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왔구나

결국 왔구나

$13.80
Description
“자식 다 키워서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앞으론 부모를 돌봐야 해.”
『카모메 식당』 무레 요코의 담백하고 재치 넘치는 시선으로 그려낸
‘함께 늙어가는 가족’의 여덟 가지 이야기!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무레 요코 ‘대공감’ 단편집

제 앞가림하느라 하루 바삐 살아오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무레 요코 단편집 『결국 왔구나』라는 제목이 말하는 결국 오고 만 그것은, 어느새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해진 노약한 부모를 자식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중에서도 ‘치매’를 피하지 못한 노년의 부모들과 낯설고 버겁지만 그래도 웃음 지을 수 있는 자식들의 일상 이야기를 주제로 여덟 편의 단편을 엮었다.

“이 가벼움이 소중하다. 부모의 늙음과 간병이 주제인 작품이기에 더욱 이 사박사박함이 좋다. 분명 현실은 달콤하지 않지만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이따금 ‘후후’ 웃으면서 위안을 받았다.”

“부모의 늙음에 동반되는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 아마존재팬 독자평 중
저자

무레요코

1954년도쿄출생.니혼대학교예술학부졸업후여러번의전직끝에‘책의잡지사(本の?誌社)’에입사해다니던중잡지에칼럼을쓰기시작했다.1984년에세이『오전0시의현미빵』을발표하고본격적인작가생활을시작했다.평범한여성들의소소한일상을경쾌하고유머넘치게그린소설과에세이로주목을받았고,『카모메식당』『빵과수프,고양이와함께하기좋은날』등이영화와드라마로제작되면서널리이름을알렸다.지은책으로『세평의행복,연꽃빌라』『일하지않습니다』『구깃구깃육체백과』『그렇게중년이된다』『모모요는아직아흔살』『지갑의속삭임』등이있다.

목차

엄마,돌아왔어?|아버님,뭐찾으세요?|엄마,노래불러요?|형,뭐가잘났는데?|엄마,괜찮아요?|이모들,안싸워요?|엄마,뭐가보여요?|아버지,왜왔다갔다해요?|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어미야,우리아침먹었니?
결국찾아오고만치매,그일상의시작과변곡점들

『결국왔구나』에담긴여덟가지이야기는치매에걸린노년부모들의다양한모습을현실감있게그리고있다.매끼니식사한것을기억하지못하고집안일하는며느리뒤를졸졸따라다니며계속밥을달라고조르는시아버지,자신을돌봐주는딸과사위를매번다른이름으로부르는엄마,기억력감퇴보다환각과환청이나타나는치매에걸린엄마,치매에걸렸지만남편도자식도없어조카의보살핌을받는이모들,매일같이똑같은조림반찬을대량으로만들어내는아버지……

“있잖아,숙제하는걸깜빡하고잊어버렸어.어떡하지?”/“숙제?”/“응,또야단맞을거야.싫은데.”(…)마도카는엄마가학창시절에수학을너무못해선생님에게자주야단을맞았다고했던얘기가떠올랐다.“괜찮아,오늘은선생님쉬시는날이니까.”마도카는순간적으로그렇게말해버렸다.(…)엄마는천진난만하게웃었다.분명학창시절에도그런얼굴로친구들과웃었으리라.(…)“다행이네.”남편도곧바로같은반친구가되어주었다.“아,엔도,고마워.”오늘은,아니이순간남편은엔도다.한시간후에도그가엔도일지는친정엄마밖에모른다._본문94쪽

케어매니저에게센터에서시아버지가어떻게지내는지물었더니,아무래도특별대우를받지못하는게불만인듯하다는이야기를들었다.다른사람들과함께식사나산책을하면불만스러운얼굴을한다고말이다.(…)마리가한숨을쉬자케어매니저가말하길,노인들중에‘선생님’이라고불렸던이들은자부심이강해상대하기어렵다고한다.(…)싫다는걸억지로보낼순없는노릇이라마리는케어매니저에게시아버지가다른시설에다닐수있을지알아봐달라고했다.아이도유치원을즐겁게잘다녔는데설마시아버지때문에이런일을겪을줄은상상도못했다._본문75쪽

어느날이러한광경을접한자식들은당혹감에우왕좌왕하면서도,자연스럽게부모가살아온과거를되짚고현재처한상황을헤아리며앞일을모색하고자한다.이제는노쇠해남의손을빌려생활해야하는처지가되었지만그들에게도치열하고왕성하게분투하던시절이있었고,그과정에서축적된삶의흔적과감정이노년의시기에저마다다양하게표출되는모습들이무레요코특유의섬세하고도담백한시선에포착되어희로애락이충만한일상으로그려진다.그러면서읽는이로하여금부모의삶과나의삶,그리고가족이함께늙어가는일에대해그미래를그려보게한다.

