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야담(상)

청구야담(상)

$30.77
Description
야담집의 정전, 버클리대본 청구야담 최초 완역

우리 민족의 다채로운 인간상과 생활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박물관

기이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한
조선 후기 역동적 서사의 보고
『청구야담』은 조선 후기 이야기판에서 만들어진 야담 작품을 정리하고 발전시켜 묶은 선집이다. 신분과 계급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빈부의 차이가 커지던 사회에서 독특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 다 모여 있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가족관계, 운명, 꿈과 해몽, 벼슬길과 공적, 사랑과 이별, 관상과 사주팔자, 풍수지리, 신기한 재주와 도술, 중매와 혼인 등 일상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서술한다. 주인공들은 다양한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때로 행복해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하는데, 서술자는 이러한 작중 인물에게 조롱·비판·공감·연민의 시선을 두루 보내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조선시대의 이념이나 규범으로부터 더욱 자유로워졌음을 의미한다. 『청구야담』은 조선시대 후기 사회상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서사의 바다라 할 수 있다.
저자

작자미상

김해출신.서울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영남대학교국어교육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예일대학교비교문학과,뉴욕주립스토니브룩대학교한국학과방문교수를지냈다.성산학술상(1999),천마학술상(2008),지훈국학상(2015)을수상했다.『한국야담의서사세계』『한국야담연구』『구운몽의불교적해석과문학치료교육』『조선시대일화연구』『보이는세상보이지않는세상』『젖병을든아빠,아이와함께크는이야기』등을저술했다.

목차

상권

머리말

【권1】
오래된은혜를갚고해마다옷가지를보내다│음사를철거하고비단을불태우다│음낭에자물쇠를채워친구를희롱한평안감사│한밤에삶은돼지를싸서친구집을찾아가다│의남이물가에서유철을부르다│할미가환란을염려하여손녀를소실로바치다│황룡꿈을꾸려고지성으로잠을자다│사간장을잘외워임금을감동시키다│아낙의매를맞고생명을건진홍우원│암행어사여동식이꽃을옮겨접목하다│이름난점쟁이에게물어억울한옥살이를면하게하다│서도재물을많이실어보내대장부임을과시하다│길지로정한땅석함속에서고기가헤엄치다│꿈에용이나타나치마폭을가득채우다│충성스러운여종이임형수에게부탁하여주인원수를갚다│평안감사가꿈을통해자기전생을알다│베옷입은노인의임진왜란예언│호남무변이세시신장례지내주는음덕을베풀다│효부에감동한장인이묘석을세워주다│지사가어리석은아이말을듣고명당을정하다│의리를말하여도적떼를양민으로만들다│도둑이부자에게소멸과생장의원리를설교하다│남한산성을지나면서오랑캐의침략을예언하다│금성원이되어김가를때려죽이다│가난한선비가속임수로벼슬을얻다│기생의편지덕에장원급제한여정승

【권2】
양승선이북관에서기이하게짝을만나다│이안눌이정월대보름날밤아름다운인연을맺다│가야산고운선생이손자며느리를맞이하다│거인도에간상인이겨우목숨을건지다│정북창이악한기운을살피고재액을없애주다│김생이아들을모아생업을일으키다│동대문밖을지나가던스님이아버지를알아보다│소낙비소리듣고아들을얻은약거간꾼│유상이길거리말을듣고명의가되다│이생이두신에게권하여덕을베풀게하다│권술로사나운도적을잡은구담│오물음이해학으로인색한사람을풍자하다│나무꾼아이집안을위해김우항이중매를하다│보물기운을알아차린허생이오동화로를얻다│김대갑이옛주인을위해정성을다하다│박민행이통제사를위해돈을흩다│절부이씨가조용히의리를지키다│박경태가비분강개하여공을세우다│탄금대에서시신을거두다│연광정에서정충신이임기응변하다│현명한며느리의예견으로전란을피하다│뛰어난식견을가진기생이남편을공신으로만들다│처의말을들은선혜청서리가아름다운이름을보존하다│가난한선비가현명한부인을얻어가업을이루다│임경업이산중에서녹림객을만나다│가난한선비가학현의풍수가를방문하다│권사문이비를피하다가기이한인연을맺다│이동고가피씨청지기를위해좋은사윗감을구해주다│음덕을베푼선비수명을연장하다│노비박씨가가업을이루어충성을다하다│기생추월이늙어서옛일을이야기하다│절부가궁지에서높은의리를보이다

