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러(Stiller)

슈틸러(Stiller)

$18.74
Description
‘우상’을 깨뜨리고 진정한 자아를 되찾기 위한 투쟁
스위스 현대문학의 거장 막스 프리슈의 대표작
스위스 현대문학사의 거장 막스 프리슈의 대표작 『슈틸러』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8번으로 출간됐다. 프리슈는 뒤렌마트와 함께 현대 독일희곡사의 양대산맥으로 평가받는 작가로, 평생에 걸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이 마주하는 실존적인 문제, 즉 편견과 우상에 얽매여 일어나는 정체성 상실과 자기소외를 다뤘다.
『슈틸러』는 한 남자가 외부세계로부터 강요받는 역할과 우상을 거부하고 진정한 정체성을 찾는 노력을 그린 소설로, 프리슈의 문학세계에서도 가장 정교하고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저자

막스프리쉬

저자:막스프리슈MaxFrisch
1911년스위스취리히에서태어났다.취리히대학에서독어독문학을전공하며예술사와라틴어문학을공부했고,1934년첫소설『위르크라인하르트』를출간했다.1939년2차대전에포병으로참전했고,이듬해그경험을토대로『빵주머니의종이들』을출간했다.이후건축가로일하면서글을쓰다『슈틸러』가전세계적으로성공을거두면서전업작가의길로들어섰다.대표작으로『호모파버』『몬타우크』『나를간텐바인이라고하자』『안도라』등이있다.스위스인으로는최초로게오르크뷔히너상수상,독일어권작가로는최초로미국노이슈타트국제문학상을수상했으며그외에도스위스실러상,빌헬름라베상,뒤셀도르프예술대상등을수상했다.1991년암으로사망했다.

역자:김인순
고려대학교독문과를졸업하고독일카를스루에대학에서수학했으며고려대학교독문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고려대학교와중앙대학교에출강중이다.옮긴책으로『저지대』『인간은이세상의거대한꿩이다』『유배중인나의왕』『깊이에의강요』『꿈의해석』『열정』『기발한자살여행』『종이약국』『파우스트』등이있다.

목차

제1부
제2부

해설|진정한정체성을찾아서
막스프리슈연보

출판사 서평

스위스현대문학의대표작가막스프리슈

막스프리슈는1911년스위스취리히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부터연극에심취했고,대학에서독어독문학을전공하며예술사와라틴어문학을공부했다.작품을몇편썼지만큰반응을얻지못하자1937년작가로서능력에회의를품고그동안쓴원고를모두불태웠다.그러나이듬해콘라트페르디난트마이어상을수상하면서다시글을쓰기로결심하고,제2차세계대전에포병으로참전한경험을기록한『빵주머니의종이들』을1940년에출간했다.이후건축가로일하면서소설과희곡을꾸준히발표해작가로서자리를잡았으며,『슈틸러』가세계적으로인정받자건축사무소를그만두고창작에만전념하면서『호모파버』『안도라』등문학사적으로중요한작품들을연이어남겼다.
뒤렌마트와함께전후스위스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꼽히는프리슈는정체성,개인의고유성과윤리,그리고그와관련된집단의식을주로다뤄왔다.스스로를사회주의자라고칭했지만,그의정치적인활동은특정사상에국한되지않았다.그는문화적인가치를정치에서분리하려는시도를격렬하게비판했고,조국스위스가국제사회에서차지한위치나군대의필요성에대해꾸준히의문을제기했다.프리슈에게집단의감시와규제는개인의고유성을말살하는죄악에가까웠으며,이러한의식은그의작품세계안에그대로스며들었다.
외부의편견과개인의정체성에대해다룬『슈틸러』는프리슈의문학세계를대표하는소설로,출간과동시에전세계의호평을받으며문단에일대반향을불러일으켰다.이작품으로막스프리슈의이름은마르셀프루스트,로베르트무질,제임스조이스같은20세기위대한작가들과동등한위치에오르게되었다.


