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불꽃

창백한 불꽃

$16.14
Description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문학세계를 대표하는 걸작!
《롤리타》의 대중적 성공 이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시인, 문학교수, 번역가, 소설가로서의 모든 역량을 기울여 집필한 장편소설 『창백한 불꽃』. 1979년 국내 초역된 이래 40년 만에 새로운 번역으로 독자들과 만난다. 살해당한 시인 존 셰이드가 남긴 999행의 미완성 시 《창백한 불꽃》을 이해하기 위해 비밀스러운 주석자 찰스 킨보트의 주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 독자의 위치를 이용한 게임 같은 소설이다.

이 작품은 찰스 킨보트 박사가 저명한 미국 시인 존 프랜시스 셰이드(1898년 7월 5일 출생, 1959년 7월 21일 사망)의 유고 《창백한 불꽃》에 붙이는 주석서로, 머리말에서부터 킨보트가 편집자에게 전하는 교정 지시가 남아 있는 채로 독자에게 소개된다. 존 셰이드의 《창백한 불꽃》은 총 네 편으로 구성되어 999행까지 집필된 자전적인 시다. 자신의 출생 배경에서부터 성장 과정, 아내 시빌과의 결혼 및 딸 헤이즐의 자살, 심장 발작으로 잠시 엿본 사후 세계 그리고 삶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찰스 킨보트의 주석은 시행의 순차로 진행되나 그 해석은 시행이 나아갈수록 점차 기묘한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첫 주석에서부터 젬블라어와 젬블라의 왕, 그리고 왕을 시해하려는 그라두스가 소개된다. ‘머나먼 북쪽의 나라’ 젬블라에 혁명이 터진다. 러시아 혈통의 친애왕 카를(1915년 7월 5일 출생, 1936~1958년 치세)은 혁명 세력에 체포되어 궁에서 포로로 지내다 극적으로 탈출해 미국으로 온다.

셰이드가 영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워드스미스대학에 강사직을 얻고 그의 이웃집에 머물며,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이동해오는 그라두스의 존재를 감지하고 불면의 밤을 보내면서도 셰이드의 곁에서 그를 지켜보고 정열적으로 영감을 불어넣는다. 마침내 그라두스가 도착하고, 총알이 빗나가고, 시는 미완성으로 남는다. 《창백한 불꽃》에는 없는 1000행에 대한 주석과 색인까지 모두 읽은 독자는 명쾌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만족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이 작품은 바로 그 지점이 시작인 장편소설이다. 미완의 시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 영감을 제공해준 배후는 누구인가? 시인과 주석자는 정말 다른 사람인가?
저자 특유의 방대한 문학 레퍼런스, 치밀한 언어유희와 더불어 추리소설을 방불케 하는 서술 구조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동시에, 실험적인 구성으로 지적이며 능동적인 독자일수록 저자가 설계한 미로와 함정에 쉽사리 빠져들며 결말에 이르러 짜릿한 충격을 경험하게끔 한다.
저자

블라디미르나보코프

지은이:블라디미르나보코프(ладимирВладимировичНабоков)
1899년4월22일상트페테르부르크의귀족명문가에서태어났다.유복한가정에서최상의교육을받으며자란그는17세에자비로『시집』을발간하며문학에입문했다.1917년볼셰비키혁명으로조국을등진후미국과유럽등지로떠돌다1977년7월2일스위스몽트뢰에서생을마감했다.

나보코프는첫망명지영국에서케임브리지대학을다니며러시아문학과프랑스문학을공부했다.1922년베를린으로이주해‘블라디미르시린’이라는필명으로러시아어작품들을발표하기시작했고,1936년『절망』을출간하며확고한작가적명성을얻었다.이듬해나치의박해를피해프랑스로이주했다가1940년미국으로재차망명한다.코넬대학과하버드대학등에서문학을강의하는한편‘시린’이아닌‘나보코프’라는이름으로영어작가로서의삶을개척했다.1955년‘롤리타신드롬’을불러일으킨소설『롤리타』로일약세계적인작가가되어이후창작에전념해『창백한불꽃』『아다혹은열정』등많은작품을썼고,미발표유작『오리지널오브로라』를남겼다.
  

옮긴이:김윤하
연세대학교에서러시아문학과프랑스문학을전공했고동대학원에서비교문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옮긴책으로『프로이트주의』『오리지널오브로라』가있다.  

