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에이지 (김희선 소설)

골든 에이지 (김희선 소설)

$13.00
Description
한층 더 넓어진 김희선 소설세계를 확인하다!
첫 소설집 《라면의 황제》와 첫 장편소설 《무한의 책》을 거치며 사회문제의 본질과 이면을 꿰뚫는 저자의 시선은 더욱 첨예해졌고, 작품에서 전해지는 감정의 깊이와 농도도 보다 깊고 진해졌다. 『골든 에이지』는 비루하고 연약해서 곧잘 망각되어온 존재들의 삶을 포착해낸다. 그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았지만 그들 자신에게는 가장 중요했을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이 책 속에서 잠깐이나마 빛을 발한다. 아마도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을 우리의 역사 또한 우리 스스로가 기억하는 한 오래도록 보존되고 재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행복하고 비참했던 그 기억들을 잊지 않음으로써 열리는 새로운 역사의 가능성을 김희선은 믿는다. 그런 믿음으로 쓰인 이 놀라운 이야기들을 힘껏 따라 믿어보고 싶어진다.
저자

김희선

1972년춘천에서태어났다.강원대약학과를졸업하고동국대대학원국문과를수료했다.2011년『작가세계』신인상에단편소설「교육의탄생」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단편소설「공의기원」으로2019년제10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소설집『라면의황제』,장편소설『무한의책』이있다.

목차

공의기원_007
스테판,진실혹은거짓_041
18인의노인들_071
그리고계속되는밤_107
지상에서영원으로_139
조각공원_173
해변의묘지_189
골든에이지_219

해설|김녕(문학평론가)
가라앉은,작은것들의기원사_259

작가의말_281

출판사 서평

2019제10회젊은작가상수상작「공의기원」수록!

망상과‘아무말’의힘을믿는다면,이들의결합끝에쿨럭쿨럭쏟아져나오는이야기가우리를갑갑한현실에서해방해어디로건데려갈수있다고믿는다면,지저공동설이건홀로그램우주이건인간으로위장한외계인이건다받아들일마음의준비가되어있다면,김희선의『골든에이지』는당신들을위한책이다._듀나(소설가,영화평론가)

믿을수없는이야기를믿을수밖에없는이야기로,
나아가‘믿어야하는’이야기로변모시키는거침없는상상!

첫소설집『라면의황제』(자음과모음,2014)와첫장편소설『무한의책』(현대문학,2017)을거치며김희선소설은그존재자체만으로다른무엇과도구분되는경지에이르렀다.그리고2019년봄,김희선이두번째소설집『골든에이지』로돌아온다.작가의경이로운상상력이그어느때보다거침없이뻗어나가는이번소설집에서한층더넓어진김희선소설세계의지평을확인할수있다.사회문제의본질과이면을꿰뚫는시선은더욱첨예해졌고,작품에서전해지는감정의깊이와농도도보다깊고진해졌다.
전혀상관없어보이던과거와현재의사건,이곳과저곳의기구한사연을하나의서사로거뜬히꿰어내는김희선의입담은『골든에이지』에서도여전히빛을발한다.현대식축구공을개발한사람이사실개항기인천의한조선인이었다거나(「공의기원」),세계적으로이름을날린일렉트로닉힙합듀오LMFAO의멤버스테판켄달고디가어쩌면한국의지방소도시에서원어민강사생활을했을지도모른다거나(「스테판,진실혹은거짓」),언제부턴가자꾸만예상을뒤엎는결과를내놓는노벨문학상이알고보니외계인들의제비뽑기로결정되고있었다거나(「18인의노인들」),도심곳곳에서발생한싱크홀이지구의곳곳을잇는통로의입구로서지구공동설地球空洞說을입증하는근거가된다거나(「지상에서영원으로」)하는허황한상상이김희선의능청스럽고도세밀한서술과강인한사유에의해설득력을얻는다.그렇게김희선은실제와백퍼센트일치하는기록은존재하지않는다는역사의맹점을파고들어진실이라고공인된이야기속에숨어있을법한비밀과뒷이야기를무한히생성해낸다.

김희선이들춰보이는세계의생경한이면
이내다시감춰질비밀을공유하게되었다는낯선기쁨

김희선이새로써나가는흥미진진한야사野史를따라읽는일도즐겁지만,『골든에이지』의독특한매력은기껏밝혀진비밀과뒷이야기가도로묻혀버리는대목에서가장강렬하게발산된다.어느조선인이꿈에부풀어완성한축구공설계도는바람에날려웬외국인의손에들어가고(「공의기원」),불행한현실에서벗어나고싶어서땅속에있다는이상세계를믿게된한취업준비생이알아낸진실은결국그의판단에의해삭제되며(「지상에서영원으로」),미래에실현될불멸의삶을향유하기위해만들어진냉동인간보관소는오랜시간이흘러설립목적이잊히는바람에시체들을고스란히간직한채공원으로이용되고있을뿐이다(「조각공원」).당연히축구공의기원이새로쓰이거나노벨문학상이존폐위기를맞거나지구공동설이학계의정설로인정받는일도일어나지않는다.결국현실은여느때와다름없이평화롭고안락한상태로되돌아간다.
김희선은각각의소설에현실과는조금다른평행세계를창조해놓고,작품을완결함과동시에그세계의출입구를봉인한다.따라서김희선의평행세계는현실은물론소설속세상과도단절된채독자적으로유지되는하나의우주가된다.지금까지밝혀낸온갖비밀이수많은우주속에서소용돌이치고있건만,그우주는어느누구의삶에도영향을미치지못한채잊혀가고,결국은없었던세계가된다.새로운진실에가닿기위해내달려온방대한서술이무無로돌아가고마는데서오는공허한여운,그럼에도감춰져있던진실이힘을되찾은어떤우주의존재를우리도공유하게되었다는낯선기쁨은『골든에이지』를읽으며느끼게되는오묘한즐거움이다.

