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빵 (오월의 종 베이커 정웅의 빵으로 가는 여정)

매일의 빵 (오월의 종 베이커 정웅의 빵으로 가는 여정)

$19.00
Description
반죽의 촉감을 사랑하는 일
입안에 알맞은 크기를 빚어내는 일
오븐 속의 불꽃을 한없이 바라보는 일

매일 새벽 4시, 베이커는
모두를 위한 건강한 빵을 굽는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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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웅

저자:정웅
시멘트회사에서영업직으로일했다.빵을특별히좋아하지는않았다.어느날거울속에비친자신이스스로원하던모습과다르다는것을깨닫고대책도없이사표를냈다.자신의손으로온전히할수있는일을찾아회사근처에있던제빵학원에등록했다.2004년차린베이커리‘오월의종’에서여전히빵을만들며살고있다.매일먹어도물리지않는쌀밥같은빵을만들기원한다.

목차


프롤로그반죽의촉감_013

빵으로가는여정

내가하고싶었던작은일_017
빵이식기를기다리며_021
시멘트와밀가루_025
지하철에은은하게풍기는빵냄새_029
종소리를따라서_033
양복을입고,넥타이를매고_036
저기에저렇게큰나무가있었나?_042
가게를준비하면서_047
물물교환의행복_051
빵하나의희망_055
맛있는빵의비법_059
맛없는빵을만드는사람_064
나쁘지않다,지금나는_070

처음으로빵이다팔리던날

내가빵을좋아해,많이_075
솔직한빵을만들어야한다_079
추저울과자전거_083
새로운시작_088
처음으로빵이다팔리던날_093
단풍나무가게에서의짧은추억_097
오직빵을위한공간_104
빵만드는사람과커피만드는사람_112
‘경성방직’에서만든빵?_120
직업으로서의제빵_126
빵은왜밀가루로만들까_130
빵의시간을존중할것_135

빵이있는풍경

아이들과처음빵을만들던날_141
케이크는사먹자!_145
일기를쓰듯만드는빵,호밀빵_150
가장만들기어려운빵,바게트_153
달콤한기다림의빵,슈톨렌_156
모두가좋아하는빵,소보루빵_159
막걸리로만든빵_162
한장의레시피를위하여_169
반드시천연효모로만들어야할까?_172
발효에관한생각_179
재료에관한생각_185
내가빵을만드는방법_196

빵과함께하는내일

일본의평범한동네빵집_207
빵속에숨은사람들_213
친구같은손님들_218
Achso!_227
함께빵만드는동생들_231
변해야할것과변하지말아야할것_235
큰빵집과작은빵집_239

에필로그“오늘”_247
베이커가소개하는여섯가지레시피_253

출판사 서평

하얀밀가루를뒤집어쓴광부

이제완연히최고의베이커리로자리잡은오월의종을보고사람들은모두성공했다말하지만,정작그는그런말들에연연하지않는다.오로지매일새벽빵을굽고,손님들과웃으며빵에관한이야기를나누고,다팔리면문을닫는삶을원한다.매일매일먹어도물리지않는,쌀밥같은빵을만들기원한다.
사실그는빵을특별히좋아하지않았다.남들이사오면조금먹어볼뿐이었다.제빵학원에다니던초기에는케이크에관심이많았지만,지금은만들지않는다.스스로에게감동을주지못하면손님들에게팔수없다는것이그이유다.케이크파트에서일하던그가점심시간에빵파트에서일하는이들과밥을먹다보면,그들에게는늘향긋한냄새가났다.그들의옷에는흡사공사판에서일하다잠시쉬러온사람처럼하얀밀가루가묻어있었다.‘화이트마이너whiteminer.’검은석탄가루대신하얀밀가루를뒤집어쓴광부라는뜻이다.빵을만드는작업은조용한연구실같은케이크작업실과는정반대의분위기였던것이다.정웅은그분위기에매료되었고,이후빵을만드는작업에모든시간과노력을쏟기시작했다.