목차

창백한불꽃7

미주389

해설|소설의지평선을비추는나보코프의프리즘『창백한불꽃』401
블라디미르나보코프연보435

출판사 서평

언어의마술사나보코프문학세계의정수이자
문학사상유례가없는황홀한지적게임


“나는이남자를사랑한다.그의작품만을읽고또읽고또읽으면서살수도있다.”
_A.M.홈스

언어의마술사블라디미르나보코프가『롤리타』의대중적성공이후1962년출간한장편소설.시인문학교수번역가소설가로서의모든역량을기울여집필한나보코프문학세계를대표하는작품이다.1979년국내초역된이래40년만에새로운번역으로,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177번으로소개된다.나보코프특유의방대한문학레퍼런스,치밀한언어유희와더불어추리소설을방불케하는서술구조로독자를매료시키는동시에,실험적인구성으로지적이며능동적인독자일수록나보코프가설계한미로와함정에쉽사리빠져들어이소설의결말에이르러짜릿한충격을경험하게끔한다.“인간의삶이란난해한미완성시에붙인주석같은것”!살해당한시인존셰이드가남긴999행의미완성시「창백한불꽃」을이해하기위해비밀스러운주석자찰스킨보트의주석에의존할수밖에없게된독자의위치를이용한게임같은소설이다.

언어의마술사나보코프문학세계의정수이자
시인문학교수번역가소설가로서의모든역량을기울인총체


언어의마술사블라디미르나보코프.1899년러시아에서출생해1977년스위스에서영면했다.볼셰비키혁명으로러시아를떠나1919년유럽에정착해케임브리지대학에서수학하며시창작에몰두했다.1921년‘블라디미르시린’이라는필명을쓰기시작했고러시아어로시희극소설을발표하며망명작가로활동한다.1940년일자리를찾아미국에정착한다.이듬해첫영어소설인『서배스천나이트의진짜인생』을발표했고,20년간대학에서문학을가르치며고골과레르몬토프의작품을번역하고소설을쓴다.1955년파리의올랭피아출판사에서『롤리타』를출간하고1958년미국내출간이성사되기까지선정성논란을비롯해우여곡절을겪는다.이무렵출판사의신작집필의뢰에응해1957년3월새색인카드에“이야기는최북단의나라(UltimaThule)에서시작한다”라는문장으로『창백한불꽃』의착상을알리나이내출판사에선불금을반환하며집필계획을접는다.대학강의,『롤리타』출판및영화화작업,『예브게니오네긴』번역과주석작업등현실적인여건때문이었다.하지만『롤리타』가뉴욕에서출판되고대중적으로도성공을거두며막대한인세수입이발생하게되자미국생활을모두정리하고,돌아갈수없는조국과풍광이닮은스위스로거주지를옮기며『창백한불꽃』집필도재개한다.그리하여1961년2월초고를완성해1962년출판된『창백한불꽃』은『롤리타』와더불어20세기영문학사를대표하는걸작으로남게된다.
999행의미완성시「창백한불꽃」과이에붙인머리말,주석,색인으로구성된장편소설『창백한불꽃』은시인이자문학교수,번역가그리고소설가로서작가가지닌문학적역량이오롯이담긴나보코프문학세계의정수로꼽히는작품이다.나보코프만의치밀한언어유희와방대한문학레퍼런스에더해실험적인형식이특히두드러진다.당시나보코프는전위적인형식실험을시도한잠재문학공동실험실,즉울리포(OULIPO)작가인레몽크노와알랭로브그리예의작업에관심을갖고있었고,울리포참여를제안받기도했다.나보코프는자신의3대소설(『롤리타』『창백한불꽃』『아다』)을집필하는데쓴시간과노력의동량을푸시킨의운문소설『예브게니오네긴』을번역하고주석을집필하는데쏟았다.번역자이자주석자로서무려10년을꼬박매진해1964년1권의번역서에이례적이며압도적인분량인3권의주석집을붙여출간하는데,나보코프는이를자신의업적으로꼽으며대단한자부심을드러냈고,이이력은그가창조한『창백한불꽃』의화자‘찰스킨보트’라는주석자상과도결코무관하지않다.

