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전미화 그림책 | 양장본 Hardcover)

그러던 어느 날 (전미화 그림책 | 양장본 Hardcover)

$18.04
Description
조용히 커지는 어떤 ‘힘’에 관한 이야기, 전미화 그림책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외양의 그림책이다. 흰 화면에는 작은 체구의 여자뿐, 모로 기울인 얼굴에 이렇다 할 표정은 없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한 세계의 두둑을 단단하게 다져 온 작가 전미화의 신작 『그러던 어느 날』은 글 없이 진행되는 그림책이다. 재료를 밀어내는 크라프트종이 위에 두텁고 고집스럽게 올라앉은 그림은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가감 없이 발신한다. 요령이라고는 없는 일상, 일자로 다문 입술과 굵은 두 손. 그의 이야기는 어쩐지 나의 것과 닮았을 것만 같은데, 그 끝은 과연 바라 마지않는 나의 소원에 닿아 있을까.
저자

전미화

2009년부터지금까지그림책『눈썹올라간철이』『씩씩해요』『달려라오토바이』『미영이』『빗방울이후두둑』『너였구나』『물싸움』『어느우울한날마이클이찾아왔다』를지었다.『빗방울이후두둑』으로2015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일러스트전시에참여하였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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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빛쪽으로바람쪽으로줄곧,

삼각김밥에단맛우유로단출한점심을보내는여자다.상사의자잘한짜증에도별로영향받지않는멘탈을가졌다.퇴근길대중교통은언제나아수라장이고,흥분과열기로소란스러운밤거리지만그저지나쳐집으로향할뿐이다.미끄러운광고지때문이었는지공사현장의허술한관리때문이었는지여자는예기치못한부상을입고집안에서시간을보내게된다.그러던어느날화분하나가배달된다.용서해달라는(아마도)지난애인의편지와함께.목발을짚은채로달걀을떨어뜨렸을때도성내지않고TV쇼를보면서도크게웃지않고몇가지약병이곁에놓인침대에서도씩씩하게잠들던그이기에,처음으로주먹을부르쥐고눈썹을꺾는모습이웃음을자아낸다.
꼴도보기싫어구석에던져두었지만축처진줄기를보니여자는어쩐지미안해진다.볕드는곳으로자리를옮겨주고가끔씩물을흠뻑주니화분은힘을내기시작한다.시간이흐르고하루하루몸을키우는식물에게어느새처음의화분은비좁아보인다.큰화분으로옮겨주고나니작은화분이빈다.사은품으로딸려온씨앗이있어서손에흙이묻은김에그것도심어본다.이럴수가!초록은성실하게도새잎을내었고,여자의몸속에어떤힘이들어차기시작한다.

만화방창한순간과우리의다음날

그러던어느날여자는필요한종류의영양제를구입할줄아는사람이되었다.그러던어느날은갈색화분속식물의도톰한잎들이유난히빛났다.더좋은균형을위해가지를잘라내고,떨어진가지들을물꽂이해새뿌리를내고,화분에골고루바람을쏘이기위해여자의시간과공간에질서가생겨났다.그러던어느날여자는꿈을꾸었다.훌쩍트럭을몰고떠나기하루전날밤이었다.
붉게그을린피부와덜정돈된세간,굵은땀을흘리는여자의얼굴은그삶의만개의순간을모두에게알린다.결국운이좋았던어떤사람의특별한날에대한이야기일까?그렇지않다.『그러던어느날』은그앞의날들과그뒤의날들에대한이야기이다.접을수도,펼수도없는연속된시간을우리모두는걸어간다.두터운흙을밀어내고첫싹이터진그날,돌돌말린잎이탁펴지던그날,여린순이뾰록고개를내밀던그날이오기전의하루도,그다음의하루도같은무게의‘오늘’이다.그런이야기를들려주는초록의식물들이우리들가까이있다.
2009년『눈썹올라간철이』를시작으로2019년오늘까지작가전미화는아홉권의창작그림책을발표하였다.짧지않은시간,적지않은숫자의그림책을그는여러생명들을곁에두고쓰고그렸다.그모든갈등과평화의시간을응축한듯두터운힘을품은그림이『그러던어느날』의장면들을채우고있다.단호한아웃라인과절정에이른자연의기운을표현해내는색채가눈부시다.그의걸음을지켜보았던독자와,처음그림책을접하는독자모두에게강렬한경험을선사할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