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우리 삶에 의료윤리가 필요한 순간들)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우리 삶에 의료윤리가 필요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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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느 한 걸음에도 인간과 인간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삶에 의료윤리가 필요한 순간들
최근 2, 3년 사이 글 잘 쓰는 의사 작가가 출판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전문 영역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안정된 문장력을 겸비한 작가들의 출연은 반가운 일이다. 의료계와 독자의 적극적인 소통과 만남이 의미 있는 것은 그들이 삶과 죽음을 마주하는 전문가들이란 사실 때문일 터, 고령 사회 도래와 함께 존엄한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궤를 같이하는 물음이 된 지금, 의사 작가들이 이루어나갈 사회적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의사 김준혁은 이 책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서 ‘의료윤리’라는 조금은 생소한 분야를 독자에게 소개한다. 의학은 “엄밀한 과학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철저히 인간적인 일”이기에 의료진, 환자, 보호자 등 질병과 진료, 치료와 관련된 모든 선택들에 “인간과 인간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선택 기준에 어떤 윤리적 문제들이 있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바로 그 고민을 해나가는 학문이 ‘의료윤리’이다.
이 책은 존엄사, 임신중절, 면역항암제 문제 등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옳다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이슈들을 역사와 문화라는 두 축으로 설명하며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의료윤리적 문제가 포진해 있는지 담아냈다. 단순히 제도적 문제라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그 뒤에 우리 각자의 삶이 있기 때문이리라. 저자는 “어떠한 윤리 이론이나 원칙도 삶을 다 끌어안을 수 없다. 아니, 우리는 삶을 완전히 다 파악할 수 없으며, 우리의 생각 밖에는 항상 삶의 또다른 면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저자

김준혁

연세대학교치과대학을졸업하고동병원에서소아치과수련을받았다.이후부산대학교의료인문학박사과정수료,미국펜실베이니아대학교생명윤리석사과정을졸업했다.이야기,의료,윤리,사회가만나는지점을연구하고있다.

목차

머리말

1부
의료윤리를통해듣는나지막한삶의목소리
―영화와소설이말해주는의료윤리적진실

아픔은나눌수있는걸까?
『82년생김지영』이의학에던지는쓴소리
죽음을말하는방법
“문제는삶이야,바보야”
알츠하이머병앞우리의삶과죽음
유전자편집과삶의가치
의사는대통령의정신건강에관해의견을밝혀도되나
모두옳고모두그르다

2부
현대의학이라는고원
―문화를렌즈삼아의료시스템이해하기

모든사람은거짓말을한다?
좀비세상에대처하는우리들의자세
언제부터인간신체는상품이되었을까
의학과사회중간에선다는것
더인간적인의학을그리며

3부
병원과환자사이징검다리를건너
―은유를통해본의료,의료인,병,환자,그리고아픈삶

전쟁을앞두고한판춤사위벌이기
백신과의료화,보호와침해의프레이밍
영웅과희생양양편모두에서있는의사
우리삶,질환과더불어사는여행

맺는말

출판사 서평

경험할수없는타인의상황을,조건을,생각을반추할가상의집을
마음속에건설하는일에대하여…
―몸과마음과사회는절대적으로연결돼있다

천만관객을돌파한영화<부산행>을기억할것이다.좀비바이러스가창궐해인구절반이좀비로변한상황,부산에서가까스로백신을개발해냈다.그렇다면이백신은누구에게먼저주사할것인가?백신개발자와군인이먼저인가?고위공무원과학자들인가?미래를만들어나갈어린아이들을후순위에둘수있는가?언제나뜨거운논쟁거리인임신중절은어떤가.생명이우선인가여성의선택이우선인가.생명이우선이라면그생명은임신의어느단계부터생명이라부를수있는가.한편‘『82년생김지영』의내레이터로설정된남성정신의학과전문의가시사하는바는무엇인가’와같은질문이나‘의사는대통령의정신건강에관해의견을밝혀도되나’같은질문또한단정적으로답하기어렵다.300쪽이넘지않는이책에는이처럼답없는질문으로가득하다.그러므로더더욱생각해봄직한이슈들로말이다.

