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여자들의 삶 (앨리스 먼로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소녀와 여자들의 삶 (앨리스 먼로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7.50
Description
오로지 자기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한 발을 내딛는 소녀와 여자들!
주로 단편소설을 써온 앨리스 먼로의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장편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는 『소녀와 여자들의 삶』. 저자의 두 번째 작품으로 저자의 작품세계의 기반을 볼 수 있는 소설이다. 강에서 개구리를 잡으며 놀던 어린 여자아이가 자의식이 생기고, 첫 경험을 하고, 스스로를 소설가로 인식하고, 결국엔 새로운 삶을 향해 첫발을 내딛기까지 그 내밀한 감정들이 먼로 특유의 통찰력으로 세밀하게 그려진다.

1940년대 온타리오주 시골 마을에서 주인공 델 조던이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델의 1인칭 시점으로 느슨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진다. 델은 집요한 호기심과 남다른 감수성으로 망명자 혹은 스파이처럼 타운을 돌아다니며 주변 사람들의 삶을 면밀히 관찰한다. 특히 엄마를 포함해 델 자신의 삶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성들의 삶을 주의 깊게 지켜본다.

온타리오주 시골 마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저자와의 유사성 때문에, 그리고 작가가 되고자 하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라는 점 때문에 이 책은 때때로 저자의 자전적인 경험이 크게 반영된 소설로 읽히곤 한다. 델이 원했던 목록, 쓰고자 했던 모든 것에서 우리는 결국 저자가 쓰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수상내역
- 1971 캐나다 북셀러 상 수상
저자

앨리스먼로

1931년캐나다온타리오주시골마을윙엄에서농장을운영하는아버지와교사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에서영문학을전공하던시절첫단편「그림자의차원」을발표하며작가로서의첫걸음을내디뎠다.1968년출간된첫소설집『행복한그림자의춤』이캐나다최고권위의문학상중하나인총독문학상을수상하며평단의주목을받은이후영어권을대표하는작가로자리매김했다.1978년『거지소녀』와1986년『사랑의경과』가총독문학상을수상하면서세차례나총독문학상을수상하는기록을남겼다.1998년『착한여자의사랑』과2004년『런어웨이』로길러상을두번수상했다.1971년출간한장편소설『소녀와여자들의삶』으로캐나다북셀러상을수상하기도했다.
앨리스먼로의작품은모국인캐나다에서뿐아니라전세계에서널리읽히며큰사랑을받아왔고,미국에서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오헨리상,펜/맬러머드상등을받았다.2009년에는“작가들이평생에걸쳐이룩하는작품의깊이와지혜,정확성을매작품마다성취해냈다”는평가를받으며맨부커인터내셔널상을수상했다.
2012년소설집『디어라이프』를발표했다.“오랜커리어의절정”이라는평가를받은이작품은트릴리엄북어워드를수상했다.이작품을끝으로먼로는더이상글을쓰지않겠다고밝혀,『디어라이프』는사실상그녀의마지막작품이되었다.
‘우리시대의체호프’라불리는앨리스먼로는,2013년“현대단편소설의거장”이라는평을들으며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플래츠로드ㆍ009
살아있는몸의상속자들ㆍ056
프린세스아이다ㆍ119
신앙의시절ㆍ168
변화와의식ㆍ212
소녀와여자들의삶ㆍ259
세례ㆍ320
에필로그:사진사ㆍ435

옮긴이의말_흔들리는시절,성장한다는것ㆍ457
앨리스먼로연보ㆍ467

출판사 서평

먼로는이두번째작품에서이미
자신의이야기를들려줄목소리를확실히완성했다.”