【권3】
전동흘이재상감을알아보다│이무변이궁지에서아름다운사람을만나다│거사가명혈을잡아주어아름다운처를얻게하다│지혜로운여종이남편을골라큰보물을얻다│궁지에몰린김승상이의로운기생을만나다│조풍원이사립문에서옛친구를찾다│송씨양반이궁지에서옛종을만나다│베풀기좋아하는김생이후에보답을받다│해서원이시신을감추어은혜를갚다│지사가명혈을점지해은덕을갚다│신인이가난한선비를불쌍히여겨궤짝속은을빌려주다│재상이은인을좋은고을원님으로정해은혜를갚다│과거보러가던장생이바다에표류하다│축원을들은재상이옛일을기억하다│묘소정비하는날제성주가현몽하다│권정읍이무당에게내려사랑을이야기하다│풍월읊은선비,형장을받다│음분으로가난한홀아비가복을얻다│노래높이부르는양상호걸│정절규수길정녀,강포한자에게저항하다

【권4】
아내에게회초리질을한선비가이웃사람을교화하다│소장수와가난한스님이현명한판관을만나다│옛주인을겁박한종들이형을받다│궁핍한선비가탄환상인을만나죽음을면하다│호남선비가점을믿고여인을탐하다│기생의말을들은패륜아가급제하다│부인의꾸중을듣고쓴노진재의편지│나주여인이신문고를쳐남편의억울함을호소하다│옛습관대로강물속에서곰과싸우다│수풀속소가누운곳에명혈을정하다│늙은훈장이태를빌려아들을낳다│시골무변이대신목숨을바치다│늙은과부가은항아리를파내어집안을이루다│현명한어머니가자식에게의병을일으키게하다│새벽마다불상에치성드린결실│밥먹을때마다민어르신을불러은덕을칭송하다│양반아이가짚둥우리안에거꾸로매달리다│향변이통제사를따라간뒤│통인이원의뺨을때려내쫓다│유감을품은가난한무변이재상의가슴에올라타다│평안감사가옛이야기를털어놓은흉악한중을잡다│전라감사가옥사를다시살펴원한을풀어주다│최창대가급제하고사랑의언약을어기다│차천로가흥에겨워그림병풍에제시를쓰다│무과에응시한선비가말로써시관을굴복시키다│홀아비양반이농간을부려이웃집과부를얻다│박문수가시골선비를속이고급제하다│사명을받은이상서가기생을두고다투다

【권5】
염의사가금강산에서신승을만나다│관찰사오윤겸이영랑호에서설생을만나다│여막옆의효감천과호랑이│아버지목숨을늘리려는정성이하느님을감동시키다│금항아리를얻고두부인이서로양보하다│산삼을캔두약장수가함께죽다│천금을희사한홍순언의의기│두처를얻은권진사의복된인연│가난을편하게여기며십년간『주역』을읽다│우스개잘하는사람이잠깐부쳐살다│문유채가출가하여벽곡하다│채선비,발분하여힘써공부하다│시골로물러난정광성이복을누리다│목소리를듣고죽을때를아는사람│음사를부수니귀신이목숨을구걸하다│관가마당에서짖어댄의로운개가주인에게보답하다│관서관찰사가기생을말에태워보내다│청주원이권모술수로도둑을잡다│박도령이혼수를얻으려고표문을지어바치다│전벼슬아치정현석이옛동료에게희문을지어바치다│병에연운이있는걸알아좋은약을처방하다│가인을잃고박복이라탄식하다│자기몸을다맡긴여협이목숨을버리다│지혜로운여종,사람을알아보고남편감을고르다│이후종이효행과의리를다하다│덕원령이바둑판에서이름을날리다│택당이스님을만나『주역』의이치를말하다│이진사가병을앓고오묘한도를깨닫다│차천로가병풍뒤에서백운을부르다│한석봉이흥을타고병풍에물을뿌리다│산골백성이남의축문을읽다│재상이매화의발을움켜잡다│어릴적약속으로첨사자리를얻다│과거볼때마다꿈속에서장원을키우다│열여섯살낭자와아름다운인연을맺다│작은시회를만들어사륙시짓기를명하다