이런식의답없는문제를고민하는것에‘의료인문학’이라는이름을붙여도크게틀리진않을것이다.좀더풀어보면의료인문학은의학과사회,제도와문화,개인과개인의결정과선택,도덕관의충돌이빚는갈등을고민하는학문이라고말할수있겠다.(157쪽)

책은크게3부로나뉘어있다.1부에서는의료윤리이론을역사적맥락에서살피고영화와소설을통해풀어낸다.더불어기존의논의가이론에서그치지않고어떻게삶으로확장될수있는지살펴본다.가령앞서언급한『82년생김지영』의남성정신과의사의이야기는지그문트프로이트가사전에규정한자신의이론에환자를맞추려고함으로써결국분석에실패했던대표적사례,‘안나오’와‘도라’의이야기로거슬러올라간다.대통령의정신건강에관련한질문은미국대선의흑역사라할수있는‘존슨대골드워터’,알츠하이머병진단을받았던미전직대통령로널드레이건과‘이란-콘트라사건’에서부터미도널드트럼프대통령과한국의박근혜전대통령의정신건강에대한우려의목소리까지이어진다.공시적통시적으로다양한사례와다양한잣대를폭넓게살펴보며,이외에도고통,여성,죽음,낙태,치매,유전자조작,보호의의무와비밀엄수의의무,정신질환과주체의문제등을다룬다.
2부에서는의료시스템과병원의현실에대해조망한다.격리와권리,신체의상품화,온정주의와소비자주의,의료인의감정등을다룬다.‘감정적으로초연하면서도환자의아픔에진심으로공감해주는의사’라는쉽지않은이상향앞에의사로서가질수밖에없는고민을비롯해,인공지능왓슨이암진단을돕는세상에서‘더인간적인의학’이란어떤것인지등에대해저자가숙고한바가담겨있다.
3부에서는흔히‘문둥병’이라불리는‘한센병’이환자에게찍는‘낙인’과같은,질병,건강,의학의은유를따져본다.‘투병(鬪病)’,‘질병과의전쟁’등과같은표현도한예가될것이다.우리가생각하는질병과의학의은유는어떻게이뤄져있으며이것은의료시스템과어떤연관성을지니고있는지에대해담았다.

‘햄버거병’은좋은은유는아닌것같다.그것은일상의친숙함을무기로잘못된공포를전파한다.질병의‘전쟁’은유도좋아보이지만은않는다.‘전쟁’이라는예외상황은모든것을허용하며,따라서‘영웅’의사의행위를환자가감내해야한다는식의암묵적인강요는의사와환자모두에게해롭기때문이다.답을찾다보니푸코의‘춤’으로흘러왔다.외부의압력속에서끊임없이자신을만들어가는개인은숭고하기까지하며,이렇게건강과질병을다시생각해볼수도있다.하지만모두가소설가제임스조이스의표현처럼“세속의수도승”이될수는없을것이다.그러기에삶은너무나복잡하고어렵다.그앞에서,우리서로손을붙잡아야하지않을까.(189쪽)

“우리는모두삶의어느순간환자다.”(234쪽)의사작가가사회를바라보는특유의시선,공동체의건강한삶에기여하는콘텐츠와메시지에주목하게되는이유다.함께건강해질길을모색할때이다.몸과마음과사회는절대적으로연결돼있다.

서사의학과서사윤리가추구하고자하는것은환자의이야기,의료인의이야기를더주의깊게파악,분석할수있는능력이며,그이야기를구체화할수있는이해의틀이다.짧은대화에서,환자의몸짓과표정에서질환이드리운그림자와환자의회복력이라는햇살을파악할수있다면우리의의료는더욱풍성해질거라고믿는다.(1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