오븐앞에서한없이행복한사람,
그가들려주는향긋하고담백한삶에관한이야기

정웅은대학에서무기재료공학을배운후시멘트회사에취직하여영업직으로일했다.처음엔건설회사정문관리실조차통과하기힘들었지만,적응을마치고나서는꽤우수한실적을올리기도했다.그러나언제부턴가거울속에비친자신의모습이다른사람처럼보이기시작했다.남들에게잘보이기위해,성과를올리기위해점점거짓말이늘었다.1000만원이넘는술값이통장을늘바닥으로만들고있었다.회사앞을오가던어느날,근처에서빵을만들고파는제법큰가게가보였다.자신의손으로온전히할수있는일이다싶어망설임없이사표를냈다.사표가수리되던날,양복차림으로제빵학원계단을올랐다.
서른한살에처음반죽을잡았다.학원에서가장나이많은학생인그에게다들늦었다고말했다.다른학생들보다조금일찍학원으로가서가장늦게나왔다.제법큰규모의베이커리에취직해다시막내직원으로일을배웠다.곧아이도태어났지만,아내는새벽에나가밤늦게들어오는그를묵묵히기다려주었다.그는그렇게베이커가되었다.

어느날퇴근하는지하철안에서옆에앉아계신나이지긋한어른이나에게빵만드는사람이냐고물어보셨다.“어떻게아셨는지요?”놀라서여쭤보니내몸에서온통빵냄새가난다며미소지으신다.빵만드는사람.내가나의일을찾아가는길위에서있음을새삼스레확인할수있었다.(32쪽)

열심히준비해첫가게를열었지만,그가만들고자했던유럽스타일의빵이처음부터쉽게받아들여졌던것은아니다.가게안에는몹쓸빵을만들어판다며고성이오가기일쑤였다.

손님한분이경찰관한분과함께가게에들어서자마자나를손가락으로가리켰다.그러더니성난목소리로외쳤다.“저사람이빵만드는사람이요!”전날호밀빵을사갔는데맛이시큼하고아무래도오래된딱딱한빵을팔아먹은것같다는것이다.한참동안설명하고이해를구한뒤겨우‘맛없는빵을만드는사람’이라는인정을받고나서야그날사건이끝을맺었다.부드럽고단맛이나는쫄깃한식감의빵들속에서,재료본연의풍미를끌어내어한끼식사가될수있는빵을만들어보고자했던나의시도는이토록험난하게시작되었다.(65~66쪽)

정웅은간절했다.머릿속에매출표만아른거렸지만,오히려천연효모를이용해만드는빵의가짓수를늘리고본연의맛에접근하기위해좀더노력했다.그러던어느날,갑자기빵이다팔리기시작했다.

다음날도,또그다음날도빵이다팔려나갔다.나와직원들은빵만들기에바빠졌다.생산량을점점늘려갔고어느날부터는손님들이줄을서기시작했으며,매장안이크지않아열댓명이들어서면가득차기때문에결국가게문밖으로줄이이어져기다리는모양새가되었다.(93~94쪽)

빵과함께하는내일

이제우리나라에서도빵은더이상단순한먹을거리가아니다.예전에는아이들의군것질이나가끔먹는디저트로만소비되었지만,근래에는이미주식으로자리잡은지오래다.동네마다있는제과점에는늘손님이끊이지않는다.대형프랜차이즈빵집의점포수는해마다늘어나다가이제는포화상태라는말이나온다.
빵은이미우리의생활속에아주밀접하게들어와있다.빵을배우고싶어하는사람은많지만,막상베이커의고단함과빠르게변화하는업계의실상을잘아는사람은드물다.갈수록산업화되는생산방식으로인해공장에서대량으로만드는일정수준의빵이상대적으로저렴하게공급되자,천연효모를이용해전통적인방식으로작업하는소규모베이커리들은어려움을겪고있다.정웅은이를두려워하지않아야하며,어설프게따라하지도말아야한다고말한다.그럴수록개성있고독특한빵을만드는데좀더집중해야한다는것이다.
손님없는새벽,반죽의촉감을오롯이느끼며오렌지색빛을내는오븐을바라보는것이좋다는그는빵을만드는일이자신에게찾아온행운이라고이야기한다.스스로찾은이행운을빵이라는매개체로소소히나누는것이그에게는가장큰기쁨이다.사람이손으로할수있는가장따뜻한일.어쩌면우리가입에넣는빵한조각은베이커가전하고자하는행복한마음일지도모르겠다.

*

세상한가운데서나는밀가루와물을섞고그반죽에내체온을더한다.그렇게고스란히빵하나를만든다.나는원하는빵을만들고있고,바쁘고고단하지만몸에서빵냄새를풍기며가게를나온다.“수고했고,멋지다”라고오늘도스스로에게말을건넨다.따뜻한마음으로,혹누군가의손을잡아주어야할때차갑지않게잡아줄수있을것같다._‘에필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