“좋든나쁘든최후의말을하는이는바로――――”
문학사상유례가없는황홀한지적게임


『창백한불꽃』은찰스킨보트박사가저명한미국시인존프랜시스셰이드(1898년7월5일출생,1959년7월21일사망)의유고「창백한불꽃」에붙이는주석서로,머리말에서부터킨보트가편집자에게전하는교정지시가남아있는채로독자에게소개된다.킨보트는본주석서를집필하게된계기를노시인셰이드와나눈우정그리고무엇보다오직자신만이이작품이지닌“인간적인사실성”을제공해줄수있기때문임을역설하며다음의문장으로머리말을마친다.“좋든나쁘든최후의말을하는이는바로주석자다.”
존셰이드의「창백한불꽃」은총네편으로구성되어999행까지집필된자전적인시다.자신의출생배경에서부터성장과정,아내시빌과의결혼및딸헤이즐의자살,심장발작으로잠시엿본사후세계그리고삶에대한고찰을담고있다.찰스킨보트의주석은시행의순차로진행되나그해석은시행이나아갈수록점차기묘한세계로독자를이끈다.첫주석에서부터젬블라어와젬블라의왕,그리고왕을시해하려는그라두스가소개된다.‘머나먼북쪽의나라’젬블라에혁명이터진다.러시아혈통의친애왕카를(1915년7월5일출생,1936~1958년치세)은혁명세력에체포되어궁에서포로로지내다극적으로탈출해미국으로온다.셰이드가영문과교수로재직중인워드스미스대학에강사직을얻고그의이웃집에머물며,임무를완수하기위해점진적으로이동해오는그라두스의존재를감지하고불면의밤을보내면서도셰이드의곁에서그를지켜보고정열적으로영감을불어넣는다.마침내그라두스가도착하고,총알이빗나가고,시는미완성으로남는다.「창백한불꽃」에는없는1000행에대한주석과색인까지모두읽은독자는명쾌한결론에이르렀다고만족감을느낄지모르나나보코프의『창백한불꽃』은바로그지점이시작인장편소설이다.미완의시는과연누구의것인가?영감을제공해준배후는누구인가?시인과주석자는정말다른사람인가?
셰이드는「창백한불꽃」에서“난해한미완성시에붙인주석”을언급했다.작품이난해할수록독자는온전한이해를위해주석자의해석에의존할수밖에없는위치에놓인다.그러나시인셰이드는세상을떠났고,그의언어를차지한킨보트는신뢰할수없는주석자다.시인의외모를평가하고(“폐기물로간주해야만겨우이해가된다”),주해의객관성을의심할독자에게미리일침을놓고(“시작업에대해서나시의주석혹은그밖의모든것에대해감각이없는거다”),도취적인자평(“독자여러분이이주석을재미있게읽었을줄로믿는다”)에더해선행주석에날조한시행을담았음을밝히며학식과양심을운운하는파렴치한작태를비롯해,엉터리번역서로읽은데다까마득하기까지한기억에의존해셰익스피어의작품과영문학을다루고,색인에서마저다분히의도적으로그중요도를축소하거나전혀언급된바없는정보를색인항목으로꼽았다.즉킨보트는셰이드의시어,원전을전유해주석을,최후의말을썼다.그렇다면이최후의말을읽은독자가내리는결론이란무엇인가?이에대해독자나름의답을내놓는다면,좋든나쁘든옳든그르든최후의말을하는이는바로‘독자’가된다.그렇다면그독자는과연킨보트와다른가?

한연구자는이런의문을갖게하는것자체가의욕과잉독자를겨냥한나보코프의덫이라고주장하기도했다.수많은진짜단서와거짓단서가복잡하게얽힌자체의비평장치를내포해독서에필연적으로비평성을도입하는,치명적인독을품은나보코프의덫.왜독인가하면독자로하여금킨보트같은주석자가되도록,‘언더스탠딩(이해)’이아닌‘오버스탠딩(과잉이해)’의딜레마에빠지도록부추기기때문이다.텍스트에적극적으로반응하지않으면텍스트에산재한무수한퍼즐을풀기회가주어지지않지만,너무몰입하면텍스트를자기식대로꼬아서보게되어망상적인독해를하게된다는것이다.하지만『창백한불꽃』은각기다른방향을가리키는단서들이의도적으로몇겹의지층에숨겨진,여러차례반복되는독서를염두에두고구축된소설이다._해설중에서

킨보트는『창백한불꽃』의독법을다음과같이제안했다.“관례에따라주석은시다음에오지만,주석을먼저훑어보고그도움을받아시를읽어보길독자에게권유하는바이다.물론시를읽어가면서주석을다시읽게되겠지만,시를다읽고난다음시전체를이해하기위해주석을세번째로참조해주었으면한다.이러한상황에서는책장을앞뒤로넘겨야하는번거로움이있으니시본문이실린부분을잘라묶어두거나,그보다간단하게아예책을두권사서편한테이블위에나란히펴놓고보는것이현명하리라생각한다.”독자는킨보트의제안을충실히따를수도있고,머리말부터색인까지순서대로전통적인소설읽기의방식대로읽을수있지만,나보코프가제안할법한독법은이뿐이다.“기묘하게들릴지모르지만,어떤한권의책을읽을수(read)는없습니다.오직읽고또읽을수(reread)있을뿐입니다.”이독법만이나보코프가설계한『창백한불꽃』의미스터리를제대로풀열쇠다.

타임선정‘20세기100대영문소설’
모던라이브러리선정‘20세기100대영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