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시간을 꿀꺽 (양장본 Hardcover)

심심한 시간을 꿀꺽 (양장본 Hardcover)

$11.50
Description
『심심한 시간을 꿀꺽』은 진현정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담담하게 일상을 파고드는 진현정 시인은 ‘밥심’으로 살아가고 ‘밥심’으로 버티는, 우리 주위 수많은 사람들의 평범하고도 고단한 삶 또한 동시 속으로 끌어왔다.
저자

진현정

2009년어린이와문학에동시가추천되어등단했어요.동시집《심심한시간을꿀꺽》이있다.

목차

제1부
심심한시간을오도독오도독깨물었어
작전명1호
엄마없는날
어린별
풀르풀르
살며시쿵쿵쿵쿵
꽃똥
꽃가루약
자반고등어
바지락
바다고둥귀
이빨내리는날

제2부
어이쿠야깜박졸다바닷물끓일뻔
장대비내리면
덥석잡고
누나를싣고
나홀로숲속에
벼들아
속이타다
달콤한방
바닷물이보글보글
쌈한입
외할머니
해돋이

제3부
빵냄새담은가방들고둥둥
떠있는골목
여왕개미즉위식
개구리요가자세
약심으로산다
냉장고
전기
눈사람
풀내음미용실
도토리의숲해설
물수제비
전쟁과콩나무
쉬는시간커피한잔

제4부
또-옥쪼-옥토-옥톡포도씨의꿀꺽인생
천왕성알사탕
포도씨의꿀꺽인생
고양이동생
선처럼누워
파고든다
입맛내기
키재기
통했다

가을속으로살랑
눈깜짝할새

해설

출판사 서평

출장간엄마가
푹고아낸곰국에서
뽁뽀글다글다글김이폭폭폭
뚜껑틈으로뽀그르르기어나온
수증기거인

뿌옇게번져
창문에뺨을대고
흥,골목길에아이들이없군
드드드득허리를펴고일어섰어
후끈달아올라천장을쿵쿵들이박다가
줄줄줄벽을타고흘러내려
시계추잡고덜렁덜렁
심심한시간을오도독오도독깨물었어
볼이빵빵해질때까지후룩후룩
혼자노는시간을들이마셨어
한그릇뚝딱꺽트림나온후에야
머리카락풀어헤치며
다시스며들었지

찜통찌그러진것좀봐
11시59분에시계가멈춰있고
방문이삐걱거리잖아
우당탕쿵쾅우당탕탕
뼈다귀거인도나왔다들어가서그래

_「엄마없는날」전문

|심심한시간을꼭꼭씹어삼키며자라나는아이들
|진현정시인이차려낸든든한마음한상

아이들은힘차게뛰놀때자란다.그러나뛰놀지않을때에도,마찬가지로아이들은자란다.처음으로이가빠져입안의허전한빈자리를느낄때,엄마가출장간날처음으로혼자밥을차려먹을때,학교에서돌아와빈집에들어설때.『심심한시간을꿀꺽』에담긴시간들은얼핏고요할것같지만아이가낯선감정을마주하고소화하는소리로분주하다.아이가“심심한시간을오도독오도독깨물”고“볼이빵빵해질때까지후룩후룩/혼자노는시간을들이마”셔그시간을소화하고나면,마음의키는한뼘더자라난다.운동장에서혼자축구공을차다가꽈당넘어지는순간도,어느깜깜한밤‘선처럼’누워있을때의시간도,꼭꼭씹어한번겪어내고나면그경험이‘밥심’만큼든든한‘마음의힘’이되어준다.