아무리예상못한일은아니라고해도……
부모부양이라는낯설고버거운길을받아들이는자식들의방식

한편,치매에걸린부모를마주한자식들은이제막부모의이상행동을감지하고부양과간병이라는과제앞에서고민을시작하게된이들이다.물론세월의흐름과함께점점노쇠해지는부모를바라보며예상하지못했던건아니지만막상그일에직면하게된자식들은각자처한상황에서각양각색의대처방식을보여준다

다들동시에고개를숙였다.큰형님이고생하는건잘알고있다.그녀가어머니를모셔줬기때문에나머지형제부부들은변함없는생활을계속해올수있었다.아내들은서로눈치를살피기시작했다.“저희는좀……”넷째아주버니가아기를안고있는아내에게눈길을돌렸다.“하,제멋대로구니까이렇게된거잖아.노인수발은보통일이아니라힘있는젊은사람들이해주는게좋은데.”그러자올해마흔살인둘째형님이당황하며말했다.“저희는애가이제막중학교에들어간데다앞으로고입도준비해야해서힘들어요.”(…)유키는옆에앉은남편과함께초조한마음이들었다.“어떡하지?어떡해?”“우리도안돼,맞벌이를하니까.당신도회사그만두고싶지않잖아?”_본문111쪽

주간보호센터통원허가가나서사치가소식을알리러갔더니루리는수면부족으로몹시초췌한모습이었다.오늘엄마를모시고가겠다고하자한숨돌렸다는얼굴로힘없이웃는다.아파트관리인에게도가서인사하며만일을대비해사진을건넸다.(…)사치는엄마가알아볼수있도록도화지에‘화장실’‘부엌’등을큼직하게써서벽에붙였다.그리고반드시욕조의물은다빼둔다.센터차량이오는시간보다사치의출근이이르기때문에엄마의아침식사를미리준비해테이블위에올려둔다.저녁에는마트에서반찬을사서귀가한다._본문28쪽

부모를집으로모셔오거나간병계획을마련해세심하게돌보려는자식들도있는반면,어머니를모셔야하는문제앞에서눈치만보다결국싸움으로번지고만오형제집안,명문중학교교사출신인아버지가치매에걸렸다는사실을인정하지않고윽박지르기만하는아들,건장한아버지의갑작스러운이상행동을직시하지못하고병원진단을미루는자매도있다.
제각각이면서도충분히있을법한양상들속에서자식들은복잡한심경을보이면서도어쨌든그자리에머물지않고가능한방법들을찾고자노력한다.시행착오를겪지만결국눈앞에닥친현실을최대한받아들여나름대로이끌어가려는그들의모습은우리들에게도작은용기를주면서,‘내가이러한상황에처한다면?’이라는피할수없는질문에대해서도생각해볼기회를준다.

그래도현실직시는필요하다
함께늙어가는가족의모습속에남겨진생각거리들

이렇듯제각각으로늙어가는가족의모습속에도공통된몇가지문제들이떠오른다.부모의치매사실을안자식들이가장먼저알아보는건공공요양원에관한정보다.1970년에고령화사회로접어든일본의경우공공요양원대기자가수백명에이르는수준으로,작중인물들은‘죽기전에들어갈수나있을지……’하며쓴웃음을짓는다.이외에도간병이필요한국민을위한‘개호보험제도’의도움을받거나직장생활과간병을병행해야하는자식들의현실적인모습을통해치매와노인돌봄에관한개인적·제도적뒷받침의중요성을다시한번상기시킨다.
한편,『결국왔구나』에실린여덟가지이야기의화자는전부여성이다.보살핌이필요한이들은친정엄마,시아버지,이모들처럼제각각이지만가장밀접하게수발을책임지게되는건결국딸혹은며느리인것이다.전부딸혹은며느리의시선에서전개되는이야기들은여전히돌봄노동이여성에게집중되고있는현실에대해서도유의미한질문을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