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작
편혜영·저녁의구애(제1회)
김애란·물속골리앗(제2회)
손보미·폭우(제3회)
이장욱·절반이상의하루오(제4회)
황정은·상류엔맹금류(제5회)
정지돈·건축이냐혁명이냐(제6회)
강화길·호수―다른사람(제8회)
63편의수상작×43명의수상작가
젊은작가상10주년을기념해
역대수상작가들이추천한
‘우리가사랑하는젊은작가상’7편
젊은작가상이올해로10주년을맞이했다.2010년신설된이래젊은작가상은명실공히독자와평단의가장큰지지와호응을얻는문학상으로자리잡았다.특히등단십년이내의작가들의작품을대상으로하는만큼,독자들에게는한국문학의새로운얼굴을접할수있는기회로,신예작가들에게는격려와도약의계기로자리잡았다.아직첫책이출간되지않은작가들이자신의작품을많은독자들에게알리기어려운현실에서,젊은작가상을통해신예작가들의작품이한발짝앞서독자들의주목을받고이후출간될단행본에대한기대감을높임으로써,젊은작가상은단순히한해의축제로그치는것이아니라작가들이수상이후활발한활동을이어나가는데기폭제가되어주었다.현재한국문학을이끌어갈기대주로손꼽히는손보미,최은영,정지돈,임현,천희란,박상영,김세희작가등이첫소설집이출간되기전젊은작가상을통해독자들에게먼저소개된경우였다.
문학동네는10주년을맞이하는젊은작가상의이같은성취와취지를널리알리고그동안의수상작을새로이조명하기위해『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10주년특별판』을선보인다.작년동네서점과의컬래버레이션을통해출판계에신선한자극을준『2010-2017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동네서점베스트컬렉션』에이은두번째특별기획이다.작년기획이동네서점으로부터가장많은추천을받은7편의작품을묶었다면,올해는1회부터10회까지총43명의역대수상작가에게1회부터9회까지의수상작가운데‘가장좋아하는작품3편’을추천받아가장많은추천을받은7편의작품을묶었다.
수상작가들의작품세계가저마다고유한만큼그들이추천하는작품들또한다양했지만,7편의작품은의외로쉽사리추려졌다.확실한취향과안목을가진작가들에게서가장많은추천을받은작품은편혜영「저녁의구애」,김애란「물속골리앗」,손보미「폭우」,이장욱「절반이상의하루오」,황정은「상류엔맹금류」,정지돈「건축이냐혁명이냐」,강화길「호수―다른사람」이다.독보적인스타일로‘믿고읽는작가’로자리매김한편혜영,김애란,이장욱,황정은작가부터한국문학의새로운아이콘으로떠오르며문학의외연을넓혀가고있는손보미,정지돈,강화길작가에이르기까지,어디에서도한번에만나보기어려운7명의작가들로구성된『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10주년특별판』은젊은작가상10년의풍성한결실로독자들에게소설읽기의각별한즐거움을선사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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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저녁의구애」김은난생처음으로누군가죽기만을기다린사십여분에대해생각했다.사십여분간생이더이어지는게무슨의미가있을까생각하고죽음이지연될수록희박해지는슬픔에대해서도생각했지만대부분은그저멍하니식당의유리문밖을보았다.
■2000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이당선되어등단.소설집『아오이가든』『사육장쪽으로』『저녁의구애』『밤이지나간다』,장편소설『재와빨강』『서쪽숲에갔다』『선의법칙』『홀』『죽은자로하여금』이있다.한국일보문학상,이효석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동인문학상,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셜리잭슨상,제1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김애란,「물속골리앗」세상에혼자남겨지느니죽는편이나을지몰랐다.방법은간단했다.그냥손에서힘을빼기만하면되는거였다.하지만그런생각을하는와중에도나는철골을꽉쥐고있었다.새벽이되자양팔의힘이풀리더니급기야쥐가났다.나는크레인기둥에고개를처박으며흐느꼈다.왜나를남겨두신거냐고.왜나만살려두신거냐고.이건방주가아니라형틀이라고.제발멈추시라고……
■2002년제1회대산대학문학상에단편소설「노크하지않는집」이당선되어등단.소설집『달려라,아비』『침이고인다』『비행운』『바깥은여름』,장편소설『두근두근내인생』이있다.한국일보문학상,이효석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신동엽문학상,김유정문학상,한무숙문학상,이상문학상,동인문학상,제2회젊은작가상대상을수상했다.
