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발명 1700~1789 / 1789 이성의 상징 (양장본 Hardcover)

자유의 발명 1700~1789 / 1789 이성의 상징 (양장본 Hardcover)

$30.94
Description
지성사의 대가이자 뛰어난 문예비평가 스타로뱅스키
‘빛의 세기’의 이면을 응시하다


스타로뱅스키의 비평은 형이상학적 지성의 가장 높은 차원에 올라앉아 있으면서,
잠재의식적 영역의 탐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_조르주 풀레(비평가/주네브학파), 『비평적 의식』

현대 세계와 현대 정신의 탄생에 관심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_피터 브룩스(문학비평가, 예일대 교수)

가장 완전한 의미의 비평가, 스타로뱅스키.
_프랑스 문예지 『크리티크Critique』

부르주아는 프랑스혁명 덕에 모든 것을 얻었으면서 정작 혁명을
세상에 악이 들어오게 된 틈으로 보았다.
_장 스타로뱅스키

프랑스 지성사의 대가 장 스타로뱅스키가 건축, 미술, 문학, 철학을 아우르는 명철한 지성과 예술적 혜안으로, 계몽주의 이념이 당대 예술작품에 일으킨 반향을 추적한다. 150여 개의 도판과 함께 18세기 유럽의 예술과 사상을 총망라한 이 책은 당시 ‘자유’와 ‘이성’의 관념을 감싸고 있던 다양한 정념과 쾌락, 불안, 멜랑콜리, 어둠의 실체를 드러내 현대성의 원천을 탐구한다.
저자

장스타로뱅스키

장스타로뱅스키JeanStarobinski
프랑스문학사및지성사의대가이자뛰어난문예비평가.
1920년스위스주네브에서태어나주네브대학에서문학과의학을공부했고,1949~1954년주네브대학병원과미국존스홉킨스대학에서인턴생활을했다.이시기에정신분석학임상의로서프로이트를깊이연구했다.1958년주네브대학에서『장자크루소:투명성과장애물』로문학박사학위를받고같은대학지성사교수로부임한다.1960년엔『멜랑콜리치료의역사』로의학박사학위를받았다.루소를‘투명성’과‘장애물’사이를부단히오간작가로부각한박사논문은출간즉시루소를읽는새로운관점을제시했다는평가를받았고,지금까지도루소연구의고전으로꼽힌다.이후스승인마르셀레몽과공동으로루소전집을편집한다.레몽과장루세,알베르베갱,조르주풀레등과함께‘주네브학파’의일원으로도꼽힌다.
문학과의학,인문학과자연과학사이를넘나드는연구궤적은그의저작에고스란히드러난다.스타로뱅스키에게루소(문학)와멜랑콜리(의학)는연구와비평의출발점이자근간이다.보들레르의시를멜랑콜리의관점으로훌륭히분석한『거울에비친멜랑콜리』(1990)를비롯하여멜랑콜리라는주제는스타로뱅스키의거의모든저술에등장하며,이를집대성한책이『멜랑콜리의잉크』(2012)이다.
계몽주의의이념이당대의예술작품에어떤반향을일으켰는지추적한『자유의발명1700~1789』(1964)과『1789이성의상징』(1973)은18세기유럽의예술과철학사상을자유로이넘나들면서‘빛의세기’의이면을독창적으로읽어낸다.
그밖에주요저서로는자신의문학사상과방법론을개진한『비평의관계』와『곡예사의초상』(1970),소쉬르연구서『말아래의말』(1971),광기의발현을다룬『세개의분노』(1974),18세기연구논문집『악속의약:계몽주의시대비판과정당화』(1989),‘작용’과‘반작용’이라는용어의역사와문학적수용사를다룬기념비적저서『작용과반작용』(1999),오페라와현대회화를논한비평서『매혹적인여인들』(2005),루소연구논문집『비판과유혹』및디드로연구논문집『디드로:어느악마의지저귐』(2012),문학과예술에대한연구및비평을모은『세상의아름다움』(2016)등이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자유의발명1700~1789]