진정한나자신을되찾기위한투쟁,『슈틸러』

“나는슈틸러가아니다!”『슈틸러』는주인공이자신에게주어진이름을부정하는문장으로시작한다.‘나’는기차를타고스위스국경을넘다가검문소에붙들린다.누군가그를몇년전행방불명된스위스인조각가아나톨슈틸러라고신고했기때문이다.그는자신이슈틸러가아니라미국인화이트라고주장하지만그의주장은받아들여지지않는다.경관,변호사,검사,친구들,심지어슈틸러의부인과동생까지도그를슈틸러라고단정한다.
『슈틸러』는프리슈의작품중에서도가장정교하다고평가받는소설로,특유의서사적기법이돋보인다.소설은제1부‘슈틸러의구치소기록’과제2부‘검사의후기’로구성되어있다.제1부는7장으로이루어져있는데,1,3,5장은지금구치소에갇혀있는‘나’의경험과감상을,2,4,6장은‘슈틸러’와그주변인들의과거를묘사한다.이대칭되는두갈래의이야기가7장에서하나로모이면서,현재,과거,대과거등여러시간층이얽히며시간의그물망을형성한다.이어지는제2부는‘나’의정체성이외부에의해결정되고난후제삼자의시선으로보는‘나’에대한기록이다.
이런기법을통해프리슈는정체성과우상,그리고개인의자아실현의문제를엮어낸다.프리슈는『슈틸러』에서‘하느님의우상을만들지말라’는성서의계명을인간에게도적용한다.‘나’는계속해서자신이슈틸러가아니라고주장한다.그러나사람들은그의주장을묵살하고,오히려슈틸러라고자백하라며강요한다.‘나’는세상이자신에게진정한자유와생동하는삶이아니라주변이만들어놓은우상과역할로도피하라고요구한다는것을알고있다.그러나그길은진정한삶이아니며,자신은더는그렇게살수없다는것또한알고있다.그는이미한번,주변이만들어낸우상과역할에얽매여살아가다고독과자기소외밖에남지않은채좌절에빠진적이있기때문이다.세상사람들은그에게자신들이만들어둔우상의가면을씌우려하고,그는여기에서벗어나기위해싸우기시작한다.
우상의구속에서벗어나진실한자아를실현하려는투쟁은,구치소에수감된인물과행방불명됐던인물이동일인이라는법원의판결앞에서그가침묵하는것으로일단끝을맺는다.이침묵은자신의변화를증명하려는시도를단념한다는뜻이다.자신의진정한모습을타인에게인정받으려는노력역시하나의우상이며,진실은말로는전할수없는것이라는사실을깨달았기때문이다.


‘우상’의감옥을깨고진정한자아를찾는삶

우상과정체성상실은『슈틸러』를비롯해프리슈작품세계의저변을꿰뚫는핵심주제다.『안도라』에서안드리는유태인이라는편견때문에희생당한다.그는유태인이아니었으나,마을사람이모두그렇게판단하면서집단이개인에게가하는폭력은정당화된다.『호모파버』의주인공호모파버는합리적인기술자라는우상에스스로를가두고진실을외면함으로써비극적인결말을맞는다.『비더만과방화범들』에서불안의식과물질만능주의에사로잡힌비더만은정치적방화범들과타협하다결국파멸하며,『나를간텐바인이라고하자』의주인공은슈틸러와마찬가지로사회가부여한역할과주변인들이요구하는우상이진정한자신을망가뜨린다고느끼고벗어나고자노력한다.
기술문명과지식의홍수속에서,우리는주체적으로경험을탐구하기보다는비판없이외부를받아들이고이미만들어진정보를복제하는길을택하기쉽다.그렇게스스로사유하는능력을상실한인간은결국선입견의틀,즉사회적인우상에갇힌다.만들어진우상과주어진역할에얽매여서개인으로서의고유성과본연의자아를상실하고서로를틀안에가두며살아가게되는것이다.여기에서현대인의정체성상실과자기소외의위험이발생한다.