출판사 서평

다양한욕망을실현하다
『청구야담』에는인간의욕망이조선시대사회에서어떻게나타나고상상속에서실현되는지보여주는이야기들이많다.조선시대사람들역시의식주,결혼,자식교육,건강,돈과명예,사랑과애욕등다양한욕망을품었다.이를테면,배가고픈사람에게죽한그릇을주었더니그성의에감동한풍수가가산소로쓸만한좋은땅을점지해주는이야기,어머니가우연히발견한보물을자식들에게비밀로하여공부와생업에힘쓰게하고자식들이성공하자보물을팔아큰부자가되는이야기는욕망을지혜롭게이루는과정과결말을보여준다.이들은이런욕망을성취해가는과정을자랑스럽게생각하며다른이들이게떳떳하게이야기한다.하지만이러한욕망을이루는과정에서주인공은문제에부딪히기도한다.사람과사람사이에서갈등이생기는것이다.스님이소장수에게사기를당하자사또가현명하게억울함을풀어주는이야기에서는재미와통쾌함까지느낄수있다.이같이조선시대사람들은자신들의경험을말하고들으며이를통해얻은가치·지혜·윤리를공유하고자했다.

치부는부끄러운일이아니다
조선시대이야기판은고루하지않았다.사람들은자신의치부를당당히드러내며웃음으로승화했다.「부부가재산을일구려고각방을쓰다」에등장하는부부는가난하기에자식을보는즐거움을포기하고십년동안매일죽한그릇만먹고각방을쓰며동침하지않기로한다.십년이지나부부는과연갑부가되나,늦은나이에출산을기대하기어려워지니결국양자를들이고친자식처럼키운다.또「생금을얻어부자가한집에서살다」에는조동지라는개성사람이양자를들여그에게재물불리는일을시킨다.그러나아들이장사에실패해돈을다날려버리자조동지는아들과그의가족을내쫓는다.하루는아들이생금을발견해아버지에게보여주자조동지는아들을다시집안으로불러들이고부자관계를회복한다.가진돈에따라가족관계가좋아졌다가나빠졌다하는이야기는외면하고싶은현실을있는그대로보여준다.

우리부부는둘다빈궁한데동침하면자연히자식을낳게될것입니다.금년에아들을낳으면내년엔딸을낳을것이니자손을보는즐거움이좋긴좋겠지요.하지만이렇게식구가늘어나고혹여누가병에시달리기라도하면재산의손실은어찌하겠습니까?당신은윗간에거처하며신을삼고,저는아랫간에거처하며길쌈하기로해요.그렇게십년동안매일죽한그릇만먹으며가업을이루는것이어떻겠습니까?(『청구야담하』「부부가재산을일구려고각방을쓰다」513쪽)

조선시대핫이슈로신분제변화의조짐을읽어내다
조선시대후기이야기판에는다양한계층의사람이모여각자경험을이야기하고들었다.이시기에는격동하는현실에서계급분화가대대적으로이뤄졌다.과거에누리던특권을상실하거나혹은부를축적해새로운특권층이된사람들이늘어났는데이들의이야기는청중들의호기심을크게자극했다.벼슬살이를하는사대부또는벼슬에서소외된사대부,부농또는농토까지잃어도둑이된농민,부유한상인또는사업에실패한가난한상인,벌열양반또는몰락양반등현실에서볼수있는여러사람의이야기를들을수있는곳이이야기판이었다.「송씨양반이궁지에서옛종을만나다」에는오랫동안벼슬이끊겨몰락한송씨집안에서도망간옛종이지위가높아져옛주인인송씨를만나죄를갚고은혜에보답하는내용이나온다.부귀해진종에게의탁하여평생을살아가는양반말고도글재주가없어속임수를써서벼슬을얻는선비,포수의아들인줄로만알다가양반의아들임을알게된아이가등장하는이야기를보면조선시대후기에계층이동이자유로웠음을알수있다.이처럼야담은기존의질서를허문다는점에서역동적이다.