되풀이되는비극을망각하지말기를,
그리고가장소중한순간을오래도록기억하기를

『골든에이지』가밝혀낸비밀과뒷이야기는사람들의기억에서잊힌끝에세월의더께에파묻힌다.앞서그망각때문에새로운가능성으로들끓었던소설의분위기가다시금평화롭고안락하게가라앉는다고했던가.망각은일상을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유지할수있게해주지만,동시에우리를오랜시간에걸쳐되풀이돼온비극에무뎌지게만들기도한다.인류가지금이순간에도겪고있는비극을멈추기위해,김희선은그비극을망각해서는안된다고말한다.「공의기원」이축구공의기원을흥미롭게탐사하는동시에강력하게문제삼는것은거대자본에의해개인의노동력이착취되는자본주의의문제다.「해변의묘지」는대서양을표류하던한국인선원과과테말라청년이버뮤다삼각해역에흘러들어순식간에동해앞바다에출몰하게된다는이야기인데,과테말라난민에게쏟아지는따가운시선은타자를향한혐오와배척의유구한역사를떠올리게한다.
그리고표제작「골든에이지」에서김희선은그간소설로표현할수없었던세월호사고의아픔에대해쓴다.만약실세계안에또하나의작은홀로그램우주를만들어낼수있다면,실세계에서의생을마감하는희생을치름으로써그홀로그램우주안에서가장소중했던순간만을반복해서살수있다면.작가는이러한상상을토대로2014년4월16일에하나뿐인손주를잃은어느노인의마지막선택을그린다.소설에서는세월호의비극역시어느새잊혔지만,노인은이제손주와함께한마지막순간속에서영원히행복할것이다.
『골든에이지』는비루하고연약해서곧잘망각되어온존재들의삶을포착해낸다.그누구도기억해주지않았지만그들자신에게는가장중요했을인생의하이라이트가이책속에서잠깐이나마빛을발한다.아마도공식적으로기록되지않을우리의역사또한우리스스로가기억하는한오래도록보존되고재해석될수있지않을까.행복하고비참했던그기억들을잊지않음으로써열리는새로운역사의가능성을김희선은믿는다.그런믿음으로쓰인이놀라운이야기들을힘껏따라믿어보고싶어진다.



김희선의「공의기원」을보고있으면공하나로이만큼사실적인뻥을늘어놓는솜씨에혀를내두르게된다.축구공이작품안에서문자그대로굴러다니는데장소만해도제물포?런던?펀자브를넘나들고그에따라제국주의,아동노동착취,마르크시즘,‘멋진신세계’로대표되는미래담론까지건드린다.문장으로드리블을한다고할까.제물포에서헤딩으로올린공이포물선을그리며런던의축구공공장장토마스굿맨의발등에사뿐히안착되는식으로말이다.축구공을밀어올리는동력은작가의상상력에기인하지만그것을받쳐주는사유가끝까지힘을잃지않은공도크다._김성중(소설가),젊은작가상심사평에서

이소설은오히려어떤현상에단일한역사적기원이있다는전제를허용하지않기때문에,실증적인사실이나개연성있는가설의정교한조각들을끌어모으는대신진실과거짓,그리고현실과픽션구성의관계를꼬아놓고양립가능한소문들과시나리오를증식시키는데주력한다._권희철(문학평론가),젊은작가상심사평에서

지난몇년동안김희선의소설을계속따라읽었다.그러면서나는속으로‘이친구,제대로약빨았구나’짐짓경계하기도했다(참고로김희선은소설가이자현직약사이기도하다).하지만이번에나온그의신작『골든에이지』를읽으면서나는그생각을조금교정하기에이르렀다.역시나김희선은‘약을먹는’사람이아닌‘약을만드는’사람이맞았다.말하자면그는버드나무껍질에서추출한어떤성분으로아스피린을만들어내듯이질적인어떤사람과장소와시간을서로이어우리가미처생각하지못한통증의본질과이면을들춰내는작가이다.나는그것이소설을읽으면서얻을수있는위로와치유의한방식이라는것을안다.나는가급적나와같은많은독자들이자발적으로김희선의이상한임상시험에참여하길바란다.김희선이만든이신약은입에쓰지만,그래서또한편‘약발’이오래간다.단,부작용은한밤중아무도몰래삽을들고공터같은곳을배회할수있다는것.밑도끝도없이계속땅속깊이파고내려갈지도모른다는것.그것만조심하면된다.또약먹을시간이왔다._이기호(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