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을 생각한다

그분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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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현대사 #인권변호사 #필화사건 #시국사건 #인권운동
함석헌, 이응노, 이태영, 김대중, 여정남, 문재인…
1세대 인권 변호사 한승헌이 전하는 한국현대사 속 장면들
독재정권 아래서 탄압받는 양심수 및 시국사범을 변호하고 민주화·인권운동에 앞장서온 ‘1세대 인권 변호사’ 한승헌. 남정현의 「분지」 사건을 비롯해 동백림 간첩단 사건, 월간 『다리』 사건 등 한국현대사 속 굵직한 사건들의 변론을 도맡았던 그가 지난 일들을 되돌아보며 스물일곱 명의 ‘잊을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세상을 바로잡겠다며 헌신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바른길을 지키며 살아간 ‘그분’과의 추억을 진솔하게 술회한다.
겨레의 스승 함석헌 선생을 비롯해, 한국 앰네스티 초대 이사장 김재준 목사,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이응노 화백과 천상병 시인, ‘광주의 어머니’ 시민운동가 조아라 선생, 북한에서 만난 고교 선배 인민예술가 정창모 화백, 김대중, 문재인 전현직 대통령 등 국경과 지위 고하, 남녀를 막론하고 한국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거목들과 지근거리에서 교유했던 한승헌 변호사. 어둠 속에서도 별처럼 빛난 그들의 삶을 내밀한 부분까지 전달함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를 얻기 위해 어떤 희생이 있었는지, 어떤 노력이 바탕이 됐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참으로 감사하게도, 내가 접한 인물 중에는 메마르고 야속한 이 세상과 이웃을 위해서 ‘사서 고생 하는’ 분들이 많았기에, 그들의 삶을 널리 알려서 독자 여러분의 인생역정에 아름다운 도반(道伴)으로 삼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유명인사들의 평전이나 일대기는 아니다. 다만 내가 직간접으로 교감한 인물들과의 접점과 경험을 사실대로 전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기에 인물이나 행적에 어떤 미화나 윤색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의 삶의 민낯 그대로가 우리에게 티 없는 깨달음을 주는 터여서 인공적 성형은 오히려 진실과 시계(視界)만 흐려놓을 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상 인물에 대한 전방위적인 이해를 돕기 위하여, 먼저 한 인물이 처했던 시대상황과 삶의 행보를 원경(遠景)으로 넓게 잡고, 이어서 저자가 직접 교감하고 확인했던 인간적 측면을 근경(近景)으로 잡아 써나감으로써 전인적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힘썼다. 세상을 바로잡겠다며 헌신한 인물들, 어려운 삶 속에서도 바른길을 지키며 살아간 분들, 그들이 보여준 삶의 실체와 교훈을 널리 알리는 데 이 책이 기억과 깨달음의 각성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_머리말 중에서
저자

한승헌

1934년전북진안에서태어나전주고와전북대정치학과를졸업하고고등고시사법과에합격한뒤검사생활(법무부,서울지검등)을거쳐변호사로전신하였다.독재정권아래에서탄압받는양심수·시국사범의변호와민주화·인권운동에힘을기울였다.
「어떤조사」필화사건과김대중내란음모사건으로두번에걸쳐옥고를치렀다.변호사자격박탈8년만에복권,변호사활동을재개하여필화사건을포함한시국사건의변호를계속해왔다.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전무이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인권위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방송위원회위원,언론중재위원회위원,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위원,헌법재판소자문위원,감사원장,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대통령통일고문,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위원장등의직분을맡아일했다.중앙대,서강대,연세대,가천대등에서저작권법을강의했으며저서로는,『권력과필화』『위장시대의증언』『정치재판의현장』『한승헌변호사변론사건실록』(전7권)『분단시대의법정』『재판으로본한국현대사』등40여권이있다.시집『노숙』『하얀목소리』와‘산민객담’시리즈『유머산책』『유머기행』『유머수첩』이그중에포함되어있다.인제인성대상,정일형·이태영자유민주상,중앙대언론문화상,한국인권문제연구소(재미)인권상,임창순학술상,단재상등을수상했고,청조근정훈장,국민훈장무궁화장을받았다.

목차

머리말

갑오년의농민봉기,서당훈장이‘장군’이되어,전봉준장군
겨레의스승이신사상가이자민주투사,함석헌선생
진보적신학자의‘범용凡庸’을우러르며,김재준목사
간첩죄로끌려온예술가의부정父情,이응노화백
『슬픈목가』의서정에담긴저항,신석정시인
필화사건법정에서의변화와증언까지,소설가안수길선생
재야법조의대부,불굴의민주화투쟁,이병린변호사
역사의한복판을지킨겨레의대모,시민운동가조아라선생
한국최초의여성변호사,양성평등운동의선구자,이태영변호사
‘범인은닉’의‘대역조작’에성공한각본재판,이돈명변호사
기독교의반유신본산‘종로5가’를지킨성직자,김관석목사
어리석을만큼곧게살다가신의인,이우정교수
인간디제이의추억,김대중대통령
변호인의‘관대한처분’변론에불복항소한신학교수,김찬국목사
청빈과지조로일관한한국언론의초상,송건호선생
우상에도전한이성의역정,리영희교수
껍데기와쇠붙이를거부한시인의조국사랑,신동엽시인
동백림사건의파편맞은문단의기인,천상병시인
만수대창작사에서만난고교선배,인민예술가정창모화백
법정에선‘반미용공’소설,「분지」소설가남정현선생
공안검사와맞선증언으로문학을옹호,이어령교수
한법관의‘판사실에서법정까지’,박우동전대법관
‘지리산전력’의민족경제론자와‘개판’,박현채교수
거둘것이많은그의비범한삶,김상현의원
박정희정권의‘사법살인’과분노의미루나무,인혁당사형수여정남군
일본귀화거부한재일한국인변호사1호,김경득변호사
감방에서시작된우리의‘동행’,문재인대통령