I18세기인간의공간
II즐거움의철학과신화학
III불안과축제
IV자연의모방
V노스탤지어와유토피아

[1789이성의상징]

1789
I결빙
II베네치아의마지막불꽃
III밤의모차르트
IV혁명의태양신화
V원칙과의지
VI기하학적도시
VII말하는건축,영원한말
VIII선서:다비드
IX요한하인리히퓌슬리
X로마와신고전주의자
XI카노바와부재하는신들
XII어둠과의화해
XIII고야

참고문헌
연보
해설:빛과그이면―스타로뱅스키의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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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스타로뱅스키,주네브학파,18세기

스위스주네브출신의장스타로뱅스키(1920~)는현존하는유럽최고의지성중한명이지만그명성에비해한국에제대로소개되지못한인물이다.탁월한비평과지성사/문학사에서이룬연구성과로볼때이해하기힘든일이지만문학과철학,의학,음악,미술,건축등다방면의해박한지식과쉬운독해를거부하는독특한문체로무장한그의저술을번역하기란그만큼어려운도전일수밖에없다.
1980년대에이미문학평론가김현에의해‘주네브(제네바)학파’의일원으로소개되어국내에알려진스타로뱅스키는18세기지성사의대가이자장자크루소연구의세계적인권위자이며,동시대의탁월한문예비평가로손꼽힌다.프랑스문학잡지『크리티크』는2004년스타로뱅스키에게헌정하는특집호를발행하면서그를“텍스트와컨텐스트,설명과해석의균형을잃지않는……가장완전한의미의비평가”로소개했고,주네브학파비평가조르주풀레는자신의책『비평적의식』에서19~20세기를수놓은프랑스비평가18인을논하며스탈부인,보들레르,블랑쇼,바르트등과나란히스타로뱅스키에게한장章을할애했다.
스타로뱅스키의저서중이제까지우리말로번역된유일한책은초기대표작인『장자크루소:투명성과장애물』(이충훈역,아카넷,2012)이다.1957년에주네브대학박사학위논문으로제출했던저술로,지금까지도루소연구의필독서로간주된다.특이하게도스타로뱅스키는1960년『멜랑콜리치료의역사』라는논문으로의학박사학위도받았다.루소와멜랑콜리,문학과의학은이후스타로뱅스키의학문과비평의양대축을이룬다.여기서주목해야할시기가바로‘18세기’다.18세기를상징하는계몽주의자가루소이고,이‘빛의세기’에음영陰影처럼드리워진정서가바로멜랑콜리다.
마르셀레몽,알베르베갱같은주네브학파의선구자들이19세기낭만주의와보들레르를현대적정신의출발점으로삼았다면,스타로뱅스키는그기점을더뒤로물려‘18세기’에대한역사적재평가를감행한다.『자유의발명1700~1789』(1964)와『1789이성의상징』(1973)은이러한기획을대표하는역작이다.(이두책은2006년에갈리마르출판사에서합본으로재발간되었다.)두책은역사적사건이나추상적담론에무게중심을두지않고건축과미술등당대에실현된구체적인시각문화에근거해독창적인시각으로18세기를재조명하며,스타로뱅스키저서가운데가장흥미롭고파격적이며대중적인책이기도하다.

