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문장 (구병모 소설)

단 하나의 문장 (구병모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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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구병모를 만나다!
2015년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이후 두 번째로 펴내는 구병모의 소설집 『단 하나의 문장』. 2018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와 2017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주관하는 ‘이 계절의 소설’에 선정된 《지속되는 호의》등 총 8편을 담았다.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계 그 자체를 재현함으로써 지금, 여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아이를 기르는 여성, 소설을 쓰는 여성을 중심인물로 내세운 그 어느 때보다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존재로서의 개인, 실존적 불안, 다가올 시대의 윤리 등에 대해 나름의 답을 제시하고, 동시에 새로운 질문을 야기하며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다층적 시각을 제공한다. 여전히 강력한 이야기의 힘, 더욱 폭넓어진 세계에 대한 통찰, 한 발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가는 사유가 담긴 작품들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저자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

구병모

2008년『위저드베이커리』로제2회창비청소년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5년소설집『그것이나만은아니기를』로오늘의작가상과황순원신진문학상을수상했다.
소설집『그것이나만은아니기를』장편소설『네이웃의식탁』『파과』『아가미』『한스푼의시간』이있다.

목차

어느피씨주의자의종생기
한아이에게온마을이
지속되는호의
미러리즘
웨이큰
사연없는사람
곰에대해생각하지말것
오토포이에시스

해설|신샛별(문학평론가)
고뇌하는키마이라의명함

출판사 서평

2018제42회이상문학상우수상수상
「한아이에게온마을이」

2017문학과지성사‘이계절의소설’선정
「지속되는호의」수록


“그의소설이강력하게환기하는것은공상적상상력이아니라
차라리지금-여기에이미와있는위협과공포다.”
_신샛별(문학평론가)

“생각할수없다면그것을소유하라.소유할수없다면부수라.”
약동하고전복되는언어와세계의스펙터클

오늘의작가상수상작가,구병모신작소설집
등단10년,이야기의힘은여전히강력하고,사유는한발더깊은곳으로나아간다

구병모의신작소설집이문학동네에서출간되었다.2015년오늘의작가상을수상한『그것이나만은아니기를』이후처음출간하는소설집으로,2018년이상문학상우수상을수상한「한아이에게온마을이」와2017년문학과지성사에서주관하는‘이계절의소설’에선정된「지속되는호의」등총8편이수록되어있다.그간『네이웃의식탁』『아가미』『파과』『한스푼의시간』『위저드베이커리』등에서한계가보이지않는상상력을속도감있는서사로거침없이펼쳐보여독자들을매료시킨구병모.그는이번소설집을통해그어느때보다도현실적인,말그대로우리가발딛고살아가는세계그자체를재현함으로써지금-여기에대해이야기한다.

우리는이소설집에서지금까지와는조금다른구병모를만나게될것이다.『단하나의문장』은주로아이를기르는여성,소설을쓰는여성을중심인물로내세워사회적존재로서의개인,실존적불안,다가올시대의윤리등에대해나름의답을제시하고있다.동시에새로운질문을야기하며삶과사회를바라보는다층적시각을제공한다.현재는물론이고아직당도하지않은시대의기미를감지하는데에도탁월한감각을지닌구병모는상상이라는도구를통해삶의표층을뚫고들어가그어느때보다도깊은심층부에가닿는다.공상과실재를이토록긴밀하고도집요하게접속시키는작가가국내에또있을까?

그는책말미‘작가의말’에“이제는이야기의너머에또는기저에닿고싶어진것이다.현전의재현을넘어보이지않는것을보고잡히지않는것을만질수있는날이,내게도올까”라고썼다.작가는마치『단하나의문장』을통해그질문에대해자답하는듯하다.
독자를빨아들이는이야기의힘은여전히강력하고,세계에대한통찰은더욱폭넓어졌으며,사유는한발더깊은곳으로나아간다.

“이세상모든이야기의주제를압축하는,
나아가그모든이야기와무관한궁극의문장이있지않을까?”

국내작가중가장스펙트럼이넓은작가로꼽히는구병모는이번소설집에서도셰에라자드처럼읽는이를매료시키는다채롭고흥미로운이야기들을펼쳐놓는다.