음식의심상이자주등장하는『심심한시간을꿀꺽』에대하여,해설을쓴유강희시인은‘밥심’과‘약심’에서비롯되는‘동심’의세계라표현하였다.먹는행위는곧모든생명의근원적힘,살아가는데꼭필요한힘으로이어진다.그리고‘힘’이야말로이동시집이우리에게건네고자하는것이다.시인은기운없는애벌레에게바람에흩뿌려진노란소나무꽃가루를“밤새/봄비로/걸쭉하게녹여/조금조금”삼키도록건네고(「꽃가루약」),시리아에는포탄대신구름도뚫을만큼거대한콩나무가자라나는걸소망한다(「전쟁과콩나무」).이세계를이루는크고작은존재들이필요로하는힘이무엇일지고민하는다정함이『심심한시간을꿀꺽』이라는이름의동시한상에소담히차려진다.

|10년동안단하루도쉬지않고써온시인의첫동시집
|집요하게파고든일상의순간들이한권의동시집으로영글다

『심심한시간을꿀꺽』은진현정시인의첫동시집이다.네아이의엄마이기도한진현정시인은자신의아이들에게어떤책을읽어줄까고민하다가어린이책을공부하기시작했다.동시와그림책을읽고그림책강사로도활동하면서호기심어린아이의눈으로세상을바라보는재미에푹빠졌고,그렇게동시를쓰기시작했다.2006년부터2009년에걸쳐아동문학전문월간지『어린이와문학』에「포도씨의꿀꺽인생」(발표당시제목「포도」)「바지락」등네편의동시가4회추천완료되었다.웬만한신춘문예보다어렵다는『어린이와문학』신인작가로등단한이후에도동시모임‘또박또박’과‘동시랑’에서활동하며매일같이동시를써왔다.

저는제삶을비추는거울로동시를쓰고있습니다.어떤상황어떤시간과장소가따로있는것이아니라아이들과지내는모든순간이저에게발견이고놀라움이고가르침을줍니다._진현정

그에게동시는삶의구체성을들여다보는거울이된다.특별한가상의세계를따로만들지않고일상의틈을집요하게파고든다.또-옥,쪼-옥,톡포도를따먹으며쌓인포도씨가무너지는순간(「포도씨의꿀꺽인생」),날이싸늘해져빨래건조대가안방으로파고드는순간(「파고든다」)들이모여어느덧10년이라는시간이되었다.그리고마침내한권의동시집이된다.

겨울이오면
뱀,개구리
잠자러
땅속으로파고들고

아파트베란다
꽃과선인장
거실로파고든다

김장김치차곡차곡
냉장고속으로파고들고
호박고구마상자에담겨
구석으로파고든다


안방으로
빨래건조대가파고든다

_「파고든다」전문

|곰탕한그릇처럼다정한마음을담아
|구체적인현실에뿌리를둔동시

진현정시인은시적대상을자신앞으로바투끌어당긴다.때문에그의시는좀처럼들떠있거나과장의포즈를취하지않는다.미덥고세밀한시선이묵직한호흡에의해가만히감싸여있다.기발함에의존하지않으면서시적집중과단단함을견지하며,현실과의긴장관계를팽팽히유지한다._유강희(시인)

담담하게일상을파고드는진현정시인은‘밥심’으로살아가고‘밥심’으로버티는,우리주위수많은사람들의평범하고도고단한삶또한동시속으로끌어왔다.아이가집에혼자있는동안아이의엄마와아빠와누나또한버거운시간을겪어내고있었음이드러날때,어린이독자의세계는조금더넓어진다.밤새편의점에서일한누나에게는‘단잠’이(「누나를싣고」),대리운전을하다아침에퇴근하는아빠에겐‘지하철이내미는동그란손잡이’가(「덥석잡고」)버틸수있는힘이되어준다.시인이찾아건네는힘은환상속세계가아니라지금이구체적인현실에뿌리를두고있다.그래서다읽고나면다정한마음이우러난곰탕한그릇뚝딱한것처럼든든해진다.

땡그랑
25시종이울리면

누나의낡은운동화는
유리구두로변하고

편의점앞에
황금호박마차가도착합니다

삼각김밥바코드를
마저찍고
거스름돈까지
꼼꼼히세어둔
신데렐라는
마차를타고

옥탑방으로가
푹단잠을잡니다

호로록
수챗구멍으로
쥐들이빠져나갑니다

_「누나를싣고」전문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