앨리스먼로는1968년발표한첫소설집『행복한그림자의춤』부터절필을선언하기전출간한마지막작품『디어라이프』(2012년)에이르기까지,줄곧캐나다의작은마을에서살아가는평범한사람들의이야기를그려왔다.그중에서도특히먼로는‘여성’들의이야기에,‘소녀들과여자들의삶’에주목했고,본인스스로가20세기를살아낸한명의여성으로서그들의복잡하고미묘한감정을포착해누구보다탁월하고섬세하게묘사했다.
1971년출간된먼로의두번째작품『소녀와여자들의삶』은그런먼로작품세계의기반을볼수있는소설이다.“현대단편소설의거장”이라는노벨문학상수상이유에서드러나듯주로단편소설을써온앨리스먼로이지만,이작품은유일하게‘장편소설’의형식을띠고있다.1940년대온타리오주시골마을에서주인공델조던이성장해가는이야기가,델의1인칭시점으로느슨하지만시간의흐름에따라이어진다.강에서개구리를잡으며놀던어린여자아이가자의식이생기고,첫경험을하고,스스로를소설가로인식하고,결국엔새로운삶을향해첫발을내딛기까지그내밀한감정들이먼로특유의통찰력으로세밀하게그려진다.

‘여성으로살아간다는것’의모든측면을그린
앨리스먼로의자전적소설

『소녀와여자들의삶』의배경은온타리오주의작은타운주빌리로,주인공델조던은그곳으로이사하기전어린시절을타운과시골의경계에자리한플래츠로드에서보냈다.아빠는여우농장을했고엄마는시골농부들에게백과사전을팔러다녔다.온타리오주시골마을에서농장을운영하는아버지와교사인어머니사이에서자란먼로와의유사성때문에,그리고작가가되고자하는젊은여성의이야기를그린소설이라는점때문에이책은때때로먼로의자전적인경험이크게반영된소설로읽히곤한다.
소설속델은집요한호기심과남다른감수성으로“망명자혹은스파이처럼”타운을돌아다니며주변사람들의삶을면밀히관찰한다.특히엄마를포함해델자신의삶에직접적,간접적으로영향을미치는여성들의삶을주의깊게지켜본다.20세기초중반여성의삶이라는그리폭넓지않은스펙트럼의한쪽끝에는이웃베니아저씨와잠깐결혼생활을한매들린이있다.딸하나를둔미혼모로‘보호자’인오빠에의해베니아저씨와강제로결혼하게된매들린은폭력적이고비사교적이며무엇보다아내로서의의무를전혀다하지않는다.그리고매들린만큼극단적이지는않지만당시의기준으로보면비교적독립적이고깨어있는델의엄마가있다.불가지론자에직접차를몰고백과사전을팔러다니는엄마의세상은“심각하고회의적인의문들,끝이없지만얼마간손을놓은집안일,으깬감자속의덩어리,정착되지않는생각들”로이루어져있다.엄마는델에게“내생각엔처녀들,여자들의삶에변화가일어나고있어.분명히그래.하지만그변화를가능하게하는건우리손에달려있어”라고충고를건네지만,엄마에게늘반감을갖고있는델은엄마의말에거부감을느끼며모든것을스스로관찰하고경험하고판단하고자한다.
한편그반대쪽끝에는대고모들의삶이존재한다.평생을오빠크레이그의그늘속에서살아가지만그그늘을오히려편안하게여기는대고모들은“일과유쾌함,편안함과질서,복잡하고형식적인예절”로이루어진세상속에살며남자의일과여자의일사이에는분명한선이그어져있다고믿는다.야망을갖고능력을드러내는삶보다좋은기회를겸허히거절하는삶을더지혜롭다고생각하며,똑똑한조카손녀루스가대학장학금을받고도집에남기로하자그결정을가치있는것으로여긴다.
델이좀더자라고엄마와함께타운주빌리로이사하면서델의삶에는또다른여성들이등장한다.델과친구가된나오미와,델의집에서하숙을하는펀도허티가그들이다.결혼적령기가훌쩍지났지만결혼하지않은채오페라를듣고춤을추러다니고연애를하는펀도허티의삶은세상사람들에게웃음거리로치부된다.특히나오미처럼결혼을목표로하는여자들은펀도허티같은‘노처녀’들에게일말의연민도보이지않는다.델과나오미는어린시절매일을함께하는단짝이었지만델이대학진학을준비하고나오미가상업반으로옮기며자연스레소원해진다.나오미가유제품공장에취직하고결혼생활에필요한살림을사모으며다음단계로생각되는삶에착착다가가는모습을보면서델은자신이평범한삶을거부한다는사실을깨닫는다.절대,그렇게는살수없다고.“남자들과똑같이할거라고.”