새로운예술,새로운미학의터전

“18세기에덧씌워진신화에서다시출발해야한다.”이렇게시작하는『자유의발명』은부르주아의19세기가덧씌운오명을걷어내고18세기가‘발명’해낸“최초의자유”를온전히복원하고자한다.스타로뱅스키는부르주아계급이주도권을쥔19세기유럽이18세기를우아하고도경박한시대로‘상상’했다고본다.부를축적한부르주아계급이갖게된불안과허위의식이‘구체제’라는신화를등장시켜‘역사철학’을수립했다는것이다.“부르주아는프랑스혁명덕에모든것을얻었으면서정작혁명을세상에악이들어오게된틈으로보았다.”(15쪽)
그러나18세기는계몽사상에힘입어인간의타락을가르치는신학을거부하고인간본성을회복하여감각적삶과감정에관한주제를우선시했던시대였다.18세기는‘역사’라는현대적개념을만들어냈거나적어도그개념을도입했던시대이며,동시에‘미학’이독자적학문으로도약했던시대이기도하다.
계몽주의이념이당대의예술작품에어떤반향을일으켰는지추적하는이책에서스타로뱅스키는18세기가보여준다양성과개성에주목한다.이시기는감각과즐거움,낭비와호사의예술적경향이던바로크와로코코양식이꽃피우고그반작용으로서신고전주의와민중적양식이대두되던때였다.17세기고전주의에근거한질서와균형,통일성과조화의엄격한기준이완화되면서바로크와로코코시대의예술은세련되고섬세한표현을내세우면서한없이가볍고호사스러워졌다.그러자계몽주의사상가들은이경박하고변덕스러운예술에엄정한비판을가했다.그들은고대그리스?로마문화의이상이구현했던순수형식과인간본성으로서의자유이념의회복을주창했다.빙켈만의신고전주의가대표적인이념이며,음악의소나타와교향곡이이를대표하는예술형식이었다.
그러나스타로뱅스키는이시기에두상반된예술경향이다양한방식으로경쟁하고길항하면서수많은차이를만들어냈다고지적한다.고대와현대의경쟁,이탈리아양식과플랑드르양식의경쟁(회화),고전주의와고딕주의의경쟁,멜로디와화성의경쟁(음악),영국식정원과프랑스식정원의경쟁같은수많은경쟁이이시대를뜨겁게달구었다.기존의지배적인장르가쇠퇴하고새로운장르가발명되었다.이‘다양성’이18세기유럽예술의매력이자성취였고,특정유파의틀로가둘수없는예술가들의무한한‘개성’이이시대의특징이었다.
그리하여신화와종교에서끌어낸주제를거대한화폭에담아내는역사화보다당대풍속을다루는장르화,개인의개성을포착하여재현해내는초상화장르가유행했다.새로운장르에는새로운시학이필요하듯,18세기는‘미학’이빛을본시대였다.빙켈만을비롯해바움가르텐의『미학』(1758),칸트의『판단력비판』(1790)이모두이시대의산물이었다.
스타로뱅스키는18세기의회화작품들에서19세기의인상주의는물론20세기의초현실주의경향까지읽어낸다.‘카프리치오’‘상상의풍경’경향을설명하며‘자동기법’과‘해석된타시즘’을떠올리는대목이특히그러하다.(198~199쪽)그는예술사가들이그동안크게주목하지않았던18세기가사실은온갖현대적인예술운동과이념의토대였음을밝혀낸다.