나는결코삶이아니었던삶을떨쳐버렸다.(…)내게는엄청난자유에대한기억이남아있었다.모든것이내게달려있었다.나는한번더살고싶은지를결정할수있었다.하지만이제는진정한죽음이실현되도록결정할수도있었다.모든건오로지내게달려있어,나는이렇게말했다._본문중에서

프리슈는일평생문학을통해현대사회의인간이마주하게되는실존적인문제를다루면서,주체적이고살아있는삶을되찾는길을제시했다.자기자신과타인을편협한우상의틀에가두지말고살아있는그대로사랑해야한다는것이다.우리는항상변화의가능성을향해삶을열어둔채본연의자아와진정한정체성을추구해야한다.그것만이진부한영혼속에존재하는유일한진리이기때문이다.
1958년독일언어문학연구원은당시외국인으로서는최초로막스프리슈에게게오르크뷔히너상을수여하면서,이시대를살아가는인간내면의긴장을감지하고적절한새가치를추구하며그의미를예술적으로진실하게묘사했다고이유를밝혔다.


관련서평

슈틸러는소설속등장인물이아니라한개인,모든면에서실제로존재하며설득력있는,쉽게잊히지않는인물이다._헤르만헤세

『슈틸러』는프리슈의대표작일뿐만아니라현대문학사의중요한자료로인정받은작품이다._디차이트

자신의부적절한면에서벗어나려고노력한‘의지를거스르는영웅’,처절한슈틸러에대한이보고서는산산이부서진유리조각안에서반짝이는우리자신의거울상과도같다.누구나자기안에슈틸러의파편을품고있기때문이다._뮌히너메르쿠어

슈틸러의목소리는마치에드거앨런포의작품에등장하는살인자나레이먼드챈들러작품의형사처럼위험하고수상해서도저히눈을뗄수없다._뉴욕타임스

프리슈의카프카적인이이야기는마침내가면을벗어던짐으로써스스로의정체성을변화시킨한인물의고난을따라진행된다._라이브러리저널

자아가곧반(反)주장,비(非)자아에저항하는세계의선언이된다.이새로운소설형태에의해설정된자기묘사가가능해지면서,독자또한이작품에참여하고함께하게된다.함께참여하지않는한,독자는결코『슈틸러』를읽을수도이해할수도없을것이다._프리드리히뒤렌마트


책속에서

이곳에서신문을읽는사람이면누구나슈틸러가어떤사람이었는지아는듯보인다.
그래서더정확한내용을알아내기가거의불가능하다.모두들당연히알고있는것처럼구는데,사실은대략적인것을알고있을뿐이다._24쪽

내가사랑한다고맹세할때마다,그녀는미소를짓고내말을들었다.그런것같았다.하지만내가하려는말을귀담아듣지는않았다.그녀는다만슈틸러가지금내의자에앉아서했을말만을들었다._113쪽

당신은나에대한우상을만들어놨구나.이제야알겠어.더이상뒤집을수도바꿀수도없는우상을.그리고그걸로끝이고.당신은나를다른눈으로는더이상볼생각이없다는거네,알겠어._201쪽

모든말은거짓이면서진실이다.이것이말의본성이다._235쪽

세상에맞서서,그다수에맞서서,내가인정할수밖에없는그우월함에맞서서지치지않기란어렵다._442쪽

나는내가행방불명된슈틸러가아니라는것을안다.그리고나는결코슈틸러였던적도없다._442~443쪽

자기자신을받아들이지못하는사람은늘주변으로부터오해받고곡해받는다는두려움에시달릴수있다.그런사람에게는우리가자신을어떻게보느냐가지나치게중요하다.그는우리에게엉뚱한역할을강요받는다는고루한두려움에시달리며,또그두려움때문에어쩔수없이우리마저고루하게만든다._537쪽