평범하게산다는게뭘까?그건유제품공장사무실에취직한여자들의삶을의미했다.결혼과출산때의선물파티,리넨과냄비와팬과은제포크,그런복잡한여성적인질서를의미했다.(중략)다른길은없었다.하지만나는그렇게는할수없을것같았다.절대.샬럿브론테가되는편이더나았다._본문349쪽

“나는내가내삶에서할수있는유일한일은
소설을쓰는것이라고생각했다.”

델의종조부크레이그는카운티의역사와가계도를기록하는취미가있었다.눈에띄는업적이나특별한사건이없어도집안의모든사람의생일과혼일과사망일을신중하게순서대로기록하는것이필요하다고여기는사람이었다.그에게중요한건일상생활을기록하는것이었다.날씨가어떻다는묘사,달아난말에대한설명,장례식에참석한사람들의명단같은지극히평범한사실들을기록하는것.델의대고모들은크레이그의이일을아주중요하게생각했고,그래서그가죽자그기록전체를델에게전달한다.델이글쓰는재주가있으니언젠가이작업을끝마쳐달라고.하지만어린델은크레이그종조부의기록이가치있다고여기지않는다.델이보기에그글은“완전히죽은것,아주무겁고진부하고쓸모없는것”에불과하다.자신에게그기록을맡기는대고모들을보며그들이“작가의유일한의무가걸작을내놓는거라고믿는사람”에게이런이야기를하고있다고우스워한다.
“작가의유일한의무”라는말에서볼수있듯델은어린시절부터작가가되겠다는생각이확고한아이였다.도서관에가면행복했고인쇄된페이지들로이루어진세상에마음이편안해졌다.닥치는대로책을읽어나가고시와소설을써매트리스밑에보관하면서“내가내삶에서할수있는유일한일은소설을쓰는것”이라고생각했다.델이어린시절을보낸1930∼1940년대,그러니까앨리스먼로가어린시절을보낸그시기에캐나다에서,그것도온타리오주의작은타운에서작가가되겠다고진지하게마음먹는것은터무니없는일이었다.1950년대와1960년대까지도캐나다에는변변한출판사가없었고,있었다해도영국이나미국에서책을수입해오는역할을하는것이고작이었다.그런시절에델은,그리고먼로는이미작가로서의정체성을확고히하고,결국은캐나다를대표하는세계적인작가가된것이다.

크레이그종조부의기록을무가치하게여기던델은,훗날시간이좀더흐르고나면이런생각을하게된다.“그때는내가언젠가주빌리에대해탐욕스러운갈망을품을거라는생각”은하지못했다고.“크레이그종조부가게걸스럽고잘못이해한상태로그만의역사를써나갔듯나또한훗날에뭔가를쓰고싶어질거라는생각은떠오르지않았다”고.

훗날나는목록을만들어보려했다.중심가를따라늘어서있던가게와업체와그주인들의목록,가족의성과묘석에적힌이름과그밑에새겨진묘비명의목록.라이시엄극장에서1938년에서1950년까지상영했던영화의대략적인목록.전몰장병기념비에적힌이름(2차대전때보다1차대전때가더많았다).거리의이름과거리가배열된형태.
우리가그런작업에서정확성을바란다면그건고통스럽고미친일이다.
어떤목록도내가원한것을다담아낼수는없었다.내가원한것은,하나도빼놓지않은모든것,말과생각의모든층위,나무껍질이나벽에내려친모든번개,모든냄새,길바닥의움푹팬모든곳,모든아픔,모든균열,모든망상을가만히한곳에?찬란하고영원하게?모아놓는것이었기때문이다._본문453∼454쪽

델이원했던목록,쓰고자했던모든것에서우리는결국앨리스먼로가쓰고자했던것이무엇이었는지를짐작해볼수있다.정확히포착된인생의한순간,말로표현하기어려운일상속에피파니의순간들.그런것들을쓰겠다고마음먹고계획하는것은고통스럽고벅찬일이겠지만,그래도소설속델은그“진정한삶”을향해한발을내디딘다.“집을떠나고수녀원을떠나고애인을떠나는영화속여자들처럼”짐가방을들고버스에올라탄다.환상도,자기기만도없이오로지자기자신의삶을살기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