그문을여는「어느피씨주의자의종생기」는소설집전체를아우르는작가의고민과통한다.얼굴은물론이름도밝히지않고활동하는작가‘P씨’는어느날그가‘정치적올바름’에위배되는작품을썼다는평을듣는다.SNS는그의편협한세계관을비판하는글로가득차고,출판사는사과문을올린다.그러나정치적으로‘조금’더올발라졌을뿐인그의다음소설은또다시비난을받고,그는점점창작의반경을좁혀나가다가결국작가로서의삶에종말을맞이하게된다는이야기다.아비규환이된SNS상에서벌어지는‘말의활극’을현실감있게담아낸이소설을통해구병모는사회적존재로서작가의의미,그리고한계를고민한다.또한단지작가만의이야기를넘어‘말을생산하고소비하는인식과문화의차원’에서현상을바라보도록한다.

「오토포이에시스」에는그어떤통찰이나사유도,심지어이야기너머기저에있는무언가에닿기위한시도조차도‘이야기라는도구’를통해야비로소전달될수있다는강한확신이담겨있는듯하다.「오토포이에시스」에서“이세상모든이야기의주제를압축하는,나아가그모든이야기와무관한궁극의문장”(272쪽)을찾아가는주인공은아이러니하게도먼미래에인간을위해이야기를만들어내도록만들어진AI소설기계‘백지’다.끊임없이이야기를지어내던‘백지’가,환경오염과전쟁으로인해문명은물론문자마저도사라진멀고먼미래에다시깨어나글을쓰는자신의행위,스스로의존재에대한실존적질문에맞닥뜨리는이야기는구병모가작가로서,인간으로서품고있는가장근원적인의문을형상화한듯하다.

그는날마다수많은한문장을쓰고버렸다.호기심이고양이를죽였다.꿈은이세계바깥의현실이다.모든것을의심하거나모든것을기억하라.미로에서빠져나가는가장좋은방법은솟아오르는것이다.모든것을관조하라.우아함은정열의독이다.이같은문장들사이사이에는아무런서사적인과관계가없었으나,한문장한문장은저마다자꾸만무언가의미를담아내고있었다.그것이무엇인지알지못하면서도백지가그토록버리려고했던의미를.
_279쪽,「오토포이에시스」에서
구병모는동시대한국사회에서여성으로서,양육자로서,그리고작가로서직면하게되는현실을사회학적시선으로탐문한다.남편의전근발령으로임신한채아무연고도없는산골마을로거주지를옮기게된‘정주’가,원거주자들을통해타인과자신사이의거리감각을점차상실해가며느끼는불안과공포를선명히그려낸「한아이에게온마을이」,피서지에서우연히맞닥뜨린아이들로인해곤란을겪다가결국안온했던일상자체가위협을받게되는「지속되는호의」등.남성을생물학적여성으로바꿔놓는주사기테러의희생자가된한남자의이야기인「미러리즘」이나가상현실체험기계를통해사이버소풍을갔다가실제적위험에처한아이들을구하고자하는「웨이큰」등은비일상적인상황을통해이시대의위험을성찰하고있다.

정주는문득러시아워에어깨를부딪치거나서로발을밟고밟히는사이였던,다시스쳐갈일없으며형상이떠오르지않는수천수만의얼굴들이그리워졌다.누구도정주를알지못하며정주또한그들을모르는세계에서의불안과,서로에대해잘안다고믿어의심치않으나실상은아는것이없는세계에서의안식가운데선택을요하는문제에불과했다.
_84~85쪽,「한아이에게온마을이」에서

“현전의재현을넘어보이지않는것을보고
잡히지않는것을만질수있는날이,내게도올까.”

구병모는끊임없이진화하고,계속해서나아간다.어쩌면그는이책의제목인‘단하나의문장’처럼‘단한권의책’을찾아가고있는지도모르겠다.우리는우리앞에놓인세계의스펙터클이작가구병모라는몸을통과해나온이야기를그저따라만가도좋을것이다.시간과공간에구애받지않고,언어의한계마저도구로사용하는구병모라는프리즘에서시작된아주작은굴절은,종내우리의인식과사고를전복시켜세계의진실을보게되리라는희망을품게해준다.지금-여기우리에게닥친현실을그는자신만의무기인소설(小說)이라는작지만강력한언어로펼쳐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