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도시 (허수경 장편소설)

모래도시 (허수경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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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가 이 먼 여행을 한 것은
‘머나먼 곳’이라 불리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2018년 10월 3일, 시인 허수경이 독일 뮌스터에서 생을 마감했다.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대학 졸업 후 상경, 방송국에서 스크립터로 일하다 문득 독일로 훌쩍 떠났다.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동방문헌학을 공부하며 그곳에서 시집 네 권과 소설 세 권, 에세이 네 권을 펴냈다. 우리보다 먼저 외로웠고, 쓸쓸했고, 머나먼 곳으로 떠난 시인 허수경. 그의 노마드적 감성은 일찍이 한국문학에서 볼 수 없었기에 신선함으로 가득했고, 쓸쓸함 이면의 특유의 따스함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첫 장편소설 『모래도시』는 시인의 기원이자 기억의 파편으로 가득하다. 고향과 가족을 떠난 세 사람의 만남과 회상, 그리고 또 한번 정주하지 않는 삶으로 빨려들어가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서울에서 독일로 유학을 간 ‘나’, 천체망원경으로 그려질 머나먼 곳을 꿈꾸는 ‘슈테판’, 내전중인 레바논을 떠나 기원전 사람들이 동경했던 이상향 딜문을 지금-이곳에서 그려보는 ‘파델’. 소설은 뚜렷한 줄거리 없이 이미지와 회상, 파편적인 삽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남성적 구조라고 말할 수 있을 기승전결의 구조가 아닌 방사형의 구조. 기존의 서사가 하나의 굵은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허수경 시인의 첫 장편소설은 까만 잉크가 여기저기 떨어져내려 천천히 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모습으로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모래도시』는 언뜻 끝없이 유랑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처럼 읽히기도, 결국 이 세상으로 왔다 저곳으로 떠나는 삶의 본질을 포착해 그려낸 작품으로 읽히기도 한다. 세 주인공으로 그려지는 인물들은 모두 시인 허수경의 페르소나이기에 더욱 반갑다. 언제나 우리보다 조금 더 아팠고, 조금 더 앞섰던 시인 허수경. 머나먼 곳으로 떠난 그녀를 처음으로 되돌아가 천천히 그리고 아주 길게 만나볼 시간이다.
저자

허수경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을 두 권 내고 고향과 서울을 떠나 남의 나라에서 엎드려 책 읽고 남의 시간을 발굴하는 일에 종사하면서 십수 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에도 시집과 산문집을 내곤 했다. 지금껏 펴낸 시집으로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가 있고, 산문집으로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너 없이 걸었다』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장편소설로 『모래도시』 『아틀란티스야, 잘 가』 『박하』 가 있다. 앞으로의 소망이 있다면 젊은 시인들과 젊은 노점상들과 젊은 노동자들에게 아부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라는 말을 뒤로한 채 2018년 10월 3일 독일 뮌스터에서 생을 마감했다.

목차

自序
슈테판의 회상
나의 회상
파델의 회상
슈테판의 또다른 회상
나의 또다른 회상
파델의 또다른 회상
우리들의 모래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