유학은유학,애욕은애욕
조선시대사람들은애욕을추구하는데서슴없는모습을보이기도했다.「암행어사가처녀들을중매해좋은일을하다」에는혼인할때를넘긴딸다섯이혼사를주선하는놀이를한다.이를본암행어사는처녀들의사정을딱하게여겨혼례를치르도록도와준다.또수청기생에게넘어가발가벗은몸을사람들에게보여주게되는순사이야기,남편이처음으로한눈을팔게된명기를직접찾아가그녀의외모를보고서인정하며용서하는아내이야기는애욕으로인한해프닝을다룬다.

여자가태어나가정을갖고자하는것은사람에게큰인륜이니폐할수없다.사람이라면부모된마음이다같을텐데,너는딸다섯을두었으면서도모두혼인할때를넘기게하고아직혼사를의논하지않으니장차인륜을폐하고자하느냐?너는가장으로서이를생각지않고혼처구하는데도뜻을두지않으니어찌아비의도리를다했다고할수있겠느냐?(『청구야담하』「암행어사가처녀들을중매해좋은일을하다」498쪽)

조선시대여성에게환영받은이야기
『청구야담』은조선시대여성독자들의읽기요구에부응해한글로번역되었다.사대부들은이야기판의야담이기록할만한가치가있다고판단하고한문으로먼저기록했다.18세기이후여성들은강독사가읽어주는이야기를흥미진진하게들었는데,그경험이책으로직접이야기를읽어보고싶은욕망을부추겨야담이한글로번역되었다고할수있다.특히야담집에는여성을주인공으로하고,또여성이자기능력을마음껏펼치는이야기가꽤있어서여성독자들에게환영받았다.이런독자층의성향을반영하여한글로번역된『청구야담』에는여성의감정선을또렷이드러내며,여성의체면을중요시해여성에대한성적억압과폭력을생략하거나오히려들춰내기도한다.아내가집안살림살이를잘돌보고다스려지혜롭게가업을이루는이야기,정욕을숨기지않고좋아하는남자를유혹하는평양기생이야기는모두여성을중심으로한이야기다.또실제인물을주인공으로하여구상한이야기도있는데,임진왜란때왜장을유인해끌어안고강물속으로뛰어든논개가대표적이다.

논개는순순히따르지않고완곡한말로써왜장을유인해강변바위위로걸어나가서마주보고춤을추었다.그바위는강가에서있는바위로,삼면의물이다깊었다.논개는왜장의허리를끌어안고강물속으로뛰어들었다.(『청구야담하』「진양성의기가목숨을버리다」798쪽)

야담(野談)은입으로구연되던이야기,책으로전승되던서사적단편,그리고조선후기현실에서생성된일화들을기록하고승화시킨것이다.야담은전설이나일화보다길지만소설보다짧다.야담에는일화적인것도있고소설적인것도있지만‘야담적인것’이더많다.야담은매우다채로운내용을담고있어서우리민족의인간상과생활사를생생하게보여주는박물관과같다.
야담은단순히호기심을자극하는이야기였다가본격적인서사작품이되었다.특히조선후기에들면서야담에는당시사회와사람들의현실인식이대폭반영됐다.야담집편찬자나작자는기존이야기를옮기는데머물지않고이를부연하고윤색했다.여러이야기를결합해새로운이야기를만들기도했다.이러한야담의발전은조선후기문학의역동성을보여주며우리근대문학의주체적형성을말해주는훌륭한증거가된다._해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