출판사 서평

행동으로헌신한일생
한승헌변호사는“이세상에는자기를죄인이라고생각하는의인이있는가하면,자기를의인이라고생각하는죄인도있다”며“우리는자칫자신이의인이라고착각하는죄인이되어가고있지않은가하는준엄한자기성찰을게을리하지말아야한다”(119쪽)고준엄한일침을놓는다.안온한삶을뒤로하고,굳이힘든일,자신의이익보다남을위한일에뛰어든인물들의면면을회고함으로써한국현대사의족적을살피는일은,현재의우리사회를새삼돌아보게한다.
가정법개정운동을전개하고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여는등불평등한제도에신음하는여성들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고법정안팎에서열정을쏟은최초의여성변호사이태영,법이국민을탄압하는집권자의도구로이용될때국민의편에서서고난을견딘‘1세대인권변호사’이돈명,이병린,필화사건에휘말린예술가들을위해법정에서당당히자신의신념을밝혔던안수길,이어령등과의일화를통해이땅에서민주주의와인권,정의와평화가발아한값진순간들을포착하고그들의신앙와신념,용기와웃음을되새긴다.
그분자신이광주민주항쟁때의군사법정에서하신최후진술은너무도날카롭고감동적이다.“이모든사건은저지른사람,만든사람이있다고믿는다.또한하느님이나역사가기억을하고있으니까언젠가전부드러날것이다.사실우리는아무런죄가없고누군가불을질러놨기에그불끄러들어간사람이다.그런데이나라의법은어떻게된법이길래방화범은안잡고불끄러간선의의사람을데려다가이렇게우리를죄인취급하는지그것이의아스럽다.”정말이나라의민주화의대모답게하신말씀이다.흔히사석에서는비분강개에젖어고담준론을늘어놓으면서도막상권력자앞에서는주눅이드는남성들에게조장로님은진한부끄러움을심어주셨다.당신의일신은돌보지않고그처럼고되고험한여러가지일에헌신하시건만,장로님은언제나웃는상이시다.흔히무슨운동가나지도자를자처하는사람중에는똑똑하고용기는있지만한인간으로서의도덕성과따스함이결핍된사람도많다.여성의경우도거의비슷하다.말하자면전인적매력을갖춘사람이드물다.그런점에서조장로님은남다른데가있는분이시다._104~5쪽(「역사의한복판을지킨겨레의대모,시민운동가조아라선생」중에서)

군자불기(君子不器)의길을걷다
전현직대통령과의인연도깊었던한승헌변호사는국민앞에보이는공인으로서대통령이아닌자연인으로서그들과막역하게지내온이야기를풀어간다.김대중정권시절에는감사원장으로,노무현정권시절에는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위원장으로일하는등신망을받았던한승헌변호사는대통령의측근으로서이나라역사의폭풍속을함께해쳐온‘그분’들과의추억을회상한다.
박정희정권의10월유신선포후선거법위반사건으로기소된김대중대통령을대변했던일,탄핵소추된노무현대통령의변호인단으로활약했던일을되짚으며긴장감넘쳤던그때그순간을생생하게전달한다.또한연설문을작성할때도원고한줄한줄을직접작성하고,변호사를대신해재판장에대한기피신청을막힘없이하던,누구보다철저하고꼼꼼했던김대중대통령,“저다시대통령할수있게해주십시오”라고변호인단에게부탁하던노무현대통령의일화등을소개함으로그분들의소탈하면서도강직한면모를짐작하게이끈다.서울구치소에있을때시위운동하다가옆방에들어온감방후배문재인을위해‘러닝셔츠이웃돕기’를했던일이나,같은보청기를사용하던김대중대통령에게보청기배터리를급히빌려줬던일등인간미넘치는모습도엿볼수있다.때로는함께나라를위한길을걸은동행자로서,때로는우스갯소리를주고받는측근으로서우직하게자리를지킨한승헌의충정을살필수있다.

그분은카리스마도대단하신분이었다.당의간부들이나정치권인사들은물론이고,웬만한지식인이나사회명사들도그앞에만서면작아지는수가많았다.그점에서나는좀달랐다.일부경망스러운언론이나를소개할때,디제이와몇시간씩담론을한다느니,눈빛만봐도통하는사이라느니,터놓고농담을할수있는유일한사람이라는등‘무엄한’소리를하는데,그건결코아니다.1998년,내가김대중정부의감사원장으로임명되자모든언론들이나를치켜세우느라고한말들이었을뿐이다.단지내가남들과다른점이하나있었다면그분앞에서도유머를활용해서좌중을웃긴적이종종있었다는것뿐이다.내가입다물고조용히있으면디제이는오히려궁금하다는듯이“오늘은뭐유머좀없느냐”고말씀하시기도했다.한번은이런말씀도하셨다.“우리활동자금도궁하고하니,누가수첩들고한변호사뒤를따라다니면서유머를받아적어가지고출판을해서베스트셀러를만들어돈좀벌면좋겠다.”대통령이되신뒤에도면전에서유머를구사(?)하여즐겁게해드린일은더러있었다._161~2쪽(「인간디제이의추억,김대중대통령」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