혁명의빛과어둠의회귀

스타로뱅스키는『이성의상징』에서18세기의또다른‘신화’를벗겨낸다.바로‘1789년’프랑스혁명의신화다.스타로뱅스키는혁명이라는사건자체에서한발물러나당시예술의여러면모를있는그대로조망해본다.“1789년에빛을본예술작품대부분은혁명의결과라고볼수없다.……이작품들은혁명이라는사건이전에구상되었고,긴호흡의의도로준비되었기에저뜨거웠던나날의열기와는아무상관이없었다.”(252쪽)그렇지만“1789년의예술가들은혁명에주목했든무시로일관했든,혁명을승인했든단죄했든……프랑스혁명과어떤식으로든관계를맺지않을수없었다.”(253쪽)
스타로뱅스키는1789년의모든정신,모든예술작품을‘혁명적/반혁명적’으로나누는단순한이분법을거부한다.그는차라리빛과어둠의작용과반작용으로이시대예술을설명한다.18세기는당대에‘빛의세기’라불렀다.이때빛Lumi?res은편견과미신의어둠을밝히는‘지식’이라는의미다.또한봉건체제의불평등을일소하는혁명의빛이다.“암흑을눌러이기는빛,죽음한복판에서다시태어나는삶,다시처음으로돌아간세상등의은유는1789년무렵에보편적으로부각되던이미지다.”(293쪽)
그러나어둠은곧바로회귀한다.“어둠이물러서면서나타난혁명의빛은그어둠의회귀와맞서야한다.어둠은혁명의빛내부까지위협한다.혁명의빛이세상에스며들때는어떤저항에직면한다.이저항은무기력하게남아있는사태,새로운진리를받아들이지않는사람들의반항적의지가한데어우러져빚어진다.”(309쪽)
이제예술가들은이‘어둠’의힘을그리기시작한다.그런대표적인화가가프란시스코고야이다.『이성의상징』은고야의그림으로문을열고,한편의‘고야론論’으로끝맺는다.“1789년에이상을추구하는추상화抽象化를거부한유일한화가”고야는신고전주의에완전히등을돌린채색채와음영에몰두했고“마네와표현주의,20세기에나타난대담한시도들의천재성과고독함을선행해서보여주었다.”(425쪽)
프라고나르의그네그림(94쪽)처럼고야의그림에서는감각적삶의밝게빛나는풍요로움에도‘검은이면’이있음을발견하게된다.자유주의자이자계몽사상가들의친구였던고야는“이성이잠들었을때태어나는그로테스크한형상들을대놓고보여주었다.”(435쪽)고야의대표작[1808년5월3일의학살]은에스파냐에들어온프랑스혁명군이시민들에게발포하는그림이다.빛인줄알았던것이어둠,역사의폭력이되어버렸음을고야는목격한다.그러나어둠에휩싸인이그림에서빛은희생자무리,그중에서도평범한한인물을확고하게비춘다.그것은죽음으로도파괴되지않을‘도덕적자유’의빛이다.“내적감정에서든형식의창안에서든최고의자유는물질및사건의숙명성을받아들이고그도전에충실하게응전할줄아는화가들만이실현할수있는법이다.”(440쪽)

위베르로베르[바스티유파괴의시작]

요한하인리히퓌슬리[악몽]

자유와이성의이면

『자유의발명1700~1789/1789이성의상징』에등장하는두단어‘자유’와‘이성’은계몽주의시대를상징하는말이다.그러나스타로뱅스키는이두개념을앞세우기보다정념,즐거움,의지,숭고,멜랑콜리,노스탤지어,불안,어둠등의주제들이‘자유’와‘이성’을어떻게감싸고있는지보여주고자한다.그는이책에서이성과정념,의무와즐거움,질서와광기가개별예술가들안에서어떤식으로혼재하고공존했는지를섬세한시선으로들여다본다.
로코코예술의밝고경쾌한화려함속에도멜랑콜리와폐허와죽음의이미지는미묘하게공존해있었다.“[18세기화가들인]앙투안바토의공원,프랑수아부셰의규방,프란체스코과르디의사육제에는모두낙원의이미지가나타난다.그러나그들의낙원은다가올몰락을예감하는멜랑콜리로은밀히변형되었고어김없이쾌락에따라붙는탈선으로이미죽음을바라보는낙원이다.”(16쪽)
스타로뱅스키는화려한외양과일시적즐거움의이면에서다시멜랑콜리를발견한다.전원의축제를그린바토의그림에서,과르디의경이로운풍경화에서,마냐스코와위베르로베르의폐허그림에서멜랑콜리를찾아낸다.그멜랑콜리한열광을보면우리가덧없이사라져버리는존재이고,우리가태어나기전에여러세대가사라졌듯이우리도그렇게사라질운명임을배우게된다.‘눈앞에보이는’화려한사물들의현전에몰두했던18세기초의경향에서이제세기말이되면‘부재’의경험과표현으로넘어간다.계몽사상가들이몰두했던자연과사회,야만과문명의대립이뒤섞이면서예술은기억대신망각을,명성대신익명을그려내기시작했다.프랑스혁명기에신고전주의는위대한원칙의승리를널리퍼트리기위한형식을탐구했지만,역설적이게도어둠을추방하고자했던이예술의정점은어둠의회귀를불안해하고두려워했던고야같은화가였다.
이렇듯빛과어둠이변증법적으로교차하던18세기는오늘날의시각에서볼때현대보다더현대적인시대,환희와불안이양립하던시대,이제는잊혀져가는현대적정신이탄생한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