손보미,「폭우」미스터장은자신과상관없는이세상의불행들,이를테면갑자기불어난물때문에떠내려가는사람들과부서진간판의파편이나나무때문에다친사람들,혹은들이친물때문에집을잃거나,자동차를잃어버린사람들을생각했다.또한이시간에도어디선가일어나고있을범죄와아이를잃어버린부모,부모를잃어버린아이,병으로쓸쓸하게죽어가는사람들,원치않은아이를낳고있는여자들에대해서도생각했다.그리고폭우속에서슬픔과분노때문에멈춰버린사람들에대해생각했다.
■2009년『21세기문학』신인상수상,2011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담요」가당선되어등단.소설집『그들에게린디합을』『우아한밤과고양이들』,장편소설『디어랄프로렌』,중편소설『우연의신』이있다.한국일보문학상,김준성문학상,대산문학상,제3회젊은작가상대상,제4회,제5회,제6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이장욱,「절반이상의하루오」하루오는공기처럼자연스럽게우리에게스며들었다.
말하자면이런느낌이었다.여행자인그녀와나는이쪽에있고,여행지의풍경과사람들이저쪽에있다.이쪽과저쪽은서로를바라보지만그사이를가로지르는유리벽같은게있다.우리는유리벽저편의세계를구경하고저편의세계는우리에게서어떤식으로든수수료를받는다.여행이든관광이든,우리가그풍경속에서살아간다고는할수없으니까.
그런데그중간에하루오가슥들어와양쪽의경계를흩뜨려놓는다.유리벽같은것이갑자기사라져버려서바깥의공기가밀려들어온다.
■2005년『문학수첩』작가상을수상하며등단.소설집『고백의제왕』『기린이아닌모든것』,장편소설『칼로의유쾌한악마들』『천국보다낯선』등이있다.문지문학상,김유정문학상,제1회,제2회,제4회,제6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황정은,「상류엔맹금류」나는지금다른사람과살고있다.제희보다키가크고얼굴이검고손가락이굵은사람으로그에게는누나나형이나동생이없다.(…)그는내게친절하고나도그에게친절하다.그러나어느엉뚱한순간,예컨대텔레비전을보다가어떤장면에서그가웃고내가웃지않을때,그가모는차의조수석에앉아서부쩍부쩍다가오는도로를바라볼때,어째서이사람인가를골똘히생각한다.
어째서제희가아닌가.
그럴땐버려졌다는생각에외로워진다.제희와제희네.무뚝뚝해보이고다소간지쳤지만,상냥한사람들에게.
■2005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마더」가당선되어등단.소설집『일곱시삼십이분코끼리열차』『파씨의입문』『아무도아닌』,장편소설『百의그림자』『야만적인앨리스씨』『계속해보겠습니다』,연작소설집『디디의우산』이있다.한국일보문학상,신동엽문학상,이효석문학상,대산문학상,김유정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제3회,제4회젊은작가상,제5회젊은작가상대상을수상했다.
정지돈,「건축이냐혁명이냐」제럴드제리오도버는고든이사우스브롱크스의고속도로건설에대한저항의의미로유리를깨뜨렸음을고든이죽고난뒤에야알게되었다고했다.마이클그레이브스는뉴욕시가진행한고속도로건설과집합주택의실행자였으며그로인해사우스브롱크스는슬럼의길로들어섰다.사우스브롱크스의주민들은미국전역으로뿔뿔이흩어지거나갱이되어총격전을벌였다.고든은이렇게말했다고합니다.사우스브롱크스에가보라.깨진유리창은일상이다.
■2013년『문학과사회』신인상에단편소설「눈먼부엉이」가당선되어등단.소설집『내가싸우듯이』,장편소설『작은겁쟁이겁쟁이새로운파티』가있다.문지문학상,제6회젊은작가상대상을수상했다.
강화길,「호수―다른사람」그녀는아주오랫동안멍청한여자들에대해들어왔다.마음을함부로주는여자들,쉽게승낙하는여자들,상황을주도하지못하고끌려다니는여자들.그녀는위험한남자들보다멍청한여자들에대한경고를더많이들어왔다.쉽게보이면안돼.그건네값을떨어뜨리는일이야.
■2012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방」이당선되어등단.소설집『괜찮은사람』,장편소설『다른사람』이있다.한겨레문학상,제8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