순히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아버지를 찾아 떠난 여행, 불과 연금술, 최초의 인간과 불멸의 존재에 대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사실인지 망상인지 모를 기묘한 이야기. 그리고 마롤리의 이야기가 모두 끝난 곳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데…….
저자

최제훈

1973년서울에서태어나연세대학교경영학과와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2007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퀴르발남작의성』,장편소설『일곱개의고양이눈』『나비잠』이있다.2011년한국일보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천사의사슬…9
작가의말…335

출판사 서평

『퀴르발남작의성』『일곱개의고양이눈』
한국일보문학상수상작가최제훈
5년만의신작장편

통념을뒤집는빼어난상상력과절묘하고기발한구성으로단숨에주목받은첫소설집『퀴르발남작의성』에이어첫장편소설『일곱개의고양이눈』으로한국일보문학상을수상하며“독자를이야기의미궁속에빠뜨리는탁월한재능”(한국일보문학상심사평)을펼쳐온작가최제훈이『나비잠』이후5년만에신작장편『천사의사슬』로돌아왔다.의문의화재사건을조사하는형사앞에나타난정체를알수없는소년.사건의열쇠를쥔그가털어놓는믿을수없는이야기가수사를혼란에빠뜨리는가운데,소설의안과밖이서로얽혀들며사건은예상할수없는방향으로나아간다.꼬리에꼬리를무는속도감넘치는미스터리,현실과환상이엇갈리는치밀하고정교한구성이긴장감을자아내며끝까지책을손에서놓지못하게한다.최제훈의신작을오랫동안기다려온독자들에게더없이반가운선물이될놀라운미스터리.

하긴그런얘길누가믿겠어요.
거짓말이거나미쳤다고생각하겠지.
어느쪽이더나쁠까요?

소설은화재현장에서발견된시신에관한짧은신문기사에서시작한다.원인을알수없는불,고통에몸부림친흔적이전혀없는,자살인지타살인지알수없는사체.아무런단서도없어보이던사건수사는그러나또다른화재현장에서정신을잃은채발견된혼혈소년‘마롤리’의등장으로본격적인전개를맞이한다.스리랑카출신의어머니에게서태어난이소년의이름은타밀어로‘메아리’라는뜻.그와함께다른두명의희생자의존재가드러나고,사건의유력한용의자로지목된마롤리는취조실에앉아담당형사‘이석’에게순순히자기이야기를털어놓기시작한다.아버지를찾아떠난여행,불과연금술,최초의인간과불멸의존재에대한,어디까지믿어야할지알수없는,사실인지망상인지모를기묘한이야기.그리고마롤리의이야기가모두끝난곳에서,사건의실마리를쥔새로운인물이등장하면서사건은예상하지못한방향으로치닫는다.

그리고소설의다른한편에서,최제훈의특기이자인장이라할겹겹의이야기장치가매혹적인구성의정교함을더한다.불을소재로한범죄소설을구상하는소설가,그가설계하는대로진행되는소설속의이야기.소설가를둘러싼현실의세부가소설속에서같은듯또다르게반복해서등장하면서사건의단서를제공하고,소설가가현실에서수집한소재와인물들이그에의해상상의숨결이더해져이야기속에서새로운생명을얻는다.혹은,작가가의식하지못한사이에불쑥튀어나온인물이저스스로이야기속에서살아숨쉬기시작한다.그렇게우연에서시작한이야기를자신이예정한필연적인결말을향해이끌어가던소설가역시,어느시점에서자신도예상하지못한순간을맞닥뜨린다.말하자면소설에는두가지반전이마련되어있다.하나는소설쪽에서,다른하나는소설가쪽에서.아니,어쩌면그것은사실하나의반전일지도모른다.

당신의예측을허락하지않는
이야기너머,꿈틀거리는또다른이야기
그끝에서모든것을집어삼키는비밀

긴장감넘치는한편의추리소설로서『천사의사슬』의서사를날렵하게이끌어나가는최제훈의솜씨는그간그에게쏟아진기대를저버리지않는다.정확하고간결한문장과물흐르듯매끄러운전개가서사에속도감을더하고,치밀한조사와독서에서비롯되었을풍부한디테일과설정이구성에견고함을부여하며한순간도독자를놓아주지않는다.소설곳곳에흩어져있던자그마한단서들이낱낱의기계부속처럼절묘하게맞물려들어가며또다른진실을만들어내는반전은잘짜인이야기에서만얻을수있는쾌감이다.그끝에서사건의내막이명백하게드러나는(듯보이는)결말을맞이하는경험은말끔하고산뜻하기까지하다.

그리고그이야기의쾌감을배가하는것이불과연금술을비롯한흥미로운모티프와숱한신화적상징들이다.이는소설전반에환상적인분위기를더하는요소일뿐아니라치밀하게안배된사건의결정적인단서이자복선,나아가종국에는소설자체를다시쓰이게하는원리이기도하기때문이다.소설속마롤리의이야기와그를둘러싼이야기,그것을쓰는소설속소설가의이야기,서로다른층위에서진행되는듯보이던그이야기들이어느새조금씩서로의경계를침범해들어갈때,그리하여그이야기들이뒤얽혀마침내스스로살아움직이는하나의이야기로태어날때,숨겨진복선처럼그모든상징들이처음부터이이야기를구성하는장치였음을확인하게되는것은『천사의사슬』이품은또다른놀라움이다.마치대상을미세하게어그러지게비추는소설속거울처럼,하나의이야기는같은듯또다르게반복되는다른이야기로분열되고,깨진유릿조각들을한데녹이는소설속도가니처럼,각각의이야기는하나의이야기로녹아다시태어난다.

그렇게현실과환상,진실과거짓이서로몸을바꾸어현실도환상도아닌,진실도거짓도아닌이야기로만들어진다.그럴때이야기는누구의것이되는것일까.아니,이야기는본래누구의것도아니라는것일까.결국무엇이진실이고무엇이거짓이라는것일까.그러나모든이야기가끝난곳에서,작가는모든의문을뒤로하고짐짓짓궂은농담만을던질뿐이다.“괜찮습니다.그런얘길누가믿겠어요.”(3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